복지부는 양치기 소년?
- 홍대업
- 2007-03-02 06: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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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은 끝내 희생될 것인가. 한미FTA 한국측 수석대표인 김종훈 대표에 이어 유시민 복지부장관도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유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출석, 한미FTA 협상이 일괄타결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고했다.
협상 초기부터 일괄타결 전망이 흘러나왔고, 결국 의약품이 희생양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유 장관의 발언은 그것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유 장관은 “의약품 분야에서의 양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뒤흔들 수 있는 ‘의약품 최저가 보장’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는 지난 1년 동안 제약업계와 지속적으로 마찰을 빚어오면서도 ‘약제비 절감방안’의 핵심으로 추진해온 정책인만큼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의약품은 어느 분야에서 양보가 있을까. ▲의약품 허가 및 특허 연계 ▲허가절차 지연에 따른 특허기간 연장 ▲유사의약품에 대한 자료독점권 인정 ▲품목허가 목적의 특허사용 ▲강제시실권 제한 등의 분야에서 한미간 중간접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들 항목에 대해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FTA 협상시한을 겨우 한달 정도 남겨놓은 시점에서는 ‘일괄타결’을 위해 어느 정도는 양보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유 장관은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된 의약품 분야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피력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심정적 지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런 입장이 180도로 바뀌어 이제는 피해가 예상되는 의약품 분야를 위해 지원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의약품 종합발전대책이란 것도 한미가 FTA 협정문에 서명한 이후에야 내놓겠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그동안 복지부와 유 장관은 FTA가 시작된 1년 동안 어쩌면 국민을 호도했다는 의혹의 눈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 차원에서 극히 제한된 내용만 공개됐겠지만, 결국은 일각에서 제기했던 ‘4대 선결조건’ 중 하나가 의약품이 아니었느냐는 의구심 말이다.
제약업계는 물론 ‘의약품’을 복용하는 국민을 설득시킬 수 없는 FTA 일괄타결은 복지부와 유 장관을 마치 ‘양치기 소년’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
양치기 소년이 제시한 협상안을 대한민국 국회에서 얼마나 쉽게 비준해줄 것인지 두 눈을 뜨고 똑바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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