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논란과 엄 회장의 사퇴
- 홍대업
- 2007-03-19 06: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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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한의사협회 때문이다. 지난 15일 복지부가 주최한 ‘의료법 전면개정 공청회’에 불참키로 했던 한의협이 돌연 참석한 것.
당초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3단체가 공청회 불참을 선언했던 터라 더욱 그렇다.
특히 이날 공청회 말미에 복지부가 유사의료행위 허용 조항의 삭제를 공식 발표했다는 점도 배신자 논란을 불러일으킨 또 다른 원인이다.
결국 이 문제는 18일 열린 한의협의 제52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회장 불신임안’으로 확전됐다가 엄종희 회장의 사퇴로까지 번지게 됐다.
한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이미 ‘전면투쟁’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인데, 엄 회장 단독으로 복지부와 막후협상을 갖고 공청회에 참석했고, 여러 쟁점 가운데 하나의 선물만 얻어냈다는 것이 한의협 일각의 불만이었다.
회장 불신임안은 부결됐지만, 의료법 개정 저지투쟁과 관련 ‘비대위 중심체제’로 결론이 나자 엄 회장이 과감히 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엄 회장은 이날 오전부터 공조파기의 당위성에 대해 대의원들에게 설명했다.
당초 입법예고를 하기 전에 2주간의 말미를 얻어 각 단체의 쟁점사안에 대해 복지부와 협의하기로 약속했지만, 의협이 먼저 임시대의원총회(2월3일)에서 ‘전면거부’를 선언하는 등 공조를 파기했다는 것이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따져보면, 한의협이 ‘배신자’가 아니라 오히려 의협이 그렇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엄 회장은 “한의협 수장으로서 한의사의 권익을 위해 공청회에 참여한 것”이라며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변했고, 종국엔 사표를 던지는 것으로 자신의 뜻을 강하게 표출했다.
이런 광경은 다른(?) 단체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오히려 회장직에 연연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고 하면 너무 과한 표현일까.
사실 21일 집회에서는 의료3단체가 얻을 것은 없다. ‘의사 없는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볼멘 목소리만 귀청을 맴돌 것이기 때문이다. 배신자는 이권 다툼을 위해, 내부 권력 투쟁을 위해 남을 팔아먹는 자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면 적어도 국민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투쟁보다 대화를 앞세웠던 엄 회장을 배신자라고 할 수 있을지는 되새김질 해볼 필요가 있다. 투쟁은 무엇보다 명분이 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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