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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동거, 불안한 동아제약

  • 데일리팜
  • 2007-03-26 06:30:05

동아제약이 걱정이다. 3개월여를 끌어 온 경영권 분쟁이 제약계 원로들의 중재노력으로 일단 봉합은 됐지만 그야말로 섣부른 동거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주 위임장 대결이라는 극단의 상황을 피해간 것은 다행이지만 갈등의 씨앗이 잠복돼 있는 것이 더 불안하다.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진정 상생할 수 있는 경영 파트너가 될지 미지수일 뿐만 아니라 그 불안한 동거가 오히려 더 큰 갈등을 지피는 불씨가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다.

부자간에 그리고 부부간에 갈등의 상흔이 깊게 패였고 그것은 이복형제간의 앙금으로 남았다. 그 상흔은 사실 쉽게 치유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복잡하게 분산돼 있는 지분구조 또한 경영권 다툼의 소지를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 동아제약이 일사불란한 지휘체제를 갖추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이 함께 손을 맞잡고 간다면 몰라도 그렇지 못할 경우 동아제약은 지금보다 더한 제2라운드 경영권 다툼에 빠져들 소지가 있다.

그래서 동아제약의 새 출발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 첫 관문이 지분통합 내지는 우호지분 연대 작업이다. 어떻게든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대주주 지분의 연대가 선행되지 않는 한 동아제약의 경영 안정성은 기약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어느 한쪽의 지분양보가 필요하고 기관투자가 등 다른 대주주들이 이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일종의 ‘지분딜’이 여하튼 엄연한 현실로 닥쳐왔다.

동아제약의 경영권 방어가 중요한 것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동아제약은 이미 몇몇 대주주만의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미 FTA 타결 이후 외자제약사들의 첫 번째 공세 수순은 국내 유력제약사들의 인수·합병이고 이미 몇몇 제약사들이 그 도마 위에 놓여 알게 모르게 재단을 받는 중이다. 그 1순위 징검다리로 지분구조가 취약한 동아제약이 거론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동아제약의 중요한 대주주인 한미약품조차 미국계 자본의 노림수 밖에 벗어나 있지 않다고 하는 판국이다.

이런 점에서 동아제약은 국내 제약산업의 제일 전면에 서 있다. 그것도 불안한 모습으로 말이다. 동아제약이 흩어진 대주주 지분을 한데 모으지 못하면 국내 상위 제약사 주요 업체들이 동반해서 외국계 자본의 회오리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동아제약은 전체 계열사를 일사불란하게 이끌어갈 지주회사의 설립을 그래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식 8.42%를 확보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주식 6.27%를 보유한 한미약품의 거취가 사실 최대 관심사다. 경영권 다툼이 계속되는 상황이었다면 이들은 동아제약 경영권을 움직일 캐스팅 보드를 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뀐 지금에서 더 중요한 것은 성격이 다른 기관투자가와 법인투자자가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이들의 움직임이 제각각이거나 달리 움직이면 동아제약의 경영은 늘 불안하다.

공시대로만 본다면 강신호 회장은 본인의 5.2%를 포함한 우호지분이 6.94%이고 강문석 부회장은 역시 본인지분 3.73%를 포함해 우호지분이 14.71%다. 반면 강 회장은 경영권을 갖고 있고 강 부회장의 부친이라는 점에서 지분 이상의 의미를 또 가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견상으로 양측이 합치면 어느 정도 안정적 경영권을 쥐고 갈 최대 지분율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아쉽게도 강 회장이나 강 부회장 모두 각각의 개인지분이 그리 많지 않고 그 합쳐진 모양새도 앙금을 모두 씻어냈다고 보기 어려운데 있다. 외부 투자가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우호지분 조차 아직은 하나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자칫 의결권을 제각각 행사할 수 있다. 주요 주주들의 입장이 그때그때 달라지면 경영이 안정화되기 어렵다. 그 해결의 실마리는 강씨 일가에 달렸다. 강씨 부자중 어느 한쪽이 양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 양보는 역할분담이다. 대승적 자세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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