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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법 전면개정 파동 우려된다

  • 데일리팜
  • 2007-04-12 06:00:59

보건복지부가 의료법에 이어 약사법도 대대적인 손질을 하겠다고 나섰다. 말 그래도 일부개정이 아니라 전부개정이다. 그동안 수도 없이 부분개정이 이루어져 온 만큼 전면개정의 당위성과 필요성이 충분히 있기에 우선 공감한다. 지난 1963년 이후 40여년이 지나도록 단 한 번도 전면적인 개정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정상이 아니다. 약사법은 너무나 많이 그리고 자주 짜깁기를 가해온 법이기 때문이다.

복지부도 약사법이 이해갈등으로 인한 파행적인 짜깁기씩 개정의 반복에 의해 체계가 산만하고 조항간의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실체적 규정을 대부분 하위법령에 위임해 위헌시비가 상존한다고도 했다. 전면개정의 당위성을 정확히 적시했다. 약사법은 그야말로 누더기 법안일 정도로 지나치게 손을 많이 댔다. 그래서 법 따로 현실 따로 노는 규정들이 많아 법의 권위마저 떨어졌다.

이제는 개정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개정안의 골격을 가닥 잡는 것이 제일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데 복지부는 그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의료법 파동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도 똑같은 시행착오를 겪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면개정의 초안 작업을 외부 전문가 및 연구기관에 ‘학술연구용역사업’으로 진행하려고 하는데, 신중치 못한 처사다. 느닷없이 용역공모를 한 것이 어리둥절하고 불안하다.

전면개정이라면 단지 조항의 문구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법의 근간이 바뀌는 것이기에 개정의 방향과 틀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한 가장 어렵다. 그것을 전문가나 전문 연구기관이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사실 후순위다. 개정의 틀을 잡는 것은 약사법의 테두리 안에 있는 이해당사자들의 폭넓고 다양한 여론에 기초해야 한다. 방향을 잡는 단계에서 격렬한 논란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의료법처럼 시장 경제적 접근방식을 골격으로 잡을 경우 약사법도 상당한 파문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법인약국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고 그것을 어떻게 담느냐는 전문가들의 연구만으로는 안 된다. 이와 더불어 약사만이 1개의 약국을 개설하는 약사법의 근간을 손댈 것인지도 다양한 공론의 장을 만들어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 법 정신만 살아 있을 뿐 사실상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법인약국의 성격규정과도 맞물려 있다.

담합을 방지하기 위한 약국 개설등록 제한규정 역시 제정 취지가 무색할 정도 허술하다. 대체조제 규정도 그렇고 처방목록 제출규정도 현실과 따로 논다. 국가 의료체계의 축인 의약분업의 근간들이 이렇듯 사상누각이다. 이 같은 법률 조항들은 전문가들의 손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의 치열한 논란과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약사 연수교육 또한 마찬가지다. 약사직능을 향상시키고 약사들의 미래를 담보해야 할 연수교육이 소위 ‘동원령’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평점제가 아닌 시간제 규정이 이렇게 만들었다. 개국가의 가장 큰 이슈인 카운터 문제도 그렇다. 약국보조원에 대한 부분을 전면개정에 넣을지 말지를 전문가들이 판단하기 어려운 것은 개국가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결국 전문가들의 용역연구는 핵심을 피해가거나 피할 수밖에 없는 ‘조항정리’ 수준에 그칠 개연성이 높다.

설사 용역연구 절차를 먼저 하는 것에 대해 인정한다고 해도 연구비가 고작 3천만원이라는 것이 참으로 우습다. 법률의 틀을 잡는 것은 국가 대사다. 그것을 책상머리에 앉는 비용밖에 책정하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공신력 있는 리서치 기관에 여론조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수천만원이 들어간다. 용역연구기간을 6개월만 잡으면 전문가 한 사람의 인건비 밖에 안 된다.

약사법은 의료법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 개정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따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의료법 개정안이 시장과 경쟁원리를 폭넓게 반영했기에 약사법도 그렇게 갈 수 밖에 없을 상황이 된 만큼 약사법 파동도 이미 예견되는 일이다. 그래서 더더욱 약사법 전면개정은 이해당사자들의 여론수렴이 선순위다. 용역연구에 앞서 각종 세미나, 공청회, 토론회, 좌담회 등을 다양하게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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