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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의료법 개정안, 절반수정 인정 못해"

  • 정현용
  • 2007-04-12 06:03:21
  • 전면 철폐 주장 고수...대정부 반발 움직임 격화

[이슈추적]의료법 개정안 수정과 의료계 반응

의료법 개정안이 일부 수정작업을 거쳐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반발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이 참가하는 범의료 의료법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우봉식)를 중심으로 의료계는 의료법 개정안 철폐가 이뤄지기 전까지 정면 대응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비급여 가격계약 등 독소조항 여전"

의료계는 복지부가 추진한 의료법 개정안 수정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 개선이 아닌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의계에서 요구해왔던 유사의료행위 근거조항(제113조)과 치과의사협회에서 요구한 비급여 할인 및 면제조항(61조 제4호), 의협이 요구한 임상진료지침 신설(안 제99조) 조항이 삭제됐음에도 불구하고 의료단체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

치과계는 특히 비급여비용에 대한 할인·면제 허용조항과 관련 가장 핵심적인 비급여 가격계약(61조 제3호) 조항은 두고 제4호만 삭제한데 대해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의료법 개정안 61조 4호의 핵심은 보험사와 의료기관간 자율적으로 가격계약을 할 경우 비급여 비용에 대한 할인을 허용한다는 것. 그러나 의료계는 자율적 가격계약이 이뤄질 경우 이윤이 보험사에만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는 의료기관이 비급여에 대한 이윤을 독점할 수 있었지만 의료법 개정이 이뤄지면 의료기관과 보험사가 이윤을 나눠 가지게 될 수 밖에 없고, 불평등계약관계로 의료기관이 민간보험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원균 공보이사는 "일단 의료계의 주장을 일부 수용한 것 인정한다"며 "하지만 61조 3항과 같이 근본적인 부분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의료법 개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사의료행위 삭제, 물타기였나"

유사의료행위에 대한 조항 삭제에도 불구하고 한의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조짐이다.

문제의 발단은 유시민 장관이 11일 교육·문화·사회에 관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유사의료행위와 관련된 별도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한데서 비롯됐다.

유 장관은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양승조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의료법에 근거조항이 있든 없든 유사의료행위에 대한 별도법을 입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유사의료행위 조항 삭제로 한숨 돌렸다고 생각한 한의계가 반발할 것은 자명한 이치. 한의계는 비급여에 대한 가격계약 조항이 삭제되지 않아 치과계와 마찬가지로 불편한 입장인 가운데 이같은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크게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유사의료행위를 인정하는 법안이 별도 제정될 경우 의료법 정안에서 삭제된 조항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법의료행위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한의계의 입장이다.

범의료법비상대책위에 한의계 대표로 참가한 경기도한의사회 윤한용 회장은 "의료법 개정안은 전문직능의 골격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대자본 위주로 의료를 상업화하는 법안"이라며 "유사의료행위에 대한 별도 법안도 절대 입법되어서는 안되는 악법"이라고 강조했다.

"쓸데없는 조항 만들었다가 삭제한 꼴"

의사단체의 반발도 한의계나 치과계에 못지 않다.

핵심쟁점인 간호진단(35조)과 당직의료인(제63조)에 대한 조항이 잔존한 상태기 때문에 개정안 수정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것.

당직의료인 조항의 경우 의원급에 적용할 경우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동네의원은 고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의사단체의 입장이다.

또 치과계와 마찬가지로 비급여 가격계약 조항이 삭제되지 않아 의료기관과 보험사간의 상호담합에 의해 의료계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외에 의료행위 개념(4조), 임상진료지침 신설(99조) 등 삭제 조항들은 이미 의료계가 반대했던 조항이기 때문에 '원상복귀'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는 반응이었다.

범의료 비대위 우봉식 위원장(노원구의사회장)은 "이번 수정안은 쓸데없는 조항들을 만들었다가 일부를 삭제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비급여 가격계약이나 간호진단, 당직의료인 조항 등이 문제가 있는 조항들은 전혀 삭제되지 않아 수정의 의미가 전혀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의료단체·학생 공조 움직임...반발 움직임 구체화

범의료 비대위를 중심으로 의료단체의 반발 움직임은 개정안의 규개위 제출 이후 더욱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비대위는 규개위, 법제처, 국무총리실 등 각 부처 법안심사가 진행될 때마다 1인 시위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될 경우 각 단체장 삭발식과 단식투쟁, 전면적인 휴업 투쟁 등을 벌일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의대·한의대·치대생들도 공조해 무기한 수업거부에 돌입하는 한편 전공의들은 1명당 15분씩 진료하기 등 준법투쟁을 진행키로 해 시간이 갈수록 의료법 개정 논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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