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약국이 더 싸다"는 말 한마디
- 한승우
- 2007-04-30 06: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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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가 현장을 취재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일선 약사들에게 반드시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
"약국을 경영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변 중에는 지역과 약국의 크기, 심지어 약사의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항상 등장하는 공통의 '문제'가 있다.
"주변 약국에서 약값을 싸게 받는 것이지요."
'난매'로 입는 약사들의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단골이 떠나 매출이 줄어든다는 것이겠지만 기자가 현장에서 바라본 약사들의 피해는 꼭 그런것만은 아닌 듯 했다.
일선 약사들은 지금껏 공들였던 단골이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에 큰 상처를 입고 있었다.
실제로 "저 약국은 얼만데, 여긴 왜 이렇게 비싸나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온몸의 힘이 쭉 빠진다는 서울 용산구의 K약사는 "지금껏 그 단골에게 성심껏 마음을 열고 대했는데, 단골의 이런 불평을 들으면 정말 이 일에 대한 회의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약사는 기자가 난매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창피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아무리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지만, 서로들 열심히 공부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난매 문제는 약국 경영상의 타격보다 '약사'임을 포기하고 '장사꾼'대열에 합류한 동료, 혹은 자신을 바라보아야 하는 '자존'에 대한 문제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일부 구약사회에서 정책적으로 난매약국을 단속하고 경고조치를 내리고 있다는 소식은 듣던 중 반가운 소리이나, '약사' 직능에 대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 사회적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더 시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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