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티브엔 성공, 성분명은 지지부진"
- 홍대업
- 2007-05-22 07: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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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장관 재임시 주요정책 평가...의료법 개정엔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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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과천가는 길이 멀다’며 인사청문회에서 진땀을 흘렸던 유시민 복지부장관이 22일자로 장관직에서 물러난다.
꼬박 1년 4개월만이다.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힘 있는 장관’으로 통하며, 논리력과 추진력을 갖췄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일각에서는 ‘시장주의자’ 또는 '사회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제약-미국, 반발 뚫고 약제비 적정화 방안 도입 ‘성공’
유 장관이 지난해 2월10일 취임하면서 제일 먼저 추진한 것이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다. 매해 약제비가 14%씩 증가하고 있어, 이를 절감하기 위해 포지티브 리스트(선별등재목록) 도입을 위한 물밑작업이었다.
의약계 단체들과 잇따라 회동하는 등 여론 만들기에 주력했으며, 마침내 12월29일 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4월부터 본격 협상에 착수한 한미FTA가 발목을 잡았지만, 특유의 추진력으로 제도 도입에 성공한 것이다.
한미FTA 협상결과에서도 특허-허가연계 등 특허부문에서는 일정 부분 양보했지만,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지켜냈다는 평가다.
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 때문에 제2차 협상이 파행으로 치닫기도 했지만, 미국으로부터 끝내 이 제도시행에 대한 양보를 얻어낸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 분야 FTA협상에서도 적절히 방어했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입장이다.

의료단체의 잇따른 대규모 집회에도 불구하고 의료법 전면개정안을 지난 16일 국회에 제출한 것도 유 장관의 치적으로 볼 수 있다.
취임 당시 “이익단체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유 장관의 입장을 관철시킨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의료법 전면개정과 관련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등에서 강한 압박을 가해왔지만, 소위 ‘이이제이’ 전법을 통해 의료계의 공조틀을 무력화시켰다는 점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의료법 전면개정안의 당위성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려나가는 적극저인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결국 여론전에서 승기를 잡았다.
반면 의료법 개정안 저지에 총력투쟁을 벌였던 의사협회는 대국회 및 복지부 금품로비설에 휘말려 회장까지 낙마하는 등 불운을 겪고 있다.
정률제 전환-의료급여제도 개선 추진
의약계가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는 정률제 전환을 추진한 것 역시 평가받을만 하다. 전임장관 시절부터 현행 정액제 및 정률제 혼용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섣불리 손을 대지 못한 부분이다.
그러나, 현행 정액제가 오히려 중증질환자보다는 경증질환자가 혜택을 많이 보게 하는 시스템임을 역설하면서 제도개혁에 나섰고, 마침내 오는 8월부터 전격 시행된다.
의료급여수급권자의 약물 오남용과 의료쇼핑을 방지하기 위한 의료급여제도 개선을 추진한 것도 마찬가지.
저소득층의 의료접근권을 막고 오히려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의원과 약국 등 요양기관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의료급여환자의 의료이용 행태에 문제가 있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토를 다는 곳이 없다.
향후 차상위계층으로의 급여혜택 확대 등이 과제로 남아 있지만, 제도 개선 차원에서는 높은 평점을 매길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성분명처방 공공병원 도입 ‘지지부진’....과잉약제비 환수법도 개정 실패
다만, 참여정부 보건의료정책의 핵심이자,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주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성분명처방 도입은 지지부진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지역처방목록 강제화, 처방전 2매 발행 등에 대해서도 “잘 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이 역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유 장관이 의원 시절부터 줄곧 추진해오던 과잉처방약제비 환수법안도 결국엔 도입하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이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규제개혁위원회의 ‘철회’ 권고를 받아, 이 조항을 삭제한 채 국회에 법안을 제출했던 것.
그 당시 유 장관이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한 여론잡기에 나서고 있던 시점이어서 굳이 의료계와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뉴스메이커 유시민...이젠 당으로 복귀
지난해 유 장관이 복지부 수장으로 낙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보건의료계는 물론 복지부 직원들도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로 유 장관의 자극적인 발언들 때문이었다. 특유의 논리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등 당내외에 분란을 일으켰고, 그래서 일각에서는 럭비공이라는 별명을 듣기도 했다.
이른바 뉴스메이커인 인물이 복지부장관에 부임한다는 것 자체가 공무원들로서는 부담이었고, 보건의료단체장들 역시 경계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장관직에 부임한 유 장관은 극도로 말을 아꼈고, 마침내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다만, 보건의료시민단체들로부터는 ‘시장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의료법 개정안 가운데 산업화와 관련된 조항이 지나치게 많이 포함됐다거나 의료급여법 개정 과정에서 재정절감을 위해 저소득층을 희생시킨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또, 대립각을 세워온 의료계로부터는 '사회주의자'라는 비판도 감내해야만 했다.
이런 상반된 평가를 뛰어넘고 유 장관이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한 이후 일정정도 역할을 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복지부 수장으로서의 유시민과 정치인으로서의 유시민은 분명 큰 차이가 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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