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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신약 제2의 상징적 사건

  • 데일리팜
  • 2007-07-09 06:30:57

비만치료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게 됐다. 또한 외자사와 국내사, 오리지널과 개량신약간에 자존심을 건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시작됐다. 임상부터 허가까지 숱한 화제를 뿌리며 이목을 집중시켜온 한미약품의 ‘슬리머’(메실산 시부트라민)가 지난 2일 식약청의 최종 품목허가를 받아 그동안의 산고를 뒤로하고 빛을 보게 되자 관련 국내·외자사 모두 발걸음이 무척 빨라졌다. 아니 시장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가히 흥분과 긴장의 도가니다.

슬리머는 지난 2003년 전임상을 마치고 이듬해에는 식약청 승인 하에 임상 1·3상을 모두 마쳤다. 이후 허가신청에 들어가면서 고혈압치료제 암로디핀제제 이후 또 다른 국내 개량신약의 선발 기대주로 떠올랐다. 당시 처방약 1위 노바스크에 상당한 타격을 준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은 고혈압 시장의 판세를 확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리덕틸’(시부트라민)을 보유한 한국애보트측이 아연 긴장하는 것은 당연했고, 실제로 그로인한 허가과정의 진통은 의외로 컸다.

결국 슬리머는 예상보다 지각생으로 입문한 늦깎이다. 통상압력과 식약청의 어중간한 2중 잣대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각허가를 받기는 했지만 국내 개량신약으로는 단연 선발이다. 국내 6개 제약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신발 끈을 동여매고 나선 것은 슬리머가 테이프를 끊었기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슬리머의 출시는 단순히 특정회사, 특정품목의 런칭 개념을 넘어섰다. 국산 개량신약이 보여 준 또 다른 도전의 상징적 사건이다.

한미약품에 이어 대웅제약, 종근당, CJ, 유한양행, 동아제약 등 국내 간판 제약사들이 대거 리덕틸 개량신약 후발주자로 뒤따른다. 아니 채비를 온전히 갖추었다. 이들 업체들은 이미 제품명까지 확정해 놓고 출발 대기선상에서 있다. 고무적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회사들이 줄줄이 이 시장에 참여할 움직임이다. 비만치료제 개량신약 시장은 지금 그렇게 장밋빛이다.

그런데 그 비전이 걱정이다. 그야말로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업체 간의 무한경쟁이 확연해 졌기 때문이다. 국내-외자사간의 경쟁 보다는 개량신약간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 충분히 예견되기에 우려가 앞선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이미 과열이자 포화인 상태다. 향정 비만치료제와 전문약을 포함한 최근 3년간의 비만치료제 생산실적은 1,858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중 향정의 대표적인 ‘펜디메트라진’ 성분은 18개사에서 18개 품목이, ‘펜타민’ 성분은 28개사 32개 품목이 생산·유통됐다. 리덕틸과 제니칼(올리스타드) 등의 기존 전문약들은 여전히 강세다. 건기식과 식품까지 가세하면 비만시장이 최대 1조5천억원으로 추산되는 마당이다. 이 같은 비만시장에 국내 제약사들이 우후죽순 가세해 지나친 과열경쟁을 한다면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맞을 소지가 있다.

우리는 그래서 단순 외형경쟁을 경계한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건전한 육성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제약업계가 이를 리드해야 한다. 한미는 중견탤런트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전국민 살빼기 캠페인’을 벌여나갈 계획을 잡았는데, 그런 면에서 잘한 일이다. 매출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그로인한 반발과 반작용이 만만치 않음을 반드시 의식하고 가야 한다. 이유야 어떻든 많이 유통되면 될 수록 효능·효과가 좋아도 체중감량에 실패하는 절대 케이스는 더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비만에 대한 위험도를 알리고 건강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캠페인을 함께 벌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고혈압 시장과는 다르다. 이번 개량신약은 같은 전문약이기는 하지만 시장의 성격이 너무나 차이가 난다. 그리고 대부분 비보험인 것도 시장에서는 큰 벽이다. 환자들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 구매력은 그만큼 달라진다. 또한 고혈압 약은 환자가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약물이지만 비만약은 꼭 그렇지 않다. 외형경쟁을 지나치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시그널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비만약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지 않도록 의사, 약사들을 대상으로 한 간접 마케팅 전략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슬리머는 삼각파도의 위기에 처한 국내 제약사들에게 사실 구원병과도 같은 신호탄중의 하나다. 상위 제약사는 물론이고 웬만한 제약사들이 모두 뒤따를 참이니 불나방에 비유될 정도다. 이에 대해 리덕틸은 대폭적인 가격인하와 제품 포장변경 등으로 정면 맞대응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국내 제약사들은 더더욱 과열경쟁에 빠져들 것이 분명해 졌다. 국내사들이 자기함정에 빠질 개연성이 커진 만큼 흥분과 기대감에 지나치게 빠지면 안 된다. 암로디핀 이후 다시 찾아온 기회를 업계가 중지를 모아 잘 살려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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