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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인데 돈 빌려달라"…약국사기 주의보

  • 김정주
  • 2007-10-16 12:03:39
  • 성남시 M약국, 약국-병원 생리 잘 아는 측근·관계자 추정

인근 의원장을 사칭해 소액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뒤 달아나는 약국 대상 사기 사건이 발생해 일선 약국가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사건은 원장의 이름과 약국의 개·패문, 심지어는 원장의 평소 억양과 말투까지 흉내내 이용하는 수법으로 ‘보이스 피싱’을 뛰어넘는 엽기적인 사기행각이다.

원장 사칭 "의원 문닫아 차 수리비 없어…" 대납 요청

지난 12일 저녁 무렵, 인근 의원들이 문을 닫고 약국 직원도 퇴근한 시각, 성남에 위치한 M약국의 K약사에게 옆 건물 성형외과 원장이 다급히 전화를 걸어왔다.

원장은 "모임에 나가려고 운전을 하던 중, 차에 미션이 나가서 부랴부랴 카센터에 들러 수리했는데 의원 문을 닫아 돈이 없다"며 "카센터 직원들을 보낼테니 수리비 좀 대납해달라"고 요청했다.

평소 친분은 없었지만 경상도 말투의 목소리인 것을 기억하고 있던 K약사는 '얼마나 급했으면 내게 전화를 다했을까'싶어 흔쾌히 응했다.

시간이 얼마 가지 않아 원장은 전화를 다시 걸어와 "결례를 범해 죄송하다"고 깍듯이 인사하며 "약국으로 직원을 보냈으니 돈을 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후 카센터 직원을 칭하는 20~30대 남자가 약국을 들어왔고, K약사는 선뜻 수리비 46만원을 전달한 후 자동차 키와 영수증을 받았다. 46만원은 이날 M약국의 하루 매출 금액이었다.

카센터 직원이 돈을 세어보고 약국을 나선 후, 원장은 다시 전화를 걸어와 "혼자 있나", "감사의 뜻으로 초밥을 사서 대접하겠다"는 등의 감사 인사까지 전했다.

이어 "혹시 모르니 제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겠다"며 메모까지 요청해 K약사는 의심의 여지없이 받아 적고, 다음 날 성형외과 의원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진짜 원장 "외국에 있었는데 무슨 소리"

그러나 원장은 "그날 외국에 나가 있었는데 무슨 말이냐"며 당황해 했다. 혹시 몰라 핸드폰 번호를 묻자 전날 받았던 번호와 전혀 딴판이었다.

이후 자동차 키를 찾으러 오는 사람도, 돈을 돌려주러 오는 사람도 없었다. 인근 의원의 원장을 사칭한 신종사기였던 것이다.

K약사는 데일리팜과의 전화통화에서 "경상도 억양에 목소리도 너무 비슷했으며 원장의 이름까지 알고 있어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며 "인근 의원 세 곳 중, 유독 그 의원의 원장만 얼굴을 잘 몰랐는데 어떻게 알고 범행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황당해 했다.

인근 의원장을 사칭한 이번 신종 사기수법은 ▲약국과 의원의 개폐문 시각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점 ▲원장의 말투, 억양, 이름 등을 신변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매우 공손하고 격식을 갖추었다는 점 ▲수리비 46만원이 M약국의 일일 매출금액과 일치했다는 점 ▲인근 의원의 원장이 약국에 부탁할 때, 딱 잘라 거절할 수 없는 약국의 입장을 교묘히 이용한 점 등을 미뤄보아 약국과 의원을 오가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 또는 관계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K약사는 현재 약국에 설치해둔 CCTV 판독을 의뢰한 상태로 판독이 완료되는대로 데일리팜에 제보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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