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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성모아 희망의 집을 짓죠"

  • 박동준
  • 2007-11-01 06:35:25
  • 강승진 과장(건보공단 서대문지사)

인간에게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이라는 개념을 넘어 안정과 휴식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사용될 때가 많다. 특히 거동이 쉽지 않은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에게 집은 곧 생활의 주공간이자 세상의 바람을 막아주는 유일한 안식처가 된다.

하지만 그들의 보금자리는 고단한 삶의 일면처럼 세상의 풍파를 막아주기에는 충분치 못한 경우도 많다. 여기에 독거노인, 저소득층 등의 보금자리를 수리해주는 것은 곧 그들에게 아직은 따뜻한 사회의 손길을 전달하는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집수리 봉사단 '행복만사'. 행복한 둥지를 만드는 사람들의 약칭인 행복만사는 2005년 공단의 사회공헌팀이 구성되기 이전에 6명의 공단 직원이 뜻을 모아 결성한 봉사단체이다.

6명에 불과하던 참여 인원은 현재 21명으로 늘어났으며 2년 동안 총 34가구, 48회에 걸쳐 도배 및 장판 교체, 페인트칠 등의 집수리 봉사활동을 펼쳤다.

그들은 전문적인 집수리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직원 4명이 도배 전문교육을 마친 상황이고 현장에서도 팀장이 직접 도배 및 바닥재 교체 교육을 실시하는 등 기본기를 충실히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행복만사 창립 멤버이자 리더를 맡고 있는 공단 서대문지사 강승진 과장은 "봉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할 수 있는 활동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개인이 할 수 있는 금전적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집수리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공단 사회공헌팀에 소속돼 집수리 활동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지만 사회공헌팀과는 무관하게 활동을 시작한 행복만사였기에 초기에는 참여 직원들이 직접 비용을 부담하기도 했다.

강 과장은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가는 장판 교체 작업을 초반에는 비용 문제로 많이 하지 못했다"며 "금전 지원이 되는 지금도 가구 교체 등이 필요할 경우 직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구입해 드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집수리를 마친 후에 주인이 전세 계약을 종료하는 등 정작 도움을 주려고 했던 대상자가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의 시행착오도 겪었다.

때문에 지금은 8개 구청 사회복지 담당자들이 선정한 차상위 계층 가운데 전세 계약기간이 많이 남은 사람이나 주인의 동의를 얻은 가구를 대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강 과장의 설명이다.

대상자가 선정되면 강 과장은 필요한 물품과 수리할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선정 가구를 두 번 방문한다고 한다. 한번으로 충분할 수 있지만 주대상이 되는 노인들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행복만사는 집수리봉사단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지만 단지 개·보수만을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분들도 많아 청소, 세탁, 방역·방충과 함께 원할 경우 가구 재배치 등 쾌적한 주거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종합선물세트식 작업을 펼친다.

집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은 독거노인들의 경우 주거환경이 건강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동이 불편해 청소나 가구 정리 등을 쉽게 할 수 없다는 점을 배려한 것이다.

강 과장은 "독거노인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건강생활에도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집수리는 다른 봉사활동과는 달리 한결 깨끗해진 주거공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뿌듯함도 배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행복만사 구성원들은 집수리에서 그치지 않고 인근 공단 지사와 결연이 되지 않은 세대에 대해서는 명절 기간을 이용해 직접 선물을 전달하는 등 ‘마음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초심도 기억하고 있다.

지난해 집수리를 한 할머니를 찾아갈 때 마다 점점 쇠약해지고 기억이 흐려지는 모습에서도 강 과장만은 정확히 기억하고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에서 안타까움과 함께 잘한 선택이라는 힘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강 과장은 자발적인 활동이 지속적인 봉사를 낳는다고 믿고 있다. 때문에 행복만사 참여인원이 더욱 늘어나는 것을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적은 인원이라도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팀이 구성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내비췄다.

강 과장은 "더 많은 참여인원으로 더 많은 활동이 이뤄지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하겠지만 무작정 인원을 늘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만족도가 높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얼마나 지속적으로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강 과장은 독거노인들이 주로 사는 좁은 골목길까지 자재를 실어나르기 위해 크기가 작은 밴인 '타우너'를 구입했다고 한다. "좁은 길까지 들어가기 위해서는 필요하니까 문제가 없으면 계속 타겠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하지만 기자에게 '문제가 없으면 계속 타겠다'는 강 과장의 말은 단순히 차가 아닌 집수리 봉사활동에 대한 다짐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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