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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야성 깨워 밴드 만들었다"

  • 최은택
  • 2007-11-22 06:30:54
  • SK케미칼 록밴드 '스칼라스' 이심온 대리

“언젠간 터질 거야~”

SK케미칼 사내 록밴드 멤버인 이심온 대리.
영화 ‘즐거운 인생’은 자신의 욕구를 거세한 채 의지와는 다른 삶을 살던 중년 사내들이 대학시절의 아마추어 밴드를 재결성하면서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우울한 중년’들을 위한 랩소디다.

‘활화산’이라는 영화 속 밴드의 이름처럼 그들은 “언젠간 터질 거야~”를 외치면서 쇠락한 젊음에 다시 활기를 불어 넣는다.

SK케미칼 사내 록밴드 동우회 ‘스칼라스’(SKALAS)의 멤버인 이심온(31) 대리도 나이는 극중인물들보다 10년 이상 젊지만 ‘딱’ 이런 느낌이었다고 한다.

“심연 속에서 깊은 잠에 빠졌던 야성이 일각에 다시 깨어난 듯한 광기.”

하지만 ‘스칼라스’의 출현은 멤버들의 끼를 발동시킨 촉진제가 됐던 것 만큼이나 의미심장한 데가 있다.

“밴드의 전사(前史)는 인위적인 이벤트에서부터 비롯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둘이 하나가 되는 유의미한 조우였지요.”

SK케미칼은 동신제약을 전격 인수, 지난해 11월11일 합병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밴드의 전신이 된 6명의 직원들이 공연을 했던 것.

인원도 SK와 동신 측에서 각각 3명씩 참여했다. 밴드의 전신이 된 이날 공연이 두 회사의 서류상의 결합을 사람을 매개로 보여줬던 셈이다.

합동공연으로 잠자던 야성을 깨운 이들은 일회성 행사로 그치고 싶지 않았다. 회사 임직원들의 마음도 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결국 6명의 연합공연은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공식 밴드로 거듭났다.

대학시절 록밴드에서 제대로 '머리를 돌려 본'(헤드뱅잉) 사람들이 가세해 멤버는 순식간에 11명으로 늘었다. 건반2명, 드럼2명, 보컬3명, 퍼스트기타와 세컨기타 각 1명, 보컬3명으로 진용이 구축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11일 합병식 공연 모습.
‘스칼라스’라는 밴드 이름은 이 과정에서 '기획의 손'을 탔다. ‘SK’와 ‘ALAS'(라틴어로 날개라는 뜻)를 결합했으니, 동신과 하나가 된 SK의 도약을 기원한다는 정도로 해석하면 됨직한 이름이다.

이름이 이렇다보니 ‘문선대’ 냄새도 풍긴다. 하지만 ‘문선대’면 어떻고 그냥 동호회 밴드면 어떻나. 이왕 꿈틀거리는 야성이 깨어났으니, 좋은 게 좋은 것 아닌가?

밴드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이 대리는 걔중에서도 독특한 이력을 가진 소유자다. SK케미칼이 아니라 잘나가는 공중파 스타로 컸을 수도 있을 숨은 재원이었던 것.

그는 지난 2000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당당히 금상을 탔고, 이어 다음해에는 KBS라디오가 주최하는 ‘드림오디션’에서도 은상을 수상했다. ‘싱어송라이터’ 꿈을 키웠을 만큼 스스로 곡을 쓰기도 했다고.

“우리 멤버는 보컬을 빼고는 모두가 록밴드 출신들입니다. 아직 미숙하기는 해도 금방 손발을 맞출 정도죠. 한달에 두 번 있는 연습이지만 모두가 빠지지 않고 열심입니다. 직장에서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큰 행복이죠.”

‘스칼라스’는 당초 연말 자선공연을 목표로 꾸준히 ‘소리’와 '장단'을 만들어 왔다고 하는데, 아쉽게 연내에는 이들의 공연을 볼 수 없게 됐다.

대신 내년 1월이나 2월께 첫 자선공연을 갖는다는 게 멤버들의 희망 아닌 희망이다.

“우리들에게 달린 날개가 다른 사람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베풀고 공유하는 공연을 갖고 싶다”는 이 대리의 소망은 멤버들의 모두의 것이기 때문이다.

스칼라스 멤버 소개

i1‘스칼라스’ 멤버는 매니저인 홍보팀 김성우 차장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회장은 퍼스트기타 파트를 맡고 있는 김남수 대리.(생명과학부문 이인석 마케팅본부장도 명예회장으로 밴드명부에 이름을 올려놨다.)

오산공장 관리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 대리는 연습이 있는 날이면 수백리 길을 멀다 않고 달려온다. 멤버들을 잡아놓고 밤늦게까지 술추렴을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세컨기타는 백신사업1팀 윤주호 주임이, 보컬은 ‘스칼라스’ 총무인 이심온 대리와 전략기획팀 강지훈 대리, OTC팀 한성준 대리 3명이 맡고 있다.

또 드럼은 ‘악보장’으로 통하는 OTC팀 이진영 대리와 같은 팀 박종호 과장, 신디사이저는 임상팀 현서현 대리와 구매팀 김재현 주임의 파트다.

백신사업1팀 장서욱 주임과 오산공장

-품질관리팀 길원서 주임은 나란히 베이스를 뜯는다.

이중 ‘악보장’인 이진영 대리가 연습곡과 악보를 준비하고, 연습을 사실상 리드하는 역할을 한다.

신디 현서현 대리는 홍일점인데, 연습날과 데이트날이 공교롭게 매번 겹쳐 ‘불안한 연애’를 하고 있다고.

아무튼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대 연령군을 형성하고 있는 젊은 ‘스칼라스’는 음악이 있고, 밴드가 있고, 멤버가 있어 한달에 두 번 있는 이날을 손꼽으며 산단다.

이들의 접선장소는 서울 교대역 인근의 연습공간(대여음악실)인 ‘쟁이’다.

매니저인 김성우 차장은 ‘스칼라스’ 첫 공연에 이어 SK그룹 다른 계열사 밴드동아리들을 한데 묶어 경연대회를 성사시키는 게 ‘작금의 당면 과제’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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