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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은 영원한 나의 고향입니다"

  • 김정주
  • 2008-01-11 12:22:57
  • 에세이 수익금 1억 기부… 약사에게 도움주고파

메가스터디 김성오 사장.
작년 경영에세이 ‘육일약국 갑시다’(21세기 북스)를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약사출신 메가스터디 #김성오 사장(50·서울대약대)이 도서 수익금 전액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 귀감이 되고 있다.

4.5평 개국 당시 숱한 고비를 겪으면서도 12년만에 매출 200배로 올려 현재 시가총액 1조원에 달하는 온라인 교육사이트 사장으로 제 2의 삶을 살고 있는 김 사장은 그러나 마음의 고향인 약국을 잊지 못하고 있다.

김성오 사장이 말하는 나눔과 약국경영 철학은 ‘섬김’으로 일맥상통한다. 김 사장의 근황과 더불어 인생철학, 약국경영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들어본다.

-‘육일약국갑시다’ 도서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던데.

=작년 7월 중순께 발간이 됐는데 4개월만에 1억원이 모였다. 최근 1차로 아름다운재단에 전액 기부했다. 사실 처음부터 책 수익금을 기부하기 위해 아름다운재단으로 곧바로 이체될 수 있도록 계약서를 작성했다.

-기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어 보인다

=1980년대 중반, 대학을 졸업하고 월 2부 이자에 600만원으로 마산에 4.5평짜리 변두리 약국을 열었다. 600만원을 갚기 위해 꼬박 1년이 걸려 한숨 돌릴 무렵, 한달에 10만원씩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돈을 많이 벌고 나서 하게 되면 욕심이 생길 것 같아 어려울 때 나눠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누고 베푸니 약국도 좋아져 매년 월 10만원씩 기부금을 늘려나가게 돼 이제는 기부가 삶의 일부분이 됐다.

-지금은 한 기업의 사장보다는 베스트셀러 저자로서 경영 강연자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어떤 기업에 강의를 해왔나.

=과찬이다. 난 전문 강사도 아니고 쑥스러움을 타서 얘기도잘 못한다. 그래서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싫기도 했다.

그런데 내 강연이 도움이 된다고 여기저기서 불러준다. 단지 ‘약국을 이렇게 경영했다’고 말했을 뿐인데 도움이 된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경영했던 것들이 기업에도 적용되나 보다.

강연은 삼성전자, 삼성병원, 삼성생명, 신라호텔, 롯데호텔, 신한은행, 기업은행, LIFE생명, LIG생명, 푸르덴셜생명 등에서 했다.

강연을 하면서 세 곳에서만큼은 꼭 하고 싶었다. 모교인 서울대, 약사회, 기업 중에서는 삼성이었다.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모교에서도 불러줬고 삼성에서도 불러줬다. 작년에는 전국약사대회 강연을 위해 대한약사회에서 불러주셨다.

오는 5월에는 서울시약에서 주최하는 강연을 제의받아 할 예정이다. 나는 약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 나도 약사이기 때문이다.

-4.5평짜리 약국을 불과 12년만에 매출 200배로 늘렸다. 비결이 있나

=개국할 당시 돈이 없었다. 개국해 가족의 생계를 부양해야했기 때문에 빚을 졌다. 당시 이자 2부에 600만원의 빚은 엄청난 금액이었다. 돈이 없어 번화가 약국을 인수할 수 없어 마산에서도 택시를 타고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곳에 어렵게 차렸다.

내게 약국은 생존, 즉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유식한 말로 ‘열정’이라고들 하지만 내게는 생활을 위한 발버둥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지 모르겠다. 그만큼 약국경영을 정성들여 했던 것 같다.

-약국을 경영하면서 위기도 많았을 것 같다.

=약국 자체도 열악했고 당시 개국했던 동네도 바닷가에 어려운 이웃들이 많았다. 손님을 눈 빠지게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그때 손님이 귀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경영이 무엇인지, 사람을 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됐던 것 같다. 어렵지 않았다면 그 ‘귀함’을 몰랐을 것이기 때문에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분업 전 세대이기 때문에 현재의 약사들에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내가 약국을 할 당시 나는 노력했지만 돈이 없어 좋은 약국 자리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노력 끝에 단골을 많이 만들고 한약을 공부해 한방으로도 매출을 끌어올리자 한약파동이 일어났다.

당시 근처 한의원에서 약사인 나를 ‘도둑놈’ 취급했던 억울함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또 약을 ‘짓는 일’에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곧바로 의약분업이 시행돼 억울함마저 느꼈다. 노력 끝에 약사가 됐지만 그 권리를 박탈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련은 내게 또 다른 도전을 하게 했고 항상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게끔 이끌었다.

나는 약국을 경영할 당시 6개월 이상 같은 일을 반복해 본적이 없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10개중 성공 확률은 30% 정도였다.

나머지 70%의 실패는 내일의 성공을 위한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해왔고 그러한 마인드로 20여년을 살다보니 지금의 자리에 와 있더라.

현재 약사들도 경영압박과 치열한 경쟁에 많이 고심할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게 된다. 위기와 시련은 발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믿는다.

아직도 약대의 커트라인이 높은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라. 약사는 분명 경쟁력이 있는 직능이라는 것이다. 라이센스는 4년제 대학을 나온다고 거져 주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긍정적인 마인드라고 본다.

-아직도 약국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것 같다.

=그렇다. 나는 현재 약국을 운영하지 않지만 그래도 약사다.

때문에 작년 전국약사대회 때의 강의는 여느 강의보다 내게 기대를 안겨줬다. 고향과도 같다고나 할까.

예전에 내가 소속돼 있었던 마산시약사회에서 정기총회 때 감사패를 주셨었다. 인터뷰하기 조금 전 이메일도 보냈다.

당시 약국위원장을 했었는데 어찌보면 개국시절 ‘감투’ 중 그것이 가장 높았던 것 같다. 그 시절을 잊지 못한다.

-후배 약사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씀을 해 달라.

=치열한 경쟁으로 경영압박을 받는 약사들이 많을 것이다. 위기가 없으면 ‘귀함’을 깨달을 수 없다. 이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긍정의 힘을 믿기 바란다.

약국을 하면서 어렵고 고단한 것을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모든 것이 힘들어진다.

값 싼 드링크 한병을 사러 오는 손님이라도 내게 오는 손님 하나하나 친절한 마음으로 대해 나의 단골로 만들어야 한다. 고객은 나를 성공시켜주는 ‘은인’이기 때문이다.

약국 할 당시 나는 주민들이 내게 ‘아저씨’라고 부를 때면 ‘나를 친하게 여기는 구나’라고 여기고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이면서 그들을 섬겼다.

무엇이든지 기회로 받아들이는 긍정의 힘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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