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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레트

신약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라

  • 데일리팜
  • 2008-02-28 06:45:06

우리 역사에서 가장 큰 영토를 일궜던 광개토태왕의 정신을 잇는 #신약 기술영토를 개척하자는 캠페인이 신선하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올해 내건 2008년판 ‘신약개발-광개토태왕’ 포스터가 재미있고 참신하다. 신약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아이디어가 담겼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우리는 신약을 인프라로 한 대한민국의 기술영토가 전 세계 시장에서 크게 확대되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포스터가 그런 내용을 담았고 동시에 경고와 훈계의 메시지까지 준다.

그 훈계의 하나가 정부의 신약개발 지원 사업이다. 복지부가 올해 신약개발과 관련해 한·미 FTA에 대비한 돈 보따리를 푼다고 자랑한 금액은 고작 510억원이다. 명목이 신약개발 역량 강화와 연구 중심형 제약기업 육성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임에도 말이다. ‘글로벌 신약’이라는 말 역시 빼놓지 않았다. 물론 전년의 지원금 227억원 대비 124.7%가 증가하기는 했다. 하지만 다국적 제약기업 1개사가 연간 투입하는 R&D 자금이 조 단위 내지 많게는 십조 단위의 규모라는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지원금은 거론하기 조차 부끄럽다. 그것도 혁신신약, 바이오신약, 천연물의약품, 개량신약 등 4개부문으로 쪼개서 지원되면 그야말로 푼돈이다. 터놓고 말하면 FTA 타결을 위한 달래기용 젯밥으로 던저주는 금액으로 봐도 터무니없다. FTA 발효 이후 3년 내에 국내 제약산업이 초토화 될 것이라는 진단을 도대체 듣고는 있는 것인가.

신약조합은 새 대통령에게 혁신형 제약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간곡히 건의했다. 바로 글로벌 제약기업이다. 물론 각 산업분야별로 요구사항이 너무 많아 잘 들렸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성장 텃밭인 건설과 중공업이 가난을 벗어던지게 한 대한민국 기술영토의 지렛대였고 주축이었던 것을 반드시 상기해 주기를 바란다. 이제는 과감히 그 말을 바꿔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제 발전의 핵심 축에 경부고속도로가 있었다면 이제는 신약이 그 한 축이다. 그러나 그것이 여전히 무시되고 간과되고 나아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국산신약에 대한 일단의 정부 투자비율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말 현재 국산신약 중 글로벌신약으로 등록된 제품은 13개 품목이고, 이들 품목에 대한 정부의 투자비율은 6.4%에 그친다. 심지어 0%인 것이 2품목이고 대부분 10% 이하다. 정부 투자가 전무한 품목인 ‘팩티브정’은 대표적인 다국적제약사인 GSK가 전체비용의 83%를 투자했으니 정부는 유구무언일 것이다. 차라리 정부 주도라느니 톱다운 등의 용어를 안?㎱만?기대조차 안한다는 얘기다. 틈만 나면 신약개발과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들먹거리면서 실제로는 생색내기에 그친다면 그것은 악의적인 거짓말이다.

국산신약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기세를 올리지 못한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려는 품목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발기부전치료제인 ‘자이데나’는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려 미국 FDA에서 임상2상을 진행,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의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냈다. 자못 기대되는 일이다. 지난해 1월 출시한 항궤양제 ‘레바넥스’도 1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아시아시장 진출을 꾀하는 중이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 역시 1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미 FDA에서 임상3상을 진행, 세계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들 신약은 국산이라면 시장성이 별로였다는 그동안의 상식을 무너뜨렸다.

새 정부는 신약에 관한한 마인드를 분명히 정립해야 한다. 후순위 산업으로만 일갈하는 식이면서 창조적 복지 내지는 맞춤형 복지가 실현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다. 앞으로 다가올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각종 암을 비롯한 고혈압, 당뇨, 뇌졸중, 치매 등의 노인성 만성질환들이 정부의 복지정책과 보험재정을 송두리째 뒤흔들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이는 국가 경쟁력에 심대한 영향을 주어 성장의 뒷덜미를 잡을 결정적 요소다. 이를 극복하는 대안이 신약이다. 신약은 신 성장 산업동력의 원천인 동시에 맞춤형 복지의 필수 요소다.

그나마 다행히 학계에서 먼저 나서기는 했다. 서울대 약대가 2∼3년 내 신약개발센터를 건립하기로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규모가 3~4천평 부지위에 지상 6층의 쌍둥이 건물이라고 하니 신약개발센터 단일로 보면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런데 국립대학이면 정부지원은 당연한 것 아닌가. 정작 그 건립을 위한 재원은 제약사들이다. 위기에 내몰리고 무시당하는 국내 제약업체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취약한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은 정부가 상당부분 밑거름을 주지 않으면 힘들다. 임상 인프라, 기초연구, 후보물질탐색 등의 이른바 ‘위험투자’ 내지 ‘기간투자’ 분야에서 정부가 경부운하 못지않은 신작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진’이라는 말이 그토록 반복됐으면서 신약이 빠진다면 개념이 없거나 말만 화려한 화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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