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심한 약값인하 융단폭격
- 데일리팜
- 2008-03-27 06: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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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약가인하 융단폭격이다. 지난 25일 건정심에서 확정된 암로디핀 #말레인산염 56품목의 인하율은 작은 품목도 22.1%나 되고 큰 품목은 49.8%에 이른다. 지난해 처방조제 매출 160억원대를 기록한 상위 두 개 품목의 인하율이 44.2%와 43.9%나 돼 각각 추정손실액이 무려 70억원대다. 지난 2002년 8월 21일 ‘신의료기술 등의 결정 및 조정에 관한 기준’이 개정·고시되면서 시작된 ‘약가재평가 제도’가 7년여 만에 그 화려한 절정의 날갯짓을 거침없이 해대는 모습이다. 관련 제약사들은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지난해 #약가재평가에서 보류돼 인하폭은 이미 예고됐었지만 막상 현실에 맞닥뜨린 제약사들은 망연자실이다. 줄줄이 이어지는 도매유통과 약국 및 의료기관의 혼란과 그에따른 손실에 대한 대책은 제약업체가 손들고 말면 나올 수 없어 보인다.
약가재평가 인하율은 초기에는 10% 이내였고 품목수도 많지 않았다. 재평가 시행 이듬해인 2003년만 해도 복지부는 대상 344품목 중 82품목에 대해 평균 7.5% 인하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재평가 대상품목만 4~5천 품목으로 크게 늘어났다. 당연히 인하품목수와 인하폭도 크게 증가했다. 2006년에는 1397품목에 인하율이 평균 16.9%였고 지난해에는 1411품목에 평균 17.0%였다. 가격적용이 이듬해 1월 1일자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작년과 올해 제약사들은 약가재평가라는 가혹한 혹한기를 보낸 셈이다. 의약품은 반값이라도 버티라는 식이고 앞으로 더 내릴 것이라는 일방통행식 예고탄이다.
제약사들에게 약가재평가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반면 정부 입장에서는 보험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 아주 획기적 방안이기 때문에 그 칼질의 강도가 해가 갈수록 세질 것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본다. 약가재평가가 약가인하를 위한 전가의 보도로 사용될 것이 앞으로도 뻔 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 정부는 너무 성급하고 지나친 행보를 한다. 그래서 오히려 묻고 싶다. 약가재평가는 정말 정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대단히 궁금하니 답변해 줬으면 한다. 재평가 기준 자체가 문제가 없는지 또한 반드시 살펴보고 싶다.
정부는 약가인하 수단으로 실거래가 사후관리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더불어 이를 보완하는데 약가재평가 만한 것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보여진다. 실제 복지부는 시행당시 약가재평가 도입배경으로 실거래가 조사방식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라고 적시했었다. 덤핑이 아니라고 해도 이른바 ‘가격변동요인’이라는 것이 생기면 그 역시 인위적으로 적용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발로다. 무엇보다 강력한 인위적 통제방식이 동원된 것이다. 따라서 약가재평가는 실거래가 조사 보완 수준을 떠났다. 아니 실거래가 사후관리는 우습게 될 상황까지 왔다. 케이스별로 하는 실거래가 조사와는 다르게 약가재평가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확연히 다르다. 약값 결정후 3년이 지나면 모든 품목이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전 품목이 살생부에 등재되는 셈이다.
우리는 그래서 약가재평가의 핵심 근간이 되는 ‘가격변동요인’을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대상이 여전히 A7국가라면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가격산정시 A7국가를 참조하는 것 자체가 객관적으로 타당한 근거가 없음에도 이를 근거로 하고 있으니 이해하고 싶지 않다. 나라마다 다른 복합적 요인들이 너무 많아 우리만의 ‘적정가격’은 다른 나라와 일률적으로 비교할 성질의 것이 못 된다. 경제규모, 물가, 구매지수, 의료체계, 보험시스템, 치료나 투약방식, 유통체계, 수요·공급의 변화, 환율 운용체계 등이 모두 다르고 이들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적정가격의 잣대를 특정 국가들에 둔다는 것은 사실 어불성설이다. 또한 의약품도 재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 적정가격은 시장적 관점에서 결정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A7국가가 아무리 선진국이라고 해도 그것을 무소불위의 잣대로 삼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 이런 방식은 적정가격을 메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곳간 아끼기용 ‘보험재정가격’을 맞추기 위한 것 아닌가.
적정수준의 약값을 메기는데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품목별로 재평가 세부내역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 검증을 받아보자. 아무리 동일한 성분·함량·제형의 의약품이라고 해도 나라 마다 가격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국내에서 조차 약값은 다르다. 일반의약품을 오픈프라이스제로 운영하는 것은 그 기조다. 보험약은 공공성이 있기 때문에 다르다고 강변한다면 일반약은 공공성이 없는가. 보험약도 마진이 없으면 시장에서 철수하는데, 그것을 막을 수 없는 시장주의적 관점 역시 감안돼야 하지 않을까.
새 정부는 보건·의료·제약산업을 21세기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 한나라당은 제약분야 쪽에 임상시험 지원 등의 세부적 내용을 갖고 총선 공약으로 내걸기까지 했다. 그러나 약값은 객관성과 합리성을 담보하지 않은 채 도가 지나치다. 보험재정 절감이 오로지 약값에만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신성장 동력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의약품도 일정 마진을 남겨야 한다. 의약품은 실제 고부가가치다. 이를 인정하지 않고 보험재정만을 들이댄 융단폭격식의 가격인하 정책은 제약을 산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 앞뒤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약가재평가 자체에 대한 재평가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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