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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할아버지와 고삐풀린 망아지

  • 천승현
  • 2008-05-15 06:45:11

최근 정부가 제약산업에 각종 규제 완화정책을 풀어놓았다. 친기업 성향을 표방하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과 발맞춤과 동시에 보건산업을 신성장 도력 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침체됐던 국내 제약산업의 위상도 한층 높아진 듯한 같은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몇 년새 제약산업은 각종 약가인하 정책을 비롯해 규제라는 억압에 기를 못 펴고 있었다는 인상이 짙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공정위 조사로 드러난 불법 리베이트 적발 사건으로 불법적인 방법으로 의약품을 팔아먹는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쓰며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바 있다.

이번 개선책의 발표로 정부는 더 이상 제약기업을 간섭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으며 제약기업은 새로운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정부나 제약기업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분명히 있다.

우선 정부는 앞다퉈 제약기업의 규제를 풀어주는데 혈안이 돼서는 안된다.

제약산업이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분야인 만큼 안전망에 조금이라도 구멍이 뚫리게 되면 제약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식약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한 규제 완화책은 제약기업들에 신뢰를 줌으로써 책임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다.

때문에 후속조치에 따른 행정처분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한껏 달아오른 규제 완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식약청은 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인만큼 더 이상 제약기업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잠금장치를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식약청은 무작정 선물보따리를 퍼주는 산타할아버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약기업들 역시 이번 기회에 보다 성숙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각종 규제가 제약산업을 옥죄고 있던 상황에서도 제약기업들은 무한 과열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정부의 지도 관리에 조그만 틈이라도 생기면 이를 악용, 제 살 깎아먹는 경쟁을 펼쳐왔던 것.

일례로 조만간 문이 열리는 리피토 제네릭 시장 선점 작업을 위해 일부 기업이 100만원 처방에 300만원 현금 제공을 약속하는 등 아직 영업현장은 초등학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약기업들이 이러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면 이번 규제 완화가 악용돼 영업현장이 더욱 난립될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물론 일찌감치 연구개발에 매진, 속속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제약사도 있지만 이번 규제완화를 악용하려는 제약사는 자신이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모처럼 식약청이 선물보따리를 내놓은 만큼 제약기업들도 국민건강의 수호자라는 사명감을 잊지 말고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보답할 때다.

주는 선물만 무작정 받아 먹다가는 언젠가는 탈이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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