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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오머

정부 "제약, 평가결과 불리하면 투명성 발목"

  • 박동준
  • 2008-06-04 18:13:40
  • 업계에 직격탄…기등재약 평가 일괄적용 논란

기등재약 목록정비 시범평가에 대한 제약계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오히려 제약계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보건경제정책학회를 통해 제기됐다.

특히 복지부 양준호 서기관은 정부가 추진하는 제약계의 주장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정책을 딴지걸기식으로 비판하는 제약계에 반성을 촉구했다.

양준호 서기관 "제약계, 기등재약 평가 비판 반성"

4일 보건경제정책학회 학술대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복지부 양준호 서기관은 “기등재약 평가 등에서 투명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제약계는 업체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투명성을 문제 삼는다”고 지적했다.

양 서기관은 "업체가 원한 수준으로 약가가 결정되지 않거나 급여결정이 나지 않으면 항상 투명성을 문제 삼는다"며 "투명성이라는 본래 의미가 변질되고 있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5년으로 규정된 기등재약 평가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제약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양 서기관은 사전에 제약계가 충분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을 뿐 만 아니라 복지부 내에서는 5년도 단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음을 전했다.

양 서기관은 "기등재약 목록정비 기간에 대한 의견을 제약계에 구했지만 회사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정부가 정해주기를 바랬다"며 "올해부터 본 평가를 변동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양 서기관은 스웨덴을 제외하고 기등재약 목록정비를 시행하는 국가가 전무한 상황에서 정부가 입증되지 않은 제도로 목록정비를 강행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양 서기관은 "다른 나라는 하지 않는 제도를 우리가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식민지 근성"이라며 "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을 정도의 제도를 먼저 시행하면 안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의약품정책연구소 박혜경 실장 역시 기등재약 평가절차 및 방법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약가인하로 연구개발 여력이 상실된다는 제약계의 입장은 적절한 문제 제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실장은 "제약계가 연구개발비를 얘기하지만 실제로 매출의 10%를 밑도는 곳도 많다"며 "약가인하에 대한 비판이 높지만 현재 상황은 오히려 보험료를 털어 리베이트를 주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대표는 기등재약 목록정비에 대한 논란을 막기 위해 오히려 정부가 목록정비라는 기본 취지를 더욱 분명히 살려 평가기준을 강하게 적용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조 대표는 "경제성평가가 합리적으로 진행돼야 겠지만 선별등재 목록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비용효과성이 없는 약은 급여삭제가 타당하다"며 "모호한 평가결과가 오히려 제약사들의 예측가능성을 낮추고 신뢰도 저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기등재약 평가, 성분별 일괄적용 논란 '여전‘

다만 토론 참석자들은 기등재약 평가를 바라보는 제약계의 입장에 대해 일정한 비판을 제기하면서도 기등재약 평가결과가 성분별로 일괄 적용되는 등 평가진행 및 결과를 실제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일정한 이견을 보였다.

의약품정책연구소 박혜경 실장은 심평원이 기등재약 평가를 진행하면서 제약계가 입을 손실을 가볍게 여긴 점이 현재의 논란을 더욱 확산시키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더욱이 기등재약 평가결과를 성분별로 일괄적용하는 방식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본평가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품목별 평가 등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실장은 "심평원은 평가를 충분히 공개·합의했다고 하지만 이익을 덜어내야 하는 제약사들이 느끼는 강도는 다르다"며 "이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것이 오히려 제약계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고 비판했다.

한미약품 정원태 개발상무 역시 기등재약 평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성분별로 평가결과를 일괄 적용하는 것을 꼽으며 적어도 본평가에서는 오리지널과 제네릭을 분리해 평가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가중평균 이하에 있는 제네릭까지 기등재약 평가로 일괄 인하하는 것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의약품 시장의 가격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제네릭을 말살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정 상무는 "성분별로 평가결과를 일괄 인하는 것은 제네릭을 만들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이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과의 시장경쟁 통해 형성하는 약제비 절감 효과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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