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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약사회장은 개혁 주도하라

  • 데일리팜
  • 2008-07-14 06:45:38

선거의 참된 의미를 언급하자면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공명선거로 치러졌는지의 여부와 또 하나는 투표율의 높고 낮음이다. 제35대 대한약사회장 #보궐선거는 그런 점에서 두 가지 모두 미흡했다. 선거 초반부터 정책선거 보다는 상대후보를 물고 늘어지는 이전투구 양상이 심했고 투표율은 지난 두 번의 직선제 선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세 후보들 모두 땀을 흘렸지만 회원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그래서 피하기 어려웠다. 회원들의 무관심이 역대 직선제 선거에 비해 심했다는 것이다. 보궐선거라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투표율이 66.3%를 기록한 것은 직선1기의 78.6%, 직선2기의 76.1% 등과 각각 비교해 너무 차이가 난다. 당선된 후보나 낙선한 후보나 모두 이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선거율이 저조한 것 말고 또 하나 바라봐야 할 것이 있다. 어떤 후보가 당선됐느냐가 선거에서 최종 관심사이기는 하지만 약사회라는 직능단체 선거만큼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총 유권자 수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투표불참 절대숫자다. 이번 선거에서는 총 유권자 2만3356명 가운데 7883명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직선1기에서는 2만3953명중 5126명이, 직선2기에서는 2만4360명중 5830명이 투표에 불참했다. 총 유권자 수가 큰 변동이 없는 것에 비해 투표 불참회원 절대수가 너무 차이가 많다. 선거직전에 단기간 동안 총 유권자 수가 크게 올라갔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막상 선거 기간 중에 회원들의 무관심이 심각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지난 4월28일만해도 신상신고 약사 수는 1만5611명이었음을 보면 불과 한 달여 사이에 7744명이 새 유권자로 등록됐었다. 이 같은 현상은 얼마 안 되는 유권자수로 반쪽 보궐선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키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와 유사한 숫자가 또 투표를 하지 않았다. 이는 상당수 유권자가 선거 기간 중에 투표를 하지 않기로 마음을 돌려먹었거나 아예 처음부터 무관심한 유권자를 선거로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직선제 선거로는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다.

반면 전혀 예상을 못할 일이 또 벌어졌다. 유권자들의 투표의지가 강한 면이 함께 보이는 대조적인 현상이 함께 나타났다. 당초 세 후보의 득표율이 박빙일 것이라는 예측이 완전히 깨진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1위 후보와 2~3위 후보의 격차가 예상보다 대단히 컸다. #김구 당선자가 6419표를 획득하면서 41.5%(투표자 1만5473명, 무효표 451표 포함)의 득표율을 보이며 2위와는 2055표(28.2%), 3위와는 2180표(27.4%) 차이를 냈다. 본지도 ARS 출구조사에서 조사결과가 너무 놀라워 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발표 자체를 할지말지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다. 하지만 1위후보 득표수가 커 과감히 ‘당선 확실시’로 발표했다. 그 결과 1위 후보는 0.3%P(무효표 포함), 2위 후보는 0.5%P 차이로 거의 정확하게 맞췄다. 다만 2~3위 후보가 박빙을 보이면서 3위 후보만 3.1%P 차이가 나자 순위가 바뀌었다.

이처럼 특정 후보에 대한 적극적 투표의지가 강했다는 것은 다른 말로 투표자에 한해서는 이번 선거에 기대와 관심이 컸다는 의미도 된다. 그런 점에서 김구 당선자는 두 가지를 잘 바라보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하나는 아예 무관심했던 투표 불참회원 7883명을, 또 하나는 자신을 지지해준 6419명을 함께 아우를 눈과 귀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다른 후보 지지표인 8603표도 포함해서 말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아우른다는 것이 모두가 좋은 게 좋은 식으로 물렁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지지도를 득표율 보다 높여가기 위해서는 지지파, 반대파, 무관심파 모두 위에 있는 분명한 대원칙을 제시하고 스스로 지켜가야 한다. 다른 것은 모두 제쳐두고라도 다음 두 가지라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선 인기에 연연하면 안 된다. 소신과 뚝심으로 약사직능과 약사사회의 발전을 위해 일로매진하는 것이 종국에는 지지도를 끌어올리고 무관심파와 반대파 모두를 끌어안는 터를 닦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약사사회 전반의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 초기에는 수많은 난관이 봉착할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이기에 반드시 해야 한다는 여론이 폭넓게 잠재돼 있는 것을 알고 직시해서 간다면 그것이 지지도를 올리는 확실하고 유일한 길이다. 약사사회 저변의 대다수 침묵하는 여론은 지금 그런 지도자를 원한다.

또 하나는 명예욕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삭발을 하고 1인 시위를 하면서 단식까지 해온 정신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약국과 약사는 지금 안팎으로 최대의 위기상황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면 약사회장이 명예로 간주되는 권좌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이 말은 집행부에 둘러싸인 회장이 안돼야 한다는 충고다. 그래서 1차 작업은 일정 부분의 인적쇄신을 통한 새로운 조각이 꼭 필요하다. 전임 집행부의 맥을 잇는다고 해서 이를 유야무야 넘긴다면 그것이 바로 인기에 영합하고 명예에 연연하는 반증이다. 약사회 핵심 포스트를 그대로 두고 간다면 새 회장은 잔여임기 동안 자리만 채우고 가는 무능한 사령탑임을 스스로 홍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1년 반의 짧은 임기가 통상의 3년 임기 보다 더 값지기 위해서는 개혁 추진 일정이 빠르고 단호하고 분명해야 한다. 어물쩍 거리면 무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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