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제약사 후계자와 신비주의
- 이석준
- 2023-12-12 06:00:51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다만 이들의 모습은 좀처럼 관찰하기 힘들다.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며 인터뷰를 추진하려 해도 홍보팀으로부터 '아직 때가 안됐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관련 기사 작성으로 오너 3세 사진을 달라고 하면 '없다'는 피드백이 돌아온다. 설마 후계자 사진 한 컷이 회사에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황당한 일도 많다. 일례로 대형 A사 3세는 공식석상인 주주총회에서 기자가 사진을 찍자 급히 달려와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해당 기업의 오너 3세이자 단독대표다. 위치에 오른 만큼 외부 노출은 필연적이지만 극도로 노출을 꺼렸다. '신비주의' 단어가 떠오른다.
이해는 된다. 후계자는 단독대표 등 직급, 직위는 높지만 아직 어리다. 30대 후계자도 최근 많아졌다. 회사 입장에서는 공식석상에 노출됐을 때 행여나 섣부른 발언으로 구설수를 탈까 걱정할 수 있다. 상장사는 오너 일가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요동칠 수 있어 조심 또 조심 그 자체다. 이런 교육을 받은 후계자도 자연스레 몸을 사리는 습관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3세 김정균(38) 보령 대표의 행보는 눈에 띈다. 여느 제약사 3세와는 달리 신비주의를 벗고 현장과 직접 소통하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올 초 주주총회에서 직접 주주와 만나 우주 사업 계획을 공유했다. 최근에는 미국우주산업 컨퍼런스(ASCEND)에도 참가해 우주 사업 기조 연설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그룹 창업주 김승호 회장 손자이자 김은선 회장 장남이다.
중소형제약사 B, C사의 행보도 흥미롭다. B사 오너 2세는 최근 기업설명회 주제발표를 맡았다. 평소 친분이 있던 그에게 직접 발표하는 대표를 오랜만에 봤다고 인사를 건네자 오너의 발언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또 향후 실적에도 자신이 있어 직접 나섰다고 했다. 오너는 시장과 직접 소통하고 책임을 지는 자리라고도 했다.
C사 오너 3세는 시상식 행사에 직접 참여했다. 대부분 실무자를 보냈지만 그는 달랐다. 기자도 말로만 듣던, 공시로만 만났던 오너 3세를 보고 명함을 건넸다. 역시나 명함을 가지고 오지 않았지만 으레 오너 3세들의 행보가 그랬기에 그려러니 했다. 하지만 30분 뒤 곧바로 자신의 연락처를 기자에 공유했다. 향후 소통을 하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로 해석됐다.
제약업계는 바야흐로 오너 3세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태생이 늦은 곳은 오너 2세, 빠른 곳은 오너 4세까지 가업승계가 이뤄졌다.
다만 아직까지도 아버지 영향력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오너 3세들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경우가 많다. 최대주주, 단독대표 등 사실상 실권을 잡았지만 이래저래 신비주의가 여전하다. 시대는 변했다. 가업을 이어받으려면 과감히 신비주의를 벗어던지고 회사의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 오너의 시장 소통 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토시닙정 54.3% 최대 인하폭…애엽제제 74품목 14%↓
- 2약가개편 충격파…창고형약국 범람...비만약 열풍
- 3약가 개편, 후발주자 진입 봉쇄…독과점·공급난 심화 우려
- 4개설허가 7개월 만에 제1호 창고형약국 개설자 변경
- 5급여 생존의 대가...애엽 위염약 약가인하 손실 연 150억
- 6공직약사 면허수당 100% 인상...내년부터 월 14만원
- 7엄격한 검증과 심사기간 단축...달라진 바이오 IPO 생태계
- 8약국서 카드 15만원+현금 5만원 결제, 현금영수증은?
- 9[2025 10대뉴스] ⑥위고비 Vs 마운자로...비만약 열풍
- 10비베그론 성분 급여 도전...베타미가 제품들과 경쟁 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