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4 03:49:52 기준
  • 임상
  • #GE
  • 부회장
  • 허가
  • 배송
  • #임상
  • 제약
  • 연말
  • 등재
  • 상장

"나를 이기는 비행, 실패는 없다"

  • 허현아
  • 2009-02-19 06:44:44
  • 패러글라이더 김은철 약사(강릉아산병원)

비행중 찍은 셀카. 김은철 약사
“내 몸을 던져야 산다!” 불굴의 도전정신을 선명하게 압축한 듯한 이 말에 의지해 100여번 이상 하늘을 날아오른 사나이가 있다.

강릉아산병원 ‘레포츠의 제왕’ 김은철 약사(35). 창공의 최면을 무기로 고소공포증을 이기고, 땅의 시름을 훠이훠이 떨치는 그는 실패를 모르는 ‘간큰 남자’다.

“절대 실패하지 않겠다는 생각만 했고, 지금도 그래요. 두렵다고 멈칫하다간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과감하게 몸을 던져야 오히려 안전하더라고요.”

고소공포증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패러글라이더’의 단순한 비행철학. 400~500여미터 절벽 아래로 몸을 던져 1000여미터 상공으로 짜릿하게 날아오르던 첫 비행의 추억을 그는 이렇게 회상했다.

“첫 비행을 하던 날, 줄이 끊어지지 않을까 무섭다는 생각도 물론 했었죠. 하지만 막상 동력 없이 바람의 상승기류에 몸을 실어 오르면 더 높이 올라가고 싶은 생각 뿐이에요. 땅에선 볼 수 없는 장관의 매력에 중독됐다고 할까요?”

동화의 한 장면처럼 3차원적으로 세상을 조망할 수 있는 신비감, 손톱만한 사람과 사물의 풍경에 취하기 앞서 위기의 순간은 없었을까.

“나뭇가지에 긁히고 땅에 쓸리는 단순한 상처가 있을 뿐, 생각처럼 위험하지 않다”고 자신하는 그에게도 초보시절, 아찔한 추억은 있었다. 바람을 업고 날아 풍향과 하나가 되어야 하는 비행의 기술에 미숙한 나머지 바람의 속도에 실려 고압선에 걸릴 뻔 했던 일은 희미한 두려움도 새겨 놓았다.

하지만 철저한 안전교육과 반복 비행으로 다져진 그는 기체에서 ‘셀카’를 찍을 만큼 여유만만. 이제는 한술 더 떠 ‘스카이다이빙’을 꿈꾼다.

사시사철 즐기는 스키, 스노보드, 자전거, 인라인에 산악활동으로 모자라 1000여 미터 창공에 자기 공간을 따로 둔 자유인.

프로그래머 뺨치는 실력으로 직접 만든 행정 프로그램을 조제업무에 도입하고, 자기 전엔 e-book으로 독서를 즐긴다는 그는 분명 범상치 않다.

“활공장에 나가면 기다리는 것이 예삿일이에요. 기후 조건이 늘 좋을 수 없으니, 자연이 허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죠.”

자연의 가르침에 순응하면 최고의 선물을 만끽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미래에 성큼 다가선 그의 다음 도전은 언제쯤 이뤄질까.

사지를 활짝 펴고 구름 위를 나르는 ‘스카이다이버’의 생생한 희열도 조만간 ‘셀카’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