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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합판정-자진취하, 행정처분은 '극과 극'

  • 천승현
  • 2009-03-30 06:19:34
  • 재평가대상 시장 철수 속출…유통금지 등 강제해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26일 2007년 생동재평가 및 지난해 진행한 태반제제 임상 재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생동재평가 결과 전체 대상 2095품목 중 14품목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허가 취소 및 회수·폐기조치를 받았으며 67품목은 3차에 걸쳐 생동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시장에서 퇴출됐다.

태반제제는 28품목 중 4품목이 유용성을 입증하지 못해 허가취소 및 유통품에 대한 회수·폐기조치까지 내려졌다. 1품목은 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판매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다.

재평가 결과, 무더기 자진취하 초래

재평가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재평가 진행 과정에서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철수한 제품이 예상보다 많다는 점이다.

생동재평가의 경우 전체 대상의 43.9%인 926품목, 태반제제는 28품목 중 21.4%인 6품목이 허가를 자진 취하한 것.

태반제제 임상재평가 및 생동재평가 진행 과정에서 전체 대상 2123품목 중 무려 43.9%에 달하는 932품목이 자발적으로 시장 철수를 결정한 셈이다

재평가 과정에서 상당수 제품이 허가를 자진 취하하는 것은 흔하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2009년 생동재평가 대상 886품목 중 계획서를 접수받는 단계인데도 이미 100여개 품목이 허가를 자진취하하거나 수출용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재평가 대상에서 벗어났다.

이들 중 상당수 제품은 생동시험 등 재평가에 소요되는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시장성이 없는 품목은 차라리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득이라고 판단, 자진취하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평가 계획에 따라 생동시험을 진행했는데 정해진 기간내에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자 행정처분 대신 자진취하를 선택하는 경우도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진취하 품목, 형평성 논란 제기

문제는 재평가 자료를 제출한 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과 행정처분을 피하기 위해 자진취하한 제품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두 제품 모두 품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극과 극의 결과로 이어진다.

정해진 기간내에 성실하게 생동시험 및 임상을 진행, 자료를 제출했는데 공교롭게도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되면 불량 의약품이라는 빨간 딱지에 허가취소뿐만 아니라 유통제품 회수·폐기라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재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자 행정처분을 모면하기 위해 자진취하를 결정하면 제품 명단도 공개되지 않을뿐더러 시중에 유통중인 제품은 판매가 가능하게 된다. 태반주사와 같은 비급여 약물은 기존에 생산한 분량은 팔 수 있다는 얘기다.

산술적으로 자료를 제출할 경우 허가취소가 명확한 경우 자진취하하는 게 낫다는 계산이 가능한 셈이다.

특히 이번 태반 재평가 및 생동재평가 대상에 오른 일부 제품은 임상 및 생동시험을 진행했는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해 허가취소 행정처분 위기에 처하자 재평가 제출 마감일에 임박해 자진취하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허가취소 행정처분도 받지 않을뿐더러 기존에 생산한 분량은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한 품목은 부적합 판정을 받아 허가취소 및 회수·폐기조치를 받게 되는데 허가취소를 피하고자 자진 취하한 제품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는 점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토로했다.

‘허가취소 대신 자진취하 선택’ 인식 팽배

물론 자진취하의 허점을 이용하는 업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 같은 도덕 불감증 행위가 발생하는 것은 자진취하에 대해 관대하게 적용하는 식약청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제약사들이 자사 제품에 대한 자진취하를 신청하면 식약청에서는 사유도 묻지 않고 이를 받아주고 있다.

또한 자진취하는 행정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자진취하 품목은 공개가 되지 않으며 식약청에서 의약품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 이지드럭(ezdrug.kfda.go.kr)에서도 자진취하 제품은 검색조차 불가능하다.

생동재평가의 경우처럼 부적합 자료를 제출할 경우 허가취소로 이어져 회사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자진취하는 서류가 접수됨과 동시에 파악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진취하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는 인식이 업계에 팽배하다.

오히려 자진취하를 하지 않고 자료를 제출했다가 허가취소를 받은 업체들이 어리석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다.

제약업계내에서도 허가취소 및 회수·폐기조치를 받아야 되는 품목이 미리 허가를 취하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해당 약물을 복용했던 환자들에게도 비난받을 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식약청 “자진취하, 문제 삼을 수 없어”

이에 대해 식약청은 제약사가 자발적으로 허가 취하를 신청하면 모두 받아주는 게 원칙이며 이러한 절차가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가 자발적으로 시장 철수를 결정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없다는 것. 단 행정처분에 계류 중인 제품은 자진취하가 불가능하다.

이는 시장 철수가 해당 제품에 허가취소 못지 않은 강력한 처벌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굳이 자진취하에 제한을 둘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배경에 깔려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제약사가 일정 금액의 비용 및 상당한 시간을 들여 개발한 제품이 낮은 시장성 등을 이유로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데 대해 이유를 캐물을 필요가 없지 않냐”고 말했다.

물론 자진취하의 허점을 이용, 일부 비양심적인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단순히 의심만으로 해당 제품의 자진취하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하는 등의 제한을 두기도 어렵다는 것.

또한 자진취하 품목이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에 회수·폐기 조치까지 내리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게 식약청 측의 설명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자진취하 제품의 리스트 공개는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일부 제품이 의심간다는 이유만으로로 회수·폐기와 같은 후속조치를 취하는 것은 대다수의 정상적인 제품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자진취하 품목도 회수·폐기해야"

이와 관련 업계에서도 자진취하 품목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재평가 자료 제출일이 임박한 경우처럼 취하 사유가 의심스러운 경우는 자진취하를 받지 않고 행정처분을 받게끔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자진취하 제품에 대해서는 더 이상 유통되지 않도록 회수·폐기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앞으로도 허가취소 행정처분이 명확한 경우 자진취하를 통해 이를 모면하려는 업체들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자진취하 직전에 대량으로 시중에 유통시킨다 하더라도 이를 제한할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물론 자진취하 제품에 대해 회수·폐기까지 적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제품에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겠지만 어차피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면 유통중인 분량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한다는 지적이다.

국내사 한 실무자는 “제약사가 허가를 취하한 것은 더 이상 판매하려는 의사가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식약청이 해당 제품에 대해 회수·폐기도 고려해야 하는 게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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