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기 쉽고 규제 덜한 건기식...일반약이 외면 받는 이유
- 강혜경
- 2024-01-09 17: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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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기식의 역설…흔들리는 일반약③
- "들이는 공은 큰데…" 인 풋 대비 작은 아웃 풋, 제약사도 고민
- "가격비교 골치" 약국도 눈 질끈…'3% 파이 키울 수 있다'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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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이 가까스로 더딘 성장을 보이는 사이 건강기능식품은 날개를 달고 점차 시장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평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요인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깐깐한 규제에 갇힌 일반약에 비해 건기식이 가지는 유연성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일반약의 경우 개발부터 광고·마케팅까지 규제를 받는 반면 건기식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다. 또 그때 그때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출시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판매 채널을 다각화 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아플 때 먹는 약, 안 아플 때 먹는 건기식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우리나라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이 '연 1회 이상' 건기식을 구매하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건기식 산업 역시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2018년 500개였던 업체 수는 2022년 566개로 늘어났으며,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74억원으로 확인됐다. 연 매출액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업체 비율이 지난 5년 간 평균 65.9%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상위사의 경우 매년 가파른 매출 증대를 보이고 있다.
구매 금액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기능성 원료는 '홍삼'이었으며 ▲비타민(종합 및 단일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EPA·DHA 함유 유지(오메가-3) ▲체지방감소제품 ▲단백질보충제 ▲당귀추출물 ▲콜라겐 ▲밀크씨슬추출물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 소비자들이 건강을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아프기 전부터 관리를 한다는 것이다.
"100억 매출 어렵다"…개발부터 광고까지 '산넘어 산'
일반약을 주력으로 하는 제약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유는 쉽게 말해 인풋 대비 아웃풋이 적다는 것이다. 허가 관리부터 광고까지 과도한 규제가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성분 제제 관련 임상문헌·논문 등을 근거로 별도 허가 신청을 받아야 국내 시판허가 권한을 획득할 수 있는 데다 임상재평가 기준 역시 까다롭다 보니 첩첩산중이다. 고액을 투자해 시장에 제품을 출시해도 제한이 많아 인지도나 홍보 측면에서 숙성기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0억원 매출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장장 10~20년을 쏟아부어야 하는 셈이다.


'의약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허위·과장 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의약품 오남용을 예방하겠다'는 목적이 깔려있지만, 점차 타이트해지는 광고 규제로 인한 속앓이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의약품광고자율심의위원회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는 비율 역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의약품광고자율심의위원회가 매주 접수된 광고물을 심의해 ▲적합 ▲수정적합 ▲수정재심 ▲부적합 ▲반려 결론을 내리는데, 최근 3년 새 부적합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총 광고 심의 건수 대비 부적합 비율을 살펴보면, 2021년의 경우 8306건 가운데 141건(1.7%)이, 2022년은 9245건 가운데 85건(0.9%)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2023년에는 7995건 가운데 247건(3.2%)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부적합 비율이 높았던 지난해의 경우 적합은 4588건, 수정 후 재심의를 받은 건수는 3160건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제약사가 일반약과 유사한 명칭의 건기식을 출시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판매하는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다. 우루사를 떠올리게 하는 '우루샷', 임팩타민을 연상하게 하는 '임팩타뮨', 경옥고가 떠오르는 '경옥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대중 광고는 소비자 입장에서 쉽고 재미있게 느껴야 하는데 허가 사항으로 쓰이지 않는 면역, 스트레스와 같은 단어를 일체 쓸 수 없고 먹는 장면 등 금지된 이미지도 많아 일반약 광고는 늘 딱딱하고 진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물론 건기식과 일반약은 엄연히 차이가 있고, 소비자들도 일반약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은 편이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건기식에 비해 일반약 광고 규제는 과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건기식 광고가 범람하면서 소비자의 일반약 선택권이 침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재훈 전북대 약학대학 교수는 "건기식과 일반약은 성분이 중복되는 영역도 있는데 건기식은 식품이고 일반약은 의약품에 속한다는 이유로 일반약이 과다한 규제를 받고 있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대원 대한약사회 부회장도 "많은 제약사에서 의약품이 아닌 동일성분 건기식으로 허가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로 인해 동일 성분이지만 일반약, 건기식이 혼재하면서 관리 체계가 불명확하고 점점 관리가 쉬운 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약, 가뜩이나 마진 없는데…"가격비교 골치"
약국도 일반약 앞에서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이 얻는 정보가 많아지다 보니 지명구매가 늘어나고, 셀프메디케이션 추세에 맞물려 약국도 오픈매대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차 역매품이라는 의미조차 퇴색하고 있다는 게 약사들의 얘기다.

지역의 한 약사는 "가격비교가 가장 큰 골치다. 최근에는 인터넷 검색 몇 번이면 값 싼 '성지약국' 정보가 나오고, 영수증 인증을 통해 최저가를 찾아주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며 "동네약국의 일반약 판매는 더욱 줄고 있다"고 말했다. 급하게 필요한 소화제나 해열진통제 1~2통은 가격 비교 없이 구매할지라도 개수가 많아지거나 영양제 등이 포함될 때는 '성지약국'을 찾는 게 보편화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이 약사는 "특히 건기식 시장 가운데 약국이 차지하는 포션이 3% 밖에 되지 않다 보니, 이 포션을 키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나오다"면서 "소위 학회나 체인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약국의 경우 환자의 약력이나 건강상태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도 약국이 갖는 강점 중 하나다. 약국은 환자의 복용 약력을 토대로 복용할 건기식을 조합해 주고, 관리해줄 수 있는 측면에서 기타 판매처보다 우위를 갖는다는 것.
이 약사는 "일반약은 약사 고유의 영역으로 포기해서는 안되는 부분"이라며 "다만 제약사의 탈 일반약화, 소비자 인식 변화, 일반약 취급에 있어서 한계점에 대해서는 제약과 약국이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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