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약값빼기 급물살…내주 윤곽 나올듯
- 최은택
- 2009-08-24 06: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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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TFT, 28일 워크숍…제약 구조조정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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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R&D 힘쓰라더니 종잣돈까지 내놔라?" 침통
“내막을 모르니 답답할 뿐이다. 이 상태로는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제네릭 약가가 핵심 타깃인 것 같다. 연구개발을 확대하라도 해놓고 종잣돈까지 뺏겠다는 거다. 방향을 잘못 잡아도 한참 잘못 잡았다.”
제약업계가 뒤숭숭하다.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 도입에 이미 기력이 쇄진한 터에 거대한 ‘쓰나미’가 밀어온다는데도 속수무책이다.
“제약사들이 빌미를 제공한 것도 사실이다. 인정한다. 하지만 과거만 얘기할 게 아니라 앞으로도 봐야 하지 않나. 연구개발을 확대하려고 해도 밑천이 있어야 하는 데 여력이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라는 식 아닌가?”
국내 제약사 한 중견간부는 이렇게 끝간데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는 정부의 의약품 정책에 대해 불멘소리를 쏟아냈다.
그도그럴것이 복지부 ‘의약품 가격 및 유통선진화 TFT’의 의제는 사실상 제약산업 구조조정의 서막을 예고하고 있다.
"9월 중 개선안 마련하자"…마음 급해진 정부

이 기간 동안 공무원을 주축으로 매주 회의를 열어왔고, 의약단체와 제약계 단체가 참여하는 정책협의회는 두번 개최됐다.
반면 전문가그룹인 정책자문단은 일부 개별 자문 이외에 전체 회의를 아직 한번도 갖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TFT는 본격적인 속도전에 들어간다. 임종규 팀장이 앞서 예고했듯이 다음달 중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TFT는 오는 28~29일 정책협의회 워크샵을 태평양화학 신갈 연수원에서 갖기로 했다.
이 워크샵에서 TFT가 의제화할 제도개선 방안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정부 측 한 관계자는 “워크샵에서 나온 의제를 중심으로 정책자문단 회의를 거친 뒤 개선안이 확정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예상되는 의제들=TFT 의제들은 이미 윤곽이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일 정책협의회에서는 현행 약가등재시스템의 문제점이 토의에 붙여졌고, 직전 회의에서는 등재시스템 외에 실거래가상환제, 약가 사후관리제도(기등재목록정비) 등 약가조정제도, 신약 등 약가우대 정책, 리베이트 근절대책 등을 순차적으로 논의키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그러나 속도전을 통해 이 5개 의제를 일괄 논의하기 위해 워크샵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 의제들 중 제도개선의 방점이 어느 곳에 찍힐 것인가다. 개선 필요성이야 매 한가지겠지만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우선 순위가 매겨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책협의회에 참여하는 한 위원은 “정부는 복제약값에 거품이 있다. 제약사에 유리하고 거꾸로 국민들에게 손해라고 강조했다”면서 “약제비 절감에 TFT의 목표가 있고, 제네릭 약가에 거품이 있다는 가설로부터 모든 문제의식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TFT의 정책방향의 최우선 순위가 제네릭 약가를 낮추는 데 맞춰져 있다는 관측이 우세한 이유다.
제약업계 한 소식통도 “윗선(청와대?)에서 의지가 워낙 강하다고 들었다. 특히 제네릭 약가산정 기준 개선과 실거래가상환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손질 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제네릭 가격 대폭인하…저가약 처방 인센티브 핵심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제네릭 약가를 오리지널 대비 현행 68%에서 절반이하까지 낮추고 등재순위에 따른 약가체감제를 없애는 것이다.
제약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등재비율을 연차별로 낮추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를 들어 오리지널의 68%로 돼 있는 보상비율을 50%까지 하향 조정키로 하고 3년에 걸쳐 매년 6%씩 낮춘다는 식의 시나리오다.
오리지널 또한 제네릭 등재시 현 80%보다 더 낮게 인하될 가능성도 타진해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통상 문제가 걸려있어 제네릭에 손을 쓰는 것 만큼 오리지널에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자칫 제네릭만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제네릭 약가손질과 함께 유력하게 제기됐던 ' 평균실거래가제', ' 참조가격제' 등은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꺼번에 제도를 뒤집어 엎기에는 신경써야 할 부담요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의료계의 지원=이번 TFT 회의에서 눈에 띠는 것은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관계자들이 정부를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위원은 정부식대로라면 약가거품으로 인해 발생한 이익의 최대 수혜자는 의료계일텐데 제약계를 몰아세우면서까지 정부를 두둔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략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양자간의 ‘입맞춤’ 흔적들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실제 이번 TFT에서는 제네릭 약가를 낮추는 것 만큼이나 ‘저가약 처방 인센티브’, ‘저가 구매 인센티브’ 제도화 부분이 크게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이 오리지널 등 비싼 의약품 대신 저가약을 처방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인센티브 도입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처방총액 인센티브제는 이미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저가구매 인센티브는 복지부가 법제화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제도다.
의료계와 정부가 뭔가 입을 맞췄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는 절감된 약제비 중 일부를 개별 요양기관에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또 다른 일부는 수가인상이나 행위료에 반영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
물론 아직까지 밝혀진 바는 없다.
◇제약계의 우려=상황이야 어찌됐든 TFT의 개선안은 제네릭 위주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국내 제약산업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 중소제약 임원은 “이대로 가면 업을 이어 갈 수 없다. 좋은 말로 제도개선이지 강압적인 구조조정과 다르지 않다”고 우려했다.
다른 제약사 중견간부는 “제네릭 약가산정 기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인정한다. 체감제도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상위제약사들은 이미 신약이나 개량신약 등 기술력을 필요로하는 제품으로 파이프라인을 교체하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그렇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도 기술개발을 유인할 어떤 조치도 마련해 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채찍만 있고 당근은 찾아 볼 수 없다는 얘기다.
또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제네릭에 대한 약가보상이 사라지면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을 위한 종자돈을 마련할 여건이 사라진다. 그렇다고 정부가 구체적으로 R&D 지원을 확대하거나 실효성있는 지원책을 내놓은 것도 없다”면서 “대책없이 채찍만 휘두르다가 산업전체의 발전을 가로막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상위제약사는 표정관리"…제약계 이해관계 달라
하지만 개별 제약사간 이해관계 또한 같아 보이지 않는다.
실제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와 약가정책이 신속한 산업재편과 구조조정을 가져올 경우 상위 제약사와 경쟁력 있는 이익구조를 갖고 있는 제약사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소 제약사 한 관계자는 “최근의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상위 제약사를 위한 구조개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해당 제약사들 또한 겉으로는 우려감을 표하고 있지만 표정관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도 “상위제약사와 중소제약사, 다국적 제약사간 이해가 엇갈린다”면서 “저마다 주판알을 튕기면서 대응하는 모습인데 중소제약사의 경우 활로가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네릭 약가거품이 사라지길 내심 바라던 다국적 제약사들도 시름이 없지는 않다.
제네릭 약가인하가 어떤 방식이든 특허만료된 오리지널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데다, 저가약 처방 인센티브제 등이 제도화 될 경우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국적 제약사 한 관계자는 “정부 논의가 복합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국내와 외자를 떠나 모두에게 이로울 게 없는 구도로 나아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약산업 구조조정=이번 TFT의 방향성과 관련해 간과됐던 것이 있다.
정부는 이미 간접적으로 제약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제약사와 도매업체들이 너무 많다면서 과당경쟁을 문제삼았던 것 자체가 공급과잉에 따른 비효율과 중복투자에 대한 비판의식에 기반한다.
리베이트 척결과 제네릭 약가보상 축소, 연구개발에 대한 보상(인센티브) 확대는 경쟁력 있는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해 나가겠다는 의지에 다름아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2007년 제약산업 보고서에서 오는 2012년까지 적어도 30% 이상의 제약사들이 구조조정의 위협에 노출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TFT는 그 전망에 한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업계 한 전문가는 "과거의 방식에 집착하고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미래가 없을 것이다. 제약산업은 짧은 시간동안 환골탈태의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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