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2 17:57:05 기준
  • 규제
  • AI
  • #제품
  • 약국 약사
  • #수가
  • 허가
  • 인수
  • 의약품
  • #염
  • 글로벌

건보재정은 블랙홀…정부 "조제료도 덜어내라"

  • 강신국
  • 2011-04-25 06:55:00
  • 줄일 곳 뭐든 손본다…약사들 "720원은 상대적 수치"

"이 약은 항생제로 세균을 없애주는 약으로 위장장애가 있을 수 있으니 꼭 식사하고 드세요. 빨간색 약은 위장 장애 질환을 줄여주는 약입니다."

서울 강남에서 중앙약국을 운영하는 이준 약사. 이 약사는 한 손에 볼펜을 들고 밑줄과 메모를 하며 환자에게 약물 정보를 전달한다.

특히 초진환자가 오면 이 약사의 복약지도는 더 길고 자세해 진다. 이 약국에서 복약지도를 받은 환자가 720원이 비싸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정부의 의약품관리료와 병·팩단위 조제료를 인하 추진과 복약지도료를 50% 삭감하자는 공단 보고서가 공개되자 약국 조제료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공중파 방송과 일간지도 건당 720원의 복약지도료에 대해 잇따라 문제제기를 하면서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로 신음하는 약사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쟁점은 무엇인가= 간단하다. 환자들은 조제건당 720원을 지불하지만 과연 720원이라는 금액 만큼 복약지도를 받고 있냐는 것이다.

또한 처방일수로 산정되는 의약품관리료를 복약지도료와 같은 방식으로 조제건수를 기준으로 약사들이 받는 수가를 낮추자는 주장이다.

현재 조제일수로 산정되는 병팩단위 조제료를 1일분으로 묶는 방안도 의약품관리료 조정과 한 세트다. 모두 복지부 안이다.

그러나 복약지도료 논란은 공단이 발주한 연구용역보고서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실제 정책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환자들이 복약지도료를 지불한다는 사실이 공론화됐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반면 의약품관리료와 병·팩단위 조제료 조정은 조만간 열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산정될 예정이다. 인하 조치가 가시화됐다는 이야기다.

약국 입장에서 복약지도료 문제는 장기적인 과제이지만 의약품관리료와 병팩단위 의약품 조제료 인하는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약국 조제료에 대한 언론의 시각은 = ▲'약국 조제료가 건보재정 악화 시킨다'(한국일보 4월14일자) ▲'식후 30분후에 드세요...약사 복약지도료 720원의 비밀'(중앙일보 4월18일자) ▲부실한 복약지도에 3100억원?...근본대책 요구(SBS 4월18일) ▲말 몇마디에 720원?...복약지도료 한해 3천억(MBC 4월18일)

이달에 쏟아진 약국 조제료에 대한 일간지와 공중파 뉴스기사다. 의약분업 이후 행위별수가제 하에서 무려 11년간 약국에 지급된 복약지도료가 왜 이슈화됐을까?

언론사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아이템이다. 국민들이 낸 돈으로 운영되는 건보료가 3000억원이나 지출됐는데 제대로 된 복약지도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슈화되기에 필요충분조건을 갖췄다.

중앙일보에 보도된 약국조제료 관련 기사
그러나 약사들은 언론사들의 자발적인 이슈화가 아니라고 본다. 즉 조제료 조정을 위한 여론정지 작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에 지역약사회서는 이같은 언론보도를 비판하는 성명서도 나왔다.

경기 부천시약사회는 23일 "약사 직능 흠집 내기와 고의적 폄하 여론몰이로 건보 재정 절감을 운운하는 악의적이고 편파적인 언론 태도에 강력 항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약사회는 "종합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3시간 대기 1분 진료'가 다반사에 심지어 의사 면담 없이 처방전만 발급받는 경우조차 진료비는 물론 특진료까지 받아내는 병원 현실도 지적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전체 보건의료의 구조적 현실은 외면한 채 특정 직능인의 도덕적 해이가 전부인 양 호도하는 현실이 억울하다는 것이다.

◆조제료에 대한 약사들의 생각은 = 복약지도료는 받는 환자나 하는 약사에게 상대적인 개념이다. 물품교환이 아닌 정보전달에 대한 비용이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 신광식 보험이사는 "최근 물가 상승으로 약국 직원 인건비를 비롯해 소모품 등 각종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며 "사실상 약국 수가인상은 물가인상분 반영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복약지도의 부실이 있다는 지적도 사실이지만 복약지도에는 환자와 대화하는 시간이 다는 아니며 복약지도를 위한 사전 준비와 환자의 약력 검토, 사후에 걸려오는 환자의 상담전화에 응대하는 시간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계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 이사는 "새롭게 시작된 DUR서비스의 경우에 업무의 진행 뿐 아니라 문제의 해결을 위한 통신과 시간 비용 등 분명한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전혀 보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조제료의 조정이 필요하다면 이러한 잉여와 손실을 종합적이고 실증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국약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서울 서초의 P약사는 "3분이됐던 30초가 됐던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복용약물에 대한 환자 이해가 이뤄졌다면 복약지도료 720원의 가치는 발생한 것"이라며 "720원이 오히려 낮게 산정된 것 일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즉 무형의 정보의 전달하는 행위에 값을 매긴다는 현행 수가산정 방식에서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조제료 인하 논란에 무대응으로 일관한 대한약사회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남 목포시약사회는 "약대 신설 증원부터 비롯해 일반약 약국 외 판매와 조제료 삭감 문제에 이르기까지 대한약사회가 보여 왔던 무능과 무기력 그리고 무책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