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1 19:29:31 기준
  • #제품
  • #평가
  • #병원
  • #3년
  • #제약
  • 허가
  • #염
  • #허가
  • #실적
  • 데일리팜
네이처위드

왜, 의약품을 과자처럼 팔아야 하나

  • 데일리팜
  • 2011-05-26 11:18:40

일반의약품을 과자처럼 아무데서나 팔도록 하자는 주장이 득세하자 대한약사회가 평일 5부제 약국 연장근무와 공휴일 순번제 근무를 정부측에 대안으로 내놓았다. 3500개 약국이 평일 자정까지 근무하면서라도 약국외 판매 만큼은 막겠다는 궁여지책의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안에 대해 정부측은 시큰둥하며, 일선 약사들은 나쁜 방법이라며 반발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 일부 약사들은 궐기대회를 통해서라도 사즉생의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약사회 집행부를 압박중이다. 슈퍼판매 논란이 멈추려면 "슈퍼판매가 허용되는 길 밖에 없다"는 자조섞인 말들이 약사 사회에서 떠돌만큼 슈퍼판매 주장은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범정부는 5월중 국민불편 최소화 방안을 현행법 안에서 마련하라는 수수께기 같은 주문을 냈고, 유사이래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주장해온 복지부는 범정부의 심기를 살펴가며 약사 사회의 통큰 조치를 내심 기다리고 있다. 슈퍼주장을 줄기차게 펴온 경실련은 거리 퍼포먼스로 슈퍼판매 여론이 임계점까지 오르도록 군불을 때고 있다. 뿐만 아니다. 배 아프다고 소화제 먹고, 머리 아프다고 진통제 먹다가는 병을 키운다면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해온 의료계는 침묵하고 있다. 일부 의료계 단체는 슈퍼판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마당이다.

우리는 일반의약품을 약국외에서 판매하도록 하자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약국외 판매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국민의 편의성보다 안전성이 우선적으로 지켜야할 가치라는 믿음 때문이다. 어떤 의약품이든지 포장을 열어 사용설명서를 살펴보시라. 효능 효과는 한줄인데 반해 부작용은 한참 읽어도 다 읽기 힘든 정도다. 이게 바로 의약품이다. 먹지 않는 것이 최상이지만,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먹어야 할 때만 적정하게 취하는 것이 바로 의약품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약국외 판매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약사들도 별말없이 판매한다거나 심지어 카운터까지 의약품을 판매하는 정도라면 슈퍼에서 팔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법이 있어도 지키지 않을 바에는 아예 법이 없는 것이 낫다는 말만큼이나 허무하다. 소비자가 묻고 싶을 때 바로 곁에 약사가 있는 것의 가치는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이런 면에서 보면 약사들도 '지금껏 일반의약품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통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일상의 반복으로 켜켜이 쌓인 관성 때문에 과자 취급을 하지 않았는지 말이다. 오늘 날 모든 잘못이 대한약사회의 무능에 있는 듯 말하는 약사들도 세상 변한 줄 알아야 한다. '복지부의 변절'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정부는 이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마땅하다. 의약품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그러면서 가급적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의약품 오남용을 막겠다면서 의약분업을 도입한 만큼 일반의약품을 시중 곳곳에 깔아서 오남용 되도록하는 일은 원천 차단해야 옳다. 동시에 전문교육을 시켜 면허로 독점적 권리를 부여한 약사들이 더 고급한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도록 한층 촘촘하게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약사들도 지금 누리고 있는 권리가 영원불변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주시하고, 평생 교육적 관점에서 지식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약사들의 권리와 의무를 보장한 약사법이 약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