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도 사람인데 점심 밥 만큼은 제 때 먹어야지"
- 데일리팜
- 2011-12-26 12:24:52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50] 아무리 바빠도 근무시작 5시간 되기전 식사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1일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가정했을 때 일반적으로 첫 2시간 이후 15분 동안 휴식하고 근무를 시작한지 4시간이 경과되면 최소 30분간 식사시간을 부여해야한다. 식사시간 이후 2시간이 지나면 다시 15분간 휴식한다. 예를 들어 8시에 근무를 시작하면 10시에 15분간 휴식하고 대개 12시에 30분간 점심을 먹고 2시 30분에 15분 휴식한 후 4시 30분에 퇴근하게 된다. 8시간에서 1분이라도 초과한 경우 시간당 임금의 1.5배가 지급된다. 테크니션은 15분간 두번 휴식하나 대개 관행상 약사는15분간 2회 휴식시간을 갖지 않는다.
평일에는 2명의 약사가 근무하기 때문에 점심시간이라고 해서 약사가 약국을 비울 일은 없다. 하지만 주말에는 약사 1명이 근무하기 때문에 점심시간 동안 약사가 약국을 비울 수 밖에 없다. 약국에서 일하는 테크니션이1명 뿐인 경우 약사와 테크니션이 점심을 동일한 시간대에 먹고 점심시간 30분 동안 약국 문을 닫는다. 테크니션이 2명 이상 일하는 경우 약국은 열려 있으나 환자에게 리필 처방약만 판매가 가능하고 신 처방약은 판매할 수 없다(이는 캘리포니아 신처방의 경우 약사 상담이 의무이기 때문이다).
약국 문이 아예 닫혀 있으면 오히려 불만이 없겠지만 문제는 약국은 열려 있고 처방약도 이미 조제되어 있는데 신처방이어서 약사없이는 판매할 수 없는 경우다. 이전 지점에서는 어떤 환자가 점심시간에 처방약을 찾지 못하자 스토어 매니저를 부르고 약국 사진을 찍고 그야말로 '생난리'를 쳤었다고 하는데 막상 점심시간이 끝나 약국에 돌아왔더니 나한테 한마디 불평 안하고 너무나 점잖게 처방약을 찾아가서 모두가 어리둥절했었다(양극성 장애 환자였나?).
얼마 전 내가 점심 먹으러 약국을 30분 비운 사이에 또 한편의 드라마를 찍었다고 한다. 드라이브-쓰루에 어떤 할머니가 처방약을 받으러 왔는데 약사가 약국을 비워서 신 처방약을 판매할 수 없다고 하자 드라이브-쓰루(drive-thru)에서 그 할머니와 테크니션이 십분이 넘게 실갱이를 했나보다. 그랬더니 그 할머니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리필 처방약을 받으러온) 환자의 남자 보호자가 차에서 뛰어나와 그 할머니와 싸우다가 심하게 위협하는 바람에 스토어 매니저가 경찰을 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경찰이 왔고 사태는 일단 진정됐다.

점심시간이 끝나 돌아왔더니 그 할머니를 위협했던 남자가 약국으로 들어왔다. 그가 말하길 어떻게 그 정도 실갱이로 경찰을 부를 수 있냐면서 내가 이 약국에 장인 처방약을 받으러 1년이 넘게 다녔으며 (명함을 내밀면서) 나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나를 폭력배로 간주할 수 있냐면서 스토어 매니저에게 불만을 접수해야겠다는 것이다 (매니즈먼트 팀에서 경찰을 불렀는데 스토어 매니저에게 불만을 토로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매니즈먼트 팀이 경찰을 부른 당사자임을 알자 다시 약국 카운터로 와서는 이번에는 본사에 불만을 접수해야겠다면서 본사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이기를 "I got strip-searched because they found a gun cleaner in my car trunk!(내 차 트렁크에서 권총 클리너를 발견해서 나를 샅샅이 수색했단말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쯧쯧. 당연하지…. 건 클리너(gun cleaner)를 차 트렁크에 가지고 다니니 옷을 벗으라고 하고 샅샅히 수색할 수 밖에. 권총을 자주 쓸 일이 있나 왜 건 클리너를 트렁크에 넣고 다녀? 경찰을 잘 불렀구만" 하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스토어 매니저가 월요일에 오면 다시 불만을 접수하라고 진정시킨 후 돌려보냈다.
이렇게 점심시간에 여러가지 사건이 발생하니 테크니션만 두고 약국을 비우려면 마음이 찜찜하지만 어쨌든 노동법상 부여된 점심시간이 아닌가. 점심시간에 대한 규정이 강화되기 이전에는 약국이 너무 바쁘면 8시에 근무를 시작했더라도 2시가 넘어야 점심을 먹기가 일쑤였는데 이제는 아무리 약국이 바빠도 근무를 시작한지 1시가 되기 전에 점심을 먹으러 나간다. 대개 5시간이 되기 직전에 뛰어나가 12시 59분에 겨우 "meal out(타임클락에 점심먹으러 나갈 때 선택하는 버튼)"을 찍는 경우가 많다.
점심시간에 대한 강력한 규정은 월그린에서 근무하는 약사 몇 명이 약국에서 점심시간을 제 때에 주지 않는다고 몇년 전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실제 내가 월그린에서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점심시간이 항상 예정보다 늦었었는데 이제 그런 일은 거의 없다. 약사도 사람인데 밥은 제 때 먹어야지. 응급실 의사가 밥먹으러 가서 응급환자를 볼 수 없다면 문제겠지만 동네 약국에서 약사가 점심 먹으러 나간 바람에 30분 기다려 항생제를 찾아간들 무슨 큰 일이 날까. 어쨌든 그 용감한 약사들의 소송 덕분에 제 때에 밥을 먹어서 좋다.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개편 약가 적용하니...플라빅스 시장 최대 1100억 증발
- 2먹는 위고비 등장…국내사 비만약 차별화 전략 재조명
- 3서류반품에 사전 공지도 됐지만…약가인하 현장은 혼란
- 4본업 이탈하면 퇴출…바이오, 엄격해진 규정에 상폐 우려↑
- 5캡슐 대신 정제…CMG제약, '피펜정'으로 복합제 차별화
- 6마약류 불법처방 만연...의사·약사·도매업자 적발
- 7심평원 약제라인 새 얼굴 교체...약가개편·재평가 마무리
- 8[데스크시선] 제약사 편의 봐주는 식약처 행정처분
- 9ADC, 폐암서 새 가능성 확인…잇단 실패 이후 첫 성과
- 10플랫폼 도매금지법 지연, 대자본 약 유통업 유인 부작용 키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