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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진단 경쟁의 역설…AI가 부른 '하드웨어' 과제

  • 황병우
  • 2025-09-29 06:22:16
  • 인공지능은 필수, 장비는 숙제…의료영상 시장 투트랙 전략 부상
  • 프리미엄 장비+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병행 전략 확산
  • AI 신기술 경쟁 '혁신·경제성' 함께 잡기 위한 기업별 해법 주목

[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영상진단 영역에서 인공지능(AI) 기술 접목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가운데 하드웨어 활성화도 업계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기술이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스펙의 장비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상황. 영상진단 장비가 대부분 고가인 만큼 기술 발전과 현장 접목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향후 경쟁에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KCR2025에 참여한 삼성메디슨, GE헬스케어, 필립스, 캐논메디칼 부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대한영상의학회 제81회 학술대회(KCR 2025)에서는 국내외 기업이 참석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삼성메디슨, GE헬스케어, 필립스 등의 기업의 경우 KCR2025에 맞춰 신제품과 신기술을 공개했다.

각 기업의 방식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공통적인 방향성은 영상 품질과 편의성 향상을 통한 의료진의 업무 부담 경감이다.

예를 들어 삼성메디슨의 초음파 장비는 스캔 중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행위를 최소화하고, 이상 소견을 디텍팅하여 표시해 줌으로써 임상의가 더 빨리, 더 자세히 병변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GE헬스케어의 장비들 역시 신장 크기를 자동으로 측정(Auto Renal Measurement)하거나, 스캔 중인 장기에 맞춰 복부 혈관의 컬러 세팅 및 최적화된 프리셋을 자동으로 변경해주는 어시스턴트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필립스 역시 듀얼 AI 엔진을 적용한 스마트스피드 프리사이즈를 통해 검사 속도는 최대 3배 빨라지고 영상 해상도는 약 80% 향상시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AI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현실적인 하드웨어 장벽에 부딪혀 빠른 임상현장 안착과는 조금의 간극이 있는 상태다. 이들 기술을 실제 임상에 도입하려면 고성능 컴퓨팅 자원이 선결 조건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GE헬스케어는 KCR2025를 통해 신 기술을 선보였다. AI기술을 통해 장기의 크기를 측정하거나 병변이 의심가는 곳을 특정할 수 있다.
하드웨어 병목, 임상 현장 AI 안착의 최대 걸림돌

실제 KCR2025 현장에서 만난 업계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임상에 성공적으로 접목하기 위해서는 고사양 하드웨어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AI는 본질적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ex. 포토샵의 버전 업그레이드)와 같지만, 실시간 고정밀 영상 처리를 요구하는 의료 환경의 특성상 하드웨어, 특히 중앙처리장치(CPU)의 성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글로벌 의료기기 업계 A 관계자는 "하드웨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주 기본적인 것도 처리를 못 한다"며, 저사양의 PC에 아무리 좋은 포토샵을 깔아도 늦게 돌아가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가령 최근에 구매한 영상 장비가 최고급 모델이라 하더라도 AI 기능의 고사양 요구치를 충족하지 못해 결국 AI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AI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옵션을 넘어, 고가 영상 장비의 하드웨어 사양 상향 평준화와 맞물려있는 셈이다.

다만 영상진단 장비 시장은 그 규모와 특성상 일반 IT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도입 주기를 갖는다.

초음파나 CT, MRI와 같은 장비들은 대부분 억대가 넘어가는 고가 장비이기 때문에, 구매 결정은 철저한 예산 작업과 장비의 사용 연한(수명)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진다.

대학병원과 같은 대형 의료기관에서는 내년 예산 계획과 기존 장비의 노후화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며, 장비를 작년에 구매했다면 올해 또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 B 관계자는 "고급 장비는 수십억 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구입 예산을 철저히 계획하기 때문에 이미 작년에 장비를 샀다면 당장 올해 또 바꾸기는 어렵다"며 "AI 기능도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기능의 유·무를 보고 선택하게 되고 기존에 쓰던 인터페이스와 연속성 유무도 중요해 교체 시기에 맞춰 필요한 기술을 골라 도입하는 형태가 더 많다"고 전했다.

필립스는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없이 소프트웨어인 스마트스피드 프리사이즈 기술을 적용해 검사속도와 영상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트랙 전략 가속…'소프트웨어+하드웨어' 동반 진화

이 때문에 의료기기 기업 역시 프리미엄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자사의 기술을 빠르게 안착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모습이다.

실제 필립스는 새롭게 선보인 스마트스피드 프리사이즈 기술이 기존 디지털 MR 장비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웠다. 장비의 교환 없이 연결된 컴퓨터 성능의 개선만으로도 기술 접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삼성메디슨도 소프트웨어 빔포밍 기술의 경우 하드웨어적인 변화 없이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시스템 확장 및 성능 향상 속도 또한 압도적으로 빠르다고 강조했다.

결국 많은 기업이 하드웨어 혁신에 집중해 기본 성능 자체를 끌어올리는 한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도 큰 성능 향상이 가능해, 교체 부담을 낮추는 등 투트랙 전략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A 관계자는 "AI기술이 발전할수록 하드웨어의 중요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용 등 영상 장비의 특성상 발 빠른 교체는 불가능하므로 교체 시기에 맞춰 점진적인 기술 적용이 이뤄지되 활용 속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고민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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