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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비대위구성, 본질 사라지고 정치 그림자뿐

  • 조광연
  • 2012-02-04 08:13:48

요즘 약사사회를 보노라면 '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가 떠오른다. 테러범이 곧 건물을 폭파시키겠다고 협박하지만 경찰과 군 관계자는 우왕좌왕 대책이 없다. '시간이 없다'고만 호들갑을 떤다. 경찰 관계자는 테러를 막을 수 없는 이유를 '100가지'도 넘게 주절거린다. 군 관계자는 뚱단지를 대책이랍시고 내놓다 면박 당하면 '사람을 불러야겠지?'라며 얼버무린다. 개그콘서트는 형식에 갇힌 우리 사회 전반을 풍자하는 코미디다. 그런데 요즘 약사 사회가 개그콘서트와 별반다르지 않다. 전체 약사들은 달(상비약 약국외 판매 반대를 통한 의약품 안전성 확보)을 가리켰는데, 리더라는 사람들은 손가락 끝을 바라보며 티격태격이다.

대한약사회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 단계부터 삐걱대고 있다. 상비약 편의점 판매를 저지해달라는 대개 약사들의 염원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정치 공방만 무성하다. 김구 회장이 민병림 서울시지부장과 김현태 경기지부장에게 구원투수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며 2선 후퇴를 선언했지만 두 지부장은 심사숙고 끝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김 지부장은 복지부와 협의에 참여했던 대약 임원 사퇴, 예산 및 인사권, 대약 회장 선거전까지 비대위 존속, 상임이사회 소집권 등 4대 조건을 내걸었다. 김 구 회장은 이에 임원사퇴만 제외하고 사실상 요구를 수용하는 양보안을 냈다. 민 지부장은 대약 자문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권을 넘겼다. 비상대책위를 이끌어 달라는 요청에 개별적으로 대응했던 두 지부장은 3일 답했다. 협의 참여 임원 사퇴없이는 비대위를 구성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쯤되면 임원사퇴가 목표인지, 비대위 구성이 목표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민병림 지부장과 김현태 지부장이 싫든 좋든 비대위 구성의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시대적 소명'이나 '운명'에 가깝다. 두 지부장이 상비약 판매와 관련해 대한약사회 정책에 동조하지 않고 비판한데 대해 대의원을 비롯한 다수의 약사들이 박수를 보탠 결과물이 '비대위 구성'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사들의 요구는 간명하다. 지금까지 김구 회장을 비롯한 대한약사회 집행부를 더는 믿지 못하겠으니, 신속하게 비대위를 구성해 상비약 약국외 판매 반대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해 달라는 것이다. 동시에 전국 약사들의 힘을 결집해 저항선을 만들라는 주문이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모습은 '목적과 목표가 전도'된 양상이다. 비대위 구성은 '상비약 판매 반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1차적으로 필요한 '목표 혹은 수단'에 불과한데도 작금의 대약과 두 지부장간 정치공방은 비대위 구성이 목적인양 대립으로 만 치닫고 있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약사들은 속이 터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달 임시국회에 상비약 약국외 판매 관련 약사법이 상정될 것인지 여부를 지금으로서는 속단하기 힘들다.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면 약사회의 모습은 영락없는 어부지리(漁夫之利) 형국이다. 도요새와 무명조개가 싸우는 틈에 어부가 둘 다 잡아 이익을 챙기게 생겼다는 것이다. 상비약 문제는 설사 이번 임시국회를 넘겨 18대 국회에서 한숨 돌린다해서 끝날 사안도 아니다. 의약품 안전성과 편의성 대립은 진행형이다. 따라서 전국의 약사들은 비대위를 서둘러 구성, 당장 현안을 수습하고 19대 국회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하기를 약사들은 기다리고 있다. 두 지부장이 놓치고 있는 것은 이 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는 전체 약사들의 간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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