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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사 퀄리티 제네릭? 안방선 겁안나"

  • 이탁순
  • 2012-04-11 06:44:58
  • 특허능력은 우려요소…국내사와 경쟁 불가피

지난 3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네릭 제약사 '테바'의 수입약이 국내 허가를 위한 심사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제품은 국내 한 의약품 전문 수출입업체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약 하나 들어올 뿐인데, 국내 제약업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만큼 테바의 파급력이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제약업계는 최근 우리나라 시장에서 제네릭 사업을 시작한 노바티스(산도스), 화이자보다 '테바'같은 글로벌 제네릭업체를 더 두려워하고 있다.

선진시장에서 보여준 특허회피 능력을 토대로 제네릭 독점권을 둘러싼 경쟁에 직접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미 FTA 체결로 인한 #허가-특허 연계제도 하에서는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테바의 특허회피 능력, 국내사들과 경쟁 불가피

이스라엘 글로벌 제네릭사 <테바>
앞으로 3년 이후 시행될 허가-특허 연계제도에서는 오리지널약의 특허에 도전해 승소한 제네릭사가 1년 정도 시장 독점권을 갖게 된다.

테바의 강점은 오리지널 특허를 무력화하는 데 있다.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최초 시행된 미국 시장에서 테바는 자신들만의 무기로 여타 제네릭사보다 발빠르게 시장을 넓혀갔다.

국내 제약업체 관계자는 "테바는 미국시장 경험을 토대로 우리보다 앞선 특허 회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능력을 한국시장에 그대로 가져올 경우 제네릭이 주요 사업인 국내 제약업체에게는 가장 무서운 상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직까지 테바의 직접 진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테바의 공식적인 한국시장 진출이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에서는 이달부터 테바제약이 공식 출범했다. 테바는 일본의 자회사인 다이요약품과 쿄와테바를 통합해 '테바제약'을 설립했다. 앞으로 테바제약은 전국 7개 지점, 29개 영업소를 설립해 2015년까지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테바의 일본 법인설립은 한국시장 진출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테바가 진출한 아시아 국가로는 호주, 중국, 일본, 인도, 싱가포르다.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의약품 시장 '한국'을 테바가 그냥 넘어갈 리 없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사실 테바 제품은 명문제약과 흡수합병된 명지약품을 통해 항암제 1개 제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는 상태다. 명지약품과 명문제약은 6월 이후 4개 테바 제품을 국내 시장에서 더 판매할 계획이고, 한 개 제품의 수입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애초부터 명지약품이 테바제품을 염두한 것은 아니었다. 명지약품은 처음에는 네덜란드 모 제약사와 항암제를 포함 4개 제품군과 관련된 수입 계약을 맺었으나, 추후 이 제약사가 테바로 흡수합병되면서 우연치 않게 테바 제품을 수입하게 된 것이다.

명지약품 관계자는 "우리가 수입하고 있는 테바 항암제는 미국 FDA가 인증한 분리시설에서 생산한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라며 "매출이 높지는 않지만 의사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다른 국내 수입사가 테바의 제품을 들여온다는 데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테바 측이 직접 생동성시험 계약을 챙겼다는 건 이례적"이라며 호기심을 보였다.

"뭐, 글로벌 제네릭? 여기는 한국이야!"

하지만 테바의 진출이 실현된다 해도 별로 걱정 없다는 반응도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국내 제약업체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장벽을 구축하고 있는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국내사 한 개발임원은 "테바가 미국시장에서 특허회피 경험과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어도 여기는 한국만의 문화가 존재한다"며 "동아, 한미, 보령 등 특허도전에 남다른 능력을 가진 국내사들을 앞서가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테바가 종근당을 상대로 제기한 고혈압약 '아타칸'의 제법특허 침해 소송에서 최근 법원이 특허침해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종근당에 손을 들어준 것도 이러한 한국만의 특수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의 제네릭 진출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외자사들이 국내사들처럼 로컬 마케팅 능력이 갖춰지지 않은데다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동일가로 가격 경쟁력마저 사라져 활용도가 낮다는 분석이다.

그 답은 시장에서도 나오고 있다. 비록 한달치 처방실적이라지만 화이자가 '#바이탈스'란 제네릭 브랜드로 한국시장에 올린 성적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2월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화이자의 가나톤 제네릭인 가프라톤은 420만원을, 프레탈 제네릭인 실로브이는 5700만원의 처방실적을 올렸다.

화이자는 지난 1월 한국시장에서 제네릭 브랜드인 <화이자 바이탈스>를 공식 런칭했다. 이후 LG생명과학과 손잡과 몇몇 제품을 출시했다.
관련 업체 마케팅 관계자는 "사실 첫 달 처방실적만 봐도 매출의 답이 나온다"며 "국내사들과 로컬(병의원) 간 신뢰 관계, 기존 제품의 아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화이자 바이탈스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른 회사 마케팅 관계자는 "화이자가 이 시장에 왜 들어왔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차별화된 제품이 아닌 이상 국내사들과 경쟁하기에는 힘이 모자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바뀐 제네릭 약가 제도도 글로벌사 제네릭들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위업체 한 관계자는 "앞으로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동일가격이 되면 굳이 의사들이 제네릭을 쓸 이유가 없어진다"며 "글로벌사 제네릭도 중국, 인도 등 저가원료를 사용하고 국내사 제품들과 차별성을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처방현장에서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서 몇몇 글로벌사들도 한국시장의 제네릭 진출을 모색했다가 사업을 중단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품질 똑같은데 퀄리티 제네릭?…마케팅에서 뒤쳐질 것

반면 불법 리베이트 등 이미지가 추락한 국산 제네릭 대신 '#퀄리티 제네릭'으로 홍보되는 외자 제네릭이 의사들에게 더 호응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글로벌사들도 보통 제네릭으로는 승부가 어렵다고 판단,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자사 제네릭을 홍보하고 있다.

최근 한국산도스가 자사 제네릭 제품을 갖고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도 이른바 '퀄리티 제네릭'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산도스 관계자는 "사실 한국시장 진출 초기 몇 년 동안 고품질 제네릭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현재는 정신신경학과 및 항암제 분야로 한국산도스의 제품군이 특화돼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기술력 높은 제품을 출시해 더욱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산도스 주요제품 매출실적 현황(IMS, 억원, %)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글로벌사들의 제네릭이 국내 제네릭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일축한다.

상위사 한 관계자는 "화이자가 초기 내놓은 항암제 제네릭 역시 현지 원료로 인도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퀄리티 제네릭이라고 하지만 원가를 낮추기 위해 저렴한 원자재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품질보다 마케팅에서 차별화를 꾀해야 하는데, 영업적인 면에서는 국내사를 따라가기가 힘들다는 분석이다.

중견업체 한 임원은 "산도스가 최근 환인제약과 손잡과 판매제휴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로컬 마케팅에 있어서는 외자사들의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며 "따라서 초기 시장에 나설 때는 국내사들에게 손을 내밀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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