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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적 지역활동들이 모여 '좋은 약국'을 만든다

  • 김지은
  • 2012-05-10 12:24:58
  • 특화분야 선보이고 지역주민들과 '즐겁게 소통'할 때

"지금 약사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덕목은 '특성화' '네트워킹' '소통'이다. 좁은 조제실 안에서 조제에만 몰두해서는 경쟁력이 없다."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조제와 판매를 기본으로 특화 분야를 개발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끊임없이 네트워킹하며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약사가 필요한 시대다.

사회에 대한 호기심과 자기개발, 소비자와 왕성한 소통만이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벗어나 토탈헬스케어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말은 번지르르 하지만 실천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것들이다.

◆특성화로 승부하고 '건강관리자'로 거듭나야=지금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길은 외부에 있지 않고 약사 내부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대 사회에서 약국이 조제와 판매라는 전통적 행위만으로 소비자들의 '니드(need)'를 다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대한약사회 오성곤 전문위원은 "소비자들은 다양한 부분에서 만족을 원한다. 약국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라며 "특화분야 발굴로 약국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 소비자 욕구 충족을 넘어 경영에서도 활로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국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팜MBA 과정을 신설해 약계 관계자들에게 경영학적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최근 약학대학들이 기성 약사 대상으로 특성화 교육과정을 앞다퉈 개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대 약대는 이번달부터 개국약사 대상으로 PHC센터를 개설, 약사들이 조제 외에 활용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아로마, 의료기기 등에 대한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동국대와 숙명여대 약대 역시 Pharm-MBA와 GPP프리셉터 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약사들이 독특한 분야에 눈 돌림으로써 약국이 조제하고 판매하는 이미지를 탈피할 때 소비자들은 '약사가 곧 건강상담자'라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영남대 약대 유봉규 교수는 "약사가 나와 가족의 '건강관리자'라는 인식이 심어져야 약사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약국이 ▲경질환관리와 상담 ▲정보가 있는 일반약 취급 ▲질병예방정보 제공 ▲생활습관병 예방 및 관리에 주도적으로 나설 때 환자들은 약국에서 제대로된 관리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반자인 약사사이 '네트워킹'으로 공감의 정보를 쌓아야=약국 처방전 매몰 현상이 불러들인 또 하나의 병폐는 '약사와 약사 간 네트워킹 부재' 현상이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 간 처방전 유치 경쟁은 주변 약국 약사들 간 끈끈했던 네트워킹의 단절을 불러왔고, 오히려 강력한 경쟁자 관계를 고착화시켰다.

전문인인 약사와 약사 간 네트워킹은 정보교류 차원을 넘어 약사사회 '맨파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새롭게 인지하고 작은 것부터 바꾸려는 노력이 이곳 저곳에서 일어나야 할 때다.

인터넷 온라인 까페 모임에서 만난 약사들이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복약지도·일반약 판매 기법 등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
현재 온·오프라인 상에서 약사들 간 정례적으로 네트워킹이 이뤄지고 있는 단체로는 참여약사포럼과 약준모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약준모 까페에서 오프라인 강의를 하는 이준 약사는 "온라인 상에서 번개모임으로 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놀랍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 약사들이 전문 지식을 서로 교류하고 약국 경영 전반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네트워킹 채널이 더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병원약사와 개국약사들 간 네트워킹도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기반 중 하나다.

병원약사들은 병원 시스템 아래서 끊임없이 임상과 처방전 감사 등으로 학술적인 부분을 업그레이드시켜 나가는 만큼 지역약국 약사들과 상호교류는 생생한 임상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봉규 교수는 "병원약사와 지역 약국 약사들 간 네트워킹은 전반적인 약사들의 전문성을 업그레이드 시켜 나갈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병원약사는 전문약사 프로그램 등으로 지역약국 약사들에게 많은 것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어디갔어? 다 어디갔어? 약국 사랑방=의약분업 후 지역사회에서 약국은 더 이상 '동네 사랑방' 노릇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약국은 환자들에게 주변 의원이나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조제하고 필요한 일반약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장소로 변모했다. 지나가다 들러 "나 여기 왜 아프지?"라고 격의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사라졌다.

그래서일까? 소비자들은 건강 상담과 헬스 케어를오히려 약국 밖에서 찾으려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약국입장에서 보면 무엇인가 크게 잘못돼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약국이 소비자들의 건강 전반을 책임지는 정보 중심축의 역할을 하려면 약사와 지역 주민 간 소통없이는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시행이 유야무야 되고있는 GPP(지역약국 우수약무기준) 도입이 하루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GPP 도입으로 국민들이 약국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면 약사들에게 가져다 줄 사회적, 경제적 이익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도봉·강북구 여약사위원회는 정기적으로 지역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투약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숙명여대 약대 신현택 교수는 "현재 지역약국의 약사 직능 위축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GPP 도입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GPP를 넘어 미국의 지역약국 전문약사 제도인 CPRP 도입까지가면 약사전문직능 수행능력과 환경제고를 가져와 약사 전문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위한 약사들의 봉사와 실천 역시 약사사회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이미지 개선에 한 몫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3년 째 어버이날을 맞아 전북 남원 한 약사가 노인환자들을 위해 약국에서 무료 염색 봉사를 실천하고 있어 화제가 됐다. 300여명이 몰렸다.

만약 개별약국들이 이같은 주도적 지역활동에 나서 주민들과 즐겁게 소통한다면 '좋은 약국, 존경스러운 약사'는 눈치도 채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나라의 한 문화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제약회사로 따져보면 이것이야말로 미래를 담보하는 R&D가 되는 셈이다.

일부 지역약사회들이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독거노인 무료투약 봉사와 의약품안전사용 교육 등도 긍정적인 사례지만, 약국 스스로 소비자와 더 많은 접점을 형성해야 약국과 약사에 대한 좋은 이미지는 견고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대한약사회 한 관계자는 "시대가 변화하면서 정책과 제도가 바뀌는 것을 모두 거스를 수 없다"며 "지금 변화를 두렵고 불쾌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생존의 길임을 인식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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