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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기관(CRO) '커밍아웃' 유도하는 식약청…왜?

  • 최봉영
  • 2013-01-05 06:44:50
  • CRO 업체가 자발적으로 자사 상세 정보 공개하는 제도

|첫번째 마당-CRO 자율등록제|

우리나라 임상시험 수준과 시장 규모가 10여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성장했다고 합니다.

임상시험기관의 수행 능력이 발전한데다, 호주나 일본 등 경쟁국가들에 비해 비용 경쟁력이 높으며, 환자 모집도 용이하고, 정부가 임상수준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다양한 정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보기 때문이죠.

식약청이 올해부터 시행하겠다고 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자율등록제 또한 임상시험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임상은 2000년에는 50건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600건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임상시험 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산업규모도 커졌습니다. 2010년에는 약 1조원까지 성장했습니다. 임상시험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5배(4.9조원)에 달합니다.

이처럼 임상시험 건수가 늘어남에 따라 임상시험수탁기관(CRO)도 2000년도 이후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현재 식약청이 파악하고 있는 CRO 업체는 약 40여 곳에 달합니다. 업계에서는 20~30개가 더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습니다. 공식 통계가 없는 이유는 CRO 허가나 등록이 의무 조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CRO 업체는 늘고 있지만 당장 이 업체들을 이용해야 하는 제약사들은 예상밖으로 정보를 깆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식약청이 보완책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CRO 자율등록제입니다. 이 제도의 목적은 CRO 업체가 자발적으로 자사 상세 정보를 등록해 제약사들이 선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입니다.

등록정보는 그동안 공개를 꺼렸던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임상시험 전문분야 및 경험, 인원수, 분야별 종사자의 수 및 현황, 임상시험 수탁실적, 분야별 종사자 평균경험, DB, 중요 인사 이력 등이 그것입니다.

이 정보는 CRO업체의 경쟁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정보를 자율등록하는 업체는 경쟁력을 가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유수 CRO 업체는 벌써부터 자료 등록 준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자료등록은 CRO업체가 제약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등록하게 되며, 이르면 올해 1분기 내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만약 등록된 자료가 허위로 드러날 경우 식약청은 강력한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식약청은 자율등록제 시행으로 경쟁력 없는 CRO가 자연 도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건실한 업체는 키워주고, 부실한 업체는 구조조정하는 방식으로 임상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CRO 자율등록에 기댈 것이 아니라 좀더 강제성을 띄면 어떨까 하는 겁니다. 임상시험이라는 것이 워낙 예민해서 CRO를 비롯해 임상시험 환경을 면밀하고도 단단하게 관리하지 않다가는 나중에 일순간 '와장창 깨질 수 있는 유리그릇'과 같기 때문이죠.

그러고 보니 작년 드라마 한편이 생각나네요. 제약회사를 배경으로 삼은 '샐러리맨 초한지'였죠. 여기에 나타난 임상시험은 '컴컴한 지하실' 같은 분위기에서 음험하게 이뤄집니다. 정말 사실과는 100리도 더 떨어진 내용이었죠.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달려든다'는 말이나, '드라마는 드라마 일뿐이다'며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봅니다. 오죽하면 한국제약협회가 방송국에 항의 서한까지 보낼을 까요.

일간신문 등 언론들의 문제는 또 있습니다. 임상시험 문제를 지적할 때 일제식민지 용어인 '마루타'라는 말을 쓰거든요. 정말 위험한 말이죠. 마루타에는 제국주의의 악랄함이 도사리고 있으나 임상시험에는 환자가 될지 모르는 인류의 희망이 묻어있거든요. 물론 제약회사의 상업적 기대감도 있지만요.

임상시험이나 생동성시험은 철저하게 통제된 상황에서 전문가들이 주도합니다. 주말판 일간 신문에는 임상시험 환자를 모집하는 광고가 심심찮게 납니다. 어느 새 우리나라가 임상시험 강국이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그러나 당국이나 임상 관계자들은 강국이라고 좋아라만 하지말고, 강국을 유지하도록 세심하고도 완벽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임상시험은 유리그릇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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