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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제약, 고가희귀·저가필수약으로 한정해야"

  • 김정주
  • 2013-06-11 06:34:52
  • 공단 외부연구…희귀약센터, 공공도매·약국으로 확장 필요

공공제약사를 설립, 운영하려면 고가희귀약이나 저가필수약으로 생산 대상을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보험자 외부연구 결과에 의해 제시됐다.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약사와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 업체가 시장에서 맞붙으면 실효성이 떨어져, 설립 취지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그간 건보공단은 제네릭을 생산·유통하는 공공제약·도매 설립에 대한 타당성을 피력해왔지만, 스스로 진행한 연구 결과는 매우 제한적인 운영 형태로 나온 셈이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의약품 생산 및 공급의 공공성 강화방안(연구책임자 양봉민 교수)'에 대한 연구 결과를 최근 도출하고 10일 공개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문제점을 짚고, 현실적인 공공제약·도매 설립·운영 방안을 다뤘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필수약 관리가 부재해 안정적인 공급체계가 갖춰지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1425개 필수약 품목이 선정·공고됐는데, 필수성이 강할수록 수입의존도가 커, 제약사 공급거부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글리벡이나 솔리리스 등 초고가 희귀약제의 약가협상이 결렬되는 주원인은 가격 문제로, 이 같은 사유가 전체 결렬의 49.1%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저가 필수약제도 문제다.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 업체들은 채산성을 이유로 생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나타나는데, 현재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지속적인 약가인상뿐이라는 것이 맹점이다.

때문에 보험자 입장에서 검토하는 방안은 공공제약사 설립이다. 필수약 접근성을 보장하고 원가, 유통비용을 파악해 약품비를 절감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그러나 약품비 절감을 주 목적으로 할 경우, 생산 환경이 제각각이라 공공제약사가 제시한 원가를 표준화시킬 수 없는 데다가, 가격경쟁력이 반드시 높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부작용이 뒤따른다.

예를 들어 공공제약사가 제네릭을 생산해 이를 민간업체 제품들과 경쟁시키면, 충분히 판매되지 않을 경우 설립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민간업체들과 경쟁하는 구조로는 공공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공제약, 제한적 운영 불가피…위탁생산 방식이 효율적

결국, 공공제약사를 설립하더라도 생산 품목은 민간업체들이 꺼리거나 방치하고 있는 고가 희귀약제와 저가 필수약제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이는 공공제약사를 운영하고 있는 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과는 다른 구조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개발도상국 또는 후진국과 같이 수입약 의존도가 높고, 건강보험제도가 취약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생산 방식도 희귀·필수약제를 선별적으로 생산하는 형태에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국처럼 직접 생산 설비를 갖추고 특허약 생산 강제실시 등을 채택하지 않고, 위탁생산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전남 화순 생물의약품연구센터, 춘천 바이오산업진흥원 등이 설립돼 있어 이를 공공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공공제약사가 이 분야 공공연구 개발센터의 역할도 겸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통상 문제 등으로 특허약 생산을 강제화시키지 못한다면 병행수입 등으로 가격을 낮추는 방법도 강구할 수 있는데, 공공도매상 설립을 통해 역할을 분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공급을 거부하는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이기 때문에 희귀의약품센터에게 공공도매상 권한을 부여해 병행수입과 유통을 맡기는 방안을 내놨다.

희귀의약품센터를 '필수의약품관리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그만큼 역할을 확대시키는 안이다.

연구진은 "법적으로 공공수입약 도매상으로 규정하고, 공공약국의 기능을 부여해 센터에서 수입한 약에 한해 환자에게 직접 조제·투약 할 수 있도록 업무 확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독일, 뉴질랜드, 벨기에처럼 보험자 입찰제(최저가 입찰제)를 도입해 약품비 절감과 의사-제약사 간 리베이트 근절을 도모하는 방안도 내놨다.

다만 연구진은 낙찰 품목만 소비하게 하는 강제규정이나 대체조제 활성화 정책, 참조가격제 병행 등 기전을 덧붙여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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