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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량 약가 연동제, 고민 필요하다

  • 가인호
  • 2014-03-03 06:14:53

#사용량 약가연동제가 다국적사는 물론 국내제약사들의 발목도 잡고 있다.

대원제약 펠루비, 일양약품 놀텍에 이어 지난 1일에는 보령제약 카나브가 사용량 약가연동제를 통해 약가가 인하됐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항궤양 개량신약 알비스도 포함됐다. 카나브는 지난해 약 35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고, 알비스도 500억원대 대형품목이다.

제약 CEO들은 국내상위사들이 사용량 연동제 적용 품목이 기본적으로 2~3개씩은 된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들 품목이 대부분 회사의 주력품목이거나, 대형품목이라는 데 있다.

제도 자체에 대한 아쉬움도 존재한다. 국내제약사 신약을 살펴보면 개발단계와 허가과정까지는 정부의 신약 육성의지 노력이 엿보인다.

국내사들이 정부 지원 과제를 통해 다양한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하기도 한다. 임상비용 지원이나 신속 허가제 등도 도입돼 있다.

하지만 약가 등재과정 이후에는 문제 투성이다. 보수적인 약가협상 과정과 다양한 약가인하 기전 작동, 여기에 사용량이 늘어났다고 가격을 인하시키고 억제하는 정부 정책 때문이다.

따라서 수백억원대의 비용을 투자해 신약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약가등재 과정에서 한번 좌절하고, 사용량약가연동제 등으로 두 번 좌절하면서 결국은 R&D 가치가 희석된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특히 사용량 연동제가 다국적사보다 국내 제약사가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약가등재과정부터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상당수 국내개발 품목들은 약가등재과정에서 만족할만한 약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예상을 훨씬 밑도는 약가를 받고 우여곡절 끝에 시장에 출시되지만, 매출이 어느정도 발생하면 사용량 연동에 걸려 약가는 여지없이 깎여나간다.

글로벌 시장을 준비하는 국내사들에겐 이는 치명적인 결과다.

실제로 일부 품목은 해외시장 진출과정에서 수출 대상국으로부터 약가 문제로 보이콧 당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사용량 약가연동제 작동은 장기적으로 대형품목이 나올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매우 불행하다.

사용량연동제가 정부가 의도한대로 보험재정 절감을 확실히 이끌어내는 부문도 의문부호다.

업계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풍선효과로 인한 부작용만 양산된다고 말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국내 제약사들은 사용량 연동으로 약가가 깎이느니, 차라리 마케팅 정책을 달리해 사용량 연동을 피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사용량이 많아 약가가 인하되는 것보다 품목을 '덜 파는게'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량 연동제가 가져다주는 폐해는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업계의 일관된 주장이다.

정부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국내제약산업 육성을 위한 품목 대형화와 글로벌 진출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무조건 사용량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품목별 특성과 상황을 잘 고려해 합리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용량연동제로 글로벌시장 진출이 좌절됐다는 국내사들의 한탄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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