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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성경화증, 먹는 약이 간절하다"

  • 어윤호
  • 2014-03-27 06:14:51
  • 젠자임 '오바지오', 저렴한 약가 및 안전성 확보

김호진 국립암센터 교수
주삿바늘만 봐도 진절머리가 나는 사람들이 있다. 해당하는 여러 질환이 있지만 그중 #다발성경화증(MS) 환자들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현재 MS의 치료제는 격일에 1번 맞는 인터페론제제들과 최근 등재된 1일1회 주사하는 한독테바의 '#코팍손(글라티라머)'이 전부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품목이 이들 뿐이다.

먹는 약이 있다. 젠자임의 '#오바지오(테리플루노마이드)'와 노바티스의 '#길레니아(핀골리모드)가 그것인데, 두 약제 모드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에게 있어 '있지만 먹을 수 없는 약'이다.

2011년 허가된 길레니아의 경우 효능면에서 기존요법 대비 탁월함을 입증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 아직까지 정부와 노바티스가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

반면 지난해 허가된 오바지오는 기존요법과 동등한 효능을 입증했지만 가격이 인터페론 등과 큰 차이가 없다. 현 상황에서 그나마 급여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약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정부가 약의 복용편의성에 대한 평가에서 점수가 박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MS 환자들의 바람은 절박하다.

데일리팜이 김호진 국립암센터 신경과 교수를 만나, MS 환자들의 어려움과 경구제 급여화의 필요성에 대해 들어 보았다.

-MS 환자들의 국내 진료 현실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한 마디로 약이 없다. 1차치료제인 인터페론은 경과가 천천히 진행될 경우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병의 정도가 더 심각한 환자나 질환이 더 빠르게 진행되는 환자들에게는 부족하다.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분명 있는데, 쓸 수 있는 치료제는 제한돼 있다.

더 큰 문제는 다발성경화증은 평생 치료해야 하는 만성질환인데, 환자들이 주사제로만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구제가 개발된 지도 5년이 넘었고 그 기간 동안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언제 경구제를 먹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아왔다.

-조금 딜레마라 느껴지는 점이, 얼마전 국내 진입한 코팍손이 세계 시장에서 매출 1위다. 다른 나라에서는 주사제에 대한 부담감이 낮다는 얘기인가?

그렇지 않다. 다발성경화증 주사제는 주사 바늘이 얇고 피하주사 형태이다. 그래서 주사 바늘로 인한 통증보다는 주사를 맞고 난 후 반응으로 힘들어하는 환자가 많다.

예를 들면 예방주사처럼, 주사 자체가 아픈 것이 아니라 주사 후에 몸살기나 발열 등의 면역 작용이 나타나게 되는데 인터페론은 이러한 주사 후 반응이 심하다. 일부 환자는 전혀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용량을 조절해보기도 하지만 식은 땀을 흘리며 힘들어하기도 하고 심지어 다음 날 일하는데 지장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주사에 반응이 심한 환자들은 경구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주사제로 인한 불편함을 견디기가 힘들다.

다만 코팍손은 인터페론과 기전이 다른 단백질제제로 이러한 면역 반응이 다소 개선 됐고 인터페론은 체내에서 빨리 작용하는 등, 약제별로 장단점이 있다.

-국내 보험급여제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아무래도 길레니아 보다는 저렴한 오바지오 쪽에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만약 경구제의 급여 진입시 어떤 영향이 있을 것 같나?

주사제에 잘 순응하는 환자들에게는 주사제를 권유할 수 있겠지만 분명 부담과 부작용이 큰 환자들이 있고 이 환자들에게는 경구제가 매우 필요하다.

최근 데이터를 보면 단 1년 만에 경구제가 주사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 만큼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그 동안 경구제가 없기 때문에 주사제를 사용해왔던 것이고 만약 치료제형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면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경구제를 택하는 환자들이 많았을 것 같다.

-오바지오의 경우 효능, 안전성 입증을 위해 같은 임상을 2번 진행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또 레플루노마이드의 대사체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 오래 쓰여왔기 때문에 의료진들의 신뢰도가 있을 듯 하다.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치료제의 기전 등 의학적, 생물학적 정보가 있기 때문에 면역 억제제의 효과가 강할수록 약효는 좋지만 그만큼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바지오는 강력한 억제 효과면에서는 최근 개발된 표적치료제보다 조금 부족하지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상당히 데이터가 좋다.

다발성경화증은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강조되는 질환이고 조기치료의 가장 큰 장벽이 바로 '초기 순응도'라는 진입장벽이다. 초기 치료 환자들은 몸의 상태가 괜찮고 장애가 없지만 차후에 일어날 수 있는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 미리 치료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초기에 순응도를 높일 수 있고 환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으면서 비용부담이 크지 않은 약제가 생긴다는 것은 환자들과 의사의 입장에서 매우 큰 무기를 얻는 것과 같다.

-오바지오가 급여권에 진입한다 해도, 아직 2차요법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맞는 얘기다. 2차 요법에는 기전이 다르면서 연구 결과상으로 초기 약제로 조절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었던 치료제가 필요하다.

현재 유럽에서 2차 치료제로 승인된 길레니아와 표적치료제인 '티사브리(나탈리주맙)'도 상당히 필요한 옵션이다. 1차치료제에서 반응하는 환자의 비율은 약 2/3에서 3/4 정도로 20~33%의 환자들은 초치료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다.

-임상 결과를 보니, 오바지오는 간 손상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심각한 수준인가?

간 기능은 의사들이 약제를 처방할 때 반드시 모니터링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예상하지 못했거나 갑작스럽게 심한 간 손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아니면 간 수치는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고, 따라서 오바지오의 경우에도 많이 우려되는 부분은 아니다. 대부분의 약제가 간에서 대사되고, 충분히 모니터링 가능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될 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MS는 언급했듯, 재발률도 중요하다. 오비자오의 재발률은 어떠한가?

통제되는 임상연구에서가 아니라 실제 Real-World(리얼라이프)에서는 치료제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실패하는 환자들도 있겠지만 이보다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불편해서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환자들이 많다.

따라서 이러한 환자들까지 고려한다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오바지오의 재발 억제가 오히려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리얼라이프에서는 충분히 다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오바지오로 치료를 하다가 조절되지 않을 경우 인터페론으로 스위칭이 가능한가?

충분히 가능하다. 환자가 1차 치료제 범위 안에 있을 정도로 질환이 경미하다면 기전이 다른 약은 얼마든지 쓸 수 있다.

항상 불씨에 비유를 하는데, 불씨가 작을 때는 소화기로 잡을 수 있지만 불씨가 크면 소방대를 불러야 한다. 초기에 잡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고, 또 정도가 심해지면 좀 더 강력한 약을 써야 한다.

-끝으로, 가격 이슈가 있는 길레니아가 만약 급여권에 진입한다면 어떤 포지셔닝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보는가?

미국같이 재원이 넉넉한 나라는 1차치료제로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발성경화증뿐만 아니라 많은 질환에서 효과가 우수한 치료제가 있음에도 비용 때문에 급여를 인정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국내의 현실에 비춰봤을때 2차치료제로 급여가 인정돼 의사로써 감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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