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산정 기준 간소화, 약값 더 깎는 수단 아니겠지?
- 최은택
- 2014-03-31 06: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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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 시작은 했지만 '반신반의'...복지부, 곧 실무그룹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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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복지부 보험약제과 주재로 열린 '약가 산정기준 개선 회의'에서 거론된 이야기들이다.
이날 회의는 현재 적용되고 있는 복잡한 약가산정 기준을 간소화하고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킥오프 미팅' 성격으로 앞으로 복지부와 심평원, 제약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실무그룹을 통해 세부내용이 검토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검토기간은 6개월, 오는 9월말까지로 일단 목표를 정했다. 이르면 하반기 중, 늦어도 내년 1월부터는 복잡다단한 약가산식이 교통정리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첫 회의부터 정부와 제약계 간극이 확인됐다. 절차가 복잡한 것은 간소화하면 되지만 유불리가 생기는 영역은 사실 협의가 쉽지 않다.
가령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안한 내용을 보자. 현재 복합제 가격은 각각 성분 단일제의 68% 합으로 정한다. 그러나 단일제의 1일 투약비용을 넘게되면 이 비용에 맞춰 산정한다.
문제는 기준가격이 됐던 오리지널 단일제의 약가가 이후 제네릭 등재 등의 여파로 인하되더라도 복합제는 복합제의 제네릭이 발매될 때까지 그냥 놔두고 있다는 데 있다. 기준가격이 된 단일제와 연동해 복합제 가격을 조정하는 근거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날 회의에서 이런 경우 단일제와 복합제 가격을 연동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네릭 가산기간도 지목됐다. 현재는 1년 동안 가산기간을 적용하는 데 만약 1년 뒤에 제조사와 품목수가 3개 이내이면 가산은 4개 이상이 될 때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숫자와 상관없이 가산기간을 1년만 유지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제약계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곤란한 의견들이다. 이날 회의에는 제약협회,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바이오의약품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제약계 수용 곤란한 의견들 다수 제시돼
제약계는 단일제 가격과 연동해 복합제 가격을 조정하면 복합제 개발유인이 꺾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
사실 복합제는 제제기술 등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하다. 환자 복약편의성 개선은 물론 투약비용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제약계는 복합제 개발은 장려해야 할 사안이어서 오히려 추가적인 우대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이런 상황에서 약가인하가 우려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는 것은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네릭 가산기간을 품목수와 상관없이 1년으로 한정하는 것은 제약업계 내부에서도 이견이 갈린다. 선발 제네릭사에게는 유용하지만 후발업체는 불편하기만하고 예측가능성이나 투명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가산기간 특례는 일괄인하 과정에서 제약계의 충격파를 줄이는 다양한 기전 중 하나로 채택됐었다. 그런데 실제 제도를 운영해봤더니 제약업계 내부에서도 불용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첫 회의를 통해 정부와 제약계가 의견을 서로 풀어놨을 뿐인 데, 이렇게 시작부터 간극이 드러났다는 데 있다.
정부 측은 이번 개선논의가 약값을 낮추는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제약계는 반신반의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뤄진 약가제도의 변화가 신뢰보다는 불신을 갖게 한 것도 사실이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약가산정기준 개선논의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지지할 만하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또다른 형태의 '약가 옥죄기'로 나타나서는 안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편 이번 협의는 약가산정 기준에만 국한하기로 한 만큼 사용량-약가연동제, 위험분담제 등 다른 약가제도는 의제로 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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