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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병 치료제, 고용량일수록 좋다"

  • 어윤호
  • 2015-03-25 06:14:51
  •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뇌 허혈성 병변 예방 가능

환 폴리테이 박사
손이나 발, 손끝, 발끝 등에 타는 듯한 작열감이나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혈관의 폐색으로 인해 뇌에도 허혈성 병변들이 생겨 뇌경색이 발생하기도 한다.

희귀난치성질환 ' 파브리병'의 대표 증상들이다. 이 병은 처음 증상이 발생하고 진단 되기까지의 기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증상이 처음 나타나는 시기에 빠르게 진단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진단이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히 치료법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파브리병은 리소좀 축적 희귀질환(LSD)으로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 효소(a-gal A)의 결핍에 의해 발생하는데 부족된 효소를 대체하는 ERT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이 개발돼 관리가 가능해졌다.

ERT요법에는 약제가 사용된다. 현재 국내에는 젠자임의 '파브라자임(아갈시다제베타)'과 샤이어의 '레프라갈(아갈시다제알파)'가 허가돼 있다.

데일리팜은 최근 내한한 신경과 분야 권위자인 환 폴리테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신경화학연구소 'Dr Nestor Chamoles' 산하 신경대사질환연구재단(FESEN) 박사를 만나, 파브리병의 진단과 치료에 관해 들어 봤다.

그는 아르헨티나 신경학회 회원이며 신경학적 차원에서 파브리병을 고찰한 논문 30여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유병률이 어떻게 되는가?

실제로 모든 국가에서 파브리병의 유병률, 발생률 데이터가 확보돼 있지는 않다. 미국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기준으로 4만명당 1명꼴로 파브리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논문 자료에 따르면 일반인 11만 7천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들의 성별에 관계 없이 스크리닝을 진행할 경우 놀라운 데이터가 보고되기도 한다.

이탈리아는 신생아 3100명당 1명 꼴로, 대만은 더욱 빈번한 1500명당 1명꼴로 파브리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결과들은 생각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파브리병으로 고통 받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조기진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가 있나?

아르헨티나의 경우 남성 환자는 평균 20세, 세계 다른 국가들은 25세에 파브리병 진단이 이뤄진다. 아르헨티나가 다른 국가보다 조기진단이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도 이와 유사하다.

하지만 통증과 같은 증상을 처음 호소하는 시기가 4세인데 반해 진단이 20세에 이루어진다는 것은 파브리병 환자들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시기가 지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같은 증상 발생과 진단 시기의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진이 파브리병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 소아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더라도 의료진들은 당뇨병이나 성장통, 위장 관계의 증상들을 호소하면 식중독이나 맹장염, 염증성장질환 등을 생각한다.

성인이 돼 의료진을 찾아가면 뇌졸중, 심대비가 아닌 심장질환으로 유추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의료진이 환자가 파브리병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제 얘기를 해보자. 파브리병도 여타 리소좀 축적질환과 같이 ERT가 쓰이는데, 2개 약제가 허가돼 있다.

라틴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파브라자임과 레프라갈 모두 승인을 받았으나 미국에서는 파브라자임만 승인된 상태다.

두 치료제의 가장 큰 차이는 허가 용량이다. 파브라자임은 1mg/kg의 용량을 승인 받았고 레프라갈은 0.2mg/kg으로 허가 받았다. 파브라자임은 M6P라는 만노오스6-인산이 더 들어있다.

이는 일종의 당성분으로, 효소와 결합돼 있다. 만노오스6-인산이 많을수록 세포들이 혈중의 효소를 보다 잘 인식하고 받아들여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파브라자임은 M6P의 양이 더 많기 때문에 동일용량에서도 세포내 효소활성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고용량일수록, 더 환자에게 유용하다는 뜻인가?

그렇다. 용량이 높아지면 고용량에 의해 제거가 되는 GL-3 양도 더 늘어난다. 이 개념을 용량의존적 반응이라고 표현한다.

파브라자임은 여러 임상을 통해 신장 조직, 혈관 세포벽, 혈관 내피 벽 등에 쌓여 있는 GL-3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입증했고 이를 기반으로 미국에서 승인 받았다. 반면 레프라갈, 즉 저용량 제제는 GL-3가 유의하게 감소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관련 데이터가 있는가?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다.

파브리병 분야에서 새로운 임상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데, 용량의존적 반응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자료가 많다.

2012년 노르웨이에서 젊은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를 하기 전과 치료 5년 후의 신장조직검사 결과를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피험자들은 3개 군으로 나누어 치료를 진행했는데, 첫 번째는 레프라갈 0.2mg/kg 치료군, 두 번째는 파브라자임(1.0mg/kg) 치료군, 세 번째는 레프라갈 0.4mg을 투여한 중간 용량군이었다.

치료 5년 후 신장 조직검사 결과, 세 치료군 중에서 파브라자임(1.0mg/kg)을 투여했던 군에서만 신장세포에서 당지질이 깨끗하게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 세포는 신장 내에 있는 가장 중요한 세포인 포도사이트, 족세포를 말한다. 만약 세포 내에 GL-3가 축적되어 혈관벽이나 세포가 손상이 되면, 단백뇨현상이 발생한다. 단백뇨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족세포에서 유해한 당지질들이 잘 제거되어 신장 세포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파브라자임 치료군이 유일했다.

-파브라자임 치료가 뇌의 허혈성 병변 발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들었다.

신경과 의료진들은 효소대체요법을 활용하면 뇌의 새로운 허혈성 병변 발생 예방이 가능할 지에 대해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졌다.

평균 50세의 환자들을 파브라자임 치료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36개월간 치료하고 MRI를 촬영했다. 파브라자임 치료군에서만 새로운 허혈성 병변 발생이 예방되거나 허혈성 병변이 안정화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파브라자임이 뇌혈관성 질환이나 뇌 관련 질환의 진행 역시 억제한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그 얘기는 파브라자임이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을 통과한다는 뜻인가?

파브라자임을 통한 치료는 신경 세포에 대한 것이 아니라, 신경 세포에 대한 혈류나 혈행을 얼마나 잘 개선시켜주느냐에 있다. 실제 환자 사례를 살펴보면 뇌의 백색 병변이 많이 관찰되는 것은 이 부위로는 적절한 혈류가 공급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백색 병변이 생겼다는 것은 GL-3가 축적이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며 이 부분으로 혈류 공급이 억제 및 저해가 되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쪽을 향하는 혈류 공급만 잘 회복시켜주면 신경 세포의 허혈성 손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즉 BBB를 통과해야만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ERT 요법 중 BBB를 통과하는 치료제는 없다. 파브리병은 뇌세포 내에 들어가지 않아도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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