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약 없는 드럭스토어 다시보기
- 정혜진
- 2015-04-13 06: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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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크와 피카소의 초기 작품이 놀랍도록 유사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브라크가 아닌 피카소가 입체주의의 대가로 이름을 날렸고, 그가 그린 작품들은 고가에 팔려나갔다. 물론 브라크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말이다.
일각에서는 입체주의를 두고 피카소가 아닌 브라크의 아이디어를 피카소가 모방했다는 설도 있다. 맘씨 좋은 브라크는 자기 작품을 따라한 피카소를 내치지 않고 함께 연구해 입체주의를 완성한 것이다. 정설이라 하긴 어렵지만 이와 유사한, 이런 일화도 전해지고 있다.
한때 피카소 작업실이 위치했던 곳은 많은 작가들의 작업실이 모여있던 곳인데, 피카소가 나타나면 작가들이 서둘러 현관문을 잠갔다는 에피소드 말이다. 그가 작업실에 들어와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살피고 따라 그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화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보호하기 위해 그가 나타나면 작품을 숨기기에 바빴다.
하지만 '베끼기'가 나쁜 영향만 미친 것은 아니었다. 작가들이 같은 성향의 작품을 쏟아내면 이는 곧 하나의 사조가 되었다. 이는 미술 뿐 아니라 음악, 문학, 무용 등에 해당하는 일이었다.
인상주의를 모네 혼자만이 아닌 고흐, 시슬레, 드가, 르누아르 등이 같은 철학의 작품을 생산하며 미술사에 남았다. 지금 국내 전시 중인 마크 로스코의 모더니즘 혹은 추상 표현주의 역시 드 쿠닝, 뒤뷔페 등이 함께 활동하지 않았다면 역사는 영향력 있게 평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예술가들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좋은 영감을 공유하며 시대를 표현했다. 이렇게 표현된 작품들은 작가들의 이름을 모두 품고 거대한 시대적 흐름이 됐다.
함께 비슷한 작품을 만들어낸 예술가들이 같이 성공한 반면, 시장의 논리는 다르다. 하나가 성공하는 듯 해 너도 나도 같은 콘셉트의 다른 상품을 내놓는다? 성공이 아닌, 실패를 공유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는 매번 이렇게 우후죽순 생겨났다 언제인지 모르게 사라지는 유행성 음식들을 먹고 마신다.
10년 전에는 찜닭 붐이 일어 한가게 건너 하나씩 찜닭집이 성업했고 지금은 스몰비어가 한 골목에 두곳 이상 자리한다. 이뿐이랴. 굳이 꼽지 않아도 서로 비슷한 브랜드는 지금도 차고 넘치는 것을.
올해 헬스앤뷰티 스토어의 성적이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사년 전까지만 해도 CJ 올리브영의 폭발적인 성장을 질투한 웬만한 대기업들이 하나씩 론칭해 보유했던 헬스앤뷰티 스토어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점포 확장 중단을 선언한 회사가 있는가 하면, 지난해 매출 실적마저 공개하지 않는 곳도 있다. 헬스앤뷰티 스토어에서 화장품, 건기식 브랜드로 아예 노선을 바꾼 브랜드도 있다. 아직 길거리에는 헬스앤뷰티 스토어는 차고 넘치지만 그 힘있던 성장세는 무뎌진지 오래다.
남이 성공한다 해서 무조건 모방하는 브랜드를 '미투' 브랜드라 한다. 남이 성공하니 '나도 한다'는 뜻이다. 벌써 '미투'라는 네이밍에 비꼼과 조롱이 포함돼있다. 그러나 시장은 미투든 원조든 그 성적을 매기는 데 있어 냉정하다. 때론 원조 브랜드가 살아남고, 유연성을 갖춘 미투 브랜드가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브랜드가 다같이 영원히 성공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약국 가까이에 서있는 헬스앤뷰티 스토어에서도 볼 수 있다. 젊은 여성층이 열광했던 헬스앤뷰티 스토어가 홍대와 종로, 이태원과 같은 핫 플레이스에 언제까지 자리할 수 있을까. 남의 것이 좋아보인다고 무조건 따라하려는 약국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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