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정희 대표에게 맡겨진 유한양행의 앞날
- 조광연
- 2015-04-14 06: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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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브랜드'는 우리나라 기업사에서 명품으로 통한다. 창업자인 고 유일한 박사가 실천을 통해 사회에 남긴 빛나는 정신들이 89년 역사를 통해 숙성되며 전해진 덕분이다.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던 유 박사는 기업의 정체성을 개인의 부귀영화를 이루는 사적 영역에서 건져올려 공적 영역으로 편입시킨 기업가다.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금언도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빌게이츠보다 훨씬 앞서 일어난 일이다. 유 박사의 이 한마디는 그래서 대한민국 기업을 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 등대로 언제나 회자된다. 자녀에겐 학자금만 남겨주고,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언행일치의 유 박사는 '버들표 유한양행'의 후광이다.
이런 까닭으로 유한양행은 100여년 국내 제약산업계 안에서 줄곧 믿고 따르는 롤모델이 됐다. 실제로 산업의 성장을 리드했고, GMP 같은 제조시설 현대화에 앞장서 방향을 열었다. 지식 기반 제약산업의 미래라는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중소기업들이 그 동태를 살펴야만 하는 선두의 위치에 굳건히 서왔다. 제약산업이 그토록 염원해 왔다던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어젖힌 것도 창립 88주년의 유한양행이었다. 2013년 수출 1억불 관문을 넘어 수입이 압도적인 산업계에 이정표역시 제시했다. 제약산업에 대한 건강한 사회적 인식을 만드는데 유한양행이 공헌했다는 점에 대해 토를 다는 이는 거의 없다. 명실상부, 유한양행은 제약산업계의 신뢰받는 리더였다.
유한양행은 R&D 부문에서 어느 기업보다 활발했었다. 1994년 일본 그레란사에게 간장질환치료제 YH439의 기술을 수출한데 이어 1998년 세계 최초 자체개발 면역억제제 고형분사 기술을 미국 쉐링푸라우사에게 수출했다. 탄력을 받은 2000년엔 스미스클라인비참사에 항궤양물질 YH1885의 기술을 넘겼다. 급기야 2007년엔 국산 신약 레바넥스를 출시했다. 그런가 하면 업계 최초로 정년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가장 존경받는 기업 12년 연속 1위는 물론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 등은 유한양행이 보유한 총체적 자산의 산물들이다. 유일한 박사의 유지에 따라, 유한의 문화를 먹고 자란 내부 인물들이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는 전통은 우리나라 산업계 전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무형문화제'다.
이처럼 자산을 많이 가진 유한양행이지만, 요즘 R&D 리더십이라는 점에선 종종 물음표가 찍힌다. 의문은 '제약회사 본령이라는 R%D 투자보다 어느 때부터인가 성장가치가 중시됨으로써 판매 최적화 기업으로 체질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으로 요약된다. 기업이 오늘을 살아내야 하는 생물인데다, 제약사가 반드시 신약개발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것도 아니어서 무턱대고 비판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 유일한 박사가 남긴 '정신의 거울'에 비춰보고, 그동안 유한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제약회사 유한양행의 행보가 낮설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어느 제약회사보다 다국적 제약사 유망품목의 코프로모션이 많은데 비해, 또래 규모의 기업과 견줘 매출액 R&D 비는 낮은 편이다. 데일리팜이 상장사 53곳을 조사(2014년 기준)해보니 매출액 R&D비는 5.8%로 29위에 머물렀다. 한미약품 LG생명과학 동아제약 녹십자 대웅제약 등 라이벌 기업들과 비교한 지난 10년 R&D 비율에서도 제일 낮았다. 비율의 높낮이가 곧바로 그 회사의 R&D 능력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연구개발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 만큼은 반영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R&D 부문과 다르게 직원 1인당 매출액에선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6억6400만원으로 2위 녹십자 보다 무려 1억7000만원 높았다. 1인당 매출액이 탁월하다는 건 적은 인원으로 매출을 극대화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 자체론 긍정적 모습이다. 이는 경영진이 영업조직에 대한 투자와 관리에 애정을 쏟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일지 모른다. 연구개발, 생산, 판매가 혼재돼 있는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에게 영업력은 막강한 자산이다. 어찌보면 R&D 보다 더 강력한 자산이다. R&D를 강화하려는 것도 성장성과 수익성을 도모하기 위한 행위일테니 말이다. 그러나 영업력이 오늘을 최선으로 사는데 필수 요소라면, R&D는 미래를 살기위한 준비로서 빼놓을 수 없는 투자다. 이런 관점에서 양자는 기업 규모에 맞게 양립시킬 수 밖엔 없다. R&D 추세가 오픈 이노베이션이라, 유보금이 많은 유한에게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매출액 R&D비는 결국 경영진의 의지를 반영하는 수치나 다름없다. 따라서 R&D 투자에 대한 원초적 의지가 왕성할 때 오픈 이노베이션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자석에 쇳조각이 더 많이 달라붙는 것처럼 말이다.
임기 3년 혹은 6년을 남긴 이정희 신임 대표이사는 오너대신 사업구조나 진로를 결정해 이끌어 가는 이사회를 어떻게 설득해 가며, 전통기업 유한양행과 1500여 임직원을 이끌어 나갈까. 이 대표의 행보와 방향이 벌써부터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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