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DUR 의무화법안과 '양심'에 대한 잡설
- 최은택
- 2015-04-16 06: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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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사는 데 지켜야 할 기본적 가치이며, 그나마 '양심'이 있어서 살만하다고 할 것이다. 일종의 '정언명령'의 영역이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이 이 문제로 고초(?)를 겪거나 손해를 입으면 말린다. 바보 짓 말고 타협하라고. 양면성이다.
양심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해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라고 한다. '의약품처방조제지원서비스(DUR)'를 보면서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최근 국회는 피감기관 업무보고에서 안전과 관련한 의약품 허가사항 변경내용이 DUR에 늦게 반영되는 실정을 비판했다. '안전성 서한'이 발령됐는데도 DUR에 반영되기까지 수 백일 이상이 걸리는 사례가 있으니 문제는 문제였다.
식약처와 심평원은 지적대로 신속히 '칸막이'를 헐어야 한다.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과 관련한 쟁점 아닌가.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DUR에 반영하면 뭘하나? 의약사, 아니 요양기관이 현장에서 활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스템만 만들면 해결되나?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의사와 약사가 의약품을 처방 또는 조제하기 전에 DUR 사전점검을 의무화하는 입법이 수년째 이들 전문가집단의 반대로 발목 잡힌 상황에서 난센스처럼 보였다는 얘기다.
의약사는 국가로부터 면허와 함께 배타적 권한을 부여받았다. 국민은 이들을 믿고 이들이 처방하고 조제한 의약품을 복용한다. 이런 신뢰는 의약사가 양심에 따라 최선의 진료와 최적의 의약품을 선택해 투약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과연 의약사는 수 천개나 되는 의약품 성분의 특성을 다 알고 환자에게 가장 좋은 의약품을 선택할까? 아니 그런 능력이 있을까?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사람인 이상 실수할 수도 있다.
DUR은 적어도 이런 실수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함께 먹으면 안되는 약, 소아나 노인 또는 임산부가 복용해서는 안되는 약 등을 걸러주고, 다른 처방전에 의해 이미 복용 중인 약이 중복 투약되지 않게 점검해 준다.
의약사 입장에서는 고맙기만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처방권 제한' 운운하며 반대하고, 약사들은 행정비용 운운하며 보상(DUR 수가)을 요구한다.
'양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건 이런 것이다. 국회는 피감기관만 다그칠 게 아니라 이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현재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중인 DUR 의무화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책무다.
의약계는 의도하지 않게 발생할 수 있는 잘못된 처방이나 조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DUR 의무화를 수용해야 한다. 이런 게 바로 '양심'에 부합하는 이야기다. '양심'에 대한 태도는 양면성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양심적'인 사람, '양심적인' 집단이 많아져야 세상은 더 살만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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