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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안전한 약사용 위해 정부-제약-약국 '한마음'

  • 강신국·김지은
  • 2015-06-03 12:30:00
  • 조제 과오 방지 위해 약사들 자발적 노력도 활발

자, 이제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과 일본은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조제과오를 예방하려는 약사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활발하다.

미국은 '의약품 사용과오 보고와 예방을 위한 국가조정위원회'(NCC MERP)'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수집, 관리되는 의약품 사용 과오는 미미한 수준의 '레벨0'에서 사망을 유발한 '레벨 6'까지 7 등급을 나눠 관리한다.

특히 FDA에도 메디케이션 에러에 대한 전문관리 부서가 설치돼 있다.

미국은 정부뿐만 아니라 약을 만드는 제약사, 약을 다루는 병원과 약국, 심지어 비영리단체까지 나서 메디케이션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 제품명 대문자 표기와 민간기구의 활동

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가 단순 약을 최종 조제하는 약사 만의 책임이라고 보지 않는다. 환자의 약물 치료 과정에서 정부와 제약사, 의사, 환자가 통합적으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안전한 복용이 가능하고 복약순응도를 높여야 한다 게 사회 인식이다.

ISMP에서 약국에 제공하는 혼동하기 쉬운 의약품 리스트
눈에 띄는 부분은 미국의 민간기구 ISMP(Institute For Safe Medication Practices) 활동. 해당 기관은 지속적으로 의약품 처방, 조제 활동의 안전과 동시에 실수를 막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관련 자료를 병원은 물론 외래 약국에까지 주기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간단한 예로 조제 과정에서 혼동하기 쉬운 약 이름이나 산제, 분절조제가 불가한 약 목록 등을 정리해 전송하면 약국에선 해당 내용을 숙지하거나 필요한 내용은 프린팅 해 조제실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미국의 대다수 병원 약국이나 외래약국에선 조제실 선반 등에 필요한 내용이나 리스트를 선별해 부착해 놓고 조제 과정에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경희대 약대 정은경 교수는 "미국 외래 약국에서 일할 당시 ISMP 자료는 바쁘면 그냥 넘기기 쉬운 상황에서 체크포인트로 활용했었다"며 "한국에서 이런 연구가 진행됐다면 관련 자료를 약사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을 만드는 제약사의 작은 배려는 큰 의미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의약품 라벨의 변화다.

예를 들어 doxorubicin과 daunorubicin. 두 개 약 모두 같은 계열의 항암제로 언뜻보면 구분이 쉽지 않다. 바쁘게 조제에 쫓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해당 의약품을 생산 중인 미국 제약사들이 활용 중인 방식은 DOXOrubicin / DAUNOrubicin. 의약품 라벨 상에 대소문자를 구별해 놓으니 비슷한 이름의 약이 쉽게 구분이 가능해졌다. 대다수 회사가 비슷한 이름의 약의 경우 대소문자 구별 라벨을 통해 조제실수를 방지하고 있다.

대문자로 제품명을 표기해 메디케이션 에러를 최소화하고 있다.
정은경 교수는 "미국은 성분명처방이다보니 그나마 이름이 유사한 약이 종류가 적은데 반해 국내는 상품명으로 처방이되다보니 심바스타틴 계열 하나의 약만해도 제약사마다 비슷비슷한 이름의 약이 수십가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이야말로 약 이름에 차이를 주는 방식을 도입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소분과 분절, 산제조제도 미국 약국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소아용 시럽제의 경우 대부분이 환자에게 덕용으로 제공하고 직접 소분해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단, 환자가 편리하고 정확하게 시럽을 소분해 복용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 사용 중인 시럽병보다 바늘이 없는 경구용 주사기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약사가 소분하는 과정에서 용량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무엇보다 한국은 처방전에 mg, ,ml 단위가 혼재돼 있어 약사가 일일이 계산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또 한번 실수가 유발될 가능성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국내 일부 제약사가 시럽제를 1회 개별 포장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더불어 미국에선 처방 의사들조차 분절조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 처방을 거의 내지 않고 있고, 꼭 필요한 약에 대해선 환자가 직접 분절해 복용하도록 하고 있다.

정 교수는 "가루약의 복약순응도가 정제나 시럽에 비해 높지 않고, 분절한 약은 표면적이 늘어나 산화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고, 사회적으로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분절조제가 꼭 필요한 약의 경우 환자가 정제커터칼을 구입해 직접 분절해 복용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 조재과오 약사들의 관심...갈 필요 없는 PTP 조제 대세

일본은 PTP조제가 대세다. 산제조제는 거의 없다. 또 용량별 투약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주의 표시를 진열장에 부착했다.
일본도 우리보다 앞서 메디케이션 에러 방지 대책을 마련 실천하고 있다.

일본약제사회는 지난 1998년 조제과오방지 매뉴얼을 제작해 전체 약국에 배포했고 일본 후생성도 2001년 조제과오 사례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약국에서도 메디케이션 에러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실제 일본 약국의 조제현장을 스터디하고 온 목동정문약국의 한정선 약사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을 되짚어 봤다.

도쿄 쇼와대학 병원 문전약국인 파코스약국은 1200~1300개의 전문약을 비치하고 있다. 문전약국이지만 ATC(조제자동화기기)가 없다. 대부부분 PTP조제기 때문이다.

사진 1=액상제제 조제지침, 사진2=소아약용량 가이드북, 사진3=소아 신장과 체중 계산법, 사진4=주의할 약은 붉은선반에 위치
중요한 점은 질환별 금기약을 분류해 라벨을 붙여 놓았다. 임부금기약은 붉은색, 녹내장 금기약은 초록 라벨, 천식환자 주의약은 파란라벨로 눈에 뜨게 해놓았다. 한 순간의 실수로 금기약이 투약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규격의 제품에 주의 표시를, 제형별 구분 표시를 통해 조제약장을 관리한다.

소아용약 조제 특징도 살펴보자. 약국에 시럽제 조제 지침이 비치돼 있어 약사들이 언제나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 소아약용량 가이드 책도 참고하며 소아의 연령에 따른 신장과 체중계산법을 소아과 처방전 검토시 사용한다.

소아용약은 진열에도 신경쓴다. 주의해서 조제해야 하는 약은 빨간 선반에 진열해 조제과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소아용 시럽제 자동 포장기
또한 국내 약국에서는 보기 힘든 시럽제 충전 시스템과 소아용 시럽제 약병 세척기구도 눈여결 볼 대목이다. 한정선 약사는 "우리나라 달리 일본은 소아용약은 정제를 갈아서 조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거의 대부분의 제품이 산제로 나오거나 건조시럽이 처방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판전 의약품 명칭 검토 및 사후관리 체계가 확립돼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 한국의 경우 유사한 제품명과 포장이 조제 실수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일본 약사들의 자발적인 노력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 의약정보센터(JAPIC)는 의약품 유사명칭 검색 시스템을 운영, 제약사들이 제품명을 정할 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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