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14일간 강제로 쉰 약국장 "정말 힘들었던 건"
- 정혜진
- 2015-07-02 12:15:00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경영 타격만큼 마음의 상처 컸다...빨리 정상화됐으면"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잦아들고 있다지만 약국가 메르스 여파는 진행 중이다. 매출이 얼마 줄었다는 약사들의 푸념이 평이하게 들릴 만큼 약국 전체에 미친 타격은 만만치 않다. 확진 환자 경유지로 폐쇄조치에 들어갔던 약국들의 고통은 더 크다.
2주간 약국 폐쇄조치로 어려움을 겪은 A약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A약사는 약국과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익명을 요구했다. 그는 경영악화 만큼이나 주변의 시선과 인식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 폐쇄조치 동안 어떻게 지냈나.
확진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고 정부에 의해 강제 폐쇄조치됐다. 2주간 휴식 아닌 휴식을 가지고 지지난주 다시 문을 열었다. 아직까지 환자들이 많이 방문하지 않는다. 정상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폐쇄조치가 내려졌을 때 상황은.
보건소를 통해 통보가 왔고, 다른 방안이 없었다. 확진환자가 언제 왔었는지 확인하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확진 환자가 가까운 의원과 우리 약국을 들렀는데, 의원에 4번, 약국에 3번 왔더라. 환자가 마지막으로 들른 때가 의원은 8일, 약국은 6일이었다. 정부가 확진판정을 내린 게 7일이었다. 그때까지 의원과 약국은 모르고 있었던 거다. 정부가 확진환자 경유지 발표를 늦추지 않았나. 발표가 너무 늦었고, 그래서 병의원과 약국 피해가 더 커졌다고 본다.
병원과 우리 약국만 해도 그런 사정을 모르고 주변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환자가 들렀는데도 쉬쉬하고 계속 다른 환자를 받았다'든가 '돈독이 올라 문을 닫지 않았다'는, 가혹한 말들이 들렸다. 억울하고 속상하다. 정부가 빨리 대처했다면 적어도 일선 의료기관과 약국들이 이런 오해를 받지 않았을 것 아니냐. 이번에는 정부가 정말 잘못했다고 본다.
- 약국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경영상황은 심각하다. 매출은 예년에 여름 비수기나 환자가 가장 없을 때의 1/5수준이다. 포스시스템이 없어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느껴진다. 메르스 환자가 왔다간 가까이에 있는 의원이 같이 폐쇄됐던 터라 지금까지도 처방전 유입이 많지 않다.
의원이 또 365일 문을 여는 곳이어서 경증환자 왕래가 많은 곳이다. 이런 곳이 메르스 의원으로 낙인찍혀 환자가 엄청나게 줄었다. 재개원했지만 지금도 환자가 많지 않고 약국도 덩달아 매출이 떨어졌다.
-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나.
인식이다. 사람들 인식. 마음으로, 피부로 느껴졌다. 오히려 매출 하락보다 이게 더 힘들게 했다. 사람들이 인식과 시선이 가장 힘들었다.
격리라는 건 더 이상 확산을 막기 위한 개인의 희생 아니냐. 의사나 약사는 생업을 포기하고 희생을 감내하는 피해자 입장인데도, 주변에서는 마치 가해자를 대하듯 바라봤다. 유치원과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있지만, 부모가 격리조치돼있다는 사실 하나로 아이들도 학교에 오지 않는게 좋겠다는 주변 학부모 말을 들었을 때 너무 상처가 됐다.
같은 약사끼리도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만나기 꺼려하는 느낌을 받았다. 하물며 질병에 대해 전문 지식이 있는 약사끼리도 이럴진대 일반인의 인식은 어떻겠느냐. 내 잘못이 없는데도 유배를 당한 느낌이랄까. 착잡하고 괴로웠다.
- 격리자를 확진자로 보는 시선, 맞나.
그렇다. 확진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 만으로 병원과 약국이 초토화됐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비견할 만한 분위기였다. 같이 폐쇄된 병원 의사와 대화해보니, 주변 의사나 약사들도 '가까이에서 확진자 경유지가 확인되면 나도 문닫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하더라. 실제 나도 그런 걸 느꼈다. 격리자가 됐다는 것 만으로 유언비어의 피해자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 약국 운영 재개 이후 매출은 회복되고 있나.
아주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최저 기준에서 1/5로 줄어든 매출이 회복되는 데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의원이 낙인찍힌 터라 아직도 환자 유입이 적다. 지금도 약국에는 병원에 안가고 약만 조제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문의전화가 많다. 환자들의 병의원 기피현상은 여전하다.
그나마 의원만 이름이 공개되고 약국은 그렇지 않아 충격이 덜 한 것 같다.
- 이번 사태를 겪고 느낀 것은.
올바른 정보가 전해지지 않아 공포감만 높아지고 여기에서 생성된 잘못된 인식이 병의원과 약국으로 향한 것 같다. 정부와 언론에 아쉬움이 크다. 사실을 가장한 불편함과 공포를 계속 재생산하지 않았느냐.
경제적 손실보다 마음의 상처가 크다. 경제손실이야 일시적인 것이고 또 잊어버릴 수 있겠지만 마음에 생긴 상처는 오래 가지 않겠느냐. 약국은 또 이미지가 관건인데, '메르스 약국'이라는 이미지가 오래갈까봐 걱정이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오늘의 TOP 10
- 1부산 창고형약국, 서울 진출?...700평 규모 개설 준비
- 25년 엔트레스토 분쟁 종지부...제네릭 승소 이끈 3대 쟁점
- 3국내제약 16곳, '린버크' 결정형특허 분쟁 1심 승리
- 4차바이오, 카카오·LG와 동맹...'3세 경영' 협업 전략 가동
- 5수제트리진, 새로운 기전의 비마약성 진통제
- 6R&D·공정 다시 짠다…제약사별로 갈린 AI 활용 지도
- 7한국파마, CNS 외형 반등…디지털헬스로 확장 모색
- 8SK케미칼, 트루셋 저용량 쌍둥이약 허가…2031년까지 독점
- 9대원제약, 2호 신약 '파도프라잔' 임상 3상 시동
- 10미국, 의약품 품목관세 조치 임박…관세율·범위 촉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