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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메르스 70일 달라지는 병원문화

  • 이혜경
  • 2015-08-27 06:14:50

대학시절,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맞벌이 부모님을 대신해 할머니 곁을 지켰다. 내 역할은 하나였다. 병문안 오는 친·인척들을 응대하는 일이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 달려온 작은 할아버지 댁과 고모 할머니, 그리고 고모와 삼촌들. 그 땐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는게 좋은 줄 알았다. 괜시리, 방문객 없이 혼자 조용히 누워있는 환자를 보면 "올 사람이 없나 보네"라며 연민의 감정까지 들었다.

하지만, 병원 문화가 달라지고 있고 달라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메르스로 인해 70여일 간 불안에 시달렸다. 그 과정에서 국내 병원문화의 문제점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여러 친구나 가족이 환자와 병원에 동행하거나, 문병하는 문화로 2차 감염 확산의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병문안 오는 손님들은 많을 수록 좋은게 아니라, 적을 수록 좋은 것이었다. 메르스 경험으로 우리는 병문안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최근 입원 병상을 가진 병원에서는 '메르스 관련 환자 면회 금지', '환자 면회 1일 1회 제한' 등의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감염 경로 차단과 사전 예방을 위해 병실 면회객 출입 시간과 출입 인원 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지만 솔직히 잘 지켜지 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병원 문 앞에서 방문객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제한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결국 병문안 문화 개선의 칼 자루는 병원을 방문하는 국민들이 가지고 있다. 아무리 병원에서 안내문을 부착하고, 병문안 시스템을 마련한다고 해도 국 민들이 따르지 않으면 소용없다. 이 때문인지 최근 대한병원협회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대국민 선포문'을 발표하고, 안전한 병원 문화 구축을 위해 전 국민의 협조와 동참을 요청했다. 이제는 국민들도 스스로 면회시간 준수, 면회 횟수 최소화 등 환자 치료를 최우선으로 하는 바람직한 병원문화 구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메르스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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