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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약 조제 보도에 약사들 "0.3T 처방부터 해결을"

  • 정혜진
  • 2016-04-22 12:15:15
  • 지상파 '산제조제 위험성 약국 탓' 논리에 약사들 반박

2분23초 짜리 취재기사에 약사들이 일어났다. 산제 기구를 매번 닦지 않는 약국의 '가루약 조제' 탓에 어린 환자들이 위험하다는 논리에 약사들 반박 의견이 활발하다.

KBS가 21일 뉴스에서 보도한 '다른 약도 섞인다…가루약 조제기 청소 부실' 기사에 네티즌들은 이 문제를 '귀찮다, 힘들다'의 문제가 아닌 '약이 섞일 위험이 있다'는 논리로 해석하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에 대해 약사들이 각종 SNS와 인터넷 게시판에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개별 약국들은 조제실의 현실적인 여건이 그럴 수 없다는 점을 짚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약국과 제약사, 정부의 구조적인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어린이용 시럽제와 산제 포장제제 생산을 늘려달라는 약국 요청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제약사가 어린이용 제제를 따로 생산하지 않지만, 소아과 주변 약국은 아이가 쉽게 넘길 수 있도록 정제를 갈아서 조제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수가로 보전되지 않는데다 여론의 집중 비난까지 더해지자 '억울하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약국에서 산제 조제 시마다 청소를 하려면 1건 조제에 적어도 10~15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조제실 어려움도 크지만 무엇보다 기다리는 환자들의 불만 접수가 높아져 조제도구 세척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많은 약사들이 제약사의 책임론을 주장한다. 전남약사회 총무위원장인 김성진 약사는 "전부터 주장했지만, 성인은 PTP 조제 투약하고 소아는 소분없이 시럽제로만 생산 단위 그대로 투여해야 한다"고 SNS에 의견을 개진했다.

부산시약사회 최창욱 회장도 같은 의견이다. 소아용 항생제, 진통제, 가래약, 콧물약 모두 갈아서 조제해야 하는 약국 현실이 아이러니이며, 제약사는 개별 품목 당 0.2mg, 0.5mg, 0.7mg 까지 세분화해서 생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원도약사회 성소민 정보통신위원장은 조제료 수가에 대한 글로 약사회에 의견을 피력했다.

성 약사는 "이웃나라 일본의 약사들은 가루약을 조제하는 경우 이런 식으로 조제료가산을 받는다"며 "약사가 받는 조제보상(조제료건 약가차액마진이건)이 비현실적이기에 벌어지게 되는 열악한 상황을 그저 약사의 잘못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균형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 일본에서는 연하곤란자용 제제 조제료가산, 향정신성의약품/마약/각성제/독약류 등 위험한약 조제료가산, 분산제/과립제/유아용제제등에 대한 조제료가산 등이 제도적으로 정착됐다.

그는 "조제료는 쥐꼬리만큼 주어 혹사시키면서, 서비스는 외국수준으로 해달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가루약 조제가 섞일 수 있는 조제 환경이 유아 환자에게 치명적일까?

성균관대 겸임교수인 오성곤 약학박사는 "약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어느 정도 최소 양, 예를 들어 최소양이 '50'이라면 '49'까지는 전혀 효과가 없고 50부터 갑자기 효과가 나타나 60, 70이 될 수록 효과가 증가한다"며 "산제 기구에 남은 가루 정도로 실제 약효를 발휘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도 있다.

특정 약물에 이상반응을 가진 유아라면, 앞선 조제에서 남은 극히 적은 양의 산제에도 알러지 반응 등 과민반응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 박사는 "문제는 어른 약인 정제를 아이들에게 그대로 먹으라고 하는 현실"라며 "약은 생산단위 그대로가 가장 안정적인데, 어떤 제제이든 여러 종류를 함께 갈았을 때 효과나 성분의 화학적 특성 변화 등을 예측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아는 소아용 전용약(액제, 산제, 과립제, 젤리 타입 등등)이 더 많아져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약국에서 약을 갈거나 자르는 조제를 거의 하지 않는다"며 "소아 건강을 지키는 측면에서라도 정부, 제약사 모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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