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아직 못 다한 숙제, 약물 '계열 이펙트'
- 어윤호
- 2016-05-19 06: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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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모범답안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 당연히 처방하는 의사의 경험과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 중요하다. 문제는 보험 급여 적용 범위에 대한 일관성이다. 어떤 계열은 허가사항과 무관하게 계열 이펙트(effect)를 인정, 동일한 급여 기준이 적용되지만 어떤 계열은 약제마다 급여 허용 범위가 다르다.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당뇨병약제를 보자. 현재 당뇨병의 치료는 사실상의 1차약제 '메트포르민'을 시작으로 다양한 2제, 3제 요법이 트렌드다. 그런데 SGLT-2억제제인 '포시가'와 '자디앙'에 비해 같은 계열인 '슈글렛'의 병용급여 인정 범위는 좁다.
GLP-1유사체도 마찬가지다. 얼마전 등재된 '트루리시티'는 '이페르잔'이나 '바이에타', '릭수미아'와 달리, 인슐린과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3제요법을 급여로 인정받을 수 없다. 계열 이펙트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서,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반대 사례의 존재다.
제일 잘 나가는 당뇨병약 DPP-4억제제는 된다. 허가사항에 없는 적응증 임에도 급여는 인정된다. 이 계열 약제들은 치아졸리딘(TZD)계열 병용 급여 범위가 확대될때 적응증을 갖춘 '자누비아', '가브스'.'온글라이자' 외에도 '트라젠타'와 '제미글로'까지 급여 확대 범위에 포함시켰다. 당연히 '의문의 1패(?)'를 당한 약물 보유 제약사들 사이에선 볼 멘 소리가 터져 나온다.
복지부가 내놓은 대답은 "DPP-4억제제는 충분한 처방 경험을 갖췄다"이다. 즉 SGLT-2억제제, GLP-1유사체는 아직 국내 진입한지 얼마 안 돼 지켜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다만 향후 전문가 의견 등을 취합, 기준 통일에 대한 논의 진행을 약조하고 있다.
전문의약품이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정부의 신중한 입장은 되레 필요하다 볼 수 있다. 단, 어차피 계열 이펙트 인정이 수순이라면 '충분한 처방경험을 갖추는데까지 필요한 시간, 혹은 처방량'에 대한 지침 정도는 마련하자는 것이다.
현 상황은 기대는 있지만 기약이 없다. 질환의 특성이 다르다면 질환 별 계열 이펙트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계열 이펙트가 인정된다는 확신으로 임상 연구를 게을리하는 업계를 정부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풍부한 학술 데이터는 급여 기준을 넘어 처방 현장에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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