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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약으로 돌려막기?"…약사 '배부른' 처방전에 '번민'

  • 김지은
  • 2016-06-01 12:14:56
  • 다량 처방에 약사들 복약상담 애로...미국 병원 "약 최소 처방 움직임도"

"환자가 약 먹다 배 부르지 않을까 걱정도 듭니다. 약을 약으로 돌려 막는 것도 아니고, 복약지도 하면서 약사로서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5월31일 서울의 한 약사는 "환자에게 처방전 한면을 가득 채운 처방전을 받아들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장기 처방 환자를 대상으로 다량의 약을 처방 내는 주변 병의원의 처방 행태가 불만을 넘어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고 고백했다.

일부 약국에선 한 장을 가득 메운 처방전은 기본이고 두장을 채우는 처방전도 종종 발행돼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들은 이 같은 의약품 처방이 환자에게 과연 안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이 약사는 "약을 약으로 보충하는 것도 아니고 환자가 약을 먹고 배가 부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한달에 이런 환자가 적지 않게 오는데 볼때 마다 안타깝지만 병원에서 처방받아 온 만큼 환자에게 뭐라 말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약국 입장에선 이 같은 처방전은 환자 안전에 대한 우려와 조제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른다.

처방에 적힌 약을 모두 구비하는것도 쉽지 않지만 적게는 30일에서 길게는 180일까지 나오는 장기 처방이면 조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인력이 필요하고 검수와 복약지도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약사들은 일부 의사들의 이같은 처방 패턴 보다 기본적인 국내 수가 체계 자체가 '배부른' 처방전 발행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이 약사는 "처방일수가 짧기라도하면 다행인데 저런 처방전을 받는 환자는 대다수가 장기 처방으로 120~180일까지 처방이 나온다"며 "이런 처방전은 중소형 약국에서는 조제도, 검수와 투약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약사는 "주변 병원에서는 2장까지 넘어가는 처방전이 발행돼 나오기도 한다"며 "환자는 왜 이렇게 많은 약을 복용해야 하는 상황에 왔는지 알고는 있을지 모르겠다. 환자가 생활습관 교정보다 약먹기를 선호했던 것은 아닐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이 같은 처방을 막기 위해 정부와 병원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 시스템 등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 손 미국 카이서병원 임상약학 질관리책임 약사는 "미국 대형 병원에서는 병원 자체적으로 의약품 처방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책적으로 약 과다 처방에 따른 건강보험료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 정책, 병원 시스템을 통해 의약품을 과다 처방하는 경우 제제를, 반대의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 등이 최근 마련돼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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