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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와 오노약품이 제약산업에 던지는 시사점

  • 가인호
  • 2016-08-05 06:15:00
  • 문어발식 파이프라인 지양, 선택과 집중 통해 도약

오노약품공업. 1717년 창업해 올해 300년째를 맞는 일본 기업이다.

매출 1조6000억원 규모로 일본에선 중견 제약사군에 속한다. 하지만 매년 매출의 30% 이상을 R&D에 투자하며 글로벌 신약을 선보여왔다. 이는 일본 제약 업계 R&D 평균의 2배 수준이다.

오노약품은 현재 연 500억엔 정도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고, 앞으로 1000억엔 이상 투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Anti PD-1 면역항암제 개발에 성공했다. 면역항암제 'OPDIVO'는 2005년 5월 오노약품과 미국 Medarex 사이에 체결된 공동연구계약에 의해 탄생한 인간형 항PD-1 단일클론항체로 오노약품의 대표적인 품목이다.

PD-1은 면역 활동을 억제하는 단백질로 1992년 교토대 혼조 타스쿠 교수가 발견했다. 교토대 연구팀은 PD-1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을 시작했고, 오노약품은 혼조 교수와 함께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초창기 글로벌 기업들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했으나 좀처럼 상대 기업의 관심을 얻지 못했고 또한 임상시험의 진행도 순조롭지 못했다.

그러다 2005년 미국 메데렉스사와 공동연구 계약을 하고(그 후 미국BMS사가 미국 메데렉스사를 인수), 2011년 BMS사와 2조원대 규모의 전략적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킨다. 이후 절제 불가능한 악성흑색종의 치료제로서 2014년 12월 미국에 이어 2015년 3월 한국 최초의 PD-1 면역체크포인트 제해제로 승인을 받았다.

면역항암제 옵디보
이에 앞서 오노약품은 2010년 주력 제품 특허 만료로 인해 회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했고, 모든 역량을 신약개발에 쏟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탄생한 약물이 바로 옵디보다.

현재 오노약품은 파트너사인 BMS와 함께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두경부암, 위암, 식도암, 호지킨림프종을 비롯한 다양한 암분야에서 임상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지금까지 극복하지 못한 언멧니즈 항암제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허만료로 매출이 정체현상을 빚어온 오노약품은 조만간 일본 내 리딩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오노약품의 선택과 집중 전략 덕분이다. 항암, 면역질환계, 순환계, 단백질의약품과 백신 등 미래형 신약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결과물로 인식된다.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LAPSCOVERY,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반감기를 늘려주는 혁신적 플랫폼 기술로, 투여 횟수 및 투여량을 감소시킴으로써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개선)도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았다.

원천기술 확보는 회사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무기가 될 수 있다는 확신에서 출발한 셈이다.

한미약품은 2000년대 초반 동물을 통해 단백질 의약품을 만들어내는데 주력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많은 실패를 거듭한 한미는 2세대 단백질 의약품이 나올 무렵 반감기를 늘리는 기술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 기술은 2003년부터 본격화 했고, 2006년 후보물질을 도출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인터페론, EPO 제제 등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초기는 임상과정에서 대부분 스톱됐다. 이후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당뇨질환에 기반기술을 적용해 퀀텀프로젝트를 완성시켰다.

지난해 미국 보스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5회 미국당뇨병학회(ADA)는 한미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이 곳에서 지속형 복합 인슐린신약 LAPSInsulin Combo에 대한 비임상 연구결과를 구두 발표했다.

LAPSInsulin Combo는 한미약품이 주1회 투여 인슐린으로 개발 중인 LAPSInsulin115와 최대 월1회 투여가 가능한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 LAPSCA-Exendin4)를 결합한 당뇨신약이다.

바이오의약품의 단점인 짧은 반감기를 극복하는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된, 이른바 퀀텀프로젝트였다.

퀀텀프로젝트는 유럽 당뇨병학회 등에도 잇따라 소개되며 다국적사들의 관심을 모았고, 지속형 당뇨신약 포트폴리오인 '퀀텀 프로젝트(Quantum Project)'에 대해 빅파마 사노피와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에 성공한다.

계약금은 4억 유로(한화 약 4951억원)와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35억 유로(4조 3322억원)를 받게되는 국내 제약 사상 최대규모 계약이다.

한미는 2015년 가장 뜨거운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며 경영악화 어려움을 딛고 지난해 매출 1위에 등극했다.

글로벌제약사들의 관심은 단연 오픈이노베이션이다. 단적인 예로 2014년 사노피가 보유했던 TOP5 제품 중 50%는 외부에서 수혈한 제품이다. 연구개발 협력과제만 76개로 한미 퀀텀 프로젝트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리고 오픈이노베이션 성사를 위해서는 확실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오픈이노베이션과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는 국내 기업들이 지향해야 할 과제이지만, 선택과 집중은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노약품과 한미약품이 일본과 한국에서 리딩기업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요인은 문어발식 파이프라인을 지양하고 확실한 선택과 집중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오노약품의 '면역항암제'와 한미약품의 '퀀텀프로젝트'는 국내 제약기업들에게 향후 R&D 지향점이 무엇인지 잘 알려주는 케이스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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