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약 먹고 자살충동?…허술한 군대 약 관리
- 김지은
- 2016-11-01 12: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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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들 "군부대 복약 이력 관리 미흡...부작용 보고 체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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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약사는 최근 자신을 현재 군 복무 중이라고 밝힌 한 남성을 복약지도 하다가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21세의 이 남성은 올해 초부터 중순까지 여드름 치료를 위해 이소티논연질캡슐을 지속 복용하다 9월께 입대했고, 최전방에서 제공하는 말라리아 예방약 클로로퀸을 1회 복용했다.
이후 이 남성에게 극심한 우울감과 흉통, 식욕저하 등 정신신경계 이상반응이 발생했고, 심각한 자살 충동까지 일어났지만 부대에선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약사는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평소 이소티논연질캡슐을 복용해 왔던 환자가 클로로퀸을 복용하면 우울감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어떤 제재도 없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 환자의 사례와 관련한 어떤 부작용 보고나 인증 절차가 부대 안에 마련돼 있지 않았던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약사는 "다행히 약국에서 알고 부작용 사례를 대한약사회 지역약물감시센터에 보고하고 부작용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를 해당 군 부대에 전달 한 후에야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후방부대로 이전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약사는 또 "외부 약국의 자문을 받아 원만히 해결될 수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드문 경우"라며 "만약 발견되지 못했다면 자칫 극심한 우울증이나 자살로 이어질 수 있었거나 부작용으로 여겨지지 않아 재투약으로 인한 추가적 위해 발생 가능성이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약사들에 따르면 해외에서도 군부대에서 무분별한 말라리아약 복용으로 인해 부작용 사례가 이어져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될 개연성이 충분하지만 현재로선 이를 제약할 만한 약물 이력 관리나 부작용 보고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의심된다는 게 약사들의 지적이다.
이지현 약사는 "최근 외국 군대들에서도 말라리아 예방약으로 인한 정신질환이 수백건 이상 보고돼 문제가 되는 가운데 국내 군부대에서도 군인들에게 무분별하게 이 약이 투약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 의약품 투약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전문가의 상담이 있었는지, 투약 이후 이상반응에 대한 모니터링이 있었는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전문가가 없는 상태에서 약물 복용에 따른 이상 반응이 발생하면 부작용 여부의 판단이 어렵다"며 "그만큼 군대 내 약물 복용 이력이나 부작용 보고, 환자 기존 질환, 의약품 복용 이력 등을 근거로 투약 여부 등을 판단하는 업무를 약사가 담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최근 국감에서 군 의료시설이 병용 금기약 투약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군병원은 DUR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서 금기약물 처방을 차단할 수 있는 제반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사단급 이하 의무대는 DUR이 없어서 군병원과 사단급 이하 의무대를 오가며 치료를 받는 군인의 금기약 투약을 물리적으로 막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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