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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심야약국 1년4개월…"약사구하기 너무 힘들었다"

  • 정혜진
  • 2017-01-19 06:14:57
  • 심야약국 운영한 A약사, 첫번째 애로사항 '인력 확보' 꼽아

1년 4개월 심야약국을 운영한 약사가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했고 오전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약국 문을 열었다. 생생한 심야약국 경험을 토대로 A약사가 발언대에 섰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심야약국 존재 가치와 운영상 어려운 점 등 데일리팜과 대화 내용을 인터뷰로 재구성했다. A약사는 특정 약국 정보가 공개될 우려가 있다며 익명을 요구했다.

-어떤 약국인가. 규모를 알고 시작하자.

나홀로약국이고 직원 한명을 두고 있다. 혼자 심야까지 감당할 수 없어 심야를 담당할 약사 한 명을 따로 두었다. 심야 시간엔 직원 없이 혼자, 약 3시간 가량을 근무했다.

-심야약국을 얼마나, 어떤 형태로 했나.

지자체가 지원해주는 한 지역약사회 추진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거창한 뜻이 있었다기 보다 '지역에 필요하겠다. 한번 해보자'였다. 2015년 10월 시작해 이번 달로 1년4개월가량 됐다. 내가 아침 10시에 출근해 10시까지 근무하고 근무약사가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심야를 담당했다.

그러다 심야 근무약사가 그만 두며 내가 심야까지 도맡았다. 하루 15시간을 근무하니 뭐 이건 생활이 안됐다. 혼자 한 열흘 했을 뿐인데 너무 힘들었다. 다행히 지금은 일주일에 3일 심야를 해주시는 새 약사를 구해 그분이 3일, 내가 4일 담당하고 있다.

-열흘이 그토록 지옥이었나.

정말 힘들었다. 15시간 근무하고 5~6시간 만 자려니 불가능한 거나 다름없는 일정이었다.

심야 약사님이 구해지지 않았으면 (심야약국을) 계속하지 못했을 거다. 주변에서 다크서클이 심해졌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며 걱정했다.

-많은 일이 있었겠다.

그렇다.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끝도 없다. 응급실에서 잘못 조치해서 약국에 다시 온 사람도 있었다. 바로잡아주니 정말 고마워하더라.

약은 응급실보다 약국에서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구의 심야약국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가장 큰 어려움이 뭐였나.

사람이다. 그런데 매일 밤 혼자 3시간씩 약국을 지킬 약사님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심야약국은 특성 상 일반약 판매가 주가 되기 때문에 일반약 지식과 상담 능력이 있는 약사가 필요하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고, 새벽 1시가 넘어 퇴근하려면 택시도 잘 잡히지 않는다. 우리 약국은 그래서 지원받은 약사 인건비보다 더 많은 인건비를 지불했다. 수지타산이 맞기도, 맞지 않기도 했지만 꾸준히 그 인건비를 드린 건 그 정도로 밤 시간대 약사의 고충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건이 맞는다 해도 소개를 받거나 잘 아는 약사여야만 가능하다. 내 약국을 밤 시간에 혼자 일하시도록 맡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힘들었는데도 심야를 계속 유지한 이유가 궁금하다.

사실 처음에는 시범사업이어서 단기간만 할 줄 알았다. 하지만 환자들이 상당히 많이 왔다. 무엇보다 전화 상담이 많았다. 생각해보라.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응급실에 전화를 한다 해서 'ㅇㅇ약이 있는데, ㅁㅁ약과 함께 먹어도 되냐'는 질문에 답을 구할 수 있겠는가.

심야 약국을 하며 느낀 건 국민들이 한밤 중에 약을 상담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차후 심야약국 정책에 특별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인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그 지역에 밤 시간에 연락할 수 있는 약사가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대한약사회에 심야 시간 전화 상담이 가능한 약사 몇명만 배치해도 국민들의 심야 보건의료 편의성이 많이 높아질 거다. 그보다 중요한 건 지역 친화적인 심야약국, 지역별로 한 곳이라도 심야약국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약국의 접근성, 거리 보다 중요한 게 홍보다. 심야약국이나 응급실을 갈 일이 개인으로 봤을 때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즉, 좀 멀더라도 '어디에 문 여는 약국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 택시를 타고서라도 가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리보다 그 지역 어디에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겠더라.

-정부 지원은 아직 아쉬운 수준인데.

그렇다. 해보니, 이건 약사 개인의 책임감이나 의욕으로 버틸 수준이 아니더라. 정책적이고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약사 개인에게 맡겨선 안된다. 심야약국을 한다고 해서 매출이 더 오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꼭 필요하지 않나. 다시 말하자면 국민들은 가서 약을 사든 안사든, 전화를 해서 약에 대해 상담할 약사가 필요하다.

약국 운영과 국민들의 니즈, 이 간극은 '공공재'로 메워야 한다.

-계속 할 건가.

계속할 예정이다. 심야 3시간만 커버해줄 약사가 있는 한 계속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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