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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한명을 위한 맞춤 치료…좋지만 비싼 약 '킴리아'[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한번 맞는 주사 비용이 5억원, 하지만 그 '한번'으로 암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시대.이미 초고가 첨단 신약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그 선두에 이미 꿈의 항암제라 불리는 CAR-T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존재한다.킴리아는 지난 3월 첨단재생바이오법 1호 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를 획득했다. 킴리아는 단 한 번의 치료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없던 재발성∙불응성 말기 혈액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개선, 장기 생존 가능성까지 확인하며 항암 치료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한명의 환자마다 필요한 공정 맞춤형 치료의 정수킴리아는 환자의 면역 세포를 활용한 혁신적인 개인 맞춤형 원샷 치료제로, 세포∙유전자∙면역 치료제의 특성을 모두 갖춘 항암제다.기존에 없던 치료제인 만큼 기전과 제조 과정부터 이전 치료제들과 차별화된다. 우선 환자의 면역 세포를 추출한다. 이후 세포 표면에 암세포를 인지하는 수용체를 삽입해 강력한 힘을 가진 세포, 즉 용병(CAR: 키메라 항원 수용체)을 만든 뒤 해당 환자에게 주입한다.완성된 CAR-T 세포를 혈액 내 주입하면, 암세포의 특정 수용체를 표적으로 인식해 결합, 암세포를 파괴한다. 한명의 환자마다 하나의 공정 과정이 필요한 맞춤형 치료제인 셈이다.킴리아의 적응증은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 Diffuse Large-B-Cell Lymphoma) 성인 환자 치료와 ▲25세 이하의 소아 및 젊은 성인 환자에서의 이식 후 재발 또는 2차 재발 및 이후의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B-ALL, B-Acute Lymphoblastic leukemia) 치료다.기존 치료에 불응하거나 재발한 DLBCL, B-ALL 환자는 국내 약 200여명 내외의 소수로, 킴리아 허가 전까지는 대체 치료 옵션이 없거나 표준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아 기대 여명이 6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었다. 실제 국내에서 2차치료에 실패한 DLBCL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4.73개월 수준이며 2차 치료 실패 환자의 약 70%가 구제항암화학요법을 반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킴리아 허가는 더 이상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또 한 번의 치료 희망과 함께 장기 생존 희망을 선물했다. 재발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 대상 임상에 따르면, 킴리아 투여 환자의 전체 반응률은 53%였으며, 그 중 39.1%가 완전 관해에 도달했다. 또 재발 또는 불응성 B-ALL 환자 대상 임상의 경우, 10명 중 8명 이상(82%)이 완전 관해에 도달했고 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98%가 미세잔존질환이 음성으로 나타났다.◆국내서 5건 이상 투여…킴리아 센터 설립킴리아는 아직 비급여고 국내에서 매출이 가시화됐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처방을 위한 준비 작업은 활발하다.특히 빅5 상급종합 병원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빅5 종합병원들은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삼성서울병원은 이미 승인을 완료했다. 이중 서울대병원의 경우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4월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tee)를 통과했고, 삼성서울병원도 5월 랜딩이 이뤄졌다.킴리아 개발사인 노바티스는 종합병원과 킴리아센터를 세우는 방식으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킴리아센터를 오픈했으며 나머지 상급병원들도 이후 센터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판단된다. 센터를 세우려면 신설된 '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라 병원이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제반사항 마련에 힘쓰고 있는 셈이다.또한 데일리팜의 확인 결과, 비급여임에도 불구, 이미 5건 이상의 킴리아 투여가 이뤄졌으며 연내 10건의 처방 사례가 쌓일 전망이다. CAR-T의 시대는 분명 시작되고 있다.◆보험급여 등재 절차도 이슈…암질심 통과킴리아의 보험급여 등재 문제는 그야말로 화제다. 워낙 고가 약물이고 기다리는 환자가 많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상황이지만 1개 약물에 대한 관심도가 이정도로 높아지는건 이례적인 일이다.이 약은 지난 3월 허가-급여평가 연계제도를 활용해 식약처 허가와 함께 급여 등재를 절차를 밟아 왔다. 그리고 9월 최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상정됐지만 보류 판정을 받았다. 결과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마자, 백혈병환우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와 제약사를 지탄했다. 환우회는 앞서, 킴리아의 암질심 상정 지연 자체를 비난하기도 했다.결국 킴리아는 10월 암질심을 통과했다. 이날은 심평원이 암질심 결과 공개를 실행한 첫날이기도 했다. 그간 신약 등재와 급여 확대 과정에서 통곡의 벽으로 자리잡았던 암질심을 통과한 것은 물론 고무적이지만 워낙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었던 만큼, 킴리아의 통과 이면에는 '부담'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적잖다.유철주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 교수는 "국내 재발성∙불응성 ALL 환자는 극히 드물지만 매년 발생하는 이 소수의 어린 환자들은 생명을 두고 사투를 벌이는 만큼 신속한 킴리아 치료가 가능한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 제약사, 의료계가 함께 노력해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킴리아 등재에서 관건은 노바티스 한국법인의 재정분담안과 본사 설득 의지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너무 좋지만 너무 비싼 약, 킴리아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2021-11-04 06:29:00어윤호 -
약사 3개 단체장이 본 전문약사제..."직능발전 기폭제"[데일리팜=약국경제팀] 복지부 인정을 받는 전문약사제도가 2023년 4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약사들은 자격시험을 통해 전문약사로 인정받게 되는데, 복지부와 약사단체는 두 차례의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제도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12월까지 진행되는 2차 연구용역을 거쳐 세부 내용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병원과 약국, 제약산업에 종사하는 약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제도 변화를 앞두고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데 가운데 데일리팜이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과 한국병원약사회 이영희 회장, 한국산업약사회 유태숙 회장, 대한약사회 김대진 정책이사를 초청한 특별좌담회를 열고 지금까지의 준비 과정과 지역, 병원, 산업에서의 필요성과 약사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을 들었다.전문약사 제도화 경과 ◆전문약사제도에 대해 궁금해 하는 약사들이 많은데, 제도에 대한 설명과 도입 과정을 소개해 달라.김대진 대한약사회 상근 정책이사 김대진 이사: 전문약사제도는 전문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약사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의, 전문간호사를 중심으로 다학제간 팀의료가 활성화되는 환경에서 임상 약사 서비스 전문화, 고도화에 대한 필요성에서 출발했다.2010년 병원약사회 주최로 제1회 전문약사시험이 시행됐고 10년간 1,000여명에 달하는 전문약사가 배출됐다. 맨파워를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전문약사 서비스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지면서 2019년 4월에는 전문약사제도 도입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가 있었고, 같은 해 8월 남인순 의원의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를 통해 2020년 4월 7일 공포됐으며 2023년 4월 8일 시행 예정에 있다.법제화 이후 작년 6월 복지부가 '약대 6년제 통합교육과정 및 전문약사제도 연계방안 연구'를 연구용역을 실시했으며 대한약사회와 병원약사회, 한국약학교육평가원 중심으로 공동 TFT를 구성했다.이외에도 유관학회와 단체, 정책연구소가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으며 전문약사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간담회와 논의를 이어왔다. 이달 복지부가 '약사 전문성 향상을 통한 국민건강 증진 기여 방안 연구'에 대한 용역을 발주해 진행중이다. 마지막 연구가 될 것이고 병원, 지역약국, 산업분야 시행방안들이 구체적으로 마련될 예정이다.◆제도 입법 과정에서 대한약사회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걸로 안다.김대업 대한약사회장 김대업 회장: 전문약사제도는 병원약사회에서 지난 10년간 민간인증으로 병원약사의 전문성과 사회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숙원정책으로 추진해 오던 사안이다.병원약사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준비해 온 전문약사제도를 국가인증으로 제도화하는 것은 전체 약사직능의 위상 강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병원약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하에 정부, 국회에 국가인증전문약사 제도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알렸다.법안을 대표발의한 남인순 의원과 보건복지위원, 구체적 실행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복지부에 감사드린다. 당시에 대표 발의한 남인순 의원님과 김순례 의원님께서 전문약사제도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제도라는 취지에 공감해 적극적인 입법에 나서 주셨다.전문약사제도는 병원약사회 뿐만 아니라 일선의 많은 분들의 노력과 관심, 도움이 있어 법제화가 이뤄진 것이다.◆전문약사 제도화의 도화선은 병원약사들이다. 민간자격으로 10년 넘게 자격시험을 운영해 왔는데, 제도화까지 10년간의 경과와 어려움들을 말씀해 달라.이영희 병원약사회장 이영희 회장: 병원약사회에서는 일찌감치 제도의 운영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2008년부터 운영규정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0년도에 처음으로 6개 분과에 대해 제1회 자격시험을 실시했고, 2014년에는 소아약료를 신설했다. 2017년에는 노인약료를 신설해 현재 10개 분과에 대해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2021년까지 11년동안 10개 분과를 운영하며 1172명의 전문약사가 배출됐다. 올해도 286명이 응시해 1400명 가량의 전문약사가 배출돼 현장에서 일하게 된다.전문약사제도가 필요해 2013년에 처음으로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었다. 국회, 환자단체와 법제화에 대해 토론했는데 전문약사 배출이 적었을 때다 보니 '좋은 제도라고 해도 162명을 위한 법을 만들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필요분과 4개를 추가 신설했고 2015년에는 회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전문약사 역할 및 가이드' 책자를 발간했다. 이를 기점으로 전문약사 응시자가 많아졌고, 수도권에 편중됐던 배출도 전국으로 확대됐다.병원약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개국약사에게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관심도 있었기 때문에 2017년도에는 한국형 전문약사제도 도입을 위한 TF가 마련됐었다. 뚜렷한 결실없이 협의가 중단됐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엄격한 기준으로 운영해 왔고 약대 교수를 비롯한 출제위원회를 구성했고, 약사국가고시처럼 운영하기 위해 시험출제, 전 분과를 객관식으로 바꿨고 난이도도 국가수준의 전문약사 시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출제위원들의 역량 강화에도 신경썼다.전문약사제도 도입과 정착, 안정적 시행을 위해 노력해준 약대 교수와 병원약사, 대한약사회를 비롯해 감사드린다.병원약사들의 전문약사시험 시행 개요와 효과 ◆현재 전문약사시험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자격을 받은 약사들의 업무 역량도와 직무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이영희 회장: 10개 분야를 운영하며 매년 1회씩 시험을 치루고 있다. 병원약사회 차원에서 계속 시험을 볼 것인가를 놓고 질의가 많다. 작년과 올해, 내년까지 전문약사를 운영·배출할 예정이다.병원약사회가 창립 40주년, 전문약사제도 11주년을 맞이해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취득 사유 1위는 '관련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다. '자기개발' 목적이 2번째였다.본인이 취득한 분야에서 얼만큼 해당 업무를 하는지 보니까 취득연도에는 60% 일을 했고, 5년까지는 전문영역으로서 역할을 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순환근무도 있기 때문에 7년차부터는 이동이 있었지만 해당 분야에서 본인들의 몫을 다하고 있었다.자격 취득 후에 어떤 게 변했는지 물으니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해당 성과와 효율성이 증대됐다는 답변이 있었고, 약사로서 위상 향상과 임상업무 참여 기회가 증가했다는 답변이 많았다.전문약사제도 운영하면서 취득 약사들이 자신감 고취와 업무 역량 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최근 전문약사국가시험장에 다녀오셨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으며, 현장에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김대업 회장: 290명이 응시했고 지난해 보다 조금 더 많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취득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을 볼 수 있었다.민간자격이기는 하지만 병원약사의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하신 분들, 현재 실무에서 뛰고 계신 분들이다. 임상약학분야 석박사 분들이 앞으로 전문약사 제도가 제도화될 때 실무교육과 그런 부분들을 담당해 주셔야 한다. 그래야 이 정책이 빠르게 정착될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날 응시하신 분들이) 정책에 있어 중요한 재원이라고 생각하며 응원했다.전문약사는 의사, 간호사 등 다른 직역에서 오래 전에 도입된 부분이다. 조금 늦었지만 확대돼서 다행이고 전문성 강화에 크게 기여할 거라고 믿고 있다.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게 기존에 자격을 취득하신 분들의 처우에 대한 부분이다. 정부 자격 인증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경과조치에 대한 제안을 잘 마련할 수 있도록 챙길 계획이다.약사직능과 전문약사제도 ◆전문약사제도가 법제화되면 개국약사들도 전문약사가 될 수 있는 건데, 데일리팜이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3.9%가 '응시하겠다'고 했고, 절반이 넘는 55.2%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응답했는데, 약사회 차원의 준비는 어디까지 됐나?김대업 회장: 개국약사들도 전문약사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대부분 민간인증이기는 하지만 미국과 일본과 같이 전문약사가 배출되고 있는 국가의 사례를 보더라도 전체 약사의 약 15% 내외가 전문약사를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기본적으로 전문지식이 바탕이 돼야 하지만 핵심은 실무경험이다 보니 현업에서 매일 약료서비스에 매진하고 계신 것이 준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건보공단에서 하는 다제약물사업, 세이프약국, 커뮤니티케어 같은 부분에 적극 참여하고 계신 분들은 응시에 더 도움이 될 거다 생각을 가진다.노인약료나 여러분야에 대해서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가 조만간 가시적으로 나타날 거라고 말씀드린다.◆전문약사제도에 대한 인센티브도 관심이 많다.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하는 과정인데 전문분야 타이틀만 표시할 수 있다면 개국 약사들에게는 큰 메리트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연구용역이나 복지부와 논의가 진행되는 부분이 있나.김대업 회장: 시행도 되기 전부터 인센티브를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전문약사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약사 전문성 강화를 통한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도입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데 복지부도 공감하고 있고, 제안 내용을 연구용역에 담는 것으로 얘기됐다.약국은 단골약국 강화, 병원은 입원환자 약물치료 성과 및 환자안전 향상, 산업은 품질경쟁력이 뛰어난 의약품을 통한 제약산업 발전이라는 각 분야 국가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전문약사제도가 잘 정책돼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성과를 도출하는데 기여할 때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병원약사회 내부적으로 기존 전문약사 자격을 가진 약사들의 향후 적용에 대한 논의나 이야기가 진행되는 부분은 있나.이영희 회장: 가장 관심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전문약사들이 병원에서 활동하고 있고 다학제 활동도 하고 있다. 약사 행위에 대해 적당한 수가를 받거나 행위 보상이 없었기 때문에 전문약사가 국가자격으로 주어진다면 행위에 대한 책임과 함께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더불어 전문약사가 인정받아서 제대로 된 약물요법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에서 어떻게 수가 연동을 할 것인지는 논의되지 않고 있지만 복지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 말미에는 논의가 될 것으로 본다.전문약사에 의한 독립적인 행위가 인정받고 책임과 함께 적절한 보상이 지급되는 제도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산업약사에 있어서의 전문약사 적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고, 미칠 영향은 어떨 거라고 보시나.유태숙 산업약사회장 유태숙 회장: 제도는 벌써 2008년부터 시작돼 병원약사회에서 공헌을 크게 해왔다. 입법의 기초를 병원약사회와 약사회가 주도적으로 만들어 왔다. 산업약사회는 과연 어떤 형태로, 어떤 분야로, 어떤 원칙으로 참여할 것인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다.병원약사회나 약사회는 의료기관 전문약사나 지역약국 전문약사에 대한 부분이 진척됐고 연구도 많이 진행됐다. 산업약사회는 사실상 검토를 한게 처음이고 연구, 검토 과정이 멀다. 그러나 참여해야 하는 당위성은 대단히 높다. 최근에 약대 6년제가 만들어지면서 약사 전문성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의견들이 많다. 공부기간은 길지만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걸맞느냐 데 대해 회의적이다.산업계 종사 약사를 보면 바이오의약품, 백신, 항체 치료제, 면역과 세포치료제 등 의료를 주도해야 하는 의약품을 개발하고 다루는 영역에서 약사들이 영역을 많이 뺐기고 있다. 직능을 개발하고 직무 영역을 확대해서 자리를 되찾고, 의료 선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선 전문성을 고양시키고, 산업계 약사 역할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병원과 약국뿐만 아니라 제약산업을 선도해야 하는 산업약사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역할을 함으로써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문약사제도를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연구용역 사업에도 동참해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TFT을 만들어 11차에 걸친 회의를 진행하면서, 전문약사제도에 산업약사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심도깊은 검토를 하고 있다.산업계 근무약사들은 아직 생소하게 느끼게 때문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요구하는 필요사항은 무엇인지 등을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회원들을 중심으로 공청회를 열어 최종적으로 의견을 모아서 12월 마지막 연구용역보고서에는 산업약사들의 의견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지역, 병원, 산업을 아우르기 위한 전문약사제도 방향 ◆먼저 전문약사를 시작한 병원약사회와 연구용역을 진행한 대한약사회에 비해 산업약사회의 경우 늦게 합류한 부분이 있는데, 간극을 줄이기 위한 약사회 차원의 방안이 있나.김대업 회장: 대한약사회는 약국과 병원, 제약유통 전체 약사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각 분야 회원의 직무환경 개선과 직능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병원약사회가 리딩한 전문약사제도의 법제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했고 도입 원 취지인 임상분야 전문약사 배출이 우선이라는 취지가 지켜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산업약사회 법인 설립을 지원하고 전문약사 제도 연구용역에 산업약사 부분을 포함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는 것도 그런 차원이다.◆전문약사가 약사 직능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 김대업 회장: 도입취지는 임상약사의 전문화 부분이다. 원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고 제약유통 개국 부분들이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균형감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25년경부터 실제 배출되고 나면 전문성 강화가 이뤄질 것이다.큰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약사직능이 한단계 도약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병원약사회, 산업약사회와 협의해 제도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2021-10-29 10:33:47약국경제팀 -
서울·부산·광주·경기·경남, 경선…11개지부 추대 가닥[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본격적인 약사회 선거 개막을 앞두고 전국 시도지부에서도 선거 향방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올해 16개 시도지부에서 현재까지 사실상 경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곳은 서울, 경기를 비롯해 부산, 광주, 경남 등 5개 지부다.이중 일부 지부의 경우 후보자 등록 전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 간 막전막후 협의를 통해 추대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찌감치 특정 인물의 추대를 확정하고 다른 지역 선거를 관망하는 지부들도 있다. 이들 중 현직 회장의 재선이나 3선 쪽으로 가닥을 잡은 곳이 5곳이고, 그 외 지역은 새로운 인물이 회장직에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인천시약사회 조상일 회장, 대구시약사회 조용일 회장, 대전시약사회 차용일 회장, 경북약사회 고영일 회장의 재선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고, 충남약사회는 박정래 회장의 3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제주약사회도 강원호 현 회장의 3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서울] 올해 서울시약사회장 선거는 후보 등록 시작 직전까지도 안갯속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 인물들이 법정 재판 등에 연루돼 있어 관련 판결 결과에 따라 선거 판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현재 출마를 확정하고 사실상 선거 준비 작업에 들어간 인물은 최두주 전 강서구약사회장(중앙대, 62)이 유일하다.그 외 양덕숙 전 약학정보원장(중앙대, 64), 한동주 현 서울시약사회장(이화여대, 64), 권영희 서울시의원(숙명여대, 62)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양 전 원장은 대한약사회의 피선거권 제한 처분으로 선거 출마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이며, 현재 약사회를 상대로 제기한 피선거권 제한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받아 선거에 출마하겠단 계획을 밝히고 있다.한동주 회장은 양 전 원장과 지난 선거 운동 과정에서의 명예훼손 재판 관련 2심 결과에 따라 출마 여부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한 회장은 1심 재판결과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은 상황이며, 오는 25일 있을 2심 재판 결과에서 벌금이 감액되거나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이번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1심 결과가 그대로 갈 경우 정서상 선거 출마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부산] 부산시약사회는 재선을 도전하는 변정석 회장(부산대·50)과 안병갑 감사(경성대·57)의 맞대결 구도다. 변 회장은 재선 의사를 공식화했고, 안병갑 감사는 아직 공식 출사표를 던지지는 않았지만 출마 의사가 명확하다.[대구] 대구시약사회는 이번 선거에서 조용일 현 회장(62, 영남대)의 추대가 확실시 되고 있다.조용일 회장은 대구 중구약사회 총무위원장을 시작으로 중구약사회장, 대한약사회 정책실장, 대구시약사회 부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당초 금병미 감사가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조용일 회장의 재선 도전 소식에 출마를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인천] 인천시약사회는 일찌감치 현 조상일 회장(강원대, 56)의 추대쪽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지난 선거에서 경선을 통해 선출됐던 조 회장은 임기 동안 28년만에 회관 이전, 사무국 통합, 다양한 회원 참여 사업 등의 회무로 회원 약사들뿐만 아니라 지부 임원들에게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광주] 광주시약사회는 조선대 출신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현철 시약사회장(58, 조선대)의 3선 도전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노은미 광산구약사회장(56, 조선대)과 양남재 동구약사회장(46, 조선대)이 출마 의지를 밝혔으며 양 회장이 먼저 분회장을 사임하며 출마 의지를 나타냈다. 정 회장이 출마 선언을 할 경우 조선대 약대 선후배 간 3파전이 될 전망이다. [대전] 대전시약사회는 지난 선거에서 경선 끝에 당선됐던 차용일(55, 충남대) 현 회장의 재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물망에 오르는 후보로는 차 회장이 유일하다.[울산] 울산시약사회는 올해 지부장 선거에서 박정훈 남구약사회장(53, 충남대)의 추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 회장의 추대가 결정되면 울산시약사회 역사상 첫 충남대 약대 출신 회장이다.박 회장은 출마의 변을 통해 "그동안의 회무경험과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약사직능 발전을 위해 내적, 외적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경기] 서울시약사회와 더불어 경기도약사회도 선거 시작 전부터 이미 뜨거운 물밑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유력 후보만 4명인데, 이중 조양연 경기도약사회 부회장(중앙대, 56), 김은진 고양시약사회장(중앙대, 57), 박영달 현 회장(중앙대, 61) 등 중앙대 출신만 3명이다.중앙대 출신인 김은진 고양시약사회장과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 조양연 경기도약사회 부회장은 최근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 전격 합의했다. 오는 26~27일 여론조사를 진행한 후 그 결과에 따라 단일 후보를 내세운다는 방침이다.해당 여론조사에서 승리한 주자는 이미 선거 출마를 선언한 한동원 성남시약사회장(65, 조선대)과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된다.[강원] 강원도약사회의 올해 선거는 후보 등록 임박 시점이 돼서야 추대할 인물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도약사회 내부적으로는 추대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최백규 춘천시약사회장(강원대·55)과 전승호 현 회장(강원대·56) 모두 차기 회장직 추대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충북] 충청북도약사회장 선거는 경선 없이 최도영 청주시약사회장(53, 충북대)의 추대 가능성이 유력하다.충북 회원 중 청주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반수가 넘고, 그동안 청주시약사회장이 차기 지부장을 맡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선거도 변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충남] 충남시약사회는 박정래(63, 충남대) 현 회장의 3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5대, 36대 회장을 역임한 박정래 회장이 재출마 의사를 보임에 따라 3선 도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전북] 전북약사회는 백경한 전주시약사회장(56, 우석대)의 추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전북약사회는 그간 경선 없이 전주시약사회장이 차기 지부장을 맡아오고 있다.[전남] 전남시약사회는 조기석(59, 우석대) 현 부회장의 추대가 사실상 확정됐다. 조 부회장은 1995년 목포시약사회 총무위원장을 시작으로 2001년 전라남도약사회 부회장, 2008년 목포시약사회장 등을 역임하며 26년간 약사회무를 맡아 잔뼈가 굵은 인물 중 하나다. 또 도약사회장 가운데 첫 우석대 출신 회장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경북] 경북약사회 올해 선거는 현 고영일 회장(54·부산대)의 추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영일 회장은 2006년 경주시약사회 총무를 시작으로 경주시부회장, 경주시약사회장을 6년간 맡았으며, 경북약사회 약국기획위원장, 경북약사회부회장, 고충처리센터장,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경북부지부장 등의 이력을 갖고 있으며 지난 3년 경북약사회장으로 일한 바 있다.[경남] 경남약사회는 현 최종석 회장(전남대, 50)과 류길수 창원시약사회장(부산대, 53) 간 경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시약사회 다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종석 회장이 재선 의지를 갖고 있는 가운데 류길수 창원시약사회장도 사실상 출마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제주] 제주도약사회장 선거는 출마 후보가 등장하지 않으며 현재까지 고요한 상태다. 이 달 후보 등록까지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강원호 회장의 3선 가능성도 열려있다.다만 앞선 선거에서도 후보 등록일 직전에 출사표를 던진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의외의 인물 등장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한편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오는 30일까지 보름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각 지역 당 후보자가 조정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2021-10-19 16:00:00김지은 -
유방암 새 지평 연 '입랜스', CDK4/6 1인자로 '우뚝'[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는 한국화이자제약을 명실상부한 '항암제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약이다. 이전에도 '잴코리', '수텐' 등 우수한 항암제를 갖고 있었지만 입랜스만큼 큰 주목을 받은 약은 없었다. 입랜스는 '최초의 CDK4/6 억제제', '50년 만의 유방암 신약'이라는 타이틀답게 순식간에 블록버스터 약물 반열에 등극했다.◆최초의 CDK4/6 억제제, 연매출 600억 독보적 위상입랜스는 세포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다. 릴리의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 노바티스의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가 이 계열 약물에 속한다. 동일 계열 약물 중 입랜스가 'First-In-Class'다.입랜스는 폐경 후 여성에서 1차 내분비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하거나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폐경 전후 유방암 환자에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해 쓰일 수 있다.입랜스가 국내 상륙한 2016년 8월부터 약 1년간은 기대와 아쉬움, 간절함과 호소로 가득했다. 일단 새로운 기전인 신약의 등장은 유방암 환자에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특히 입랜스는 전체 유방암 중 60%에 달하는 호르몬수용체(HR)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음성인 전이성·진행성 유방암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대상 환자군이 넓다. 이 환자군은 입랜스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같은 항호르몬제를 쓰거나 이로도 관리되지 않으면 전신 부작용이 많은 항암화학요법을 써야 했다. 표적항암제 입랜스가 등장하며 처음으로 2년 이상 무진행생존기간을 늘렸으니 환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건 당연한 이치다.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한국에서 허가된 데 이어 그해 12월 아시아인 환자에게서도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함으로써 입랜스는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약제로 떠올랐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가 HR+/HER2-인 전이성·진행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 CDK4/6 약제의 병용요법을 'Category1'로 권고하는 등 CDK4/6이 표준치료로 자리 잡는데 입랜스가 크게 기여했다.처음부터 입랜스가 고공행진 한 건 아니었다. 한 달에 500만원 이상의 약값으로 고가 논란에 시달리며 급여 등재에 진통을 겪었다. 특히 2017년은 다수의 고가 항암제가 등장하며 급여 탈락하는 사례가 많던 시기다. 가뜩이나 비용효과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시점에 해외보다 한국 약값이 더 비싸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한국화이자제약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두 차례 심사 끝인 2017년 7월 입랜스의 급여 타당성을 인정했지만 환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요법으로서 레트로졸과의 병용요법에만 급여를 인정했던 탓이다. 풀베스트란트 2차요법이 빠진 데다 서구보다 월등히 많다고 알려진 폐경 전 환자는 급여 기회를 전혀 받지 못하는 실정이었다.풀베스트란트 2차요법 급여화는 입랜스 허가 4년 만인 지난해 7월에야 가능해졌다. 더욱이 CDK4/6 계열 후발주자인 버제니오와 동시에 급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입랜스에겐 아쉬운 대목이 될 수 있다.그럼에도 입랜스는 시장에서 '최초'라는 강점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CDK4/6 시장은 세 제품이 경쟁하지만 사실상 입랜스가 독점하는 구도다. 두번째 약인 버제니오가 입랜스보다 3년 늦은 2019년 5월에야 국내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세번째 CDK4/6 억제제인 키스칼리는 버제니오보다 5개월 더 늦은 2019년 10월 허가됐으며, 지난해 11월 급여 등재됐다.자료: 아이큐비아 경쟁자가 없던 3년간 입랜스는 연간 400억원 매출을 일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2017년 연매출 66억원이었던 입랜스는 급여 등재 이듬해인 2018년 253억원으로 283% 급증했다. 2019년에는 73% 증가한 4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600억원 가까이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이보다 많은 700억원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입랜스의 분기 매출이 150억원을 상회하는 반면 버제니오는 30억원, 키스칼리는 10억원 중반대에 불과하다.◆삼자구도 경쟁은 이제부터…데이터로 승부 가른다세 품목이 모두 급여 적용된 현 시점에 본격적인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경쟁약들은 그간 입랜스가 다져온 공고한 위치를 허물어야 하기에 쉽지 않은 게임이다.이에 후발주자들은 입랜스가 뻗지 못한 영역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입랜스의 입지를 허무는 것 보다 새로운 영역을 선점하는 것이 더 용이할뿐 아니라 새로운 계열 약물이 늘어나는 시기 속 CDK4/6 시장의 전반적인 확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영역이 조기 유방암이다. 입랜스는 전이성 유방암에서는 강력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조기 유방암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HR+/HER2-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내분비요법과 병용해 수술 후 보조요법 효능을 확인한 PALLAS 임상과 선행항암치료 후 내분비요법과 입랜스를 병용한 PENELOPE-B 임상 모두 1차 유효성 지표인 침습성 무병생존율(iDFS)이 대조군보다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화이자는 짧은 투약기간과 깐깐한 용량 제한 등으로 인한 높은 조기중단율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반면 버제니오는 수술후 보조요법에서 평균 추적관찰 기간 15.5개월 만에 1차 종료점을 달성해 영역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조기 환자에서 CDK4/6 억제제를 보조요법으로 쓰는 것이 더 유용한가에 대한 의문은 풀어야 할 과제다.키스칼리는 폐경 전, 폐경이행기 환자에서도 난소절제술 없이 1차 내분비요법으로서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병용 사용이 가능해 입랜스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다. 동시에 키스칼리는 가장 긴 전체생존기간을 강조하며 입랜스를 위협하고 있다.입랜스도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 데이터와 대규모 리얼월드에비던스를 발표하며 입지를 굳혔다. 또 기저질환 환자에서도 안전성 문제 없이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근거도 갖췄다. 여기에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 등을 진행 중이다. CDK4/6의 독보적 1인자로 우뚝 선 입랜스가 어떤 새로운 데이터를 내놓을지 주목된다.2021-10-14 06:25:00정새임 -
사용량-약가연동 개선될까…15억원 기준 적정성 검토[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건강보험공단이 연내 사용량-약가연동협상(PVA) 세부운영지침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지난 2007년 PVA도입 이후 협상 유형부터 협상대상 제외기준, 협상참고가격 산식 개선까지 전반적으로 살펴보면서 지침을 손질하겠다는 방침을 세운건 이번이 처음이다.건보공단은 2020년 진료비 86조2000억원 대비 약품비 20조3000억원(23.6%)로부터 보험재정 절감의 최소한의 장치로 PVA를 들고 있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다고 평가하고 있다.2020년 PV협상 유형 다 모니터링 대상 약제 총 청구금액은 756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5726억원 보다 1846억원 증가했다. 이 중 건보공단이 PV협상으로 절감한 금액은 267억원(14.5%) 수준이다.건보공단 입장에서는 재정을 절감했다고 하지만 제약회사에서는 그만큼의 약가인하로 '손실'을 입었다면서 PV협상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바뀔 지침에 제약업계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건보공단은 우선 제약회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15억원 미만 기준 적정성 ▲산술평균가 미만품목 정의 반영 ▲다회 협상 약제 대상 선정 기준 등을 내부 검토 중이다.협상참고가격 산식 개선은 중장기 과제로 내부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협상대상 제외약제서 15억원 미만 기준 변경될까?최근 중소제약사를 중심으로2021-10-13 11:21:54이혜경 -
"틀 부숴버려"...유 약사와 민 약사의 개국 도전기# [데일리팜=김지은, 강혜경 기자] "현재 피부과와 치과 입점이 확정됐고 추가로 이비인후과, 내과 입점이 타진 중입니다. 1층 독점 분양가는 22억 정도는 생각하셔야 돼요. 당장 계약하겠다는 분들이 계셔서 서두르셔야 할겁니다."개국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새내기 약사들의 구직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억은 기본, 수십억을 호가하는 개국 시장에서 약사들의 입지 마저 흔들리고 있다. 귀하디 귀한 매물을 놓고 부동산 중개업자, 브로커, 분양사, 의사와의 눈치게임은 보는 이들마저 숨이 막힐 지경이다.일 몇 백건의 수익이 보장되는 알짜자리는 '남의 얘기'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괜찮은 입지를 발품 팔아 찾고, 차별화된 약국을 일궈나가는 야무진 약사들도 늘고 있다.최근 개국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MZ세대 약사들은 특히 인테리어에 과감히 투자하는 성향이 강하다. 정형화된 인·익스테리어 보다는 입지적 특성과 나만의 개성을 십분 발휘해 프랜차이즈 카페, 리테일샵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법한 감각을 가진 약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체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손수 자력경쟁에 나선 MZ세대 유선춘 약사와 X세대 민재원 약사의 개국 포인트는 어디에 있을까?◆컬러링과 브랜딩이 어우러진 '건강한 웃음이 가득한 약국입니다'# # 유선춘 약사(33·이화여대)는 마지막 4년제 약사로, 아직 어린 나이지만 개국 8년차다. 의정부에서 동업약국을 운영하던 유 약사는 올해 7월 독립해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서 '코리아약국'을 운영하고 있다.누구나 개국 준비에 진심이기는 하지만, 유 약사는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녹여낼 수 있는 하나뿐인 약국을 만들고 싶었다.수많은 인테리어 업체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포트폴리오를 검색해 보며 원하는 색감과 디자인을 표현해 주면서도 약사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해 줄 수 있는지 여부가 선택 기준이 됐다. 수차례 미팅을 통해 디테일을 의논하고, 조율하고 실제 구현해 내 현재의 약국이 탄생하게 됐다.그 결과 개국 2개월 만에 네이버 방문객 리뷰가 100건 넘게 달리고 당초 목표했던 매출액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빠른 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차별화된 브랜딩을 위해서는 시각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유 약사의 밝은 에너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경쾌한 느낌을 살려 깨끗하고 따뜻한 흰색 톤에 코리아약국의 시그니처 컬러인 빨강으로 포인트를 줬다.# 4.2m의 높은 층고를 그대로 살리고, 흰색과 주황색 조명을 함께 어우러져 환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모두 잡았다. 약국 전면을 통 유리로 해 개방감을 주고 내부 간판, 벽면 등에 스마일 로고를 사용해 독특하면서도 보는 이들의 기분까지 좋아지도록 했다.기존 약국을 인수하는 방식이 아닌 신규 개국이기 때문에 인테리어는 가장 중요한 홍보 수단이다. 유 약사는 "성공적인 브랜딩을 위해서는 인테리어 업체와 약사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그는 "과거 약국을 운영할 때 동선을 효율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제품 구성부터 진열까지 나름대로의 시도를 했었지만 항상 한계에 부딪혔다. 그런데 개국을 준비하면서 인테리어 대표를 통해 약국 브랜딩에 대해 배우게 됐고 새로운 안목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0#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해 구매를 유발하는 것이 마케팅이라면 '브랜딩'은 소비자들의 머리에서 시작해 감정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으로, 약국 역시 차별화를 위한 브랜드가 필요하고 소비자로 하여금 그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게 해 충성도와 신뢰를 유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에 코리아약국의 브랜드는 '따뜻하고 건강한 웃음'이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코리아약국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들을 갖게 하고 약국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충성 어린 고객들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그는 "물론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정과 개선을 반복해 나가고 있지만 시각적 요소를 활용해 일단 약국으로 들어오게끔 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인테리어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신뢰와 진심"이라며 "이러한 신뢰와 진심으로 코리아약국 브랜딩을 유지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가구나 소재 등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신규 약국임에도 불구하고 코리아약국은 '새 약국 냄새'가 나지 않고, 은은한 향이 났다.그는 "시각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후각적인 요소를 만족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좋은 자재들을 사용했고, 친환경 페인트를 사용했다. 물론 고객들을 위한 부분도 있지만, 하루 종일 약국에서 근무해야 하는 약사와 직원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며 "나와 근무약사, 직원들이 편하고 기쁠 때 비로소 고객에게도 편안함과 기쁨이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해 환자들과 근무자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유선춘 약사는 "손님이 없는 약국은 없다. 하지만 얼마나 신뢰를 쌓고 진심어린 마음을 다하느냐에 따라 한 번만 가는 약국이 되느냐, 찾아가는 약국이 되느냐의 판도가 달라진다"며 "건강한 웃음이 가득한 약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자부했다.◆처방도 매약도 아닌 '예약제 상담형 약국'에 도전장# 강의와 다이어트 서적 출간, 방송출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몸짱약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민재원 약사(43·숙명여대)는 이달 초 자신의 이름을 내 건 '민재원약국'을 개국했다.민재원약국은 처방을 받는 약국도, 매약을 전문으로 하는 약국도 아닌 '예약제 상담형 약국'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한 민재원약국은 일부러 찾지 않으면 눈에 띄기 쉽지 않은 위치지만, 그간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만나왔던 환자와의 상담 경험을 믿고 과감히 병의원 하나 없는 상가 안쪽에 터를 잡았다.근무약사로 일하면서 직접 환자들을 만나온 경험과 더불어 오랜 기간 방송과 유튜브, 블로그, SNS 등을 통해 먼저 민 약사에게 상담해 온 고객들과 소통하며 건강을 상담해 온 시간들은 이같은 도전을 하는 데 용기가 됐다.# 또 더 좋은 상담을 위해 코칭전문가 자격증도 취득했다.민 약사는 "몸짱약사라는 타이틀이 생기고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먼저 DM 등을 통해 상담을 요청해 오는 환자들이 꽤 있었다. 가령 다이어트와 관련한 상담을 할 때도 약사라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식·생활습관, 운동, 영양적 측면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또 다른 환자들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경험들이 상담형 약국에 근간이 됐다"고 말했다.입지 선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인 대신 그는 인테리어에 정성을 쏟았다. 약국이 단순히 상담을 하고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닌 '건강을 되찾는 곳', '치료보다 예방을 위한 장소'가 됐으면 하는 바램을 고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그는 독특한 인테리어의 약국과 카페 등을 찾아다니며 벤치마킹할 부분을 찾았고, 구현코자 하던 아이디어를 도안으로 녹여냈다. 이후 4곳의 인테리어 업체를 선별했다.그는 "여러 업체들 가운데 최종 선택한 업체는 요구사항을 그때 그때 반영해 3D도면으로 피드백을 해주다 보니 생동감 있게 확인이 가능했고, 2주간 세세한 부분까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조율하며 상상 속에만 있던 약국의 모습을 구현해 냈다"고 말했다.특히 상담공간에 심혈을 기울였다. 카운터 뒷면에 환자와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건강상담은 물론 영양과 생활요법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전체적인 색상 역시 흰색, 우드, 민트를 조화롭게 섞어 따스한 느낌을 배가시켰다.그는 "이름을 내 건 민재원약국이 누군가에게 건강과 활력을 되찾아 주는 공간이자 유튜브 촬영을 위한 공간, 사업을 구상하는 공간으로써 꿈을 실현시켜주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며 "예약제 상담형 약국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약국이 '특별한 나만의 약국'을 꿈꾸는 동료 약사들에게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2021-10-13 06:00:03김지은·강혜경 -
MZ세대 약사 개국 트렌드…일반약 매출·환자중심[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 개설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입지'다. 좋은 입지란 처방전과 매약을 적정 비율로 소화하는 약국 위치를 의미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적정 비율'이라는 점인데 시대에 따라 약사들이 선호하는 처방·매약의 비율은 조금씩 달라지고, 처방 진료과의 선호도에도 변화가 생긴다.그렇다면 MZ세대 또는 최신 약국 개설 트렌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변화는 무엇일까. 먼저 안정적 매약이 가능한 입지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갔다는 점이다.약사들은 작년과 올해 코로나로 인한 처방 매출의 급감을 겪었기 때문에, 조제 매출의 의존도에서 벗어난 안정적 매약 매출의 중요성을 체감했다.기존에는 처방 비율 70~80%의 입지를 선호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처방과 매약이 동일한 비율로 운영되는 약국을 찾는 약사들도 많아졌다.온누리약국체인 신정희 팀장은 "안정적 조제료의 약국은 좀처럼 매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점차 기대 조제료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오히려 낮은 처방전 수에도 위치와 매약의 정도를 봐서 개국을 고려하는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매출 절반이 매약이거나, 또는 조제료보다 매약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약국들도 선뜻 계약이 이뤄졌다. 처방의 의존도를 낮추고 환자 상담에 따른 매약 비율을 높여 만족감을 찾기도 했다. 참약사체인 김병주 대표도 "젊은 약사들의 경우 동일한 매출액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OTC 비중이 높은 약국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면서 "물론 조제 중심 약국이 안정적일 수 있지만, 직업적 소명 의식이나 만족감을 생각하는 약사들에겐 OTC 상담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했다.또 동일 건물에 병의원이 없더라도 매약이 유리한 위치를 찾고, 인근 병의원들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처방전을 소화하는 위치에도 개설이 늘었다. 정형외과나 피부과 등이 각각의 건물에 입점해있는 경우 두 건물에 인접한 1층 상가에 약국을 신규 개설하는 유형이다.약국 건물에는 의원이 없지만 매약을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일정 처방전도 꾸준히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임대료와 권리금 등의 부담이 낮다는 것도 선택 이유가 된다.한상민 센추리21삼성법인 대표는 "특히 을지로, 여의도 등 오피스상권에서 많이 나타난다. 병원이 있는 건물 1층은 대형로비로 사용이 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메인 처방과가 아닌 이상 1개 의원만 보고 1층에 오픈을 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다만 매약 비중이 높은 약국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는 만큼, 양도양수를 위해 근거자료 축적과 확인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포스를 통해 매약 매출에 대한 자료화가 되지 않았다면, 일반적으로 카드단말기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매약 매출 규모를 놓고 매도·매수자의 간극이 생기지 않기 위해선, 매도자는 최소 1년치 자료를 축적해놔야 한다.또 매약은 일반적으로 약사에 따라 변동폭이 발생하는데, 일 매약 매출액이 100~150만원이 넘어갈 경우 ‘입지’에 따른 안정적 매약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때에는 권리금에도 영향을 미쳤다.코로나 영향으로 소아과, ENT 등의 인기는 줄어든 반면, 알짜배기 정형외과는 인기 서브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소아과 기피 현상 뚜렷...알짜배기 정형외과는 급부상코로나로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진료과는 소아과, 이비인후과다. 특히 소아과는 조제의 번거로움에 처방 불안정까지 겹치며 기피 대상 1순위로 전락했다.오히려 메인 진료과는 아니지만 꾸준히 처방을 내는 정형외과가 알짜배기 진료과로 떠오르고 있다.기존에는 내과, 이비인후과 등 메인 진료과에 안과, 정형외과, 피부과 등의 서브 진료과가 함께 운영되는 유형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탄탄한 서브 진료과 2곳이 운영하는 곳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도수 치료 위주가 아닌 정형외과 중에선 내과만큼이나 환자 처방을 하는 사례들도 있어 소아과와는 달리 약사들의 선호도가 올라갔다.◆인테리어가 곧 약국 브랜딩...환자 중심 공간으로 매출 증대입지가 정해졌다면 이제는 인테리어다. 최근 신규 개설 약국의 눈에 띄는 변화는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인테리어에 힘을 쏟는다는 점이다.공간의 차별화로 경쟁력을 키운다는 목적도 있지만, 환자와 약사 친화적인 인테리어 조성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약국도 소위 ‘감성’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는 복약상담과 소통 외에도 공간이 환자와 약사에게 주는 영향력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뜻이다.진선미 디자인플랜포(Design_Planfor) 대표는 "약국은 면적이 좁고 조제실과 투약대 등 공간의 역할과 구성이 정해져있다. 구조적으로 획기적인 다름을 추구하기엔 어려워 적극적인 브랜딩을 통해 가시성 높은 로고와 감각적 색감으로 흔치 않은 약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진 대표는 "약국 운영을 원활하게 하고, 고객 동선을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계획하는 것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라며 "수차례 약국 미팅을 해본 결과 단순히 예쁜 약국보다는 잘 갖춰진 약국을 원한다. 이를 위해선 개설 약사가 약국 운영에 추구하는 방향과 어떤 약국으로 보이기를 원하는 지를 먼저 고민하고 이후 업체와 소통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환자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약국 운영이 수월해야 하기 때문에 약국체인들은 미적 만족도와 실용성에 모두 공을 들였다. 온누리약국체인 신정희 팀장은 "요새는 조명이나 레일 등을 많이 설치해 내부를 밝게 가는 것이 트렌드다. 소비자들이 머무는 동선은 기본적으로 살피고, 약국은 한정적인 공간이다보니 한 평의 공간을 활용하도라도 제품을 실용적으로 진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전했다.환자 중심의 공간 변화라는 중심 키워드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했다. 결국 이같은 공간과 인테리어의 변화는 약국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황태윤 휴베이스 전무는 "약국을 찾는 환자들은 달라지고 있는데, 약국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눈높이에 맞춰 환자를 중심으로 한 공간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어 황 전무는 "약국은 카페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예쁜 것만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미적인 것과 더불어 약국을 이용하는 연령층과 성별, 동선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그때에 약국 매출도 늘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2021-10-13 06:00:02정흥준 -
고객 맞춤+약사 개성, 두마리 토끼 잡는 '新약국'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이는 MZ세대. 최근 30~40대 6년제 약사들의 개국이 늘면서 신규 약국들도 MZ세대의 특징을 닮아가고 있다.이들 약국은 고객 맞춤형인 동시에 약사의 개성을 반영한다. 더불어 디지털을 적극 활용하면서 마케팅이나 디스플레이, 고객 서비스에 있어서 최신 트랜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경향도 띄고 있다.젊은 약국장들의 성향만이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아니다. 약국 간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진 환경적 영향도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오픈만 한다고 환자가 알아서 찾아오는 약국의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됐다는 것이다.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혹은 살아남기 위해, 기존 환자가 알아서 찾아오는 곳에서 일부러 찾고 싶은 ‘고객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신생’ 약국들. 약사 중심에서 고객 중심, 고객 친화적으로 변모하는 약국들의 특징을 알아 봤다.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POS로 경영 관리최근 신규 약국을 활발하게 개국하는 30대에서 40대 초반 약사들의 경우 기존 세대에 비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이를 반영하듯 약국 경영에 있어서도 다양한 디지털 기계를 반영해 효율적인 관리를 추구하려는 경향이 높아졌다.그중 대표적인 것이 POS다. 선배 약사들이 다양한 이유로 POS 사용을 꺼렸다면 최근 개국을 준비 중이거나 신규 약국을 연 약사들은 비교적 POS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이라는 것.POS를 통해 투명하고 명확하게 약국을 관리하겠다는건데, 그 안에는 약국을 단순히 운영하겠단 생각보다 제대로 ‘경영’하겠단 계산도 깔려 있다.6년제 회원 약사 비율이 높은 '참약사약국' 체인은 자체 POS 프로그램을 통해 처방조제 의약품뿐만 아니라 고객이 구매한 일반약, 의약외품 등의 기록을 남겨 환자들에 토탈약력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참약사 약국 김병주 대표는 “요즘 약국 개국을 준비하는 젊은 약사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반적인 경영 관리를 하려는 경향이 높아졌다”며 “기존에는 비교적 주먹구구식으로 매출 관리를 해 왔다면 POS를 통해 마진을 정확히 따지고 본인의 행외에 대한 결과를 정확히 산출하겠다는 생각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30~40대 젊은 약국장들은 QOL(quality of life)을 중시하는 경향이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자신이 약국에 메이기 보다 수입을 조금 줄이더라도 근무약사를 기용해 자신의 삶을 즐기려는 것”이라며 “그렇다 보니 자신이 자리를 비워도 약국 관리가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POS를 도입하기도 한다”고 했다.더불어 환자 약력 관리를 위해 POS를 도입하는 신생 약국도 적지 않다. 조제 약뿐만 아니라 환자가 구입한 일반약, 건기식, 의약외품까지 기록이 남다 보니 이를 통해 약사가 환자 개인별 토탈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김 대표는 “요즘 신규 약국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조제수입 이외 상담과 환자의 토탈 관리를 통한 매약 매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면서 “POS에 환자 약력 히스토리가 기록돼 있어 이를 통해 양질의 복약지도와 상담이 가능하단 점도 긍정적으로 보는 부분인 것 같다”고 했다.개인 ‘맞춤형’ 상담·마케팅…고객 중심 서비스 강화약국의 고객 중심 서비스 경향이 높아지면서 개인 맞춤 관리에 관심을 갖는 약사들이 많아졌다.신규 약국 개국 시 진열 카테고리부터 디스플레이, 제품 선정까지 환자 개인에 맞는 맞춤 서비스 제공을 고려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진열대 카테고리를 선정할 때도 기존의 단순 분류 방식에서 벗어나 약국의 상권이나 약사의 전문 영역 등을 고려해 중요한 카테고리를 더 강조하는 등의 방식을 활용한다는 것.‘약사세요, 약국’을 운영 중인 정초롱 약사는 만화 캐릭터를 이용해 한쪽 벽면을 직접 디자인해 각 질환별 의약품을 진열해 놨다. 또 매약 제품 선정 시에도 마진을 우선으로 따지기 보다는 제품력과 더불어 그때 그때 트렌드 등을 고려하는 경향도 보인다. 최대한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려는 부분 역시 기존과는 달라진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휴베이스 황태윤 전무는 "낯이 익거나 들어본 경험이 있는 제품이 있어야만 고객의 관심이 생기고 '이거 어때요'라는 상담 시그널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객 공간을 극대화하고 진열에 신경을 쓰고, 고객들이 아는 제품과 판매하고 싶은 제품을 함께 진열한다는 세 가지 원칙만 지켜도 약국은 틀림없이 좋아진다"고 말했다.약사, 약국의 변화를 넘어 소비자들의 변화 역시 약국의 진화를 유도하고 있다. 약사 중심에 머물러 있기에는 젊은 소비자들이 너무 스마트해졌다는 것이다.파란문약국 홍경아 대표는 “약사 마인드도 변화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요즘은 약국을 찾는 고객이 이전보다 정보도 많고 똑똑해졌다”면서 “그만큼 당장의 마진이나 이익을 추구하며 약국을 운영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미 자리를 잡지 않았고, 무한 경쟁에 놓인 신생 약국일수록 더욱 그렇다. 고객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약사가 환자의 맞춤 관리, 케어 큐레이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블로그는 기본 SNS까지…약국 홍보도 적극적으로최근 신생 약국들의 눈에 띄는 특징 중 또 하나는 적극적인 온라인 홍보에 있다.예전에는 대외적인 약국 홍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면 요즘은 블로그나 SNS는 물론이고 포털사이트 평점 관리까지, 약사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약국을 알리고 약국의 이미지를 관리한다는 점이다. 단순 오프라인 약국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고객과 활발히 소통하며 약국을 알리는 동시에 약사 직능을 강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더불어 요즘 젊은 세대들의 온라인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신생 약국들이 온라인을 활용하는 이유 중 하나다.홍경아 대표는 “체인 차원에서 약사들이 블로그를 열심히 하며 제품이나 건강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일반인들에게 우리 약국들을 소개하고 제품, 약사의 역할을 알리는 동시에 초보 약사들의 교육용으로도 활용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을 약사와 환자 간 또 다른 소통 채널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2021-10-13 06:00:00김지은 -
'핫이슈' 사용량-약가연동...국내제약 역차별 있었나[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건강보험공단과 제약회사가 합의했던 약제 예상청구금액의 일정수준을 초과하거나, 전년도 청구금액의 일정수준을 초과할 경우 상한금액을 인하하는 사용량-약가연동협상(PVA) 제도 '유형 다'를 두고 국내제약사들이 '역차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일명 PV협상이라 불리는 사용량 협상은 건보공단과 협상여부 및 청구금액에 따라 '유형 가', '유형 나', '유형 다'로 분류된다.유형 가, 나, 다는 급여목록에 있는 모든 약제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하고 유형에 따라 약제가 분류될 뿐 제약사 소속별로 유불리를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유형 다의 경우 '협상에 의하지 않고 등재된 약제'를 대상으로 1년에 한번 모니터링을 하면서 협상 약제를 선정하고 있어 제네릭을 보유한 국내 제약사가 건보공단의 주된 카운터파트너가 된다.국내 제약사들이 유독 유형 다에 대해 협상대상 선정 기준 및 약가 인하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이유다.데일리팜은 올해 PV협상 '유형 다' 대상이 된 59개 동일제품군을 대상으로 복합제 여부, 제약사 소속, 신약 및 제네릭 등의 평균 인하율을 통해 실제 역차별이 존재하는지 있는지 살펴봤다.PV협상 제외조건 적용 결과 국내사 55곳, 다국적 4곳 선정건보공단이 올해 4월 유형 다 협상을 위해 모니터링 약제 분석대상으로 선정한 약제는 유형 가, 나 대상 모니터링 및 분석대상기간 청구액 미존재 약제를 제외하고 약제급여목록표에 등재된 1만4888개의 약제다. 이 중 국내 제약사 약제 1만4097개, 다국적 제약사 약제 791개로 '협상대상 제외 기준'을 적용한 결과 청구액 60% 이상 혹은 10%&50억원 이상 및 등재 4차 년도 이상 기준을 적용한 최종 협상대상 약제수는 국내 제약사 55개(0.39%), 다국적 제약사 4개(0.51%)로 집계됐다.PV협상 대상 제외기준 등을 적용하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비율의 국내사 약제가 유형 다 모니터링 분석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협상 대상 중 단일제는 47개 약제로 평균 인하율은 7.16%를 보였고, 복합제는 12개 약제로 평균 인하율은 3.8% 였다.복합제의 협상 대상 약제수 및 인하율이 단일제 대비 더 적은 반면 보험 재정절감액 총합은 160억원으로 단일제 보험 재정절감액 100억원 대비 66% 높은 수준이었다. 단일제 중 다국적 제약회사 제품은 2개 동일제품군(12품목)으로 단일제 중 4.3%, 복합제 중 다국적 제약회사 제품은 2개 동일제품군(4품목)으로 복합제 중 16.7%를 차지했다.복합제 중 다국적 제약회사 제품은 모두 신약이었고 보험재정 절감액은 약 31억원으로 단일제 보험 재정절감액 중 18.6%를 차지했다.단일제 중 다국적 제약회사 제품은 제네릭이고 보험 재정 절감액은 15억원으로 전체 중 15.8%를 보였다.복합제 중 1개 약제를 제외한 11개 약제가 신약이었으며 12개 모든 약제가 10%&50억원에 해당했다. 이 중 9개 약제는 60% 이상 증가에도 해당했다. 유형 다 협상 약제 중 국내 제약회사 제품은 전체 제품 중 55개로 93%를 차지했다. 평균인하율은 6.8%로 보험재정 절감액은 약 226억원이다.다국적 제약회사 제품은 총 4개 약제로 5%를 차지하고 보험재정 절감액은 42억원으로 국내사 보험재정 절감액의 18.6% 수준에 그쳤다.협상 대상 약제 중 신약(개량신약, 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은 13개 약제로 평균인하율 3.5% 였고 제네릭은 36개 약제로 평균인하율은 7.6%로 신약에 비해 높았다. 반면 보험재정 절감액은 신약 약 150억원, 제네릭 약 118억원으로 비슷했다.신약 중 60% 이상 증가에 해당하는 약제 9개, 10%&50억원 이상 증가에 해당하는 약제는 12개, 60%이상 및 10%50억원 이상 증가에 모두 해당해 협상이 된 약제는 8개 약제로 대부분 시장 규모가 큰 약제가 협상 대상이 돼 재정 절감액이 제네릭 대비 크게 나타났다.건보공단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 약제의 경우 대부분 신약으로 등재돼 유형 가와 나의 대상이 되면서 유형 다 분류시 국내사 대비 적은수 약제가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며 "하지만 유형에 따라 분류될 뿐 제약사별로 유불리를 따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또 유형 다 협상 중 복합제의 경우 단일제 대비 신약이 많고 저가 약제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시장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그는 "고가를 대체한 약제의 경우 협상시 가중평균가 및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해 종합적으로 인하율을 산출하기 때문에 개량신약인 복합제에 불리한 조건으로 협상이 진행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2021-10-12 10:36:36이혜경 -
복합제, 더 섞을 게 남았을까…수그러든 '개발 붐'[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지난 10년간 그칠 줄 모르고 성장하던 복합제 시장에 최근 변화가 감지된다.지난해 처음으로 복합제의 급여청구액 비중이 줄어들었다. 임상개발 현장에선 복합제 개발 동력이 차츰 힘을 잃어가고 있다. 전성시대의 막이 오른 지 10여년, 국내 제약사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복합제가 갈림길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복합제 청구 비중 첫 감소…숨고르기 들어갔나국내 급여의약품 시장에서 복합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2010년 13.1%던 복합제 비중은 2019년 19.1%로 6.0%p 늘었다. 이 기간 청구금액은 1조6469억원에서 3조6809억원으로 2.2배 늘었다.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복합제 처방비중이 감소했다. 1년 새 19.1%에서 18.4%로 줄었다. 복합제 처방액 자체는 늘었지만, 비중으로 보면 2017년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바이오의약품 처방이 늘면서 단일제 청구액이 급격히 늘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지난 10여년간 급격히 팽창하던 복합제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의견도 제시된다.◆까다로워진 개량신약 인정 조건…"복합제 개발 동력↓"임상개발 현장에선 복합제 개발에서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다.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 개발 담당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제약업계에 따르면 복합제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10억~50억원 수준이다. 개발 기간은 3~5년 정도로 전해진다. 이 비용을 거둬들이려면 개량신약으로 인정받는 게 좋다. 약가우대에 더해 PMS(재심사) 기간이 4~6년 주어져 적잖은 이득을 볼 수 있다.그러나 복합신약에 대한 개량신약 인정 비율은 2016년 이후 하락세가 완연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복합신약 허가건수는 급증하는 데 비해, 개량신약으로 인정받는 품목은 감소하는 모습이다.실제 복합신약 허가건수는 2009년 이후 2014년까지 연평균 20.3건에 그쳤으나, 2015년 이후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지난해까지 연평균 108.3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엔 184건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반면, 이 가운데 개량신약으로 인정된 품목수는 2016년 22개로 정점을 찍은 뒤로 감소세다. 지난해엔 단 2개 품목만이 개량신약으로 인정받았다. 연도별 개량신약 인정 비율로 보면 2016년 20%, 2017년 11%, 2018년 0%, 2019년 12%, 지난해 1% 등이다. 2017년부터 개량신약 인정 조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 11월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에 가입하면서 개량신약 인정 조건을 가다듬었다. 의약품 허가심사에서 세계적 기준을 고려해 유용성·진보성의 인정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한 국내제약사 개발담당 관계자는 "복합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비교우위를 점하려면 개량신약 인정이 필수지만, 정부 기조가 점차 개량신약 대신 혁신신약 우대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선 개발비용 회수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그 밥에 그 나물' 조합…개량신약 인정 못 받아개량신약 인정 비율이 점차 감소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천편일률적인 복합제 조합이 꼽힌다. 기존 복합제의 'A성분'을 같은 계열의 'B성분'으로 갈아 끼우는 것은 개발은 쉬울지 몰라도 안전성·유효성 개선을 입증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경쟁이 가장 치열한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시장을 예로 들면, 2013년 한미약품 '로벨리토(에르베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와 LG화학 '로바디탄(발사르탄+로수바스타틴)'이 출시된 이후 매년 새로운 조합이 쏟아졌다.2014년과 2015년엔 텔미사르탄+로수바스타틴 조합의 '듀오웰(유한양행)'·'트루스타(진양제약)'·'텔로스톱(일동제약)'·'로스텔(삼천당제약)'과 발사르탄+피타바스타틴 조합의 '리바로브이(JW중외제약)'가 복합신약으로 허가받았다.2016년엔 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 조합의 '투베로(보령제약)'가, 2017년엔 칸데사르탄+로수바스타틴 조합의 '콤비로칸(환인제약)'·'로칸듀오(알보젠코리아)'·'투게논(동아에스티)'·'로타칸(녹십자)'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러나 이 가운데 어느 품목도 개량신약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기존과 다른 조합인 것은 맞지만, 안전성·유효성 개선을 입증하진 못했기 때문이다.◆더 섞을 게 남았나…4제 복합제의 역설제약업계의 개발 방향이 2제에서 3제·4제 복합제로 넘어가고 있는 것도 이 연장선상에서 설명된다. 2제 복합제 시장이 포화로 접어들면서 3제·4제 복합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고혈압·고지혈증 2제 복합제의 경우 2018년까지 급성장을 거듭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5년 351억원이던 시장규모는 2018년 855억원으로 3년 새 2.4배 커졌다.그러나 2019년엔 847억원으로, 지난해엔 823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2제 복합제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3제 복합제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영향이다. 대신 3제 복합제는 2018년 37억원에서 2019년 152억원, 2020년 331억원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당장은 3제 복합제가 2제 복합제의 바통을 받아 전체 시장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이같은 성장세가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한 국내제약사 개발담당 임원은 "한동안 복합제의 성장이 이어지겠지만 속도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며 "3제·4제 복합제가 나온다는 건 역설적으로 더는 섞을 약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2제에서 나오던 처방을 3제로 옮겨오는 것뿐이다.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이미 섞을만한 약물은 다 섞었다. 새롭게 섞을만한 약물의 개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최근 나오는 신약은 대부분 바이오의약품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케미칼 약물처럼 복합제를 만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제약개발전문가회 최민기 제약산업연구소장은 "복합제 전성기가 사실상 끝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복합제가 일부 나오겠지만, 지난 10년 만큼 폭발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비뇨기 복합제 시장이 좀처럼 크지 않는 이유그렇다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복합제가 성공을 거둔 시장은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 일부에 그친다. 반대로 말하면 나머지 시장에선 복합제가 영 힘을 쓰지 못한다는 의미다.다른 만성질환 영역은 복합제가 진출하기에 쉽지 않다는 것이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뇨기 복합제 시장이다. 지난 10여년간 많은 제약사가 비뇨기 복합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과 마찬가지로 만성질환이면서 여러 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평가됐다.다만 지금까지 성적을 보면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일례로 한미약품은 발기부전치료제 '타다라필'에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탐스로신'을 결합한 '구구탐스'를 지난 2016년 허가받았다.그러나 구구탐스는 매년 20억원 내외의 매출을 내는 데 그치고 있다.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다른 비뇨기 질환도 마찬가지다. 최근 개발이 한창인 '전립선비대증+과민성방광' 복합제의 경우 시장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두 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가 충분히 많지만, 실제 처방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문이 붙는다.일동제약과 제일약품은 과민성방광 치료제 '솔리페나신'에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탐스로신'을 결합한 복합제 개발에 나섰다. 두 회사 모두 임상3상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일동제약은 지난해 개발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제일약품 역시 임상3상이 마무리된 지 2년 넘게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있지 않다. 사실상 개발을 포기했다는 해석이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의 경우와 달리 섞을만한 약물의 개수가 충분치 않은 데다, 임상개발 역시 까다롭다. 더구나 처방현장에선 오리지널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소화기계·호흡기계 질환도 마찬가지다. 개발된 제품도, 출시 후 성공한 제품도 손에 꼽힌다"고 말했다.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복합제라고 해서 아무거나 마구 섞을 순 없다"며 "둘 혹은 셋을 섞어야 하는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성공을 거둔 복합제들은 충분한 병용처방 사례가 논문으로 입증됐다. 그러나 다른 영역에선 새로운 조합에 대한 논문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달라진 R&D 전략…개량신약 대신 '혁신신약' 정조준최근 몇 년 새 일선 제약기업의 R&D 전략도 크게 수정됐다. 개량신약에 포커스가 맞춰졌던 과거와 달리,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직접 나서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개량신약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본 한미약품의 경우 회사 포트폴리오에서 개량신약의 이름이 사라진 지 오래다. 다른 대형제약사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에 해오던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새롭게 복합제 개발에 착수할 계획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형제약사 개발담당 임원은 "최근 내부적으로 개량신약 대신 혁신신약 개발로 노선을 바꿨다. 몇몇 복합제가 회사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상황이만, 복합제를 추가로 개발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그는 "더 이상 섞을만한 약이 없다. 있더라도 투입비용 대비 기대 매출이 크지 않다. 국내시장도 한정적이다"며 "반면 혁신신약의 경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장성이 크다. 이미 몇몇 제약사는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제약업계 전반의 R&D 트렌드가 혁신신약 개발 쪽으로 맞춰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2021-10-12 06:20:20김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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