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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알루론산이 왜 전문약인가"...스위치 OTC 논의 시급[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코로나19가 가져온 약국가의 최대 변화를 꼽는다면 단연 처방의약품의 수급 불균형이다. 해열·진통제로 시작된 품절 사태는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지금도 진행형이며, 그 범위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약 품절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의료기관 치료 중심의 국내 의료 이용 행태는 약 수급 불균형의 악순환을 가져온 결정적 원인이라는 게 의약품 전문가들의 말이다. 우리보다 먼저 약 수급 불균형 현상이 발생한 해외에서는 전문약-일반약 간 스위치가 문제 해결에 일정 부분 작용했다. 오히려 환자가, 그리고 제약사가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을 원하게 하는 정책이 보험재정 건정성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에서도 전문약과 일반약 간 분류 기준 논의를 활성화하는 한편, 전문-일반약 스위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그간 의약품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보건의료 패러다임은 전문가에서 환자로,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전환되고 있지만, 정작 의료기관의 치료, 처방에 의존하게 하는 현 보건의약 정책은 국민의 선택권 제한을 넘어 약 수급 불안정, 나아가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히알루론산이 왜 전문약으로"…의료쇼핑 방기하는 정부 의약품 전문가들은 해외에서는 의약품 분류상 이미 일반약으로 전환된 수많은 성분, 품목이 국내에서는 전문약으로 분류돼 처방에 묶여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까운 예로 최근 급여 재평가 대상인 히알루론산 점안제의 경우 해외 다수 국가에서 일반약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철저하게 전문약에 분류돼 있으며 재평가로 급여가 크게 떨어질 상황에서도 관련 제약사들은 전문약 신분 유지를 위해 기를 쓰는 게 현실이다. 알레르기 비염, 피부질환 등에 사용되는 아젤라스틴 성분 의약품의 경우 국내에서는 처방약에 한정돼 있지만,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이미 일반약으로 판매되는 대표적 약이다. 안전성이 확보돼 해외에서는 일반약으로 판매되는 약이 국내에서는 진료, 처방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고 약국에서 조제받는 이중 구조를 거쳐 환자에 전달되는 셈이다. 약사들이 약국에서 상담을 거쳐 판매 가능한 일반약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게 소요된 건강보험 재정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환자, 국민에게 돌아가는 구조라는 게 문제의 귀결이다. 서동철 의약품정책연구소장은 “환자는 조제 약값이 저렴하다 생각하지만 이것이 쌓여 건보재정 적자를 만들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 돌아간다”며 “건강보험이나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도 의약품 재분류는 적극 활용될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은 무분별한 의료기관 방문, 처방을 그대로 방치해 두는 건 정부가 문제를 방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 간 발생한 의약품 수급 불균형 문제도 의료기관 처방 중심 국내 보건의료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경질환까지 병·의원 처방에 의존하다 보니 코로나와 같은 전대미문 전염병이 촉발한 처방약 품귀가 다른 약들에까지 여파를 미쳐 연쇄 품절을 낳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서 소장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수십년 전에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의 궁극적 원인을 파악해 보면 약 원가에 있다”며 “약 원가는 계속 올라가는데 보험 약가는 묶여 있다 보니 돈이 안되는 약부터 제약사가 생산을 점차 줄이기 시작하고 이것이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제네릭이 되면 약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원가 보전이 쉽지 않아 자발적으로 전문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상대적으로 제네릭 약가 보전율이 높은 국내 경우 뒤늦게 약 수급 불균형이 나타났다. 정부가 전문약을 일반약으로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건강 관리·예방 필요성 강화…약국에선 "권할 약 없다" 의료 기관으로 향하게 하는 정부 정책과는 반대로 소비자는 점점 더 현명해지고 있다.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역량이 강화되고 있고,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고 예방하고자 하는 니즈도 높아졌다. 코로나 이후 이런 경황은 더 확산됐다. 이에 발맞춰 보건의료 패러다임도 변화되고 있다. 기존에는 전문가 중심이었다면 이제 환자 중심, 곧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위주로 축이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셀프메디케이션 강화를 의미한다. 의료이용 행태 측면에서도 전문가에 치중돼 있던 질병 치료, 투약, 건강 관리에 대한 정보 취득 기회와 접근성이 소비자에게 확대되면서 셀프 케어 인식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런 변화도 현실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 2012년 이후 꽉 막힌 의약품 재분류 논의 속 약국 밖으로 나가거나 퇴출된 일반약은 늘어난 반면, 약국으로 편입된 일반약 수는 줄어드는 ‘탈 약국’, '탈 일반약' 현상을 가져왔다. 해외 주요 제약 선진국이 일반약에 대한 정책·제도 지원을 통해 셀프케어, 셀프메디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약국 서비스 강화에도 긍정적 효과를 발생시키고 재정 건전성을 추구하는 것과는 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윤영미 대한약사회 정책홍보수석은 “보건의료 패러다임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전환되고 있고, 코로나 후 이런 변화는 더 가속화됐다”며 “질병 치료 개념에서 건강 증진, 질병 예방으로 중심 축이 이동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의약품 재분류 논의는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전문성, 대중성을 겸비한 지역약국 약사는 약국 안을 넘어 밖에서도 셀프메디케이션을 원하는 국민에 의약품 정보 제공이나 전체적 건강 관리 프로그래밍을 하도록 역할이 변화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환자는 병원, 약국을 이중으로 찾아야 다녀야 할 비용이 줄고 국가적으로도 건강보험 재정이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손 놓은 약사사회…약사들이 보는 스위치 가능 성분은 그렇다면 약사사회 내부는 어떨까. 정작 가장 활발하게 논의하고 의약품 재분류 필요성을 주창해야 할 약사사회 역시 그간 눈을 감아왔던 건 마찬가지다. 약사회 내 일반의약품 활성화를 위한 전담기구나 의약품 재분류 논의를 위한 어떤 장치도 없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이 가운데 일반약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의약품정책연구소는 지난 2022년 ‘처방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한 외국 현황과 국내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국내외 의약품 분류 현황, 약사, 의약품 전문가 자문을 얻어 전문약에서 일반약 전환이 가능한 대상에 대한 스위치 OTC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였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약사회, 나아가 국회, 정부를 설득하려 했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연구소는 지역 약국은 물론이고 보건의약 전문가들이 약국에서 일반약으로 판매 가능하다고 본 전문약 품목, 성분들을 대상으로 해외 상황과 비교하는 한편, 이상사례 및 국내 판매량을 검토해 13개 성분을 최종 선정했다. 연구를 거쳐 선정된 성분은 ▲옥시테트라사이클린-콜리믹신B(Oxytetracycline Hydrochloride/ Polymyxin B Sulfate) ▲콜린알포세레이트(choline alfoscerate) ▲네오마이신-니스타틴-폴리믹신B(Neomycin Nystatin polymyxin) ▲베타메타손(Betamethasone, Clotrimazole, Gentamycin) ▲수마트립탄(Sumatriptan Succinate) ▲모메타손(Mometasone) ▲아젤라스틴(Azelastine) ▲레보세티리진 (Levocetirizine) ▲에스오메프라졸(esomeprazole)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 ▲오메프라졸(Omeprazole) ▲오르리스타트(Orlistat) ▲레보노르게스트렐(Levonorgestrel) 등이다. 서동철 소장은 “의약품 재분류, 나아가 일반약 활성화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 마련 이전 약사사회 내부 관심이 중요하다”며 “내부에서 필요성을 논의하고 근거자료를 마련해 국회, 정부, 국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2024-01-01 09:02:22김지은 -
자본금 100억 이상 '7곳→3곳'...작아지는 상장 바이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대어급' 바이오기업들의 상장이 자취를 감췄다. 상장 당시의 자본금이 100억원 이상인 신규상장 바이오기업의 수는 2021년 7곳에서 올해 3곳으로 감소했다. 상정 시점에 직원수가 100명 이상인 기업 역시 같은 기간 7곳에서 0명으로 줄었다. 상장 시점 자본금과 직원수는 기업의 규모를 반영하는 지표 중 하나다. 기업공개(IPO) 이전 시점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할만한 요소가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상장 자본금 100억원 이상 기업, 2년 새 7곳→3곳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규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중 상장 당시의 자본금이 100억원 이상인 곳은 큐라티스, 지아이이노베이션, 바이오인프라 등 3곳이다. 큐라티스 205억원, 바이오인프라 118억원, 지아이이노베이션 110억원 등이다. 나머지 7곳은 상장 자본금이 100억원 미만이다. 특히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40억원)와 에스엘에스바이오(38억원)는 상장 자본금이 50억원 미만이다. 자본금은 최초 설립 당시 마련한 종잣돈 개념이다. 상장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다. 대체로 자본금이 많을수록 회사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상장 자본금을 기준으로 최근 2년 새 대형 바이오기업의 IPO가 크게 감소했다. 2021년의 경우 자본금 100억원 이상인 상태로 주식시장에 입성한 바이오기업이 7곳에 달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622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 384억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306억원, 바이오플러스 290억원, 지니너스 165억원, 차백신연구소 134억원 등이다. 지난해엔 상장 자본금 100억원 이상 기업이 바이오노트(510억원), 에이프릴바이오(214억원), 노을(185억원), 샤페론(115억원) 등 4곳으로 줄었다. 올해는 이보다 1곳 더 감소했다. 업체 1곳당 상장 자본금 평균 역시 2021년 145억원에서 지난해 121억원으로, 올해는 82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시점 직원 100명 이상 기업, 2021년 7곳→올해 0곳 상장 시점의 직원수로 보도라도 이러한 경향은 두드러진다. 직원 100명 이상인 상태로 상장한 바이오기업은 2021년 7곳에 달했으나, 지난해엔 3곳으로 감소했고 올해엔 한 곳도 없다. 2021년의 경우 HK이노엔이 상장 시점에 직원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HK이노엔의 직원수는 1540명에 달했다. 상장 이후로 HK이노엔의 직원은 더욱 늘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이 회사 직원수는 1710명으로, 약 2년 새 11% 증가했다. 2021년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당시 직원이 726명이었다. 이 회사의 직원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1122명에 달한다. 2년여 만에 직원이 55%나 늘어난 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 과정에서 백신 생산량 확대를 위해 직원 고용을 크게 늘린 바 있다. 이밖에 2021년 상장한 기업 중 에스디바이오센서(298명), 한컴라이프케어(239명), 에이디엠코리아(122명),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116명), 뷰노(114명) 등이 상장 시점의 직원수가 100명 이상이었다. 2022년의 경우 상장 시점에 직원수가 100명 이상인 기업이 3곳이었다. 루닛 247명, 디티앤씨알오 210명, 노을 104명 등이다. 올해는 직원수 100명 이상인 상태로 상장한 기업이 한 곳도 없다. 상장 시점에 직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바이오인프라(98명)다. 이어 지아이이노베이션(97명), 프로테옴텍(76명)의 순이다. 2021년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에스디바이오센서, HK이노엔 등이 투자자들로부터 '대어급' 종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모두 상장 자본금 100억원 이상이면서 직원이 100명 이상인 바이오기업이다. 반면 지난해와 올해는 바이오기업 중 대어급으로 평가받은 기업이 전무했다. 작년부터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된 영향도 있지만, 어느 정도 이상 규모와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갖춘 바이오기업의 상장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제기된다. 내년 상장 도전업체 20곳 중 17곳, 직원 100명 미만 제약업계에선 내년에 주식시장 입성에 도전하는 기업들도 대부분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거나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바이오기업은 22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연내 상장이 예고된 와이바이오로직스와 블루엠텍을 제외한 20개 기업이 내년 이후 상장에 도전한다. 다만 대부분 기업의 직원수가 100명 미만인 것으로 확인된다. 각 기업의 소개 정보에 따르면 노브메타파마, 퓨처메디신, 디앤디파마텍, 라메디텍, 피노바이오, 하이센스바이오, 아이빔테크놀로지,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제이투케이바이오 등 9곳은 현재 직원수가 50명 미만이다. 아이엠비디엑스, 엑셀세라퓨틱스, 엔지노믹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레이저옵텍, 코루파마, 씨어스테크놀로지, 티디에스팜 등 8곳은 현재 근무 중인 직원이 50~100명이다. 이엔셀과 옵토레인은 각각 111명·109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내년 상장에 도전하는 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오상헬스케어다. 혈당측정기 등 체외진단기기 제조가 주요 사업인 오상헬스케어의 현재 직원수는 314명이다. 1996년 4월 설립됐으며, 지난해 매출은 1939억원이다. 올해는 3분기까지 3413어원의 매출을 올렸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01억원이다.2023-12-02 06:20:23김진구 -
바이오기업 IPO공모액 2년새 96%↓…상장건수 반토막IPO 부진 장기화에…몸값 낮춰 상장 강행·일정 연기 속출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신규 상장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IPO(기업공개) 공모액이 2021년 대비 2년 새 96% 급감했다. 바이오기업들의 상장건수도 같은 기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IPO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몸값을 낮춰 상장을 강행하거나 상장 일정을 뒤로 미루는 기업도 많아지는 모습이다. 바이오기업 공모액 2년 새 4조2000억→1680억원 뚝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곳의 제약바이오기업이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연초 바이오플러스를 시작으로 지아이이노베이션, 에스바이오메딕스, 큐라티스, 프로테옴텍, 파로스아이바이오, 큐리옥스시스템즈, 에스엘에스바이오, 유투바이오, 큐로셀 등이 신규 상장했다. 여기에 오는 5일 와이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11개 기업의 공모액은 총 1680억원이다. 업체 1곳당 평균 153억원 꼴이다. 2년 전인 2021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당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IPO가 유례 없이 흥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20개 기업이 4조2009억원을 공모했다. 업체 1곳당 평균 공모액은 2100억원에 달한다. 2년 새 공모액은 96%, 상장건수는 절반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바이오기업의 IPO 흥행 부진은 지난해 본격화했다. 지난해의 경우 13개 기업이 3485억원을 공모한 바 있다. 업체 1곳당 평균 공모액은 268억원에 그쳤다. 2021년 대비 공모액은 92%, 상장건수는 35% 각각 감소했다. 올해의 경우 국내 IPO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바이오기업들의 공모 실적이 작년에 비해 더욱 쪼그라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신규상장 기업들의 총 공모액은 3조5177억원(108건)으로, 지난해 16조1141억원(115건) 대비 1년 만에 78% 감소했다. 2021년 대비 2022년 공모액 감소 폭이 2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IPO 시장이 전반적으로 크게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2021년 최대어 SK바사 1.5조원 공모…올해는 큐로셀 320억원 개별 기업들의 IPO 성적으로 보더라도 2년 전과 사뭇 다른 상황이다. 2021년이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대어로 꼽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3월 상장하면서 1조4918억원을 공모하며 흥행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7764억원), HK이노엔(5969억원), 피비파마(4909억원) 등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컴라이프케어(1137억원)와 네오이뮨텍(1125억원)은 1000억원 이상 공모했다. 바이젠셀(994억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911억원), 툴젠(700억원), 큐라클(533억원) 등은 500억원 이상 공모하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바이오플러스, 차백신연구소, 지니너스, 에이비온, 뷰노, 바이오다인 등이 300억원 이상 공모했다. 공모액이 100억원 미만인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2022년의 최대어는 바이오노트였다. 12월 상장하면서 936억원을 공모했다. 공모액이 500억원 이상인 기업은 바이오노트과 보로노이(529억원) 뿐이었다. 애드바이오텍(95억원)과 선바이오(68억원)는 100억원 미만을 공모했다. 올해 공모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큐로셀이다. 지난달 9일 상장하면서 320억원을 공모했다. 큐로셀을 제외하면 공모액이 300억원 이상인 기업이 없다. 관심을 모았던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60억원을 공모했다. 프로테옴텍과 에스엘에스바이오, 유투바이오는 공모액이 100억원 미만이었다. 유투바이오의 경우 공모액이 50억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장 11곳 중 6곳, 수요예측 실패…몸값 낮춰 상장 강행 바이오기업의 IPO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상장 일정을 미루거나 몸값을 낮춰 상장하는 사례가 두드러졌다. 올해 들어서만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글라세움, 한국의약연구소, 에이비메디컬, 메디컬아이피, 레보메드, 쓰리메디비젼 등 7곳이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자진 철회했다. 지난해에도 레메디, 쓰리빌리언, 아벨리노, 파인메딕스, 애니메디솔루션, 넥스트바이오메디컬, 퓨처메디신, 한국의약연구소 등 9곳이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바이오인프라, 지아이이노베이션, 큐라티스, 프로테옴텍, 에스엘에스바이오, 큐로셀 등은 몸값을 낮춰 상장했다. 올해 상장한 11곳 중 6곳이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 범위 아래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올해 상장 기업 중 공모액이 가장 많은 큐로셀은 당초 공모가 희망밴드를 2만9800~3만3500원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는 희망밴드 아래인 2만원으로 확정됐다. 공모를 통해 500억원 이상을 조달하려 했던 큐로셀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다. 올해 3월 상장한 지아이이노베이션도 수요예측에 실패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당초 공모가 희망밴드를 1만6000~2만1000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수요예측에선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인 1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프로테옴텍은 공모가 희망밴드를 7500~9000원에서 6700~8200원으로, 다시 5400~6600원으로 두 차례 낮췄다. 그럼에도 수요예측에선 공모가가 4500원으로 확정됐다. 바이오인프라는 지난해 11월 상장에 도전했다. 당시 공모가 희망 밴드는 2만3000~2만6000원이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예상을 밑도는 가격으로 인해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바이오인프라는 올해 2월 상장에 재도전하면서 공모가 희망 밴드를 1만8000~2만1000원으로 낮췄다. 공모주식 역시 기존에서 35% 줄였다. 결국 바이오인프라는 희망밴드 상단인 2만1000원에 공모가가 형성됐다. 이를 통해 136억5000만원을 공모했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밴드(8200∼9400원)보다 낮은 7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큐라티스 역시 공모가 희망 밴드를 6500~8000원으로 설정하고 최대 28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4000원으로 결정됐다. 반면 유투바이오는 IPO 시장의 부진을 예상해 희망 밴드를 3300~3900원으로 설정했으나, 수요예측에서 상단을 초과한 4400원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49억7000만원을 공모했다.2023-12-01 06:20:52김진구 -
'IPO 통과' 바이오기업 5곳 중 3곳 적자...매출 0원 14%깐깐해지는 상장 실적요건…금융당국 "직전 월 매출·영업익 공개하라"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최근 3년간 주식시장에 입성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 5곳 중 3곳(61%)이 직전년도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다수는 상장 이후로도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중이다. 조사대상 기업의 36%(44곳 중 16곳)는 상장 직전년도 매출이 30억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0원인 기업도 14%(44곳 중 6곳)에 달한다. 한국거래소는 관리종목 지정 사유로 ▲매출 30억원 미만 ▲4년 연속 영업손실 등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엔 금융당국이 이른바 '뻥튀기 상장'을 막기 위해 상장 직전 월매출까지 공개하도록 하는 등 상장요건이 깐깐해지는 양상이다. 44곳 중 27곳, 영업손실 상태로 상장…지아이이노 680억·루닛 457억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이날까지 43개 제약바이오기업이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여기에 내달 5일 상장을 앞둔 와이바이오로직스를 합치면 총 44곳에 달한다. 44곳 가운데 27곳(61%)은 상장 직전년도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직전년도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이다. 2023년 3월 상장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22년 6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을 포함해 루닛(457억원·2021년),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226억원·2020년), 큐라티스(215억원·2022년), 큐로셀(214억원·2022년) 등이 상장 직전년도 200억원 이상 영업손실을 냈다. 재무제표를 달러로 기록하는 바이오다인 역시 상장 직전년도에 1826만 달러(약 2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와이바이오로직스, 툴젠, 노을,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에이비온, 보로노이, 플라즈맵, 파로스아이바이오, 샤페론 등 9곳은 상장 직전년도 영업손실이 100억원 이상 200억원 미만이었다. 피비파마는 909만 달러(약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뷰노, 인벤티지랩, 바이젠셀, 큐라클, 딥노이드, 차백신연구소, 지니너스, 에스바이오메딕스, 라이프시맨틱스, 네오이뮨텍, 애드바이오텍 등 11곳은 100억원 미만의 영업손실이 상장 직전년도 재무제표에 기록됐다. 최근 3년간 주식시장에 입성한 바이오기업 5곳 중 3곳(61.4%)은 상장 직전년도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대다수 상장 바이오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뚜렷한 매출 없이 외부 투자에 의지해 R&D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 진단키트 사업을 기반으로 2020년 7383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최대주주인 바이오노트 역시 468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HK이노엔, 한컴라이프케어, SK바이오사이언스, 유투바이오, 바이오플러스 등 5곳은 1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바이오인프라, 알피바이오, 디티앤씨알오, 에이프릴바이오, 에이디엠코리아, 선바이오, 진시스템, 바이오에프디엔씨, 에스엘에스바이오, 프로테옴텍 등 10곳은 상장 직전년도에 100억원 미만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직전년도에 영업이익을 기록한 기업 대부분은 연구개발 외에 의약품·의료기기 생산·판매, 임상시험 대행, 체외진단 등 별도의 사업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선바이오의 경우 연구개발 전문기업이지만,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관련 기술료와 로열티에서 꾸준한 실적이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개발 전문기업인 에이프릴바이오는 신약후보물질 관련 기술료 수익이 일시적으로 상장 직전년도에 반영됐다. 영업손실 상장 대다수가 R&D 전문기업…IPO 이후 영업적자 지속 중 상장 직전년도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이오기업 대다수는 상장 이후로도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3월 상장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3분기 누적 4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루닛은 2021년 457억원에 이어 지난해 507억원의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올해도 3분기 누적 2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3월 상장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226억원의 영업손실 규모가 2021년 268억원, 지난해 366억원 등으로 더욱 확대됐다. 올해는 3분기 누적 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9월 상장한 에이비온은 직전년도 영업손실 109억원이 작년 252억원으로 2년 만에 2.3배 늘었다. 올해의 경우 3분기 누적 2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상장 직전년도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27개 기업 중 별도의 재무제표가 공개되지 않은 큐로셀을 제외하고 영업손실이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한 곳은 바이오다인이 유일하다. 2021년 3월 상장한 바이오다인의 경우 2020년과 2021년 각각 18억원, 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엔 67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올해 들어선 3분기 누적 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다시 적자 전환한 상태다. 신규상장 44곳 중 16곳, 직전년도 매출 30억 미만…'매출 0원' 기업 6곳 44곳 가운데 상장 직전년도 매출이 30억원 미만인 기업은 16곳(36%)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큐로셀, 바이젠셀, 큐라클, 네오이뮨텍, 피비파마 등 6곳(14%)은 직전년도 매출이 0원이다. 차백신연구소, 파로스아이바이오, 샤페론, 툴젠, 딥노이드, 뷰노, 노을, 인벤티지랩, 에이비온, 라이프시맨틱스도 상장 직전년도 매출이 30억원 미만이다. 상장 직전년도 매출이 3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인 기업은 지아이이노베이션, 지니너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와이바이오로직스, 플라즈맵, 루닛, 프로테옴텍, 큐라티스, 선바이오 등 9곳이다. 에스엘에스바이오, 애드바이오텍, 바이오에프디엔씨, 에스바이오메딕스, 에이디엠코리아, 진시스템, 보로노이, 에이프릴바이오, 바이오플러스, 디티앤씨알오, 바이오인프라, 유투바이오, 바이오다인 등 13곳은 100억 이상 1000억원 미만이었다. 상장 직전년도 매출이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알피바이오, 한컴라이프케어,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 바이오노트,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6곳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상장 직전년도에 1조6862억원(2020년), 바이오노트는 6224억원(2021년)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두 회사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진단키트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기록적인 매출을 낸 바 있다. 바이오노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최대주주다. 매출 30억 미만·4년 연속 영업손실 '관리종목' 지정…금융당국, 상장요건 강화 제약업계에선 적지 않은 신규상장 바이오기업이 상장 5년이 지난 2026년~2028년 이후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한국거래소는 관리종목 지정 사유로 ▲매출 30억원 미만 ▲4년 연속 영업손실 ▲자본잠식률 50% 이상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등을 제시하고 있다.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법차손) 규모가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경우가 최근 3년 내 2회 이상일 때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해당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이듬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다만 기술·성장 특례상장 기업은 상장연도를 포함해 5년 간 매출 요건을 적용 받지 않는다. 법차손 요건의 경우 3년 간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된다. 매출 30억원 미만이거나 4년 연속 영업손실인 상황이 상장년도 포함 5년 이후로도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상장 직전의 실적을 더욱 까다롭게 본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상장 절차 개선방안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IPO 증권신고서를 심사할 때 제출 직전 월까지의 매출과 영업손익 등을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른바 '뻥튀기 상장'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코스닥 상장한 반도체 설계업체 파두는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올해 추정 매출을 1203억원으로 기재했다. 그러나 상장 후 3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98% 감소한 매출 3억원을 거뒀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80억원에 그친다. 지금까지는 상장을 위해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에 이미 결산을 마친 분기별 실적만 기재하면 됐다. 파두 역시 올해 2분기 매출이 5900만원에 불과했지만, 상장일이 분기 결산 전이어서 이같은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금감원은 아예 증권신고서 제출 직전 월까지 매출액과 영업손익을 잠정 수치라도 신고서에 기재토록 한 것이다. 한국거래소 역시 예상 실적과 실제 실적간 괴리가 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심사 이후 상장 이전 기간까지 매출 정보에 대한 공시 계획을 제출받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시나리오별 예상 매출액을 투자자들에게 알린다는 방침이다. 상장 예정 기업이 제시한 낙관적 시나리오에 따른 예상 실적뿐 아니라, 중립적·보수적 시나리오에 따른 예상 실적까지 공개한다는 계획이다.2023-11-30 06:20:02김진구 -
바이오기업 설립 후 상장까지 평균 12.6년...5~10년 최다[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설립일부터 상장일까지 기간이 평균 12.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가장 짧은 기간에 상장한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로, 설립부터 상장까지 2.7년이 걸렸다. 반대로 상장까지 가장 길게 걸린 기업은 한컴라이프케어로, 설립 후 49.7년 만에 주식시장에 입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별로는 설립 후 5~10년 만에 상장한 기업이 44곳 중 20곳(45.5%)으로 가장 많았다. 상장까지 50년 가까이 걸린 한컴라이프케어 사례를 제외하면 상당수 기업이 상장 전 시드(Seed) 단계 투자와 시리즈A·B·C 투자를 순차적으로 받아 5~10년 만에 주식시장에 입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설립부터 상장까지 평균 12.6년…SK바사 2.7년·한컴라이프케어 49.7년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이날까지 총 43개 제약바이오기업이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여기에 내달 5일 상장을 앞둔 와이바이오로직스를 합치면 총 44곳에 달한다. 44개 기업의 설립일부터 상장일까지 기간은 평균 12.6년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의 경우 20개 기업이 상장까지 평균 13.0년 소요됐다. 지난해엔 13개 기업이 평균 12.0년 만에 상장했다. 올해는 11개 기업이 평균 12.6년 걸렸다. 가장 짧은 기간에 상장한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설립부터 상장까지 2년 8개이 걸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7월 SK케미칼로부터 물적분할하며 설립됐다. 이어 2021년 3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표면적인 기간은 짧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SK케미칼로부터 분할하기 전까지 꾸준히 백신사업을 담당해왔다. 전신은 동신제약이다. SK케미칼은 지난 2001년 기존에 백신·혈액제제 사업을 하던 동신제약의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2006년 흡수합병했다. 합병 이후로는 SK케미칼 생명공학부문의 백신·생물사업부를 통해 백신사업을 지속했다. 이어 2018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분할했다. 상장까지 가장 길게 걸린 기업은 한컴라이프케어다. 설립 후 49년 8개월 만에 주식시장에 입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컴라이프케어는 공기호흡기·방독면 등을 제조하는 업체다. 의료용 기기 제조업으로 분류됐다. 산청이라는 이름의 기업이 전신이다. 산청은 지난 1971년 설립된 이후 비상장 업체로 사업을 지속했다. 2017년 한글과컴퓨터에 인수된 이후 상장 채비에 나섰다. 다만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 이슈로 인해 상장이 늦어졌고, 결국 설립 50여년 만인 2021년 8월 상장했다. 바이오기업 44곳 중 20곳, 설립 후 5~10년 만에 상장 구간별로는 설립 후 5~10년 만에 상장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44개 기업 중 20곳(45.5%)에 달한다. 최근 3년간 상장한 기업의 절반가량이 설립 후 5~10년 만에 상장한 셈이다. 큐라클, 피비파마, 디티앤씨알오, 지아이이노베이션,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알피바이오, 뷰노, 노을, 큐라티스, 큐로셀, 네오이뮨텍, 파로스아이바이오, 보로노이, HK이노엔, 인벤티지랩, 플라즈맵, 라이프시맨틱스, 바이젠셀, 루닛, 에이프릴바이오 등이다. 루닛은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가장 크게 성장했다. 루닛은 2013년 8월 설립된 뒤 8년 11개월 만인 2022년 7월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전까지 시드(Seed) 투자와 시리즈 A·B·C 투자를 순차적으로 받으며 120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상장 과정에선 346억원을 공모했다. 상장 이후로 초반엔 주가가 부진한 흐름이었으나, 올해 중순부터 급등했다. 9월 11일엔 시가총액이 3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현재는 28일 종가기준 1조3042억원에 달한다. HK이노엔의 경우 2014년 4월 설립해 7년 4개월 만인 2021년 8월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HK이노엔의 전신은 CJ헬스케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4년 4월 제약사업부문을 떼어내 CJ헬스케어를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이어 2018년 4월엔 한국콜마에 매각했다. 이후 사명을 HK이노엔으로 바꾼 뒤 본격적인 상장 채비에 나섰다. HK이노엔은 2021년 8월 상장하면서 약 6000억원을 공모했다. 제약업계에선 시드(Seed) 단계 투자를 거쳐 시리즈 A·B·C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설립 5~10년 만에 상장 단계에 도달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상장을 준비하는 상당수 제약바이오기업은 연구개발(R&D)을 주력으로 한다. 이들은 외부투자 의존도가 높다. 뚜렷한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외부 투자에 의지해 연구개발을 이어가야 한다. 비상장 바이오기업 입장에선 가시적 성과 없이 무기한 외부 투자에 의존할 수 없다. 자칫 상장까지 기간이 길어질 경우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시드 단계 투자를 거쳐 시리즈 A·B·C 투자를 순차적으로 받아야 한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금 회수까지 10년 이상 기다리기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 기업들의 경우 10년 안에 상장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기업의 상장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대규모 자금을 한 번에 확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에 투자한 VC나 창투사에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한 것”이라며 “대체로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금 회수의 만기는 7년으로 설정된다. 초기 투자를 받은 시점부터 7년 안에 상장해야 무리 없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상장까지 10년 이상 기업 21곳 중 7곳, 코넥스→코스닥 이전상장 설립 후 10~15년 만에 상장한 기업은 에스디바이오센서, 진시스템, 딥노이드, 샤페론, 에이비온, 유투바이오 등 6곳(13.6%)이다. 이 가운데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10년 12월 설립해 10년 7개월 만인 2021년 7월 상장했다. 이 회사는 2010년 에스디(현 한국애보트진단)의 바이오센서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며 설립됐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급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시가총액은 한때 8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다만 코로나 사태가 엔데믹으로 전환하면서 점차 감소했다. 28일 종가기준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조4688억원이다. 이밖에 15~20년 만에 상장한 기업은 바이오인프라, 와이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에프디엔씨, 에스엘에스바이오, 에이디엠코리아, 바이오플러스, 에스바이오메딕스, 바이오노트 등 8곳(18.2%)이다. 설립 후 상장까지 20년 이상 걸린 업체는 차백신연구소, 바이오다인, 애드바이오텍, 툴젠, 프로테옴텍, 선바이오, 한컴라이프케어 등 7곳(15.9%)이다. 설립 후 5년 내에 상장한 업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니너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등 3곳(6.8%)에 그친다. 설립 후 상장까지 기간이 10년 이상인 기업 21곳 중 7곳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경우다. 유투바이오, 에스엘에스바이오, 프로테옴텍, 선바이오, 애드바이오텍, 툴젠, 에이비온 등은 최근 3년 새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이들은 이전 상장 전까지 코넥스 시장에서 중소·벤처기업 자금을 조달하면서 연구개발 활동을 이어왔다.2023-11-29 06:20:10김진구 -
"처방 중단·변경이라도 쉽게"...약국이 원하는 해법은[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일선 현장에서 빚어지고 있는 의약품 품절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정부와 의약단체, 제약협회, 유통협회 등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수급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협의체가 꾸려지면서 상한가격 인상이나 균등배분 같은 조치가 가능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약국 역시 대체조제와 교품을 통해 품절약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다. 수산화마그네슘 같이 제제 자체에 대한 연쇄품절의 경우 당해낼 재간이 없지만, 이비인후과 제제의 경우 그래도 대체조제라는 나름의 자구책을 통해 최악의 상황은 피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체조제가 이전 대비 많이 늘어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부와 유관단체가 진행하고 있는 품절약 대응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4번째 약가인상…줄줄이 상한가격 인상= 정부의 묘책 가운데 하나가 약가인상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수산화마그네슘, 슈도에페드린과 같이 저가약에서 품귀가 빚어지는 점을 감안해, 상한액을 인상함으로써 열악한 원가구조를 개선해 생산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아세트아미노펜을 시작으로 산화마그네슘, 슈도에페드린에 이어 최근 풀미칸과 풀미코트에 대한 약가인상이 확정됐다. 가장 먼저 약가가 조정된 아세트아미노펜650mg의 경우 18개 품목의 상한금액이 최대 76.5% 인상되면서, 43~51원에서 최대 90원까지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 노인, 만성질환자 변비 치료에 주로 처방되는 수산화마그네슘 성분 조제용 변비치료제 역시 마그밀 18원에서 '23원'으로 27.8%, 마로겔정 15원에서 '22원'으로 46.7%, 신일엠정 16원에서 '22원'으로 37.5% 가격이 인상됐다. 슈도에페드린정, 슈다페드정, 슈다펜정, 코슈정 같은 슈도에페드린 성분 제제 4품목 역시 20~23원에서 최대 32원까지 상향 조정됐으며, 부데소니드 성분 풀미칸·풀미코트 역시 당장 다음 달부터 상한가격이 적용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소아 항생제, 소아용 해열제 등에 대한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품목들의 채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과 더불어 약가인상이 이뤄졌을 때 이에 대한 증산 가능 여부 등에 대한 논의 등도 일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추가적인 약가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펜잘이알 시작 7번 균등배분= 균등배분 역시 품절 문제를 풀 수 있는 한 축으로 논의된다. 대한약사회에서 약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균등배분은 벌써 7가지 품목이나 된다. 작년 12월 펜잘이알서방정, 올해 1월 마그밀정, 5·6월 슈다페드정·코슈정, 11월 듀락칸이지시럽, 풀미칸·풀미코트, 맥시부펜시럽 등 신청약국에 대한 균등배분이 이뤄지고 있다. 각자도생에 맡겨지던 의약품 유통에 왜 약사회가 개입하게 된 걸까? 그 배경은 유통 과정에 있어 발생하는 문제점을 바로잡고, 약국의 수요를 고려해 전국 약국에 균등하게 공급하는 데 있다. 약사회가 균등배분에 앞서 실시한 수요도 조사에서 처방 50건대 정도의 중간 정도 약국에서 어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상위 20~30% 약국은 재고를 확보하고 있고, 하위 20~30% 약국은 처방이 많지 않다 보니 당장 시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만큼 중간 40~50% 약국의 고충을 덜기 위한 카드라는 측면이다. 마그밀의 경우 1만4457건으로 신청이 가장 많았으며 듀락칸이지시럽도 신청 약국 수가 1만3732군데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급불안정 품목 사재기 단속= 정부는 수급 불안정 품목에 대한 사재기 단속까지 예고했다. 슈다페드와 세토펜현탁액에 대한 약국 사재기 단속은 물론 이와 연계한 제약·도매의 특정 약국 몰아주기 등에 대한 단속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밝힌 '약국 사재기'의 기준은 구입량 대비 청구량(사용량)이 기준이 된다. 올해 1월부터 9월, 10월, 11월, 12월 말을 기준으로 구입량 대비 청구량이 25% 이하, 30% 이하, 35% 이하, 40% 이하인 약국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현장조사와 더불어 처분·고발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수급불안정이 예상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사재기 등 과도한 재고를 확보하고 향후 수급 불안정 해소 후 반품을 통해 재고를 관리하는 방식의 운영을 삼가기 바라며, 경우에 따라 위법으로 제재조치가 부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약품공급업자에 대해서도 "의약품공급자가 특정 약국에만 의약품을 공급했거나 매점매석 또는 판매량 조정의 방법으로 의약품을 판매해 조제·투약에 지장을 주는 경우 약사법(약사법 시행규칙 제44조 제1항 제1호 등) 위반 소지가 있으므로 해당 행위는 삼가주시기 바라며, 조사 결과와 연계해 의약품공급자에 대한 조치 등도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수급 불안정 품목 지속 모니터링= 실무협의체는 이외에도 수급 불안정이 발생하는 품목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제약사 간담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속적으로 품귀가 발생하고 있는 바난건조시럽, 메이액트세립, 후로목스세립, 포리부틴드라이시럽, 싱귤레어세립, 노테몬패치 등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케이스별 대책을 수립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일선 약사들 "여전히 높은 처방 중재"= 일선 약국의 처방 중재로 인해 적어도 '환자가 전문약을 구하기 위해 뺑뺑이를 도는' 상황만은 면했다는 게 약사회의 시각이다. 처방약에 대한 대체조제나 처방변경 등을 통해 환자가 첫번째, 혹은 두번째 들른 약국에서 약을 조제해 복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처방 중재의 벽이 높다는 게 일선 약사들의 주장이다. 의사와 원만한 관계가 형성돼 있는 경우라면, 그나마 수급 가능한 의약품 리스트를 공유하고 처방을 변경하는 일련의 시스템이 원활하게 굴러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환자를 돌려 보내는 불가피한 상황이 잦아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약사가 중재자의 역할을 하기 쉽게 제도를 홍보하고 수정해 나가는 정부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의약품 수요의 핵심은 니즈와 공급이다. 하지만 니즈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보니 공급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가 처방을 검토하고, 중재하는 일"이라며 "올바른 중재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령 대체조제 사후통보 폐지나 대체조제에 대한 국민 인식 전환 등에 정부가 나서 준다면 제2의 팬데믹이 오더라도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2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 역시 "유례 없던 품절약 사태로 인해 정부는 물론 일반인들도 의약품 수급에 대한 관심이 일부 생긴 것 같다. 상한액 인상 등이 품절약 문제를 쉽사리 해소하지 못한다고 해도 채산성이 맞지 않아 의약품을 생산하지 않던 제약사에게 동기를 부여했다는 데서는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상한액 인상을 어디까지 인정해 줄 것인지 등에 대한 가이드도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이 약사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품절약의 처방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대다수의 약국이 재고를 확보하지 못한 약에 대해서는 정부가 코드를 막는 등의 방법을 통해 '다른 약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사가 '품절공문'을 만들어 병의원, 약국 등에 안내한 경우, 해당 공문이 근거가 돼 처방을 중단할 수 있게 하는 창구가 될 수 있지만 '품절인듯 품절아닌' 상황에 대해서는 약사가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약사는 "아울러 동일성분 조제에 대한 국민인식 전환, 품절에 대한 약사와 일반인들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노력 역시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2023-11-16 11:13:31강혜경 -
야속한 의사들…품절이라는데 툭하면 장기 처방[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모튼이 보약이라고 소문이 났는지, 단일 품목 처방이 늘었어요. 현장에서는 약이 없는데 이 정도면 처방을 제한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코로나19로 시작된 의약품 품절 문제가 실타래 처럼 얽혀있다. 정부가 약가를 인상하고, 약사회가 균등배분까지 나서고 있지만 지뢰처럼 여기 저기서 터지는 품절 이슈가 약국은 마냥 한숨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수산화마그네슘, 슈도에페드린, 풀미칸·풀미코트까지 약가인상만 벌써 4차례 이뤄졌고, 품절 품목의 균등배분도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조치가 급한 불을 끄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만은 자명하지만 이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약사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비단 약사회와 약사들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공급되는 의약품의 양은 한정적인데 반해, 처방은 제한이 없다 보니 약국의 고충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제약회사에서 약국으로 공급되는 의약품의 양, 그리고 처방이 삼박자를 이뤄야만 품절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품절약 장기처방 문제에 대한 불만이 약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모튼이 대표적이다. ◆이모튼 3개월치 처방, 약국은 눈물= 종근당 골관절염치료제 이모튼은 품절약 사이에서도 갑(甲)으로 통할 만큼 품절이 심각한 품목 가운데 하나다. 바로팜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모튼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품절입고 알림신청 순위권에서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대표 품목 가운데 하나로 집계됐다. 특히 6월부터는 신청순위 1위를 차지하며 심각한 품귀를 보이고 있다. 알림신청 횟수 역시 1월 대비 6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1월 7위(6545건) ▲2월 3위(8091건) ▲3월 4위(9513건) ▲4월 21위(5094건) ▲5월 4위(1만1619건) ▲6월 1위(1만4288건) ▲7월 1위(1만9727건) ▲8월 1위(3만6735건) ▲9월 1위(3만7611건) ▲10월 1위(3만488건)으로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국당 평균 2.5회 입고알림 신청을 한 셈이다. 이모튼 품절은 조인스와 콘로인 품귀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약 없는 이모튼 품절에 10년, 20년 약국을 운영해 온 베테랑 약사들 조차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20년 간 약국을 운영해 온 A약사는 "품절약 구하기로 시작해 품절약 구하기로 하루가 끝난다. 특히 이모튼은 속앓이가 극에 달할 지경"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정형외과와 인접해 있다 보니, 하루도 빠짐 없이 '이모튼 찾아 삼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약사는 "'효과가 있다'고 소문이 나서인지, '품귀'라고 소문이 나서인지 최근에는 처방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며 "약은 없는데 짧게는 1달, 길게는 3~6달치씩 처방이 나오다 보니 한, 두통은 눈 깜짝 할 사이에 사라져 버린다"고 말했다. 골관절염 치료제 특성상 장기처방이 나오는 품목이기는 하지만 처방 제한이 없다 보니 한꺼번에 투약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약사는 "있는 만큼만 조제를 해드리고, 나머지 분은 메모를 해뒀다 순차적으로 드리고 있지만 이런 케이스가 많고, 처방전을 되가져 가시는 분들도 많다 보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동네약국을 운영하는 B약사는 도매상을 통해 이모튼 구하기는 포기한 지 오래다. 도매상에도 재고가 없다 보니, 오히려 병원 쪽 도매상을 통해 약을 구하는 동료 약사를 통해 이모튼을 구하는 편이 보다 쉽고 빠르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해 온 C약사도 견디다 못한 끝에 최근 의원을 찾아 이모튼 수급이 곤란 문제를 토로했다. 단골들을 위해 어렵게 구해도, 처음 온 환자들에조차 장기처방이 나오다 보니 도통 처방을 따라갈 수 없다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난 후에야 의사는 '유통 상황이 그 정도인 줄 알지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D약사는 카카오톡 대화명을 '이모튼 구해요'로 설정해 뒀다. 누구라도 대화명을 보고 약을 구해 달라는 간절한 바람이 담겼다는 게 이 약사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모튼은 왜 이렇게 수급이 어려운 걸까? 먼저 처방액 증가와 아보카도 수확량 감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이모튼의 지난 3분기 외래 처방금액은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0% 상승했으며, 2021년 3분기 125억원과 비교할 때 2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 급여 재평가 생존 이후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대로 아보카도 수확량이 감소하다 보니, 수요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문제는 약사들 사이에서 '내년도부터는 생산량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슈도에페드린 45일치 처방, 약사들은= 10월부터 약가가 인상된 슈도에페드린 제제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정부는 ▲신일슈도에페드린정(신일제약) 상한액을 20→29원 ▲슈다페드정(삼일제약) 23→32원 ▲슈다펜정(삼아제약) 23→30원 ▲코슈정(코오롱제약) 23→31원으로 인상했다. 정부가 상한액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당시부터 시작된 슈도에페드린 제제 해갈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달 중 슈도에페드린 제제 수급 문제가 원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약국은 답답하다는 심정이다. 여기에 설상가상 슈도에페드린이 환자에게는 아낌없이(?) 처방되고 있다 보니 약국은 그야 말로 고충이 극에 달했다고 있다는 것. E약사는 최근 신일슈도에페드린정 135T처방을 받았다. 하루 3회, 45일치 처방이다. 처방을 본 다른 약사들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슈도에페드린은 비충혈 제거제로, 코 점막 혈관을 수축시켜 충혈을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는 약으로 장기복용할 만한 약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C약사는 "여전히 현장에서는 아세트아미노펜 4개월 분, 진해거담제 1개월 분 같은 처방이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며 "의약품 생산·관리와 수급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품절약에 대한 처방 가이드는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2023-11-15 17:08:38강혜경 -
아직 갈 길 먼 QbD...시간·비용·인력 투자 장벽 높아[데일리팜=이혜경 기자] "QbD는 GMP에 기준을 더 추가하고,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경제적 부담이 된다.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14년 PIC/S에 가입하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QbD(Quality by Design) 도입 절차를 밟기 시작했을 당시 제약업계의 지적사항이다. 약 10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 같다. 여전히 제약업계는 국내 의약품 공정에 QbD를 도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한다. QbD 도입 당시 가열차게 뛰어들었던 한 제약회사는 전문인력이 사라지자, 더 이상 QbD로 의약품을 개발하지 않고 있다. 시간도, 비용도, 전문인력 확보도 제약회사의 몫인 상황은 QbD 국내 도입의 발목을 잡는다. 지난 2017년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8년도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를 보면 식약처는 2020년까지 국내 QbD 조기 도입 완료를 목표로 예시모델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예시모델은 7개 제형 정도다. 식약처가 PIC/S 가입 이후 정제, 캡슐제, 점안제 등 주요 제형별로 QbD 적용 예시모델을 공개하고 있다. 2015년 일반방출정제와 복합이층정제에 대한 실험실 규모 예시모델 개발·보급 이후 캡슐제, 동결건조주사제, 액상주사제, 경피흡수제, 점안제 등이 보급됐다. 지난해에는 실생산 규모의 예시모델이 개발·보급됐는데, QbD를 도입한 지 7년이 넘게 소요된 기간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는 정부가 직접적인 기술 컨설팅, 전문인력양성교육 등 본격적으로 QbD에 예산을 투입한 건 2019년부터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김주은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과 교수는 "우리나라 QbD는 식약처의 강요 아닌 강요로 만들어졌다"며 "현재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QbD를 활용한 생산 시스템을 갖춘 곳은 10여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이 지난 2021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02개사를 대상으로 QbD 도입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도입의 필요성에는 65%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적용한 경험이 있는 기업은 37% 정도였다. 필요는 하지만, 적용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3월 내용고형제 'K정제-A' 예시모델 개발에 참여한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 QbD를 도입하려면, 식약처가 의약품 생산 과정의 유연성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허가사항이나 제조소 등의 환경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모든 공정밸리데이션을 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제약업체 입장에서는 허가사항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새 로트를 만들고 PV를 다시하면서 적합판정이 나올때 까지 출하도 못하고, 결국 품절로 이어지는 환경이 된다"며 "QbD로 품질검증이 된 품목은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국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QbD는 아직 국내 도입을 적극적으로 서두르기엔 시기상조"라며 "글로벌 수출 신약의 경우 QbD로 제조·공정 절차를 거치면 다양한 국가에서 허가 받을 때 베네핏이 있지만, 국내 제네릭 등은 인센티브 등이 없어 메리트가 없다"고 귀띔했다. QbD 내재화를 위해선 ▲표준화 된 매뉴얼 제공 ▲실시간 공정 분석 설비를 위한 투자 비용 제공 ▲시험 생산을 위한 연구비용 지원 규모 확대 ▲제조 방법 변경에 따른 허가 변경에 대한 유연함 적용 등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김주은 교수 역시 QbD 적용 품목은 생동성시험, 제조방법 및 제조소 변경 등에 있어 식약처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QbD는 디자인스페이스로 품질이 확보된 레인지를 만든 것"이라며 "이 범위 안에 들면 자사 이전이나 제조소 변경 등이 되더라도 품질이 인정된다고 보고 생동성시험 등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QbD 품목이라도 중요 공정을 변경할 경우 식약처에 허가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이 경우 길게는 6개월 이상, 허가변경을 위한 비용도 소요된다. 하지만 미 FDA는 QbD 허가 품목의 경우 제품 공정 과정의 일정 범위 내 변경을 제약사가 직접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규제기관에 허가변경 신청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제조방법 변경허가시 무조건 밸리데이션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지 않는다"며 "변경허가 시에는 제조방법 변경관리 가이드라인에서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변경에 한해 공정밸리데이션자료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다른 지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2015년 QbD 도입 당시, 5년 안에 국내 조기 도입을 목표로 했던 식약처. 하지만 매년 1~2개 정도의 예시모델만 내놓을 뿐, 구체적인 지원책이 없으면서 여전히 도입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허훈석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전략기획팀PL은 "도입 초기 단계에 있는 국내 QbD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련 제도 개선, 정책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민관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신규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 전문인력 부족 등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면 기업의 제조혁신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2023-09-27 06:37:33이혜경 -
동아ST 효자품목 슈가논 QbD 적용...송도공장 가보니[데일리팜=이혜경 기자] 동아에스티가 지난해 송도공장을 완공하면서, 대표 효자품목인 '슈가논(에보글립틴)'에 설계기반품질시스템(Quality by Design, 이하 QbD)을 적용해 밸리데이션을 마쳤다. 실제 상업 생산은 제조소 이전 관련 식약처 허가가 완료되면 연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슈가논 QbD 적용 연구는 식약처의 '제약 스마트공장 혁신기술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성공한 QbD 모델은 지난 3월 내용고형제 'K정제-A' 예시모델로 공개됐다. 동아에스티, 천안공장 가동률 100% 넘어서자 송도공장에서 슈가논 생산키로 동아에스티는 기존의 실험실과 시생산 규모에서 개발된 제제 조성 및 제조공정 연구를 바탕으로 생산 규모 확대에 따라 실생산 규모에 개발이 가능한 예시모델을 처음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동아에스티가 지난해 송도공장을 완공하면서 가능해졌다. 송도공장은 지상 1~3층, 연면적 약 4500평 규모로 지어졌으며, 연간 단일제 10억정, 복합제(이층정) 4~5억정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당뇨병 치료제로 지난 2015년 허가 받은 동아에스티의 신약 슈가논은 그동안 천안공장에서 생산됐다. 하지만 동아에스티의 기존 공장가동률이 100%를 넘어서면서 2019년부터 송도공장 설계에 들어갔고, 슈가논을 송도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생산 규모 확대에 따른 기술이전 전략 및 위험성 평가 수행부터, 실생산 규모에서의 제조공정 연구 수행, 공정분석기술(PAT) 연구수행, 실생산 규모의 제조공정 검증 및 관리전략 도출, 최종보고서 작성까지 9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서동인 송도캠퍼스 공장장은 "슈가논은 동아에스티의 신약이다보니 연구소에서부터 QbD 연구를 진행해왔던 만큼 9개월의 시간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다른 제품에 QbD를 적용하려면 연구, 시생산, 공장 가동률 등을 모두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에스티가 9개월 만에 대표품목인 슈가논에 QbD를 적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약이라는 강점과 생산 중인 품목이 없는 새로운 공장에서 온전히 QbD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철민 동아에스티 품질보증실 품질보증3팀장은 "기존에는 공정변수를 정통 방식으로 PV를 설정했다면, QbD 시스템에서는 글로벌 디자인스페이스를 설정해 향후 품질관리전략을 도출했다는 강점이 있다"며 "글로벌 CTD 제출 시 공정변수를 과학적인 기반에 의해 설정했는지 확인하는데 이를 위한 자료를 확보한 것"이라고 했다. 50~100만 제조단위 스케일업 평가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생산비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김 팀장은 "제조소 이전을 하면서 QbD를 하게 되면 비용이 많이 든다"며 "작은 스케일을 만들고, 실제 스케일로 확대해야 하니 비용이 많이 드는데, 식약처 지원 사업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국책사업을 진행하면서 실험실 생산규모가 실제 공장에서 생산 가능하다는 성과를 얻었고, 동아에스티는 스케일 업에 따른 공정파라메타(CPP) 확인 및 슈가논의 생산 준비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식약처 지원이 없었다면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김 팀장은 "QbD는 연구단계부터 진행해야 한다. 랩스케일의 품질이 시생산, 실제 생산까지 동일한지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비용까지 감안하면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시간, 비용,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송도공장에서는 어떤 작업이 진행됐을까. 동아에스티는 슈가논의 목표품질 제품 프로필을 설정하고 실생산 규모까지 의약품 개발과정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했다. 슈가논 원료의약품과 첨가제를 배산 혼합하는 과정인 전 혼합공정과 습식 과립법으로 과립을 제조해 물성을 개선하는 과립화 공정을 설계하고 과립과 활택제를 혼합하는 후혼합 공정을 수행한 다음 타정 공정을 수행해 나정을 제조한 후 코팅 공정을 거쳐 최종 완제의약품을 제조하는 제조공정으로 공정을 설계했다. 9개월만에 QbD 적용하는 데 성공…식약처 지원 있었기에 가능 장재영 제조팀장은 "각 공정별로 필요한 요소와 인자의 범위를 좁혀가면서 과학적으로 분석되고, 통계적으로 확인처리가 가능한 품질을 찾는 단계로 보면 된다"며 "QbD를 전체 공정에 적용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필요한 공정에 조금씩 적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슈가논처럼 신약 개발 단계부터 QbD를 고려했다면 전 공정에 QbD 분석법을 적용할 수 있지만, 국내 제약회사들이 현재 출시된 제품을 QbD를 적용해 역으로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 공장장은 "식약처가 배포하는 예시모델을 참고해서 활용한다고 해도 시간과 비용, 인력 문제를 견뎌낼 수 있는 회사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공정이더라도 QbD 기반의 다양한 스케일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점차 확대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QbD는 의약품 개발 단계부터 품질을 고려해 공정별로 기준을 설계하는 것으로, 눈에 보이는 형체가 있는 건 아니다. 동아에스티 송도공장은 지난 2019년 공장 설계부터 2022년 11월 허가까지 3년 2개월 동안 준비돼 상업 생산을 대기 중인 상태다. 내용고형제를 생산할 계획으로, 1층 제조소(과립/타정/코팅/포장)와 2층 제조소(칭량/혼합/파일럿), 3층에 QC실이 위치해있다. 특히 국내에서 한미약품 팔탄공장과 대웅제약 오송공장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탑 다운 시스템'이 동아에스티 송도공장에도 적용됐다. 김 팀장은 "2층에서 전공정에서 1층 부속공정으로 갈 때 반제품이 탑 다운 방식으로 이동된다"며 "생산성 향상,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주성분 노출 최소화를 목적으로 제작됐다"고 했다. 또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 하는 '자동화 컴퓨터화 시스템'을 모든 공정에 적용했다. 입출고, 창고관리, 빌딩관리, 환경 모니터링, 제조실행, 실험실 정보 관리, 전자 시험 기록, 실험실 데이터 관리, 전자 기록 관리, 품질관리, 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 등에 적용된다.2023-09-26 06:40:03이혜경 -
맥도날드 감튀 맛이 똑같은 이유? QbD 왜 필요한가[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설계기반품질시스템(Quality by Design). QbD의 사전적 정의다. 쉽게 말하면 어느 공장에서든 똑같은 품질의 의약품 제조를 위해 연구개발 초기부터 품질목표를 설정해 의약품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제약업계의 이해를 돕고자 QbD를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되는 사례가 두 가지 있다. 라면과 맥도널드의 감자튀김이다. 의약품을 라면과 감자튀김에 비유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도 있겠지만, QbD는 이미 반도체, 자동차 등 다른 영역에 먼저 도입된 개념이다. 연구기획 단계부터 적용…최적의 생산조건 도출 ICH Q8에서 정의하는 QbD를 보면 QbD 용어와 매칭하기 쉽다. 목표를 미리 정하면서(QTPP) 시작하며 합리적인 과학과 품질 위험 관리를 기반으로 제품이해(CQA) 및 공정이해(CPP, CMA), 그리고 공정관리(DOE)를 강조하는 체계적인 개발방식(PAT)'이다. QTPP, CQA, CMA, CPP, DOE, DS, PAT 과정을 연구개발 초기 기획단계부터 생산, 판매 후까지 전주기에 적용하게 된다. QbD 이용한 라면 개발을 예로 들면 면발이 쫄깃한 매콤한 국물라면 판매를 위해(QTPP), 면발의 인장강도 0.01Pa, aoqrl 1300SHU(CQA), 면발이 충분히 익을 수 있는 최적의 끓임 시간과 온도(CPP), 쫄깃하게 하기 위한 밀가루와 글루텐의 최적 양과 비율 및 매콤하게 하기 위한 스프에서의 고추가루 최적 양과 비율(CMA), 타이머를 이용한 시간 측정과 온도 및 강도, 맵기 측정(DOE), 면발의 맵기가 어느 정도 돼야 하는지 품질위험평가를 통해 선별한 기준을 만들기 위해 스프의 고추가루 최적 양과 비율을 통계적으로 도출(PAT)하게 된다. 이 개발법은 기존의 경험과 지식에만 의존하던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을 실험 데이터를 통계처리해 최적의 조건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무조건 많은 조건으로 실험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QbD에서는 품질위험평가와 통계를 이용, 최소한의 실험 횟수와 실험 디자인을 만들게 된다. 의약품에 QbD를 적용할 수 있도록 예시모델 개발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제약업계 QbD 보급 및 확산, 인프라 조성을 위해 끌고 가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 이후 QbD 도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난용성 약물을 이용한 일반방출 정제와 방출조절 복합 이층정제 QbD 예시모델을 공개한 이후, 꾸준히 QbD 예시모델을 공개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디자인한 QbD 예시모델은 실험실(Lab)과 시험생산(Pilot) 규모로 진행, QbD 전문인력만 있으면 제품·공정 개발에 바로 적용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bD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의약품 생산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GSK 등 '빅파마'는 이미 2000년대 중반 미 FDA의 요구로 QbD를 적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QbD가 전 세계적으로 필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는 뭘까. 김주은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학과 교수는 "2000년대 미국 FDA가 QbD를 보겠다고 했을 때 보스턴의 중소제약회사들이 FDA를 항의 방문한적도 있다"며 "하지만 빅파마에서 적용하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QbD를 적용해 의약품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그는 "기존의 의약품은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지면서 품질의 문제가 생길 때, 과학적인 근거 자료를 내놓지 못한다"며 "운이 좋아서 생동성시험에 통과하고,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생산으로 이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QbD의 중요성을 이야기 할 때 라면 제조나 맥도널드 감자튀김을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환경이 변하거나, 물의 온도나 스프의 강도가 변하면 같은 라면의 맛을 내지 못한다. 라면은 '아, 오늘은 맛이 다르네'라고 넘어갈 수 있지만 의약품은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주먹구구식으로 넘어갈 수 없다. 김 교수는 "제약회사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내가 근무하던 곳은 제네릭을 하나 만드는 게 여러명이 참여해 4개월 정도 걸렸다. 자료 조성하고 원료 수배하고, 계획서 작성 이후 재질 활성화 및 용출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소요시간"이라며 "하지만 처음 잡은 기준에서 생동에 실패하면, 또 다시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4개월 이후 1차 실패하면, 또 4개월, 또 4개월 해서 1년까지 걸리기도 한다"고 했다. 만약 QbD가 적용됐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김 교수는 "기존에는 변수 테스트를 할 때 1개 시험에 1개의 변수를 넣어 진행하고, 실패하면 다시 변수를 만들어 또 실험하는 방법이었다"며 "QbD는 다변량 변수로 낮은 값부터 높은 값까지 만들어 디자인스페이스를 찾게 된다"고 했다. 디자인스페이스의 영역이 나오면 값을 변경해도 안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 들어오기 때문에 품질이 일정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된다는 얘기다. 경험 기반한 기존 의약품 개발·생산 방식 탈피…과학 기반 데이터 활용 식약처 관계자도 "기존 지식이나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과학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QbD의 특징"이라며 "QbD를 통해 개발해 얻어진 데이터들은 다른 제품을 개발할 때에도 과학적 근거로 사용할 수 있고, 회사의 노하우로 계속 남기 때문에 또 문제가 발생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QbD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면, 김주은 교수가 이야기 하는 맥도널드의 감자튀김 사례를 보자. 김 교수는 "2014년 식약처가 QbD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국내 제약회사들은 새로운 것을 꼭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며 "사실 기존의 제조공정이나 QbD나 별 차이가 없다. 개발법이 아주 많이 틀어지지 않으면서, 제조공정 환경이 바뀌어도 똑같은 의약품 품질을 유지해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어딜 가든 맥도널드의 감자튀김 맛이 똑같은 이유는 QbD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우선 주성분인 감자가 모두 같은 곳에서 생산된다. 감자의 CQA는 '노란 감자, 바삭하고, 부드럽고, 오랜기간 유지'이다. CQA를 만족한 감자는 전분 제거를 위해 식초에 12시간 담궈 두고 카놀라유로 화씨 390도에서 45~60초 튀기고 냉동시켜 전 세계 맥도널드에 보급된다. 전 세계 지점에서는 냉동 감자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직전 화씨 275~375도의 온도에서 5분간 튀긴다. QbD 적용된 맥도널드의 감자튀김이 전 세계적으로 맛이 동일한 이유다. 김 교수는 "의약품에서 QbD는 연구소 기획 단계인 앞단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된 후 리스크 관리라는 뒷간까지 모두 관여해야 한다"며 "R&D만 하는 사람들은 의약품의 안전성, 유효성 자료만 이야기 하는데 제품의 완성은 품질의 안정성이다. 모두를 만족해야 제대로 된 의약품이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2023-09-25 06:12:29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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