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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트럭부터 검수기, OTC 추천 앱까지…이색부스 열전#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4년 만에 열린 일본 드럭스토어쇼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일본 드럭스토어쇼는 약사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대거 참관해 함께 퀴즈를 풀고, 건강에 대한 정보를 얻어가는 그야말로 '쇼'의 개념으로 진행된다.1000여개가 넘는 부스 가운데 눈길을 사로잡은 이색 부스들을 모아 봤다.0# ◆웰시아 이동형 약국= 약국체인 웰시아는 트럭을 이용한 이동형 약국을 선보였다. 웰시아 체인은 100여개가 넘는 드럭스토어 체인 가운데 TOP3 내에 속하는 거대 체인이다.웰시아 체인은 일상적인 쇼핑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들을 위해 이동형 약국+생필품 트럭을 일부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웰시아는 "일부 지역에서 지역 커뮤니티의 일환으로 이동형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동형 약국을 통해 일반의약품과 생활필수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대형 화면이 달려 있어 약사와의 상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트럭 뒷편에는 대형 화면과 카메라가 달려 약사와 환자의 직접 상담도 가능하다.# 현재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은 아이치현 오카자키시와 사이타마현 나가토로쵸, 시즈오카현 시마다시 등 일부 중산간지역이지만 점차 지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웰시아에 따르면 가장 먼저 서비스가 도입된 지역은 시마다시다. 시마다시는 웰시아 약국과 제휴를 통해 이동 판매차 '우에탄호'를 작년 4월부터 운행하기 시작했다.웰시아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의 생필품을 실은 우에탄호가 1일 8개소 정도 마을회관이나 집회소 등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각 지구를 정기 순회하고 있다"며 "차량에는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있어 약국 약사와의 건강상담도 가능하며, 의약품을 비롯한 필요한 상품을 사전에 주문받아 다음 방문 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점포와 다르지 않은 서비스를 우에탄호에서 실시함으로써 일상적인 쇼핑에 불편을 겪는 고령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것이다.◆1억원 상당 조제약 검수기= 조제약 검수기도 약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후지필름이 약을 식별해 처방에 따라 올바로 조제가 됐는지 여부를 확인해 주는 검수기다.후지필름의 조제약 검수기.# 부스 관계자는 "후지필름의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의약품이 제대로 조제됐는지 확인하는 기기"라며 "1분에 40포를 검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포에 25알까지 확인이 가능하다.이 관계자는 "대당 기기 값은 1억원 선이며, 4년 간 1000대 정도가 판매됐다"고 말했다.◆셀프메디케이션 강화에 'OTC·건기식' 추천 앱·기기 출시= 약사와의 상담이 필요 없는 2·3류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전체 의약품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증상에 맞는 의약품과 건기식을 어떻게 하면 잘 추천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움직임도 있었다.윌베이스는 증상에 따라 OTC를 추천해 주는 '큐어벨' 앱을 출시·홍보에 나섰다. 소비자가 앱을 깔고, 증상을 선택하면 증상에 맞는 모든 제품을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AI약사가 증상을 선택하면 소비자에게 맞는 약을 추천해 주는 앱.# 가령 감기를 선택한 뒤 '기침'을 넣으면 기침에 효능·효과가 있는 약들이, '목 아픔'을 넣으면 목 아픔에 효능·효과가 있는 약들이 추천되는 시스템이다.회사 관계자는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약을 추천해 주고자 하는 게 큐어벨의 목표"라며 "약사가 원하는 약을 순서대로 정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앱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업체는 빅데이터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내츄럴 메디슨은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눈 건강, 혈관 건강, 관절 건강, 장 건강 등 관리가 필요한 항목을 지정하면 알고리즘을 통해 적합한 제품을 보여주는 서비스다.알고리즘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이나 제품명을 추천해주는 서비스.# 내츄럴 메디슨 측은 "성분 또는 제품명으로 관련한 건기식을 추천받을 수 있다"며 "기기는 월 10만원 정도에 렌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일본식 배달의 민족 'Wolt'=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이 늘어남에 따라 일반약 배달 중개 업체도 처음으로 부스에 참여했다.약국체인, 슈퍼, 편의점 등과 제휴해 30분 내에 약과 식품 등을 배달해주는 Wolt.# 의약품과 식료품 등을 30분 만에 배달해 준다는 Wolt는 '퀵 커머스가 실현되는 소매의 새로운 형태'라고 관련 서비스를 소개했다.Wolt 관계자는 "약국, 슈퍼, 편의점에서 의약품, 식료품 등을 주문하면 30분 내 배달이 가능하다"며 "현재 도쿄 일부 지역에서 약국·슈퍼·편의점과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양한 OTC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고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할 수 있다.# 음식 배달 어플에서 '한식·중식·양식'과 같은 카테고리를 선택하는 것과 동일하게 증상별로 제품을 확인할 수 있으며, 성별이나 연령대 등에 따른 제품 추천도 가능하다.업체 관계자는 "의약품 등에 대해 구입 양이 제한되지는 않는다. 약국에 있는 재고분 내에서 구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저당 간식류·어린이 건기식도 눈길= 온누리 약국체인이 당뇨병 환자에 유용한 저당 햇반을 약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처럼, 먼저 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약국에서 다양한 간식류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당질을 줄인 다양한 간식과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츄어블, 구미 등 타입의 건강기능식품.# 당질류를 낮춘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간식을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여러 업체가 홍보 부스를 운영했고, 어린이 전용 건강기능식품도 다수 선보여졌다.어린이 제품의 경우 구미형이나 츄어블형, 가루형 등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했다.1#2023-08-22 18:38:12강혜경 -
미래 일본 병원약사의 역할, 재택의료에서 찾는다[데일리팜=이혜경 기자] "10년 전, 어반클리닉에 입사한 후 재택의료를 위해 환자 가정을 방문하면 문 앞에서 본인이 복용하고 남은 약을 건네줬어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재택의료팀의 약사는 약을 배달하는 사람으로 인식했던 거죠."의료법인 플라타누스 사쿠라신마치 어반클리닉에 근무하는 오스카유코 약사(일본 홈케어지원클리닉약제사위원회 대표)는 병원약사이면서 어반클리닉에서 운영하는 재택의료팀에서 활동하고 있다.재택의료팀은 의사, 간호사, 재활치료사, 영양사, 약사 등으로 구성돼 의사의 계획적인 의학적 관리하에 정기적으로 방문진료를 진행한다.도쿄도 세타가아구에 위치한 구립보건의료복지종합프라자로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의료, 복지 연계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도쿄도 세타가아구 소재 어반클리닉은 2009년 개업한 1차 진료 중심의 의료기관으로 의사 6명, 간호사 14명, 약사 1명, 작업치료사 3명 등이 근무 중이다.현재 어반클리닉에서 재택의료로 간호를 받는 환자는 450여명으로, 신규 등록자의 39%가 암환자다. 치매 18%, 심장병 11%, 뇌혈관질환 8%, 호흡기질환 7%, 기타 17% 등의 등록 구성비를 보인다.1947년~1949년 태어난 제1차 베이비 부머(806만명 추산)인 '단카이 세대'가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가 되는 2045년을 대비해 일본은 재택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일본은 인구고령화 심화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지출 절감을 위해 1999년부터 의료와 개호(돌봄)을 연계해 통원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재택에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료중심 정책을 펴고 있다.어반클리닉은 지난 2000년 일본 정부가 개호보험제도 도입하고, 2006년부터 지역사회에서 주민과 관련기관, 행정, 보건의료 및 복지 전문직이 함께 하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시작한 이후 재택요양지원진료소로 개원했다.지역의료를 책임지기 위해 재택요양지원진료소 또는 재택요양지원병원으로 등록하면 의사가 진료한 경우 일반진료소 의사가 진료한 경우보다 야간, 심야, 휴일왕진, 재택의학종합관리, 재택임종, 긴급입원진료 등에 있어 수가가 가산된다.재택요양지원진료소인 어반클리닉은 24시간 연락이 가능한 의사, 간호직원 등을 미리 지정해야 한다.어반클리닉 토야준이치로 원장(원쪽)과 오스카유코 약사. 오스카유코 약사는 "재택의료팀에서 의사와 간호사는 환자의 집에 남아있는 약을 확인하고 달력에 표시한다"며 "약사는 처방약을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게 되는데, 환자 입장에서는 많은 케어관리자 중 약사에 대한 인식도가 가장 낮았다"고 설명했다.이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이 시행됐지만, 병원약사 뿐 아니라 지역약국의 근무약사들도 방문약물지도에 대한 대응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제도 내에서 약사의 존재 이유에 대해 환자들이 의문점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지역포괄케어시스템 시행 이후 도쿄도 세타가아구에 소재한 지역약국의 3개소만 방문약물지도를 신청했다.오스카유코 약사는 "약사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했다"며 "약을 배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가 복용하는 약을 확인한 후 의사에게 필요한 약물을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했다"고 설명했다.재택의료팀으로 약사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임상지식, 의료보험과 개호보험에 대한 정보 습득 등이 필요한 얘기다.구립보건의료복지종합프라자 내 휴일야간약국이 마련되어 있다. 어반클리닉의 경우에는 병원약사들이 역량을 키워 재택의료팀에서 퇴원 전 회의 참여, 첫 방문진료 동행 등에 참여하고 있다.정기적인 원격 복약지도, 의료지원 동행, 다제약물 관리 등으로 병원약사의 활동범위를 늘렸고, 지금은 어반클리닉 병원약사에게 방문약물지도를 신청한 약국이 6개로 늘었다. 상시적으로 의뢰하는 약국도 20개 이상에 달하며, 신규 신청을 협력 주인 약국도 2~3곳이 있다.오스카유코 약사는 "어반클리닉과 연계한 약국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복약지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며 "2045년 후기고령화가 되는 만큼 미래에는 기존 약국이 적어지고, 정교해지는 방문약물지도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고 했다.또한 지역약국의 단골약사제도 활성화와 관련, 오스카유코 약사는 "단골약국 약사 지정수는 늘었지만 여전히 벽은 높다"며 "약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재택의료가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일본의 방문진료 수가의 경우 행위별 수가제(1점=10엔)를 적용한다.어반클리닉의 대부분 환자는 자택에서 요양중인 환자로 이에 대한 기본 방문진료로는 1일당 동일 건물 거주가 아닌 경우 833점, 동일 건물 거주자의 경우 203점씩 책정하면 된다.약사가 방문해 약물지도를 실시할 경우 개호보험 환자의 경우 1인당 월 4회, 말기암 환자의 경우 일주일 2회, 월 8회까지 방문 약제 관리·지도료를 받는다. 약사 1인당 산정할 수 있는 횟수는 주 40회로, 횟수에 따라 환자 등록 수를 관리할 수 있다.구체적인 수가는 단일 건물 진료환자 1명 650점, 2~9명 230점, 10명 이상 290점으로 계산된다.마약류와 유아의 경우 1회 100점씩 가산된다.토야 준이치로 어반클리닉 원장은 "개호보험 환자의 경우 주 1회 방문하면 8000엔 가량을 환자가 부담하는 걸로 안다"며 "약사 수가는 처방전에 대한 약물지로를 하게 되며 500엔 정도 가산되는 걸로 안다. 처방전이 없이 방문약물지도만 하면 수가는 책정되지 않는다"고 했다.제23회 드럭스토어쇼를 참관하기 위해 방문한 약사와 약업계 관계자들. 일본의 재택의료와 관련, 한국에서 방문한 약사들은 건강보험공단이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다제약물관리사업과 유사하지만, 수가 책정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입 모아 말했다.지역 약국이 참여하는 지역모형의 경우 현재 약사 2인이 방문상담 시 12만1790원의 수가가 지급된다. 지역모형은 4차 상담까지 진행되며, 약대생 등 방문 보조인력에 대해서는 교통비 명목으로 2만40원이 지급되고 있다.토야 준이치로 원장은 "일본은 2045년 후기고령화를 대비해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인데, 재택요양지원진료소나 재택요양지원병원는 계속 감소한다"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야 하고,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피로감 때문인데 의사의 부담을 줄이고 약사에게 역할을 일부 분담해서 협력하는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023-08-22 18:28:33이혜경 -
대체조제 가능한 日약국, 600곳 병·의원 처방전도 '거뜬'[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조제실이 3~4평 남짓 약국에서 의료기관 600곳의 처방전을 수용한다고요?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방문했다가, 약이 없어 돌아가는 환자는 몇프로 정도 되나요?"스기약국 우에노히로코지점(スギ薬局 上野広小路店)은 한 달 약 3000건의 처방전이 접수되는 조제전문약국이다. 조제 매출만 따지면 월 2억5000만원을 벌어들인다.일본 조제전문약국 체인으로 업계 5~6위를 넘나드는 스기약국은 우에노히코로지역 근처에만 8개를 개소한 상태다. 이 중 우에노히로코지점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스기약국 관계자는 "3000건의 처방전 가운데 70~80%가 성분명 처방으로 나온다"며 "나머지는 후발의약품으로 대체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처방약이 없어서 그냥 돌아가는 환자는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스기약국 우에노히로코지점 조제실 입구에는 모든 의료기관의 처방전을 접수한다는 안내가 되어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가능한 건 우리나라와 일본의 보건의료제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제품명 처방인 우리나라와 달리 임의분업인 일본은 의사가 성분명 또는 제품명으로 처방을 진행한다.여기에 지난 2002년부터 도입된 대체조제로 일본약사는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보다 저가인 후발의약품(제네릭)으로 대체조제가 가능하다.제도적으로 우리나라도 대체조제가 가능하지만, 일본과 큰 차이가 있다.우리나라는 대체조제를 진행할 경우 처방의사에게 대체조제 가능여부를 확인 받아야 한다. 만약 의사 확인 없이 대체조제가 이뤄졌다면, 반드시 이후 팩스 또는 전화로 대체조제 사실을 알려야 한다.하지만 일본은 '대체조제 불가' 명시가 안된 처방전은 약사의 독자적 판단으로 후발의약품으로 대체조제를 할 수 있어 성분명 처방으로 처방전이 발행되는 경우 약사의 조제 범위가 조금 더 유연해질 수 있다.스기약국 우에노히로코지점 처방전 접수 공간에는 공급대란 의약품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재고약이 없어 환자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상황은 약 5% 가량인데, 이 경우 대부분 제품명 처방이나 대체조제 불가로 인해 벌어지기 보다 특정 성분의 의약품 공급대란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다.스기약국 관계자는 "품절약 처방전의 경우 환자에게 대기명단 작성을 권한다"며 "코로나19 이후 해열제 공급대란이 벌어졌다. 당시 대기 접수를 받아 재고 유무 및 조달여부를 확인하곤 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일본의 경우, 수급 불균형 의약품이더라도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은 1~2주 정도라고 한다. 한국 처럼 품귀현상으로 수개월 간 어려움을 겪는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스기약국 우에노히로코지점애서 근무약사를 모집하는 광고문. 다만 현재 임의분업인 일본의 경우 의사 처방으로 조제되는 의약품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만큼,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품절약이 우선 공급되고 이후 약국으로 공급이 이뤄진다고 한다.지난해 주요 일본 상장기업 조제 관련 사업 10위를 기록한 스즈켄그룹의 법인약국인 유니스마일 백성택(재일교포 3세) 대표는 "일본도 브랜드 파워, 바잉 파워에 따라 의약품 공급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게 현실"이라며 "스기약국의 경우 브랜드 파워가 있어서 품절약을 1~2주 안에 공급받을 수 있지만 소규모 약국은 한 달 정도 소요될 때도 있다"고 했다.일반의약품과 식품 등을 파는 드럭스토어 공간의 10% 가량만 차지하고 있는 스기약국 우에노히로코지점 조제실에는 6명의 근무약사가 일을 하고 있다. 풀타임 약사도 있지만 대부분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약사들이다.스기약국 우에노히로코지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처방전 조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퇴근 후 처방전 조제환자가 많은 만큼 저녁 시간대 근무하는 약사들이 조금 더 많다.풀타임 근무약사들은 자격에 따라 급여가 29만3000엔부터 시작한다. 연 2회 인센티브를 받으며, 체인약국의 약국장은 지점별로 인센티브가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드럭스토어 2만2000개 점포 가운데 7000여개소가 조제전문약국을 병행하고 있다.일본드럭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7000개 점포에서 1조2811억엔의 조제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의료기관의 조제매출까지 합한 조제매출 총액의 17% 정도다.2023-08-22 16:34:05이혜경 -
일처방 100건, 일매 2500만원…잘되는 일본약국의 비결#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사 1인당 조제 건수를 75건으로 캡을 씌우고, 빠른 조제·투약이 미덕인 우리와 달리 일본 약국은 다소 인내가 필요한 구조다.약국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약사 1인이 처리하는 조제·투약 건수는 고작 20건 안팎이다. 조제 시간도 길다 보니 대기는 당연한 일이다.우리나라의 명동지역 약국에 해당하는 스기약국 우에노히로코지점과 분당지역 격인 토모즈 그린마크시티 마쓰도 신덴점을 각각 방문했다.◆'매약 5억, 처방 매출 2.5억' 승승장구 스기약국= 스기약국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던 드럭스토어 체인이었다. 하지만 도쿄를 비롯한 도시형 드럭스토어를 확장해 나가며 매출 6위의 체인으로 고공성장하고 있다. 스기약국 연매출은 1424억엔(한화 1조3060억) 규모로 알려졌다.스기약국 우에노히로코지점. 다양한 일반약과 면세가 가능해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높다.# 스기약국 우에노히로코지점 약사는 "우에노 지역에 위치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여기에 일 처방 100건을 함께 수용하다 보니 한 달 매출은 처방 2.5억원, 매약 5억원으로 7.5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매약 마진율은 평균 40% 정도가 된다.이 약국은 무려 600개 의료기관의 처방을 받고 있었으며 6명의 약사가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사실상 약국으로 오는 모든 처방에 대한 조제·투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일러스트나 캐릭터 등을 활용해 효능·효과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한 건기식과 의약품.# 스기약국 약사는 "칸다니시구치도오리점은 인접하게 위치한 도쿄지역 8곳 가운데 매출이 상위권에 속한다"며 "외국인 비중이 높다 보니 '외국인 전용 일러스트 질문지'를 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외국인 환자를 위해 준비된 일러스트 질문지와 첫 조제시 작성하게 되는 질문표. 질문표에는 제네릭 의약품을 원하는지 등에 관한 질문도 포함돼 있다.# 가령 '오늘은 어디가 아프세요? 일러스트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알려 주십시오'라는 질문에 두통, 발열, 재채기, 기침, 콧물, 인후통, 배탈, 설사, 변비, 위통, 가슴쓰림, 구역질, 멀미, 현기증, 여드름, 무좀, 벌레물림, 가려움, 화상, 땀띠, 불면, 어깨결림, 요통, 생채기, 구내염, 충혈, 안구건조 등을 표시하고, 사용자의 복용 약 정보, 병력, 알러지 등을 파악한 뒤 약과 함께 복용법과 주의사항 등이 담긴 안내서를 주는 방식이다.오남용 방지를 위해 약효별로 1개씩만 구입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중복 구매 등의 사항을 질문토록 하고 있다.# 이 약사는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약국에서 처음 약을 조제받는 환자의 경우 약력기록을 법적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질문지에는 '제네릭 의약품을 원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표기토록 하고 있다.또 오남용 등의 우려가 있는 의약품을 다량 구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감기약, 기침약, 해열진통제, 비염약 등 약효 분류별로 1명에 1개씩 판매하도록 가이드를 정하고 있으며, ▲18세 이상인지 ▲다른 약국 등에서 구입하지 않았는지 ▲계속 구입·계속 사용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한 뒤 판매하도록 하고 있었다.후생노동성이 제작한 의약품 오남용 및 사용 가이드에 대한 안내.# 이 약사는 "법인약국 형태를 띄고 있다 보니 약국 매출과 약국장, 약사들의 급여에 상관관계가 있지는 않다. 다만 매출에 따라 보너스 방식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스기약국 한켠에 핸드폰 충전기와 함께 드럭스토어쇼를 알리는 브로셔가 진열돼 있다.# ◆약국 벽 한 면 차지한 '단골약사, 재택방문서비스' 포스터= 약국체인 토모즈 그린마크시티 마츠도 신덴점은 우리로는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조제중심 약국이다.토모즈체인은 일본 BIG5 종합상사 가운데 하나인 스미토모상사가 운영하는 체인이다.토모즈 그린마크시티 마쓰도 신덴점의 전경과 약국 안쪽에 위치한 투약 코너.# 2# 이 약국은 일평균 150건의 처방을 수용하며, 윗층에 위치한 클리닉 'Doctor Land'에서도 처방을 다수 흡수한다. Doctor Land는 내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소아이비인후과, 피부과, 소아피부과, 안과, 소아안과, 재활과, 방문진료 등을 포괄하는 종합클리닉에 해당한다.벽 한면이 단골약사, 방문약사, 전자약수첩 등 관련 내용이 소개돼 있다.# 토모즈약국은 벽 한 면을 '단골약사'나 '재택방문서비스', '헬스케어 수첩' 등 환자 서비스와 약국 운영에 관한 사항을 명시해 두고 있었다. 벽 뿐만 아니라 브로셔나 안내판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었다.토모즈약국 약사는 "2016년 4월부터 단골약사제도가 시행, 매번 같은 약사로부터 환자 본인과 가족에 대한 상담·관리를 받을 수 있으며 언제든지, 복용하고 있는 의약품과 외품 등에 대해서도 상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약사당 담당하고 있는 환자는 차이가 있는데, 적게는 1~2명에서부터 많게는 10명까지도 이 약국의 약사들이 단골환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비대면 진료를 받고, 해당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한 경우 '온라인 복약지도'를 해드린다는 내용의 포스터와 '전자약수첩'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약력을 관리할 수 있다는 내용의 포스터도 부착돼 있었다.또한 의사의 방문진찰을 받고 있는 경우나 간병하시는 분과 동원하는 경우, 입원·통원이 곤란한 경우, 퇴원 후 자택요양을 받고 있는 경우에는 약사가 조제한 약을 가지고 자택을 방문해 복약하는 '재택방문서비스'에 관한 내용도 명시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0# 코로나19로 인해 약이 부족했던 우리와 마찬가지로 '의약품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고객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확보하기 위해 약국간 의약품 융통, 의료기관과의 정보공유에 힘쓰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동일성분·동일약효의약품으로 변경하거나 처방 일수를 변경할 수 있다'는 안내도 부착돼 있었다.특히 이 약국은 조제를 전문으로 하는 만큼 산제약 분배기, 시럽 분주기, 외용제 믹스기 등을 구비했으며, 테크니션과 약사가 각각 기계를 맡아 조제의 전단계를 담당했다.1# 약사는 "현재 7명의 약사와 4명의 테크니션이 근무하고 있다. 보통 약사 1인당 20건 정도를 조제·투약하고 있다"며 "감기와 같은 처방을 제외하고는 보통 처방일수가 2주~1달로 긴 편"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최근에는 이념이 물건에서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다. 약품관리가 아닌 사람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단골약사와 환자와의 SNS를 통한 건강관리 등에 보다 많은 시간을 쏟는 추세"라고 말했다.2023-08-22 10:54:00강혜경 -
편의점 추월한 日 드럭스토어…코로나 이후 최대 호황일본의 드럭스토어.1# 일본의 드럭스토어.#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지리적으로 우리와 매우 가깝게 위치한 일본, 한 때 약사들과 체인업계는 일본약국의 조제기기와 진열 등을 배우기 위해 시간을 내고 발품을 팔아 방문했었다. 하지만 '1약사 1약국'을 법제화 하고 있는 우리와 법인약국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일본약국은 점차 다른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그럼에도 먼저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은 '요람부터 무덤까지 전생애에 걸쳐 약사가 관여하라'는 미션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코로나 거치며 불붙은 드럭스토어=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와 자가검사키트, 일반약 판매가 늘며 매출이 늘어난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 드럭스토어 역시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드럭스토어 수와 매출액 등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체인드럭스토어협회(JACDS, Japan Association Of Chain Drugstore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드럭스토어 수는 2만2084곳이며, 총 매출액 역시 2021년 대비 102% 성장했다.▲2016년 1만8874곳 ▲2017년 1만9534곳 ▲2018년 2만228곳 ▲2019년 2만631곳 ▲2020년 2만1284곳 ▲2021년 2만1725곳 ▲2022년 2만2084곳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편의점 천국'이라던 수식어를 뛰어넘으며 '드럭스토어 천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드럭스토어 가운데 조제를 실시하는 점포 수가 35%를 넘어서며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드럭스토어협회는 "눈 여겨 볼 부분은 조제를 하는 드럭스토어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2만2084곳 가운데 35%에 해당하는 7107곳이 조제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30%에서 5%p 가량 늘어난 셈이다.이같은 추세는 원내에서 처리하던 처방이 원외로 나오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대형화도 눈에 띈다. 협회는 150~300평급 점포는 1만54개로 전체의 45.5%를 차지하며, 300평 이상 초대형 점포가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며 대형화 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드럭스토어 업계에 종사하는 약 13만명으로, 약사에 해당하는 약제사 2만7002명, 의약품 등록 판매자 10만5101명, 관리영양사 3419명으로 등으로 나타났다.◆꿈의 모델 '건활 스테이션'= 일본이 꿈꾸는 드럭스토어 모델은 건활스테이션이다. '건강생활스테이션'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성인용 기저귀를 비롯해 화장품, 다양한 일반약과 식품,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는 드럭스토어.# 협회의 '드럭스토어 존재 의의와 역할'에 따르면 "약국은 고령화와 함께 저출산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의약품을 비롯한 생필품 공급은 물론 각종 의료 관련 서비스, 건강 연장을 위한 서비스 담당자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일본체인드럭스토어협회는 2022년 '건생거점화 추진계획'을 통해 2025년 10조엔 산업화와 건활 스테이션화 추진을 발표했다.# 협회는 이미 지난해 2025년 목표로 100조원 규모 산업화와 함께 건활 스테이션 추진을 공식화했다.특히 셀프케어와 셀프메디케이션은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는 부분이다. 정부는 약사와 의약품 등록 판매자로 하여금 일반의약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와 상담하고, 필요 시 의료기관 진료를 적극 권유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의약품 의료비 공제 특례를 시행하고 있다. 또 작년부터는 대상 품목과 기간도 확대해 OTC 구입비용이 12만원 이상인 경우 이듬해 확정신고 공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즉 건강인부터 경증, 중증까지 약국이 전단계에 걸쳐 관여하고 아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협회는 "대도시 지역에서의 노인 인구가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 10년 뒤 75세 이상 인구는 400만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그 중 대도시권에서 현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전생애 주기를 놓고 약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일본.# 일본의 드럭스토어.0# 쿠시다 카즈키 쇼와 약학대학 교수는 "2015년 정부는 ▲건강지원약국 ▲단골 약사·약국 ▲의료기관 등과의 연계를 공표했으며, 조제 후 복약기간 중 약사가 의무적으로 후속조치를 하도록 하고, 온라인 복약지도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신 약사법'을 개정했다"며 "특히 초고령화 사회에서 약사가 의사, 간호사 등과 함께 재택치료 등의 돌봄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이케노타카미츠 일본체인드럭스토어협회장은 "협회 슬로건은 '존경받는 기업진단을 지향하다'로, 그 일환으로 별도 추진위원회를 설치해 플라스틱 줄이기를 목표로 한 비닐봉투 유상제공, 식품 손실 줄이기 캠페인, 요코하마 시내 드럭스토어에서의 일회용품 회수·재생과 같은 사업도 약국을 통해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일본이 말하는 부러운 한국= 재택의료, 초고령화 시대에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재택케어를 축으로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이 국책이고, 입퇴원의 반복이 빈번해지지만 시스템적으로 약력관리 등이 통합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약국과 약국, 의료기관과 약국간 정보기록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재일교포 3세이면서 드럭스토어체인 '유니스마일'을 맡고 있는 백성택 대표는 "유니스마일은 디지털 헬스를 통해 지역사회 약국과 환자를 이을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에 비해 디지털 전환이 늦다 보니 '한국을 배우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지난해부터 라인을 통해 처방전 전송이나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모든 약국이 단골약국이 돼 모든 고객의 베스트 파트너가 되자는 게 목표이다. 570개 유니스마일 체인 약국 소비자 가운데 22%가 네이버 라인을 통해 약국과 연결됐다. 불과 1년 만이지만, 올해는 33%까지 사용 소비자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라인 시스템 도입 이후 약사와 환자가 SNS를 통해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처방전 리필제 도입, 전자처방전 부럽네= 반대로 우리가 부러울 만한 부분이 처방전 리필제와 전자처방전, 대체조제, 단골약사제도다.지난해 4월부터 처방전 리필제가 도입되면서, 1장의 처방전으로 3회까지 조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작년 4월부터 처방전 리필제가 시행됐지만, 실 사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단골 환자에 대해서만 시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실제 사용률은 미미한 실정이다. 쿠시다 카즈키 교수는 "의사의 표시만 있으면 처방전을 최대 3회까지 리필할 수 있다. 수면제 등의 경우 30일까지만 가능하고, 마약류 등은 제외가 된다"며 "하지만 병원과 의원(진료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의원에서만 처방전 리필제를 시행하고 있었으며, 이가운데 92.6%도 단골환자에게만 처방전 리필제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이어 "환자의 편리나 의료감소에 기여하는 리필처방전이 보편화되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표준화된 전자처방전과 대체조제 역시 배울만한 부분이다. 스기약국 우에노점의 약사는 "일본의 경우 성분명으로 처방이 나온다. 때문에 특정 약이 없어서 조제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으며, 다만 품절 문제로 인한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또한 상품명으로 처방이 이뤄진 경우라도 고가약으로 대체한 경우 이외 저가약 대체조제의 경우 사후통보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단골약사제도와 관련한 포스터가 드럭스토어 곳곳에 부착돼 있다.# 단골약사제도 역시 정부 정책 가운데 하나다. 보건복지부에 해당하는 후생노동성은 2025년부터 모든 약국이 단골약사제도를 시행토록 하고 있으며, '문전약국에서 지역약국으로'를 국가 정책으로 삼고 있다.지역연계 약국 제도를 통해 병원이나 진료소에 인접하는 문전약국보다 지역약국을 중시하는 정책을 통해 지역을 기반으로 가까운 약국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2023-08-21 19:51:45강혜경 -
특허 미등재 이대로 괜찮나...허특제도 무력화 위기[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제약업계에선 오리지널사의 특허 미등재 사례가 업계 전반으로 일반화할 경우 '허가-특허 연계제도(이하 허특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허가와 연계된 특허 등재는 사실상 형식적인 정도에 그치고, 대부분의 특허분쟁이 민사의 영역에서 다뤄지게 될 것이란 우려다.문제는 특허 미등재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규모조차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등재 특허와 관련한 현황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트라젠타 말고 특허 미등재 사례 또 있나…"업계 전반으로 확산 중"제약업계에선 대규모 특허 미등재 사례가 '트라젠타(리나글립틴)'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유력한 사례로 꼽히는 약물은 또 다른 당뇨병 치료제인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다. 현재 식약처 특허목록집에 등재된 자디앙 특허는 2개 뿐이다. 2025년 3월 만료되는 물질특허, 2026년 만료되는 결정형특허다. 이 가운데 결정형특허는 종근당 등 53개사가 회피 심판에서 승리했다.트라젠타·자디앙 제품사진. 이들은 물질특허 만료일인 2025년 3월에 맞춰 제네릭을 발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트라젠타 사례와 마찬가지로 미등재 특허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업계에선 자디앙에 2개 이상 미등재 특허가 숨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제네릭 발매를 위해선 이 미등재 특허까지 극복해야 하므로 앞으로 한동안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공교롭게 트라젠타와 자디앙 모두 베링거인겔하임의 제품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특허를 등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약사법에선 식약처 특허목록집 등재를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규정하고 있다. 식약처 특허 등재 여부에 대한 판단은 제약사의 전략에 기반한 고유의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개별 특허마다의 미등재 사유는 대외비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허 등재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고, 오히려 기업의 소송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등재하지 않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그는 "베링거인겔하임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오리지널사가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얼마 전까지는 주로 다국적제약사가 이런 전략을 취했다면, 최근엔 오리지널 약물을 보유한 국내사들도 특허 미등재 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특허 미등재 전략 늘어날수록 허특제도 힘 잃을 것" 우려특허 미등재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보편화할 경우 현행 허특제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허가와 연계된 특허 등재는 사실상 형식적인 정도에 그치고, 대부분의 특허분쟁이 민사의 영역에서 다뤄지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실상 허특제도 도입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특허 도전 업체들에게 제네릭 9개월 간 제네릭 독점 판매권을 부여하는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제도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제네릭사 입장에선 등재 특허에 대한 심판·소송에서 승리해 우판권을 받더라도, 미등재 특허까지 추가로 극복해야 후발의약품을 발매할 수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미등재 특허를 직접 찾아내고, 관련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긴 시간이 소요된다.이로 인해 우선판매 기간이 시작되더라도 정작 제품을 발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는 우판기간 내 제품 발매가 불발에 그칠 수도 있다. 또 숨어있는 특허를 하나라도 찾아내지 못할 경우 오리지널사로부터 특허 침해소송과 제네릭 판매금지 가처분신청, 그리고 여기에 뒤따르는 손해배상 소송까지 역공 당할 가능성도 있다.오리지널사는 오리지널사대로 지금의 허특제도가 이미 본래 도입 취지를 잃었다는 불만을 제기한다.한 오리지널사 관계자는 "미국과 달리 제네릭 판매금지 조치가 거의 발동하지 않는다. 허특제도에서 오리지널사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제네릭 허가 신청 사실을 통지받는 것 외에는 전무하다"며 "신약 허가와 특허를 연계해 오리지널의 특허권을 보호하려는 제도 도입 취지가 이미 수년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그는 "특허 등재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매우 적고, 오히려 등재된 특허가 제네릭사들로부터 도전의 타깃만 된다는 점에서 향후 특허 미등재 사례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미등재 특허 얼마나 될까…식약처 "현황 파악 나설 것"문제는 특허 미등재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규모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라젠타나 자디앙 사례처럼 특허 도전 업체가 제네릭의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는 과정에서 수면 위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무부처인 식약처도 미등재 특허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다. 식약처는 미등재 특허와 관련해 현황 파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식약처 관계자는 "꾸준히 특허 등재 신청이 들어오곤 있다"며 "약사법에선 특허 등재를 의무로 규정하지 않는다. 다만 물질특허·제형특허·조성물특허·용도특허 등 4종의 경우 등재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특허 미등재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우선 확인이 필요하다"며 "일부 업체 혹은 제품에 국한된 특수한 상황인지, 업계 전반으로 특허 미등재 전략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지 현황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2023-07-26 06:20:52김진구 -
"특허등재 실익 없다"...오리지널사의 이유 있는 변심[데일리팜=김진구 기자] 2015년 본격 도입된 '허가-특허 연계제도(이하 허특제도)'가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오리지널사들이 특허를 특허청에 등록만 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목록집에는 등재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해지는 모습이다.특허 등재로 얻는 이득보다 손실이 더 크다는 게 오리지널사들의 판단이다. 허특제도의 설계 취지와는 달리 '제네릭 판매금지 조치'를 비롯한 장치들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데다, 오히려 특허 등재로 인해 번거로움만 더 크다고 오리지널사들은 입을 모은다.오리지널사도 제네릭사도 모두 웃길 바랐던 제도 설계허특제도는 의약품 품목허가 절차에서 신약에 대한 특허 침해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를 두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도다. 모태는 미국의 '해치-왁스만법(Hatch-Waxman Act)'이다.2007년 체결된 한미 FTA를 통해 도입이 결정됐고,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친 약사법 개정을 통해 2015년 3월부터 허특제도가 전면 시행됐다.제도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각각 ▲의약품의 특허목록 등재 ▲제네릭 허가신청 사실의 통지 ▲판매 금지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등이다. 이 가운데 우판권의 경우 한미FTA에서 요구한 사항은 아니다. 소송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며 특허에 도전한 업체의 시장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제도 도입 과정에서 추가됐다.허가-특허 연계제도의 구조. 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분석이다.오리지널사의 경우 특허를 등재하는 것만으로 제네릭사의 특허 도전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하면 자동으로 9개월 간 제네릭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진다.반대로 제네릭사는 특허권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으며, 관련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즉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특히 특허 도전에서 승리해 제네릭을 발매하면 같은 성분 의약품의 시장진입 없이 9개월 간 독점권을 누릴 수 있다.결론적으로 오리지널사는 제네릭의 진입을 9개월 간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제네릭사는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우판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각에 유리한 조항이 포함된 셈이다.유명무실 '제네릭 판매금지'…8년 간 실제 조치된 사례 단 1%그러나 오리지널사에게 이득이 되는 판매금지 조치는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다.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제도가 본격 시행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8년 간 제네릭 허가신청 사실이 오리지널사에 통지된 사례는 총 2773건이다.이 가운데 오리지널사가 판매금지를 신청한 경우는 146건(5.3%)에 그친다. 나머지 95%는 제네릭사의 특허 도전에 대해 판매금지 신청조차 없었다.판매금지 신청이 수리된 사례는 더욱 적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간 29건(19.9%)뿐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식약처에 의해 반려됐다. 그나마 제도시행 초기인 2015~2016년에 26건이 몰려있고, 2019년부터는 단 한 건의 판매금지 신청도 수리되지 않았다.전체 제네릭 허가신청 통지 사례(2773건) 중 실제 판매금지 조치로 이어진 사례(29건)의 비율은 단 1%에 그친다. 판매금지 신청 자체가 극히 드문 데다, 신청을 하더라도 대부분은 반려됐기 때문이다.2015~2021년 제네릭 판매금지 조치 발동 사례(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2015~2021년 제네릭 판매금지 조치 신청 및 수리 건수례(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판매금지 신청이 극히 저조한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판매금지 조치가 발동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리지널사가 판매금지 신청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제네릭사들은 후발의약품 품목허가 신청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무효심판이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통해 특허에 도전한다. 제네릭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시점엔 이미 특허권에 대한 무효 심결이나 권리범위확인 심결이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이므로 판매금지 조치는 발동되지 않는다.반면 제네릭사에게 이득이 되는 우판권 제도는 매우 왕성하게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5년부터 2021년까지 총 792건의 우선판매품목허가 신청이 있었고, 이 가운데 627건(79.1%)가 수리됐다. 우선판매품목허가를 10건 신청하면 이 가운데 8건은 승인됐다는 의미다.허특제도의 모태가 된 미국 제도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미국은 판매금지 기간이 훨씬 길다. 미국은 오리지널사의 특허 침해소송 제기로부터 30개월 간 제네릭 판매금지 조치가 발동된다. 미국의 제도는 제네릭 진입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실하다는 의미다.또, 미국에선 별도로 우판권 제도를 두지 않는다. 자연히 제네릭사들의 경쟁적인 특허 도전이 적다. 오리지널사 입장에선 특허 등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확실하기 때문에 대부분 특허를 등재하고 있다.'등재해도 실익이 없다'…오리지널사들 특허 등재 포기 움직임오리지널사와 제네릭사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설계된 제도가 한쪽으로 치우친 채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제네릭 진입을 저지할 수 있는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다 보니, 제도가 본격 도입된 지 8년이 지난 현재 오리지널사들이 특허 중 일부를 아예 등재하지 않는 상황까지 펼쳐지고 있다.제네릭사와의 특허 분쟁에서 오리지널사가 대부분 패배하고 있다는 점도 특허 등재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2015~2021년 제네릭사들이 우판권을 따내기 위해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회피 도전)은 총 641건으로, 이 가운데 632건에서 승리했다. 승률로는 98.6%에 달한다. 비교적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무효 심판의 경우도 제네릭사들은 171건 중 132건(77.2%)에서 승리했다. 대부분 제제특허·염특허·조성물특허에 대한 도전이었다. 사실상 특허분쟁 1심에선 제네릭사들의 승률이 압도적인 상황이다.제네릭사의 특허심판 청구 결과(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십중팔구 패배하는 싸움에서 굳이 특허를 등재해 제네릭사들의 도전 타깃이 되는 것보다는, 특허를 등재하지 않은 채로 제네릭이 발매됐을 때 특허 침해소송과 제네릭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게 오리지널사들의 판단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리지널사들은 제네릭사들리 공략하기 쉬운 제제특허·조성물특허·염특허·결정형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제특허가 10건 있다고 가정하면, 이 가운데 1~2건만 등재하고 나머지는 특허청 등록만 해두는 식이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사 입장에선 특허 등재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사실상 제네릭 허가신청 사실을 통지받는 것뿐"이라며 "오히려 제네릭사들과의 수많은 분쟁에 투입되는 수고와 비용을 감안하면 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과거에도 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으나, 빈번하진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선 제제특허나 조성물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오리지널사 입장에선 특허를 등재하더라도 제네릭 진입을 막을 수 없고, 특허 분쟁에서도 거의 대부분 패소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2023-07-25 06:20:52김진구 -
"미등재 특허 찾아라"…제네릭 조기발매 전략 '찬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오리지널사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목록집에 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사례가 점차 빈번해지는 모습이다.이미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를 둘러싼 특허 분쟁에선 미등재 특허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제네릭사들은 식약처 목록집에는 없는 숨은 특허를 찾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제네릭사들을 중심으로 마치 허가-특허 연계제도(이하 허특제도) 도입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비판이 나온다. 허가와 특허가 사실상 연계되지 않으면서 미등재 특허에 대한 광범위한 침해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2015년 이후 매년 100건 내외 신규 등재…“최근 미등재 사례 많아졌다”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허특제도의 핵심은 특허 등재를 통한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권 보호다. 한미FTA 체결 이후 2015년 본격 도입됐다.오리지널사가 의약품 특허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특허목록집에 등재하면, 몇 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제네릭 품목허가 신청 사실을 통지받을 수 있고, 이후 45일 안에 판매금지를 신청하면 9개월간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제네릭 진입을 9개월 늦출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허가-특허 연계제도의 구조. 도입 과정에서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제도도 함께 마련됐다. 제네릭사가 오리지널사를 상대로 특허 심판·소송을 제기하고, 여기서 승리하면 같은 성분 의약품의 시장진입 없이 9개월 간 독점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이런 이유로 제도 도입 이후 꾸준히 오리지널사들은 의약품 특허를 목록집에 등재해왔다.식약처 의뢰로 작년 11월 제출된 ‘2022년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별 신규 등재 특허권 수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꾸준히 100건 내외로 나타났다. 신규 등재 의약품 수도 매년 100건 내외로 일정하게 유지됐다.연도별 신규 등재 특허권 수.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오리지널사의 특허 미등재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신규 특허 등재 자체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나, 오리지널사들이 분할 출원 등의 형태로 특허권 수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수 특허가 등재되지 않고 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통계 자료가 없어서 얼마나 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체감상 최근 특허를 등재하지 않는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형식적으로 한두 특허만 등재하고 나머지 대다수는 특허청에 등록만 하고 식약처 목록집에는 등재하지 않은 채 숨겨두는 식”이라고 말했다."마치 고구마 줄기 같다"…트라젠타, 미등재 특허만 8개 이상오리지널사들의 특허 미등재 경향은 최근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를 둘러싼 특허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24일 기준 트라젠타로 식약처 특허목록집에 등재된 특허는 총 6건이다. 물질특허와 용도특허가 각 2건씩, 제제특허와 결정형특허 각 1건씩이다.이 가운데 물질특허 1건과 용도특허 2건은 이미 만료됐다. 제제특허는 제네릭사들이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통해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 결정형특허 역시 제네릭사들이 특허분쟁 1심에서 승리해 무효화한 상태다. 이로써 등재된 특허는 단 하나만 남았다. 2024년 6월 만료되는 물질특허다.트라젠타의 등재/미등재 특허 현황. 트라젠타 특허에는 제뉴원사이언스를 비롯한 7개사가 도전 중이다. 이들은 내년 6월 물질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제네릭을 조기에 발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그러나 미등재 특허가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8건의 미등재 특허에 심판이 청구됐다. 미등재 특허의 경우 제네릭사가 회피 혹은 무효화하지 않아도 제품을 허가받는 데 문제가 없다. 다만 실제 제품 발매는 사정이 다르다. 오리지널사와 특허침해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만약 오리지널사가 특허침해 소송과 함께 제품 발매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경우 제네릭 발매 시점이 늦춰질 우려가 있다. 본안 소송인 특허침해 소송에서 패소하면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제네릭사 입장에선 제품 발매를 위해 미등재 특허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문제는 트라젠타의 미등재 특허가 8개 이상으로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베링거인겔하임은 또 다른 제제특허 1건을 특허청에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허가 등록될 경우 9번째 미등재 특허로서 제네릭사가 극복해야 할 또 다른 허들이 된다.제약업계에선 이 외에도 트라젠타 미등재 특허가 1~2건 더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마치 고구마 줄기 같다. 캐면 캘수록 새로운 미등재 특허가 나타난다"며 "이미 알려진 미등재 특허 외에도 1~2개는 더 숨어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특허를 극복해야 하는 입장에선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제네릭사들 '숨은 특허 찾기' 진땀…오리지널사 미등재특허 반격 사례도제네릭사 입장에선 숨은 미등재 특허를 찾는 게 매우 번거로운 일이다. 특허목록집에 별도로 등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일이 특허 정보를 검색하고 관련 특허가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특허청에 출원된 특허는 제품명 혹은 성분명으로 기입되지 않아 찾아내기가 까다롭다. 트라젠타의 미등재 용도특허를 예로 들면 '경구 또는 비경구 당뇨병 치료제에 의한 요법에도 불구하고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환자에 있어서의 당뇨병 치료'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식이다.트라젠타 용도특허 공개전문 중 일부 발췌. 발명의 명칭에 제품명(트라젠타)과 상품명(리나글립틴)이 포함되지 않았다. (자료 특허청) 제네릭사는 미등재 특허가 몇 건이나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몇몇 특허를 놓칠 우려도 있다. 이 상태로 제품을 발매하면 특허침해 소지가 크다.실제 오리지널사가 미등재 특허를 무기로 제네릭사에 반격하는 사례도 나왔다. 노바티스는 지난 6월 셀트리온을 상대로 졸레어 제제특허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이란, 특허권자가 자신이 보유한 특허를 침해당했는지 특허심판원에 효력 범위의 정확한 판단을 요구하는 행위다. 즉, 노바티스는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가 자신이 보유한 미등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제약업계 일각에서 허특제도 도입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한 업계 관계자는 "목록집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가 더 많기 때문에 모든 특허를 모두 극복하고 제네릭을 발매하기가 까다롭다. 숨어있던 특허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목록집만 보고 특허에 도전해선 낭패를 보기 쉽다. 마치 허특제도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2023-07-24 06:20:32김진구 -
"투석환자가 고함량 아르기닌을"…약보다 나은 건기식[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당뇨로 신장투석을 받는 환자가 혈관을 뻥 뚫어준단 광고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겠어요. 홀린 듯이 결제하시고는 혹시나 해 약국을 찾았다더라고요. 위험하다고 만류하자 환자는 알겠다고, 고맙다고 인사하며 떠났지만 환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건강기능식품 만능시대다. 넘치는 정보와 마케팅 속 건강한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가리지 않고 건기식은 이제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매년 건기식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다. 직전 해인 2021년에 비해서는 8%, 4년 전인 2019년 4조8000억원에 비해 25% 가량 시장이 성장했다.문제는 기능성이 인정된 건기식의 시장이 성장하면서 평소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성분이나 함량에 제한 없이 건기식을 복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의약품에 비해 허가의 문턱이 낮은 건기식 시장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추세가 자칫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과 의약품과의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신장질환 환자가 고함량 단백질을…'이상사례' 관리 시각지대최근 지방의 한 약사는 약국에서 겪은 사례를 전하며 과도한 건거식 마케팅의 심각성을 조망해 달라고 요청했다.이 약사가 전한 사례는 이렇다. 60대 환자가 얼마 전 약국을 찾아 홈쇼핑에서 혈액순환에 좋고 혈관을 뚫어준다는 광고보를 보고 아르기닌 제품 3개월 분을 구매했다고 이야기한 것. 문제는 이 환자가 당뇨로 현재 신장투석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발가락을 절단하기까지 한 상황이라는 점이었다.약사는 환자의 말에 놀라 신장이 좋지 않은 환자가 단백질 성분 아르기닌을 과도하게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복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돌려보냈다. 만성질환 환자가 기능성이 있는 건기식을 별다른 제한 없이 구매하고 복용하는 실태를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다.이 약사는 “심근경색이나 만성신부전 등 신장이 좋지 않은 환자에 과도한 단백질 성분이 투여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아르기닌 성분 의약품의 경우 복용 시 주의사항이 존재한다. 용법에서 3주 이상 연속 복용은 권장하지 않고, 일부 질환을 가진 환자는 복용하면 위험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이어 “분명 같은 성분인데 의약품 구매 시에는 이 같은 부분이 확인되거나 고지될 수 있지만, 건기식에서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게 위험한 지점”이라고 했다.식약처 적발 건기식 허위과대광고 사례 이 밖에도 평소 만성질환이 있거나 특정 성분의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가 질환이나 복용 중인 의약품과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건기식을 복용하는 경우는 흔하게 발생하는 사례다.실제 이뇨제를 처방 받아 복용 중인 환자가 알로에를 원료로 한 건기식을 함께 먹을 경우 체내 칼륨량이 지나치게 떨어질 수 있고, 면역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클로렐라나 스피루리나 같은 면역 증진 기능식품을 먹을 경우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약은 20mg인데 건기식은 100mg?…의약품 함량 넘어서는 건기식분명 같은 성분인데 의약품보다 건기식의 일일 섭취량 기준이 높거나, 이 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건기식 제품도 적지 않다.의약품의 경우 엄격한 허가신고, 품질관리 기준이 적용되고 있지만 건기식은 의약품에 비해 기준이 낮다 보니 섭취량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약사들에 따르면 콘드로이친의 경우 시중에 출시된 일반의약품으로는 800mg가 최대 함량이다. 하지만 건기식에서는 1200mg를 이름에 내건 제품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콘드로이친의 하루 권장량이 1200mg이다 보니 대부분의 제품이 1200mg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엔자임Q10도 상황은 마찬가지. 약사들에 따르면 의약품으로 허가 가능한 코엔자임Q10의 경우 의약품으로 허가가 가능한 섭취량은 20mg 이하지만 건기식은 일일 섭취량 100mg까지 허가되는 실정이다.문제는 건기식은 의약품에 비해 함량에 대한 별다른 제한이나 인식 없이 복용하는 환자가 적지 않아 필요 이상의 함량을 복용하고 이것이 자칫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오성곤 약학박사(성균관대 약학대학 겸임교수)는 “오히려 허용된 일일 섭취량이 의약품보다 높은데 질환 치료가 아닌 건강에 도움을 준다 하고 더 손쉽게 구매해 복용할 수 있다는 상황 자체가 모순되는 구조”라며 “영양제에서는 오히려 국내에 허가된 의약품이 오히려 저용량이 경우가 적지 않다. 의약품은 건기식에 비해 허가 기준이 엄격하고, 용량이 올라갈수록 그만큼 효과가 증가된다는 보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오 박사는 “문제는 건기식이라 해도 고함량으로 갈수록 그만큼 부작용이나 다른 의약품, 특정 질환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건기식은 기본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칫하면 환자에게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약 대신 건기식 먹겠다는 환자”…만성질환자 위협약사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건기식 시장이 확대되면서 건강한 사람이 복용해야 할 건기식을 특정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무분별하게 복용하고 있다는 부분이다.약과 같은, 오히려 약보다 더한 건기식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데다가, 건기식은 의약품에 비해 규제 문턱이 낮아 과대광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질환을 가진 환자의 오남용이나 의약품을 복용 중인 경우 상호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실제 일부 약사는 일부 건기식 제품의 과장 광고에 현혹돼 복용 중인 의약품을 건기식으로 대체하는 최악의 사례도 있다고 우려했다.만성질환자의 경우 이미 여러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건강기능식품과 상호작용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어떤 관리도 책임도 전무한 상태다. 이런 부분이 종합적으로 검토되고 관리될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다.오 박사는 “이미 다른 약을 복용 중인 환자라면 건기식을 복용함에 따른 상호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복용하는 건기식의 함량이 높으면 그만큼 부작용이나 복용 중인 약, 다른 건기식 성분과의 상호작용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라며 “약은 약사의 상담이나 복약지도라는 1차적 제한장치가 따르지만 건식은 이런 제한 장치가 전혀 없다는 데서 문제의식이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조양연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건기식은 의약품과 달리 진입 장벽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보니 너도 나도 판매에 뛰어들어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키워드를 조합해 광고, 마케팅을 하다 보니 환자가 본인 몸 상태에 맞춰 복용하는 것보다 잘못된 섭취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2023-07-23 17:45:12김지은 -
'만병통치 건기식' 범람...규제완화 아닌 강화 필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팽창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 속 이상사례 발생, 질환, 의약품과의 상호작용을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현행 건기식 관련 규제를 더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전문가들은 건기식을 약과 같이 인식하는 현 상황에서 정부가 단순 시장 확대에만 나설게 아니라 그에 따른 적절한 대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더불어 정부 정책 방향성 생산, 유통 과정에서의 규제를 강화할 수 없다면 최소한 판매 과정에서의 적절한 제한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단순 시장 확장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의약품, 질환과의 상호작용, 이상사례 관리의 필요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건기식 원료, 일부 의약품 원료까지로 확대…규제 더 풀려는 정부정부는 최근 몇년 간 건기식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혁신 정책을 잇따라 발표했다.지난 2019년에는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건강기능식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건강기능식품 자유판매 허용 ▲건강기능식품 원료 범위를 일부 의약품 원료까지 확대 ▲일반 식품에도 기능성 표시 허용 ▲건강기능식품 광고의 허용 범위 확대 등을 규제 개선 과제로 선정했다.지난해에는 식약처 규제혁신 100대 과제 중 건기식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방안으로 건기식 소분조합 판매 허용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 건기식 영업신고 제외대상 확대, 건기식 GMP 연 1회 정기평가 면제, 건기식 판매업자 교육의무 완화 등을 추진한다고도 밝혔다.2019년 기재부가 발표한 '현장밀착형 규제혁신 방안' 중 건기식 관련 내용. 여기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소비자 수요를 반영하고 기능성 강화 등을 위해 건기식의 원료범위를 안전성이 확보된 일부 의약품 원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점이다. 품질 관리와 광고 허용 범위에서도 현재보다 더 유연성을 둬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인 것이다.이 같은 정책 방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규제 범위에 속하는 건기식을 기능성보다는 지나치게 ‘식품’ 쪽에 방점을 찍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나아가 건기식 관련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규제 개선 쪽으로 향하면서 생산, 유통 과정에서의 제한을 두기 힘든 구조라면 판매 과정에서라도 제제와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복용 중인 의약품, 건기식, 혹은 질환과의 상호작용이나 이상사례 등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상담 과정에서 이를 걸러줄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이준 약사(단국대 약대 겸임교수)는 “건기식은 건강한 사람이 더 건강해지려 복용하는 기능성 식품이었다면 요즘은 건강하지 않은,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가 복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렇다보니 소비자가 건기식을 복용할 때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 이 성분의 건기식을 복용해도 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이 약사는 “건기식, 약 모두 양 조절이 문제인데 상대적으로 약에 비해 건기식은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과용량이 될 가능성이 크고, 만약 그것이 특정 질환이나 의약품과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건기식 섭취에 따른 부작용이나 이상사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해도 소비자는 그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건기식 이상사례 관리 필요성 대두…"질환·의약품과 함께 관리돼야“건기식 관련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규제 개선 쪽으로 향하면서 생산, 유통 과정에서의 제한을 두기 힘든 구조라면 판매 과정에서라도 제제와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경증 질환자 뿐만 아니라 만성 질환자의 건기식 복용 비율이 늘어나면서 이상사례 발생 등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특정 성분이나 함량에 대한 판단을 전적으로 소비자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위험도를 평가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오성곤 박사는 “건기식이 활성화되면서 일각에서는 건기식 2분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면서 “건기식으로 허가되는 성분 중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거나 의약품, 또는 질환과의 상호작용 발생 가능성이 잇는 성분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 상담을 받게 하는 등 등급을 나눠 1차적인 제한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오 박사는 “정부에서 건기식의 위험도를 평가해 등급을 나눠 관리하라는 것”이라며 “정부가 당장 시장을 확대하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관련 연구와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이라고 했다. 건기식도 부작용, 의약품과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약품의 경우 부작용 보고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이에 대한 평가도 이뤄지지만 건기식은 이 같은 장치가 전무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건강기능식품위원회를 중심으로 건기식 이상사례 보고 캠페인을 추진하기도 했다. 식품안전정보원 또는 소비자 단체와 연계해 약국에서의 건기식 이상사례 수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약사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약국에서의 건기식 이상사례 보고 활성화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체계적인 건기식 관리자로서의 약사 역할을 홍보하겠다는 취지에서다.약사회가 실증특례로 진행되는 약국형 맞춤 소분 건기식 실증특례가 추후 제도화에 제대로 안착할 경우 안전한 건기식 관리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된다. 일선 기업이 진행하는 소분 건기식 사업과는 달리 이번 사업은 약국에서 약사가 환자의 질환이나 현재 복용 중인 의약품을 고려해 건기식의 성분이나 함량 등을 조절해 권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약사회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 속 만성질환자의 복용 약은 기본 6, 7가지에서 많게는 10여종이나 된다”면서 “건기식은 몸의 기능을 올려주는 식품이다. 제대로 먹으면 의약품의 부작용을 덜어주는 기능을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의약품과 건기식의 상호작용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그만큼 전문가의 중재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약국, 약사가 건기식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등의 이권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국민 건강 차원에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만한 부분”이라며 “건기식도 제대로 잘 활용하면 오히려 국민의 의약품 사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건강보험 재정도 절감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정부가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2023-07-23 17:43:10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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