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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약국보다 왜 비싸죠?"...이런 고객 만난다면[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시내 약국은 용각산이 6000원이라던데 왜 이 약국은 7000원이야?" 무심결에 훅 들어온 환자의 가격비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그럼 그 약국에서 사세요"라고 말하고 싶다는 욕구가 굴뚝같겠지만, "들어오는 가격이 다를 거예요. 저희는 그 가격을 맞춰드릴 수 없을 거 같습니다"라는 식으로 애둘러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같은 표현은 결국 우리 약국의 판매가가 비싸다는 걸 인정하는 표현이 되고 만다. 하지만 "와, 그렇게 싼 데가 있어요? 그런데 거기까지 가려면 버스로 2~3정거장은 가야 할텐데, 급하신 거면 우선 저희 약국에서 구매하세요"라고 얘기한다면, 적어도 우리 약국이 비싼 게 아니라, 그 약국이 싸다는 걸 인식하게 할 수 있다.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는 상황에서 가격비교는 매우 흔하고, 단편적인 일례가 된다. 그렇다면 이미 화가 나 있는 환자,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화 난 환자를 어떻게 응대해야 할까. ◆"모든 사람에게 친절할 수는 없다"= 제주도에서 번영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오원식 약사는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보유한 행복실천법 강사로 활동 중이다. 환자들의 심리가 알고 싶어 심리상담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는 오 약사는 "친절에도 원칙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의 친절이 상대방의 기쁨이 될 수 있다'며 친절을 베푸는 경우가 많지만 기준 없는 친절은 나를 약하게 보이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국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순조롭게 해결하지 못하게 할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희대학교 약학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화난 내담자 상담하기' 특강에 나선 오원식 약사는 "친절에 대한 나만의 정의를 찾아야 한다. 개인적인 정의는 '사람으로서 다정하고, 약사로서 당당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또한 그냥 물건이 필요한 사람인지, 약사의 도움이 필요한 내담자인지에 따라 친절과 응대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원식 약사는 약국에서의 컴플레인 대부분은 '불안'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인 '실제자기'와 자신이 이상적으로 되길 바라는 모습인 '이상자기', 자신이 의무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습인 '의무자기'간 차이가 발생할 경우 우울이나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초보엄마가 실제자기라면, 건강하고 똑똑하게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고 싶은 이상자기, 정확하게 약 먹이기와 아이 건강을 챙겨야 하는 의무자기간 갭이 커질 경우 불안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처음 복용하게 된 환자 등도 우울과 불안을 동시에 느끼기 쉽다. 이때는 "그렇게 하시면 안돼요"라는 직접적인 표현 보다는 이상자기, 의무자기와 현실자기간 갭을 줄일 수 있는 약사로서의 개입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오원식 약사는 "화난 내담자를 대할 때는 반응이 아닌 대응이 중요하다"며 "'저 사람 왜 저래? 이해가 안돼'가 반응이라면, '그럴 수 있어'라고 한 뒤, 내담자의 요구를 수용할지, 불수용할지 여부를 정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친절에도 단계가 있다. 덜친절한 것은 불친절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면 보다 문제 해결이 용이할 수 있다"며 "감정을 어루만져주되, 내가 풀어야 할 문제인지, 혹은 들어주고 공감해 줌으로써 해소를 도와줄 수 있는 문제인지를 분명히 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내가 기분 좋은 상태라면, 환자의 무례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 것이라며 '나 자신에게 먼저 친절하고, 숨고르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가격시비 휘말리지 말고 흥정 피해야…복명복창 필수= 부산 오거리약국 황은경 약사는 자신의 저서 '나의 복약지도 노트'에서 각양각색 블랙컨슈머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황은경 약사는 "약국은 몸이 아파 오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다른 사람의 약을 대신 사거나 미리사는 고객, 약 이외의 것을 구입하는 고객 등 고객층이 이질적이다 보니 약국에서의 응대가 어렵고 매뉴얼화가 쉽지 않다"며 "약사 역시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지만 서비스 감정노동자로 상처를 입는 경우 또한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는 약사가 블랙컨슈머로 느끼는 유형으로 ▲판매 가격으로 시비를 거는 고객유형 ▲과음한 고객유형 ▲1년에 한 번도 잘 오지 않으면서 약국 생기기 전부터 단골이라고 우리는 고객유형 ▲다른약국에서 산 약을 우리 약국에서 샀다고 우기면서 꼭 같은 약을 달라고 하는 고객유형 ▲늦게 와 큰소리로 자기 약을 먼저 주지 않는다고 외치는 고객유형 ▲버스 환승을 해야 한다며 얼른 약을 달라고 하는 유형 ▲본인의 의사로 지명 구매한 다음날 겉포장을 훼손한 채 원한 약이 아니었다고 무조건 교환이나 환불을 원하는 고객유형 등을 꼽았다. 황 약사는 "판매가격에 중심을 잡지 않으면 약국을 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만큼, 가격시비에 휘둘리지 말고 판매가격을 흥정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 술을 먹고 들어오는 사람이나, 단골이라며 무례한 요구를 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가급적 대응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돈을 주고 받을 때는 복명복창을 하는 것이 좋다"며 "원칙과 배짱 역시 약국을 운영함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언어뿐 아니라 비언어적 요소도 중요= 헬스커뮤니케이션 1호 박사를 취득한 모연화 약사는 "약사의 복약지도를 환자들이 흘려듣는 이유는, 관련한 정보를 건강 관련 종편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의원 등에서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누구든 아는 정보가 아닌 전문가로서 고객의 삶에 개입했을 때 AI를 능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계처럼 답하지 않고, 관계 설정을 통한 heart to heart communication이야 말로 고객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모 약사는 "'질문하는 자가 상황을 지배한다'는 문장이 있을 정도로 질문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지만,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답의 질을 결정하고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며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 보다는 오픈 퀘스천 기법을 활용해 환자가 운을 떼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말하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언어적 요인 이외에 눈빛, 미소, 어조, 서 있는 포즈, 손 모양, 가운 모습, 명찰 모양, 넓게는 약국의 청결 상태와 인테리어, 자격증의 디스플레이까지도 약사와 고객의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조언했다.2024-04-25 12:11:57강혜경 -
폭행방지법도 시행됐지만...오늘도 불안한 약사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국에서 위험천만한 상황은 예상 외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여약사 비중이 높은 약국에서의 주취객 소동은 경우에 따라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기도 한다. 단순 물리적 폭행 뿐만 아니라 스토킹 같은 심리적 폭행을 겪는 경우도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본인이 경비원으로 일하던 중 같은 건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를 알게 된 후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는 거절에도 불구하고 79일간 무려 44차례 약사를 찾아가 구애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교제한 적이 없었고, 명시적으로 더는 찾아오지 말라고 요청했음에도 수십차례 찾아가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내렸다"고 판시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죄가 성립되기는 했지만 피해를 당한 약사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약사를 스토킹하던 남성이 약국에 찾아와 불을 질러 화재가 발생해 보험처리가 이뤄진 사례도 있다는 게 약화사고 보험 담당자의 얘기다. ◆"약사·한약사, 약국 이용자 폭행·협박 그만" 폭행방지법 시행=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올해 2월부터 '폭행방지법'이 시행됐다는 것이다. 폭행방지법에 따라 약국 안 또는 약국 밖에서 조제업무나 복약지도를 수행하는 약사·한약사와 약국 이용자를 폭행·협박하면 약사법 제22조의2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대한약사회는 '지역주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약국 내 상호 존중과 배려를 부탁드린다'는 약국내 폭행금지 포스터를 전국 약국에 배포했다. 최광훈 약사회장은 "약국 내에서 약사 고유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언어 또는 물리적 폭력에 노출되기도 했다. 이런 사건을 언론보도로 심심치 않게 접할 때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약사 업무와 약국 시설, 의약품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약사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됐고, 약사 업무 안전장치가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약사로서 사명을 다하는 순간에도 부적절한 사건으로 고통받았던 동료 약사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시사점을 밝혔다. ◆"CCTV 있어야 입증 가능" 설치 늘리는 약국= 과거 취사선택 대상이던 CCTV 역시 이제는 필수가 됐다. 일부 약국에서는 약국 전반이 녹화되는 CCTV는 물론, 투약대 부분을 타깃으로 한 CCTV를 추가 설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약을 적게 받았다거나, 잔돈을 덜 받았다는 식의 시비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투약대 전용 CCTV를 통해 투약 전과정을 촬영하는 것이다. 서울의 한 약사는 "환자 클레임이 들어왔을 때 CCTV가 결정적인 단서가 되기도 한다"며 "CCTV 녹화본을 돌려보고는 환자가 수긍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약국을 대상으로 한 악의적인 신고 사례가 늘면서 약국들 역시 CCTV 설치를 확대하는 추세다. 김인혜 서울 중구약사회장은 "번화가 약국을 위주로 무자격자 판매 행위 등을 촬영해 고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촬영기기의 발달로 소리까지 녹음이 되고, 민원인 역시 동일한 약국을 수 회 방문해 촬영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면서 "특히 촬영분을 약국 CCTV 녹화영상이 사라진 뒤, 예를 들어 6개월 후 보건소에 제시함으로써 억울함을 겪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CCTV 용량을 긴 걸로 교체하고, 필요시 백업을 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사례' 따라 대응 방식 달라= 중구약사회는 약국을 대상으로 한 악성민원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 상반기 약국관리를 주제로 연수교육을 진행했다. 김인혜 회장은 "흡입제 같이 유효기간이 짧은 의약품의 경우 반드시 날짜를 확인한 후 투약해야 하며, 유효기간 경과 의약품을 판매한 경우 1차 업무정지 3일, 2차 업무정지 7일, 3차 업무정지 30일의 처분이 내려진다. 1일에 52만원이 부과되다 보니 환자가 이같은 사실을 먼저 인지하고 52만원*3일에 해당하는 금품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며 "흡입제 뿐만 아니라 건강보조식품, 한방과립제, 한약 팩 등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약품 품절 문제로 인해 늘고 있는 대체조제와 관련해서도 "대체조제한 사실을 환자에게 알리지 않은 경우 1차시 자격정지 15일 처분이 내려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의약품을 주문받고 택배로 배송하는 행위, 의약품 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행위, 명찰을 패용하지 않은 행위 등도 모두 행정처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 조제실수에 대해서는 "단순 조제실수의 경우 약국의 무고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약이 잘못 투약됐을 경우 오조제를 인정하고 환자상태를 확인, 치료를 권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환자와 쉽게 합의를 보거나, 보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경우 문제가 더 커질 수있는 만큼 가급적 진행상황을 일자, 시간별로 정리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약국의 잘못이 있더라도 지나친 요구가 계속된다면 지역약사회나 지역보건소, 보험담당자의 도움을 받는 게 유리하다. 약화사고 보험을 통해 약국이 잘못한 행위에 대해서도 보상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천구약사회에서 약화사고 관련 연수교육을 진행한 DB손해보험 조재영 팀장은 "피보험자인 약사가 의약품 등을 타인에게 조제, 판매 또는 공급한 후 그 의약품 등에 의해 생긴 우연한 사고나 실수로 타인의 신체에 장해를 입힌 결과 법률상의 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해 주는 것이 배상책임"이라며 "약화사고 발생시 단골환자가 소위 진상으로 바뀌기도 하고, 말도 안되는 합의금을 요구하며 밤낮으로 시달리게 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약화사고 발생시 약국은 전문가적 입장에서 환자를 대하기 보다, 역지사지로 환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가장 나쁜 화해도, 가장 좋은 판결보다 낫다는 말처럼 절대적으로 화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환자의 요구에 따라 모든 걸 들어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과도한 서비스, 되레 화 부른다= 친절을 위한 약국의 서비스가 인근 약국은 물론, 약사사회 전반에까지 확산되는 경우도 있다. 약국의 무상드링크 제공이나 차량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문전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는 "환자 확보 차원에서 시작된 서비스가 점차 약국간 과당 경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한 약국에서 시작된 서비스가 되레 '당연한 권리'가 되는 경우"라며 "어느 약국의 친절에서 시작된 서비스이지만, 약국간 갈등은 물론 환자와의 갈등이 빚어지기도 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실제 서울지역 인근 문전약국가에서는 서비스 차원으로 시작된 커피 서비스가 점차 떡, 건빵, 만두, 과일, 찐고구마, 삶은 달걀 등으로 번져 도시락 형태로 진화했으며 약국마다 안마의자나 차량 서비스 등까지 요구받는 실정이라는 것. 동네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는 "환자들로부터 본인부담금이 비싸다는 지적이 잇따라 진위를 확인해 보니 인근약국에서 야간·주말 할증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관련한 사항을 보건소에 신고한 바 있다"며 "개인의 이기 내지는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행동이 환자들로부터 화를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2024-04-23 17:00:59강혜경 -
30년차 베테랑 약사도 속수무책...내가 만난 진상고객1세부터 100세까지 다양한 연령층 구성…원하는 니즈 달라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백화점은 시계와 창문을 두지 않는다'는 정설이 있다. 소비자가 시간과 외부 환경을 알지 못할 때 상점에서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약국 인테리어에 통하는 정설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거울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태여 아픈 환자들이 본인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게 함으로써 아픈 상태를 상기시키지 않게 한다는 의미에서다. 친절은 서비스업의 시작이자 기본이라지만 호의를 권리로 인식하거나, 본인이 무례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약사들이 늘고 있다. 비단 약국과 소비자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약국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대상이 환자이고, 대상이 특정되지 않는다는 부분에서 더욱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약사들의 공통된 얘기다. 특정되지 않는 대상을 기억하기 위해 약사들이 흔히 기록해 두는 표현이 있다. 'JS'. 진상 내지는 조심이라고 기록해 둠으로써 위험성을 인지하는 것이다. ◆옷에 소변본 환자, 약국도 책임? "재간 없다"= 최근 한 지자체는 의약단체와 의료기관, 약국에 '화장실 관련 민원 사례'를 공유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지자체가 이 같은 사례 공유에 나선 것은, 실제 약국에서 화장실 관련 민원을 해소해 주지 못해 환자가 옷에 소변을 보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환자가 급히 화장실 이용을 요청했으나 약사는 조제실과 인접한 관계자용 화장실만 있어 이용이 불가하다고 응대했고, 이 과정에서 환자가 실수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 실제 건물에는 점포 내 화장실만 있어 방문객이나 환자가 이용 가능한 화장실은 부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시는 이 같은 민원에 대해 "관내 의료기관과 약국에서는 유사한 사항으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며 "근처 이용 가능한 공중화장실 및 개방화장실을 내방객에게 안내해 환자·방문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안내했다. 관련 안내를 본 약사들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환자의 고충을 처리해 주는 것 또한 약국의 역할이지만, 공중화장실과 개방화장실을 안내해 주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는 것은 지나친 게 아니냐는 일부 의견도 제기됐다. 입지나 진료과목에 따라서도 컴플레인 정도는 차이가 있다. 메디컬센터 약국을 정리하고, 로컬에 약국을 개국한 A약사, 그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 내 위치한 다른 약국과의 무한 경쟁을 피하고자 개국을 했지만 가격 시비와 무한 짐 맡아주기 서비스로 초창기 몸살을 앓기도 했다. 채소부터 생선까지 맡기는 품목도 다양하다. A약사는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지만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간혹 짐을 맡겨두신 걸 깜빡해 찾으러 오시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제는 성함과 얼굴이 매치가 돼 전화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약사는 "시장 인근 약국이다 보니 가격시비가 잦다. ○○약국은 얼마라던데라며 약값을 깎는 분들이나 간혹 냉장고에서 드링크를 꺼내 '서비스'를 요구하는 분들은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인근에 저가 판매 약국이 위치해 있다는 B약사는 "인근 약국과의 약값 비교가 가장 스트레스"라며 "주요소마다 가격이 다르고, 대형마트와 편의점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해도 '처방전을 돌려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최근에는 복약지도를 해야 하는데 계속해 통화를 한다던가,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하세요'라고 복약설명을 했는데 '밥 먹고 먹어야 해요?'라고 되묻는 분들도 꽤나 많다. 건성으로 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아과 약국에서는 로스율로 인한 민원이 자주 발생한다. C약사는 "아침, 저녁 복용하는 약을 하루 3번 투약하고 '약이 부족하다'고 하는 경우나, 로스율을 감안해 여유분의 시럽을 투약해도 '약이 부족하다'고 하는 민원이 심심찮게 발생한다"며 "소아 부모의 경우 투약에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산제조제부터 시럽병 요구, 약을 섞어달라·빼달라 등 세부 요구가 많다 보니 소아과 문전약국은 근무약사들조차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소아과 약국의 경우 한 번 낙인이 찍히면 지역 맘카페 등을 통해 사건이 커지면서 골머리를 앓기 때문에 수시로 지역 맘카페 등을 살피는 약국도 있다. 경영 20년차 D약사는 "약국 정수기에서 물을 떠가는 분부터 팩스를 보내달라는 분, 처방전 없이 며칠 먹을 약을 요구하는 분, 상가 내 화장실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해 알려주고 나면 화장지를 달라고 다시 오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간혹 무례하게, 당연하다는 듯 하는 분들을 보면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D약사는 "마약을 요구하는 주취환자로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었다"며 "당시 혼자 있다 겪은 일이다 보니 아찔했고, 지금도 트라우마"라고 주장했다. 계좌이체나 휴대전화 어플 설치 등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성북구의 한 약국은 30년 단골인 80대 할아버지가 평상시와 다른 상태인 것을 알아차리고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을 막은 긍정적인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블랙 컨슈머로 인해 본인의 밝은 에너지를 잃고 조제실 뒤로 숨다가, 끝내 약국을 폐업했다는 30대 젊은 약사의 글이 약사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욕설은 기본, 무릎킥까지…고초당하는 약국= 갈등이 원만히 마무리되지 못해 법원으로 가게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판례를 보면 울산 남구의 한 약국은 실손보험청구 영수증 발급을 요구하는 환자에게 신분증을 요구했다가 욕설과 행패를 겪었다. 환자가 욕설을 하며 약국 데스크와 가림판을 손으로 수 회 치고 데스크 안에 서 있는 약사의 팔을 잡으려고 하는 등 5분간 위력으로 약국 영업을 방해했다. 이에 울산지방법원은 "업무방해 범위는 반드시 업무방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업무방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해 타인의 업무가 방해될 것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라며 "벌금 30만원에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 간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울산 중구의 약국은 '처방전을 가져왔는데 약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자가 약국 직원을 폭행하는 일을 경험했다. 당시 환자는 약국 직원을 때릴 듯 왼손을 들어 올리고 왼쪽 무릎으로 피해자의 사타구니 부분은 1회 걷어찼다. 이 사건에 대해 울산지방법원은 "피고인과 변호인은, 사건 당시 피해자와 가벼운 실랑이를 벌인 사실이 있을 뿐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지만 현장 CCTV 영상에 나타난 사건 당시 피고인의 행위와 당시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벌금 50만원, 1년 간 형 집행을 유예하기로 한다"고 판단했다. ◆"약국이 만만한가?" 그 이유는= 뿐만 아니라 화장지나 군밤, 수세미, 인형을 팔러 오는 상인들의 방문도 잦다. E약사는 "상인들부터 시주를 하라고 오는 분들까지 다양한 층이 방문한다"며 "다른 상가에도 방문하겠지만, 아무래도 약국은 심리적으로 공공성이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약국이 가진 사랑방 개념의 공간적 정의와 약사라는 직업적 특징이 일반 유통점이나 식음료점 등과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 약국체인 차원의 CS(Customer Service)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체인 관계자는 "약국과 약사의 공공적 기능이 인정받는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부분이다. 접근성이 용이하다 보니 공적인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다만 약국의 경우 타 업종과 달리 소비자의 연령대가 1세부터 100세까지 다양하다 보니 관련한 니즈와 니즈를 풀어가는 방식이 달라, 운영의 묘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성별이나 연령대 등에 따라 약국을 방문하는 이유와 소거하고자 하는 부분이 다른 만큼, 각각의 소거 포인트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모든 고객이 왕이 될 수는 없다. 약사로서 응당 응대할 부분에 대해서는 친절한 응대가 필요하겠지만, 나름대로의 원칙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신적 피해는 물론 물질적 피해가 심각할 경우 명예훼손죄, 모욕죄, 업무방해죄, 협박죄, 건조물침입 및 퇴거불응 등을 적용할 수도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공통의 원칙'을 마련하고 그 기준을 지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2024-04-22 18:44:03강혜경 -
젊은약사, 소분 건기식 관심...매출 다각화 기회될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한약사회가 지난해 진행한 건강기능식품 전문가 과정에는 20~40대 젊은 약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약사사회에서는 젊은 약사들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말이 나온다. 날이 갈수록 약국 경영이 녹록하지 않다 보니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약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약국 시장에 막 진출한 젊은 약사들은 치열한 경쟁 속 처방 조제 수익의 한계에서 벗어날 그 무언가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런 점에서 약사회가 내세운 약국 맞춤형 소분 건기식, 약국 전용 건기식은 약사들에게 당장의 기회이자 희망으로 보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약사회 건기식 전문가 과정, 학술제에 젊은 약사가 대거 몰리고, 약국 전용 건기식 학회, 제품 등에 대한 젊은 약사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의 신생 약국들의 경영이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며 “약국 권리금,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올라가 있는 데다, 약국 간 경쟁도 심화되는 상황에서 신생 약국들의 경우 조제료 만으로는 버티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진입한 사회 초년생 약사들의 경우 그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젊은 약사들로서는 건기식 소분사업이나 약국 전용 건기식 제품들의 활황이 하나의 경영 활성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건기식 전문가 과정 이수가 '소분 건기식' 자격증?" 이런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약사회가 진행하는 약국 맞춤형 소분 건기식 사업의 경우 일선 동네 약국이 참여하기에는 넘어야 할 허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건기식 소분 전용 ATC를 구비하거나, 기존 약 조제용 기계를 일일이 청소하고 소분을 해야 한다는 시설 측면을 넘어 소비자를 약국으로 유입하기 위한 홍보도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치 약사회가 진행하는 전문가 과정 이수가 소분 건기식을 진행하기 위한 일종의 자격증 개념으로 인식되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약사는 “젊은 약사들 사이에서 건기식 전문가 과정을 이수하면 약국에서 건기식 소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돌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정 법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약국의 경우 실증특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소수 약국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이들 약국마저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현실을 약사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현재 약사회 주도로 진행되는 실증사업 규정상 건기식 소분 전용 ATC가 있거나, 기존 의약품 ATC가 있다 해도 소분 때마다 청소를 해야만 가능한 구조”라며 “관련 법이 개정돼 약국의 경우 맞춤 건기식 판매업소로 포함되도록 하고 지자체 신고 없이 소분 맞춤 건기식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한다지만, 소분 시설에 대한 허들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여기도 저기도 약국 전용 건기식, 강의 질 담보 필요” 약사회 연수교육, 학술대회 등에서 약국 전용 건기식 업체, 제품 강좌가 비율을 늘려가면서 일각에서는 임상 중심 학술 강좌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말도 나오기 때문이다. 더불어 제품, 업체 위주 강좌 기획이 자칫 강좌를 기획한 지역 약사회에 수익사업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고, 유료로 진행한 강좌에 신청이 대거 몰리면서 뜻하지 않은 수익 발생으로 인한 문제 소지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약사회 연수교육이나 강좌는 수익자부담 원칙으로 수익을 내기보다 강의를 듣는 수강생을 위한 투자로 충당되는 것이 맞지만, 최근 업체나 특정 제품 위주 강좌가 주를 이루고 일부 강좌는 유료로 진행되면서 약사회가 잉여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최근 약사회 학술대회나 학술강좌, 연수교육 등에서 특정 건기식 업체나 학회의 제품 중심 강의가 주를 이루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경향이 자칫 전반적인 약사 대상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약사들의 니즈를 반영한 측면도 있지만, 강좌와 행사를 주관하는 약사회 입장에서는 스폰이나 수익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발생한 잉여 수익이 자칫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2024-04-08 17:35:43김지은 -
전용 건기식 열풍…약국 건기식 업체들 때아닌 활황[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여기도 저기도 건기식 강좌를 하잖아요. 그간 약사 교육을 지속해 왔던 지부나 분회에서도 누가 먼저 교육을 시작하냐를 두고 눈치싸움을 하는 상황이 됐다니까요.” 바야흐로 약국 전용 건기식 시대다. 약사회가 주도하는 맞춤형 소분 건기식 사업을 중심으로 한 전문가 과정에는 4000~5000여명 약사가 몰리고, 약국 전용 건기식 업체의 제품 강좌가 줄을 잇는 시대가 됐다. 대한약사회, 지역 약사회가 진행하는 행사, 학술제에는 최근 들어 제약사보다 약국 전용 건기식 업체들의 스폰과 제품 강의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오로지 ‘약국’의, ‘약국’에 의한, ‘약국’을 위한 전용 건기식 활성화가 약사들에게 반가울 수 있지만,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박 난 건기식 전문가 과정…약국 전용 건기식 박람회도 지난해 말 대한약사회가 진행한 건기식 소분 전문가 과정에는 4700여명 약사가 신청하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약사회로서도 기대 이상의 신청 인원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유료 강의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청 약사가 대거 몰리면서 약사회는 해당 교육으로 인해 발생한 수익금을 특별회계로 편성하기도 했다. 약사회는 지난해 말 열린 이사회에서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전문가과정 전기 과정에 4700여명 약사가 각각 10만원 교육비를 내 참여했으며, 성금이 원칙에 맞게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특별회계 개정으로 운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추가로 신청을 받은 후기 건기식 전문가 과정도 지난달부터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500명을 목표로 신청을 진행한 전기에 이어 후기 강좌 역시 약사 한명당 교육비 11만원이 책정된 유료 강의로 진행되고 있다. 약사회가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한 건강기능식품 학술제에는 약사 1500여명이 몰려 건기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시키기도 했다. 서울시약사회도 최근 약국 전용 건강기능식품 박람회 및 온라인 건기식 목요강좌를 열었다. 해당 박람회, 강좌에는 약국 전용 건기식 업체, 학회 등이 참여한다. 시약사회는 12주 과정의 이번 약국 전용 건기식 강좌 취지에 대해 ‘약국 전용 건기식 학회 소개와 실제 유통 제품에 맞춘 학술강의로 구성해 관심 있는 회원들이 바로 응용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특정 제품 위주 강의를 배제해 왔던 서울시약사회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시약사회는 이번 강좌를 지난 2022년부터 기획해 왔다고 밝혔다. 약국 전용 건기식에 대한 회원 약사들의 관심이 높고, 약국 경영 활성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 시약사회의 이번 강좌에는 당초 목표를 넘어선 300여명의 약사가 신청했다. 분회 단위로 특정 약국 전문 업체와 연계해 강의를 진행하거나, 약국 전용 건기식 업체가 약사 대상 질환, 제품 중심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도 이전보다 늘고 있다. “약국 전용 제품 강좌 수요 높아“…약사회-업체 니즈도 맞아 약사회들에서는 약국 전용 제품 강좌에 대한 일선 약국 약사들의 수요를 반영한 강좌 기획이라고 입을 모은다. 약국은 제약사 건기식의 유통 채널 다변화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약국 전용 제품에 대한 니즈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 약사들의 이런 심리와 더불어 약국 전용 건기식 업체나 약사 중심 학회 등이 활성화 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면에는 지역 약사회 수익사업 목적도 일정 부분 작용한다. 상대적으로 제약사 스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약국 전용 업체나 학회들의 후원, 제품 강의를 통한 찬조가 지역 약사회로서는 회원 약사들에게 교육도 제공하고, 일정 부분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기존 제약사 건기식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너무 떨어지다 보니 약사들 사이에서는 약국에서 판매할 제품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며 “자연스럽게 약국에서는 제품력도, 마진도 좋은 약국 전용 제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약국 전용 건기식의 경우 약사들이 제품 관련 정보를 취득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학회 위주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는데, 학회 소속 약사가 아닌 일반 약사들은 제품 정보 등에서 제한을 받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관련 강의에 대한 니즈가 높은 것으로 본다”고 했다.2024-04-05 16:39:23김지은 -
전문약사·로봇 협업시대 온다...약무 고도화 분기점[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전문약사 시대의 막이 오른 만큼 조제 로봇, 자동화기기와의 시너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순 반복 조제 업무를 줄이고, 환자 상담 관리와 처방 중재를 고도화하는 분기점에 와있는 것이다. 물론 병원과 약국 약사들이 체감하는 약무 자동화에는 상당한 시차가 있다. 그럼에도 다가올 미래에 자동화된 시스템과 약사의 협업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삼성서울병원에 ATC가 국내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지역 약국가에 ATC가 보편화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최근 약국가에는 AI알고리즘을 기반한 맞춤 영양 상담도 주목을 받을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 국가 전문약사의 탄생, 약대 통6년제 전환, 스마트병원을 육성하는 정부 정책, 의료시장에서의 AI서비스 도입하는 업체들의 등장들도 의·약무 고도화의 시대를 가리키고 있다. 나양숙 병원약사회 표준화이사는 “6년제 약사들이 나오고 있는데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만 매몰되면 직무 만족도는 높아지지 않는다. 앞으로는 임상이나 다학제 협력 업무 비중을 높여야 한다”면서 “자동화가 그 대책이 될 수 있다. 최근 새롭게 자리 잡는 병원들은 조제 자동화를 염두에 두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 이사는 “아산병원도 약무를 포함한 자동화 시스템을 확대하기 위해 약 250억원의 예산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제 자동화가 되면 약사들은 다제약물 관리사업, 퇴원약 복약지도, 약물 조화 등 다양한 업무를 키울 수 있다. 약사들의 전문성을 활용해 의료비 감소와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미 약사 역할을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에 약무 자동화는 국내 약사들의 역할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황은정 양산부산대병원 약제부장은 “장비를 보러 일본 약제부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장비가 고도화되지는 않았고, 남달랐던 건 약사의 역할이었다. 환자안전팀, 항생제 스튜어드십팀 등 다양한 팀별로 약사가 배치돼있었다”며 국내에서도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 부장은 “우리 병원은 입원센터에서 약사가 환자들을 상담해주는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약을 복용했는지, 부작용이 있었는지 등 관리를 해주는 역할인데 환자 뿐만 아니라, 의료진들도 입원약 관리를 약사가 해주길 원했다”면서 “나아가 완전히 없던 역할도 생겨난다. 항생제 스튜어드십도 없던 역할이고, 앞으로는 마약류 스튜어드십도 필요하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처럼 후향적 역할 말고 선향적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약사가 맡는 팀의료...수가 마련되면 자동화와 동반 성장 국가 인증 전문약사가 작년 처음으로 탄생한 가운데, 앞으로 매년 약국 병원으로는 수련교육과 시험을 거친 전문약사가 새롭게 배출될 예정이다. 병원약사는 ▲내분비 ▲노인 ▲소아 ▲심혈관 ▲감염 ▲정맥영양 ▲장기이식 ▲종양 ▲중환자 총 9개 과목이, 약국 약사는 통합약물관리 과목에 대한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병원 약제부는 팀 의료 활동을 활성화하고, 약국 약사들은 복약상담과 환자 관리를 고도화 하는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하지 않았던 다학제 업무를 맡거나 기존 업무를 보강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인력이 필요한 일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조제 테크니션을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국내에서는 자동화기기를 통해 업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명숙 전문약사운영단장(병원약사회 부회장)은 “우리는 해외와 달리 테크니션 관련 제도가 없다. 대신 자동화 장비들이 도입되면 약사들이 전문적인 역할을 확대해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 여력이 생기면 전문약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된다. 환자 안전 차원에서도 조제 정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화 기기가 확산 도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이는 정부의 지원 정책에 따라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만약 전문약사 행위에 수가가 발생한다면 병원들은 자동화기기 도입도 적극 검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 당장은 “삼성서울병원이 ATC를 처음으로 수입해서 도입했다. 당시에는 국내 제품이 없을 때였는데, 지금은 동네 약국들도 다들 사용하고 있다”면서 “아직 자동화 장비가 고가이기 때문에 확산 도입되기 위해선 전문약사에 대한 수가가 확보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약사의 전문성 확대와 자동화 전환은 궁극적으로 환자 안전에 기여하면서, 치료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험재정에도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민 단장은 “자동화와 전문성 강화가 가야 할 방향은 맞다. 조금씩 더디더라도 바뀌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 “NST 영양약료가 수가가 적용되는 좋은 예다. 다음으로는 항생제 내성관리 팀 활동도 수가가 추진되고 있다”면서 “전문약사들이 이 같은 활동을 하는 건 환자 치료에 기여하고 재입원도 줄여 경제성도 있다. 보험재정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024-03-28 17:58:13정흥준 -
약사업무 대체하는 로봇..."잘 쓰면 약, 아니면 독"[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사 업무 자동화에 기대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약사 직능이 위협받을 것이란 우려는 약사가 자동화기기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지방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최근 수년 동안 전자동약품분배캐비닛인 ADC(Automated Dispensing Cabinet) 도입이 급증한 것도 인력난을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ADC는 응급실과 병동 등에 설치해 약사가 의사 처방에 따라 의약품을 채우면 약이 필요할 때 간호사 등이 불출 가능하도록 자동화한 기기다. 항암조제로봇도 마찬가지다. 항암조제는 약사 조제 과정에서 주사에 찔리는 등 위험성이 높아 병원약사 이직의 이유로 꼽혀왔다. 항암조제로봇은 안전성 뿐만 아니라 조제 환경 개선 등의 이유로 도입 병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항암조제로봇과 ADC가 늘어나면 약사의 자리를 대체하게 될까. 이 자동화 기기들을 도입한 복수의 약제부들은 “약사들의 우려는 공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아산병원은 항암조제 37%를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항암조제로봇 2대를 시작으로 작년까지 총 6대로 확대한 결과, 약사 항암조제를 63%까지 낮출 수 있었다. 지난해 아산병원 약제부는 항암조제로봇의 확대 도입은 일정 수준의 조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항암조제 인력 감소로 업무 재배치가 가능해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나양숙 병원약사회 표준화이사(서울아산병원)는 “항암조제 100건을 약사가 해왔다면 이제 60건 가량만 하면 된다. 로봇 도입으로 조제 오류에 따른 고가항암제 폐기가 줄고, 약사들은 항암조제 교육과 위험성에 대한 부담이 줄어 다른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나 이사는 “항암제 조제 로봇은 인력 대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로봇 1대를 사람 1명과 비교할 수 없다”면서 “자동화 이후로 약사 처방감사는 더 안정적으로 이뤄진다. 단순히 처방을 확인하는 감사가 아닌, 다제약물에 대한 검토의 질이 분명히 올라갔다”고 했다. 오히려 자동화기기가 더 많이 도입돼 약사의 반복적 조제 업무가 대체돼야 한다는 데 상당수 약제부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업무에 약사 부담 커져...자동화 없다면 과부하 의료용 마약류 관리를 비롯해 약사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업무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약사 법정인력기준은 이에 맞춰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동일한 인력으로 다양한 업무를 맡아야 하는 것. 약사들은 자동화를 통해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자동화 기기를 도입해 인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보라매병원은 작년 3월 약제부 조제실에 ADC를 도입해 마약류 관리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업무를 간소화했다. ADC를 조제실에 도입한다는 것은 병동과 응급실, 외래주사실에 들여놓는 것과는 다른 의미다. 마약류의 안전한 보관과 정확한 입불출, 재고와 사용량 관리 등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김민정 약제팀장은 “ADC는 환자 별로 약을 선택해 불출할 수 있도록 전산프로그램이 구성돼있다. 하지만 약제부 조제실에 도입하려면 시점별, 약품별로 마약류 배출이 가능해야 했다. 추가적인 전산개발이 이뤄져야 했고, 어려움이 있었지만 업체와 수차례 논의 끝에 약품별로 불출이 가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DC를 도입하자 이중잠금 등 보관 업무부터 재고 확인, 불출 시 데이터 누적 등으로 업무 효율은 크게 개선됐다. 김 팀장은 “마약류 관리에 활용해보니 철제금고 2대가 1대로 대체되면서 공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또 철제금고는 이중잠금 관리에 번거로움이 있었다. ADC도 이중잠금이 돼있는데 지문인식과 아이디로 2번 인식해서 불출할 수 있어 간소화됐다. 또 누가 문을 열었는지 정보가 남아 안전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또 김 팀장은 “과거에는 재고 확인을 위해 집계표를 출력해서 철제금고에서 하나씩 전부 확인해야 했다. 이제는 실재고량을 전산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약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는 단순 조제 업무만을 하고 있을 때이고, 오늘날처럼 새로운 업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동화는 효율을 높여주기 위한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약사 인력을 대체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법정 인력 기준은 새로 늘어나는 업무량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인력은 유지하면서 자동화에 투자돼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나은 처방 검토, 복약상담은 시간이 부족해 충분하지 못한 면도 있다. 자동화로 보완이 되면 이런 곳들에 약사가 더 투입돼야 한다. 질 좋은 환자 관리가 이뤄지려면 약사들에게 여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화 좋지만 올바른 사용해야...병원약사회 가이드라인 추진 약사 업무 자동화는 분기점에 있기 때문에 올바른 사용에 대한 지침도 필요해졌다. 현재는 병원 환경에 따라 사용 방법에 차이가 있어 자칫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인력 대체의 우려도 자동화의 남용에서 비롯될 수 있다. 병원약사회는 ADC를 시작으로 자동화 기기에 대한 지침들을 마련할 계획이다. 나양숙 병약 표준화이사는 “2022년 조사에서는 ADC를 38개 병원에서 이용했는데, 작년 말에는 61개 병원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또 항암조제 로봇도 9곳에서 14곳 이상으로 늘었다”고 했다. 자동화 장비는 점차 다양화되고 사용하는 의료기관도 늘어나고 있는데 사용방법은 원내 환경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ATC와 ADC, 항암조제로봇 등 모두 자동화기기이지만 약사 관리 하에 업무가 이뤄져야 한다는 건 모두 동일하다. 나 이사는 “병원약사회는 ADC를 시작으로 자동화 기기에 대한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 갈 것이다. 병원에 따라 활용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의약품 충진과 식별, 의약품 배출까지 지침을 만들어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2024-03-24 18:03:20정흥준 -
민간업체-의약사, 건강관리서비스 주도권 다툼 서막[데일리팜=김지은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해 고령화 사회 진입,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감염병은 국내 보건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가속화하기에 충분했다. 대표적인 변화는 전문가 중심에서 환자 중심, 즉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위주로 보건의료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추진 방향성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보건의료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 활용하고 있음이 읽힌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전면 확대, PA(진료 보조) 간호사 시범사업,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등의 정책을 보면 보건의료 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기조가 기존 안전, 보호주의에서 활용, 확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의료기관, 약국 안으로만 한정하던 진료, 약료 서비스를 점차 진료실, 투약대 밖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 확장과 서비스 개선을 이유로 의사, 약사 등 전문인이 아닌 민간으로까지 서비스 주체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에 대해 보건의약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중 지난 2022년 정부가 추진 중인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시범사업은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변화를 가장 단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의료 서비스를 병원, 약국 밖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는 것이 보건의약 전문가들의 말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안으로 가이드라인을 개정, 각종 건강관리 서비스의 의료 행위 비포함 여부를 명확히 규정하고 범위를 확대해 본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의대증원에 따른 의료 대란으로 잠시 수면 아래 있지만,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가 추후 보건의약계에 미칠 여파는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은=정부는 지난 2019년 비의료 기관에서도 만성질환 등을 관리하고 인증하는 내용의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해 6월에는 관련 시범사업 설명회도 진행했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의 건강관리가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건강을 비의료인, 즉 민간이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의료계, 약사사회가 반발하자 복지부는 급기야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은 해당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우선 이 사업은 ‘의료인이 의뢰한 내용’을 근거로 건강관리 서비스 기관이 만성질환자에 대해 건강상태 모니터링, 생활습관 지도 등 환자 건강관리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기관은 건강정보 제공,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 내원 안내, PHR 기반 맞춤형 관리 등을 제공하는 업체, 가입자 대상 건강상담 서비스 등의 제공이 가능한 보험사가 대표적이며, 공공영역에서는 보건소의 모바일 헬스케어사업, 어르신 건강관리 사업 등이 포함된다. 2차례에 걸쳐 개정된 가이드라인에는 약물 관리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근본적으로 약사, 의사가 아닌 비전문가가 약물에 관해 설명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지만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 중 의약품의 성분, 효능효과, 부작용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사실상 민간이 약사의 영역인 의약품 정보 제공이 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약계의 거듭된 반대에 지난해 정부는 올해 안에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을 재개정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래 방침대로면 올해 1분기 중 민간 기업의 수요조사와 의견 수렴을 거쳐 건강관리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비의료 기준을 명확히 하고 현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할 방침이었다. ◆“약 정보를 민간인이?:”…약사사회도 반발=이번 시범사업과 가이드라인 마련에 의료계는 물론이고 약사회도 반발하며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정부가 의료법, 약사법이라는 강력한 규제 장치를 우회해 민간에 건강관리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준 것이 의료 민영화의 단초라고 본 것이다. 당초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사업을 지역 약국, 약사 역할을 확대하는 기반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약사회도 가이드라인 내용 중 의약품 정보 제공 부분이 포함된 것을 심각하게 보고 반대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2차 가이드라인에서 의약품 정보제공 서비스에 의약품의 성분, 효능효과, 부작용(허가사항) 등에 관한 정보 제공과 더불어, 이용자가 의약품 이름, 조제일자, 수량, 복약시간 등을 앱에 입력하면 민간에서 알람 등 건강관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2차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의약품 관련 서비스의 경우 명백히 약사 전문성에 기반해 이뤄지는 복약지도 영역으로, 의약품 투약 안전성과 효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요소”라며 “이를 민간에 허용한다는 것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해치고 나아가 국민의 건강권을 해치게 되는 심각한 위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또 “건강기능식품 및 식품과 의약품 복용 등에서의 상관관계 등은 의약품 전문가인 약사가 아닌 민간코디네이터가 담당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며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과 그에 따른 시범사업은 보건의료분야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해치고 결국 의료영리화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사 참여시키겠다”던 정부, 3차 가이드라인은=약사회가 2차 가이드라인에 우려를 표명하자 정부는 이를 진화하기 위해 복약지도와 오인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개선과 더불어 관련 사업에 약사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사업은 시범사업 기간 2년으로 정해져 있던 만큼 올해 6월이면 시범사업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관련 법 개정을 완료해 본 사업을 추진할 방침도 세웠었다. 현재 의대증원에 따른 의료 대란으로 보건의료 현안들이 뒤로 밀리고 있는 데다 국회 역시 총선을 앞두고 법 개정 작업이 쉽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시범사업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복지부는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의 3차 개정 작업은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더불어 이번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약사사회는 물론이고 의료계, 민간 등에서 제기된 각 종 민원 등을 3차 개정 작업에 반영하는 한편, 개정 이전에 보건의약계 전문가 등과의 간담회 등의 추가 작업을 거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재개정 수요가 제기됐던 만큼 올해 상반기에 가이드라인 3차 개정 작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현안들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며 “올해 안으로는 3차 개정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민원에 대해 답변, 유권해석 됐던 부분이나 전문가들의 자문 등이 감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증제도 등 이 사업이 본사업화 하려면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상반기는 총선 등으로 국회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 만큼 기존 시범사업 완료 기간인 6월 이후 본사업 시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현 시범사업이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보건의약 전문가들은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가 법제화 되고 관련 제도가 세팅되는 과정에서 약사회가 약사의 고유 권한이 민간에 침해받거나, 약사 직능이 사업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는 한편, 의견을 적극 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의약계 한 전문가는 “현 비의료 건강관리 시범사업에 우려되는 지점은 조제는 제외돼 있지만 투약부터 복약지도, 모니터링까지 민간이나 간호사에게 맡겨져 있는 구조라는 점”이라며 “추후 법 개정에 근거가 될 가이드라인 3차 개정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약사회가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하게 정부에 문제를 지적해 수정을 이끌어 내는 한편, 약사가 약국 밖 건강관리 서비스에서 한 축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눈앞에 닥친 비대면 진료, 안전상비약 이슈와 더불어 약사 직능 확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제도 변화들이 눈앞에 닥쳐 있는 상황”이라며 “보건의료 체계 변화 속에서 약사 직능이 그 역할을 제대로 인정받고 직역을 확대해 갈 수 있을지, 오히려 역할의 일부를 시장에 뺏길 수 있을지는 약사사회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2024-03-24 16:02:21김지은 -
"병의원·약국 컴퓨터 속 보건의료 데이터는 돈이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 실현을 위한 정부의 의료데이터 활용 방침도 보건의약계에 미칠 커다란 파고 중 하나다. 현재 정부는 디지털과 의료, 건강관리가 결합된 ‘디지털 헬스케어’ 실현을 위해서는 의료, 건강 데이터 활용이 핵심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보건의료데이터를 관리돼야 할 영역으로만 봤던 기존 기조에서 변화된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현재 보건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은데 데이터는 활용돼야 한다. 반드시 풀 것”이라며 “개인 정보는 비식별화 하면 얼마든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언제 개인 동의를 받아가며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한발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은 “데이터는 곧 돈”이라며 “자연도 보존하는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 보존만 하면 인류가 발전할 수 없다. 보건의료 데이터 글로벌 혁신특구에 입주하는 기업을 데이터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기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영역에 도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데이터를 관리를 넘어 활용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현 정부의 입장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정부의 기조는 법 개정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보건의약계는 이 같은 움직임을 지켜만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자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데이터 활용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경쟁도 보인다. ◆보건의료데이터 관련 법, 제도=보건의료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관련 법 개정 추진에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지난 2022년에는 정부와 정치권이 보건의료정보를 전자화해 활용하는 내용의 보건의료데이터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보건의약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입법이 시도됐던 '디지털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은 보건의료 분야 빅데이터 연구 활성화, 개인의료데이터 전송 요구권 도입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의약계는 당시 해당 법안이 의료, 약료데이터를 제3자 전송요구권의 대상으로 잡고 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진단명·치료이력 등 민감 개인정보 뿐만 아니라 유전 정보 및 생활 관련 정보까지 보건의료기관의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의료데이터의 주도권 역시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당시 의사협회·병원협회·치과의사협회·한의사협회·약사회 등 보건의약 5개 단체는 성명을 내어 “보건의료기관은 의료데이터를 직접 생산·가공하며 관리 및 보호할 의무가 있다”면서 “보건의료기관이 의료 데이터 주체로서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보건의약 단체들은 정부의 해당 법안 추진에 대해 대응하는 한편, 안전한 의료데이터 관리를 위한 법안 마련을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계는 우선 일방적 본인 전송요구권 및 제3자 전송요구권에 대한 합당한 거부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데이터 제3자 전송 요구권은 보건의료기관에만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집중된 의료데이터가 대량으로 유출될 경우 국가적 재난사태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와 함께 전송 요구권 대상 정보를 개인이 보건의료기관에 제공한 정보로만 한정하고, 보건의료데이터정책심의위원회·디지털헬스케어정책심의위원회 등 국가데이터정책 의료분야전문위원회에 보건의료기관 및 종별 대표 참여를 보장하라고도 요구하고 있다. ◆데이터 활용하겠단 정부, 어디까지 왔나=법 개정과는 다른 루트로 정부 주도 디지털 헬스케어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정책과 사업은 이미 진행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헬스케어 시장규모는 2020년 182조원에서 2027년 610조원으로 연평균 18.8%의 성장률이 전망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2018년 1.9조원이었던 것이 평균 15%대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국내 시장은 양질의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병원별 상이한 데이터 표준이나 개인정보보호 중심 법률, 제도적 규제로 인해 관련 사업 활성화가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사업을 보면 ▲의료데이터 중심 병원(의료데이터를 가명 처리해 연국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 41개 병원 참여) ▲보건의료데이터 표준화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건강정보고속도로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개정 등이 있다. 복지부 심은혜 과장은 지난해 열린 약사 학술제에서 “보건의료 데이터가 화두가 되고 있다”며 “병원, 약국 등에서 생성되는 보건의료 데이터의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면서 어떻게 더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을 지 고민인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심 과장은 또 “우리나라는 양질의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데이터 기반 바이오헬스 혁신 주도가 가능함에도, 병원 별로 상이한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 중심 법률, 제도적 규제 등으로 활성화의 길이 막혀 있다”면서 “개선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보건의약 데이터 활용 추세로, 약국은?=보건의료 데이터 활용에 대한 정부 기조로 볼 때 관련 법 개정은 물론이고 산업 활성화는 이미 정해진 수순이라는 것이 보건의약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 같은 정부 움직임에 약사회도 지난해 디지털헬스케어 시대를 대비하고 관련 데이터 활용 등에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특별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초 신설 목표와는 달리 현재까지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 속 약사사회가 나아갈 방향이나 뚜렷한 계획 등의 가시적 성과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보건의약 전문가들은 보건의료 데이터에 있어 의료, 특히 대형 병원이 중심이 되는 것은 맞지만 약국 역시 약료 데이터의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주도권을 잡고 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현 정부가 보건의약 데이터를 산업적, 경제적 가치를 위한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은 경계하는 쪽으로 의료계와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영미 대한약사회 정책·홍보수석은 "보건의료데이터는 다른 산업적 데이터와 달리 보건의료의 특수성과 공공성, 안전성을 바탕으로 생산, 저장, 활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적 관리가 필요하다" 며 "보건의약 전문가들도 포함된 민관협의체 등에서 논의를 거쳐 법제화 절차가 진행돼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2024-03-24 16:01:16김지은 -
찾아가는 보건의약 서비스…약사직능 새 모델될까[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커뮤니티케어가 ‘지역사회 통합돌봄’ 제정법 통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이 제도는 고령화 사회 속 지역사회가 노인의 의료, 돌봄, 주거, 보건에 대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 그간에는 환자가 의사, 약사 등 전문가를 찾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면, 이 제도는 보건의약 전문가가 환자가 있는 곳을 직접 찾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환자 중심의 보건의약 서비스, 이 역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인 것이다. 지역통합돌봄이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보건의약계도 주도권 싸움을 해 왔다. 정부 주도로 진료실, 약국 밖에서의 의료, 약료 서비스가 확장되는 상황에서 사업의 주도권을 어느 직역에서 쥐고 가느냐가 직능 확장, 또는 축소로 가는 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약사는 관련 사업에서 번번이 배제돼 왔다.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관련 시범사업에서 약사의 약물관리는 간호사에 맡겨지거나 관련 서비스 자체가 배제되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통과된 지역사회통합돌봄법에는 ‘약사의 복약지도’가 명기되며 찾아가는 보건의약 서비스에서 약사의 약물관리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그간 약사 역할을 인정하지 않던 정부도 관련 법에 주체자로 약사가 명시되고, 대상자에 제공할 서비스에 복약지도가 명기돼 있는 상황에서 제도화 과정 시 약사를 제외할 수는 없다며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약사사회의 끈질긴 주장과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뛴 약사들의 사명이 가져온 결과라는 전언이다. 반면 한편에서는 약사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서는 현재의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약사 포함된 지역사회 통합돌봄법 통과…약사 직능 새 모델될까=올해 2월 국회에서 의료, 약료 서비스를 포함한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관한 법이 제정되면서 그간 시범사업으로 진행돼 오던 사업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역사회통합돌봄법은 복합적인 지원을 필요한 사람에게 보건의료, 건강관리 및 예방, 장기요양, 돌봄 등 기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분야를 연계해 통합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올해 6월 시행 예정이다. 이 제도와 결을 같이하는 그간의 정부, 지자체 주도 방문케어 사업은 의사, 간호사 등의 직역이 중심이 돼 왔다. 지역사회통합돌봄법이 병합, 통과되기 전 발의됐던 개별 법안들에는 서비스 주체가 아예 명시되지 않거나 방문진료, 방문간호 등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와 간호사의 역할로 한정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최종 통과된 법에는 ‘약사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약사가 약국 및 대상자의 가정과 사회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복약지도’가 제15조 보건의료 제1항7호로 신설돼 약사 역, 복약지도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기됐다. 이번 법 마련을 약사들은 단순 방문약료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 이외에도 약사사회에서는 약사의 복약지도, 약물 상담 서비스가 약국 밖으로까지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이 이번 법 통과에 가장 큰 의미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법이 제정됨으로써 약사의 약물관리가 약국 안을 넘어 밖으로까지 범위가 넓어졌고, 그 서비스를 제도권 안에서 인정받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간 약사 개개인의 사명에 기대야 했던 방문약료 사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안화영 대한약사회 지역사회약료본부장은 “이번 법 제정으로 약사의 약료 서비스가 약국 내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시설, 대상자 가정 등 약국 밖으로까지의 범주가 확대되고, 그것을 제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개인인 삶, 건강관리에 있어 그 끝 지점에는 약물관리가 있다. 약사의 약물관리의 역할이 약국을 넘어 지자체, 정부 사업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법에 약사 복약지도 명기”…입장 바뀐 정부=이번 지역사회통합돌봄법 마련으로 그간 관련 사업들에서 처방조제, 복약지도 등 약사의 약료서비스를 배제해 왔던 정부, 지자체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 주도로 12개 지자체에서 진행 중인 노인 대상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에서 최근 약사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 사업은 2025년 12월까지로 계획 중이며, 선도사업을 거쳐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의사, 간호사 주도로 약사 복약지도, 약물관리 등의 역할은 배제돼 있어 약사사회 반발을 산 바 있다. 사업 초기 약사회는 복지부에 약물 관리 서비스를 비롯한 약사 참여 필요성 등을 강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이번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12개 지자체 중 일부 지자체가 지역 약사회와 연계해 약사의 약물관리, 복약지도 등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개편, 운영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특히 지역사회통합돌봄법에 약사의 복약지도가 명기된 만큼 추후 관련 사업이나 서비스에서 약사의 역할이 배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지부 관계자는 “방문케어, 통합돌봄 사업에서 약사의 약물 관리, 복약지도 역할이 필요하다”며 “이번 시범사업 뿐만 아니라 현재 통합돌봄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그 법 안에 약사의 ‘복약지도’가 명기돼 있는 만큼 추후 제도화 됐을 때 약사 역할이 포함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방문약료 수가 개선·의사와의 협업 등 과제로=이 가운데 현재 전국에서 다제약물관리, 방문약료 사업에 참여하는 약사는 6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약사가 참여하는 방문상담 사업은 크게 건보공단에서 진행하는 다제약물관리사업과 정부, 또는 지자체 주도로 진행되는 방문케어 사업에서 약사가 참여하는 사업 등이다. 현재로서는 방문케어 사업이 법적 보장 하에 제도권 안에 들어와 있지 않아 시범사업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 그렇다 보니 참여하는 약사들에 대한 보상체계도 시스템화 돼 있지 않다. 사업 주체 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약사회가 추정하는 방문약료 약사의 상담료는 방문 상담에 전화상담을 포함해 10만원 내외로 책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개국 약사의 참여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반나절 이상 약국 운영을 포기하고 방문약료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보상은 비현실적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법제화와 더불어 약사의 사명에 기대는 것이 아닌, 현실적으로 이 사업에 약사 참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할 지원책 마련이 과제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안화영 본부장은 “약사의 방문약료서비스에 대한 수가 책정, 상담료에 대한 보상 체계가 과제로 남아있다”며 “추후 제도화 과정에서 참여하는 약사들이 현실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법 통과를 시작으로 실무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될지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복지부, 관련 전문가 단체 등이 포함된 협의체가 구성돼 논의될 때 약사회가 이 제도를 통해 확장된 약사 역할, 찾아가는 방문약료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갈 방안을 적극 어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2024-03-24 16:00:50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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